뉴스앤조이 이승균기자의 기사입니다.

기름을 발라 고집스럽게 올백으로 빗어 넘긴 김홍도 목사의 근엄한 모습과 아직 사춘기 소년 같은 앳된 모습이 남아 있는 아들 김정민 목사의 설교하는 사진이 두 면에 걸쳐 <국민일보> 4월 11일자 신문을 채우고 있다.

이른바 <국민일보> 기획특집 광고. 김홍도 목사 모친의 근본주의적 기독인으로서의 삶과 김홍도 목사가 대형 교회를 일구어나가는 성공 신화, 그리고 그 찬란한 업적이 대를 이어 아들로 전승되는 한 가문의 영광을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있다.

숙련된 기자가 써 내려간 것 같은 세련되고 깔끔한 문장, 잘 찍은 사진과 글을 적당하게 배치한 편집술의 도움으로 김홍도 목사 부자 세습은 너무나 당연하게 한국교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었다.

김홍도 목사의 은퇴찬하 및 부자세습 예배는 4월 13일, 그러니까 김 목사의 형인 김선도 목사의 부자세습 이후 약 7년 만에 이뤄졌다. 7년 전 <국민일보>는 김선도 목사 부자세습에 대해서는 기획특집광고가 아니라 교계뉴스 면에서 비중 있게 다뤘다.

<국민일보> 기획특집 광고는 이 위대한 믿음의 가문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김 목사의 모친이 어떻게 아들들을 믿음으로 양육하였으며, 김 목사가 어떻게 신앙정절을 지켰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서 세계 최대의 감리교회를 일구었는지를 너무나도 친절하게 일깨워주고 있다.

<국민일보> 입장에서 기획특집 광고는 매우 편리한 수단이다. 사실 낯 뜨거운 자화자찬의 내용도 그렇지만 한국교회가 개혁을 위해 넘어서야 할 거의 모든 요소를 지니고 있는 김홍도 목사를 빛나게 해주면서도 돈까지 챙기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제 세습과 관련된 한국교회의 태도는 '안 되는 것이지만 해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식의 체념론이 대세를 이룬다. 7년 전 광림교회 세습 당시에는 세습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세미나와 피켓 시위까지 열렸다.

그러나 7년의 세월이 지난 후 김홍도 목사의 부자세습은 2면에 걸친 <국민일보> 광고의 축하를 받으면서, 12만 교인의 환호 속에 너무나 당당하게 치러졌다. 그리고 또  금란교회 관계자들은 KBS 1TV가 김홍도 목사의 특집을 집중 조명하는 겹경사가 생기는 줄 착각하고 다음과 같은 문구를 광고 말미에 집어넣었다.

[2008년 4월 15일 저녁 10:00시 KBS 1TV ‘불기둥의 사자 김홍도 목사’라는 제목으로 45분간 방영됨]

이 시간대는 KBS 시사기획 ‘쌈’에서 정치인의 표밭으로 전락되고 있는 한국교회 실상과 기독당 출범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다룬 것이다. 이때 김홍도 목사의 발언이 편집되어 방송되었다.

당시 KBS는 금란교회 측에 충분히 방송 기획 의도에 대해 설명하였지만 막상 김홍도 목사는 전혀 사실과 다르게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난 이 일은 금란교회 내에 심각한 소통의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낳게 한다.

세습을 아주 우아하고 화려하게 마무리한 김홍도 목사는 매우 일관성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무엇이든 정면 돌파하는 성격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여성과 관련된 스캔들, 교회 돈 유용 혐의 등 자신과 관련된 온갖 추문에 대해서는 얼마의 돈이 들어가든지 상관없이 언론을 상대로 로비와 광고, 그리고 고액 수임료를 주고 비싼 변호사를 사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이번 세습의 경우도 2면 전면 광고와 신문 배포에 들어가는 막대한 액수를 서슴없이 지출했다. 물론 교회 당회의 의결을 거쳐 합법적으로 교회 돈을 인출했겠지만….

<국민일보> 광고의 내용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문장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소위 교회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이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분석하면 과연 한국교회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국민일보>를 접지 말아야 한다. 무당 푸닥거리나 다름없는 허접한 광고는 차치하고라도 이제 이 신문은 제2의 종교개혁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세하게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 국민일보 광고에 실린 김홍도 목사의 근엄한 표정의 사진.

	▲ 국민일보 광고에 삽입되어 있는 김정민 목사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