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증구폭의 용어는 한의학 용어입니다. 생약을 법제가공하는 과정을 말하기도 하는 구증구폭은 말 그대로 9번 찌고 9번 말려야 생약속의 함유된 독성을 소멸, 중화시키고 약성을 증대되는 효과를 가져오는 전통적 법제법입니다.

구증구폭의 대표적인 약재는 지황입니다. 지황은 한약에서 음을 보하는 용도로 아주 많이 쓰는 약재이긴 하지만 그 부작용이 심해 반드시 법제를 해서 쓰고 있습니다. 생지황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는  흰머리가 나게 한다는 경옥고 제조에 즙을 내어 쓰지만 사물탕을 비롯한 대부분의 한약방제에는 구증구폭한 숙지황을 약재를 원칙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숙지황은 찬 성질이 매우 강한 약재입니다. 숙지황은 보혈(補血)약재로 사물탕(四物湯)의 주요 약재이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숙지황 중에 구증구폭한 숙지황은 고가이어서 잘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중국산 숙지황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중국산 숙지황은 한번 혹은 두 번 찐 숙지황이어서 가격이 국산에 비해 저렴하여 한의원에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대부부분의 한약방제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숙지황의 전통적 표준제조법은 막걸리에 담긋다가 꺼내어 찌고, 말리고를 9번 반복하는 과정을 구증구폭이라고 하지요. 따라서 구증구폭의 숙지황을 최고의 품질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밖에 인삼, 둥굴레 ,히수오 등의 약재도 구증구폭의 법제를 하는 것이 약성이 좋습니다. 인삼을 구증구폭한 것을 흑삼이라고 하지요.

하느님의 창조동산인 산야(山野)에는 수많은 약재가 있습니다. 이런 약재는 대부분 독성이 있는 약용식물들입니다. 나물과 같은 식용가능한 약용식물도 있지만 대부분 법제가공을 하여야 하는 약용식물들입니다. 이런 약용식물들이 수천년 우리 조상들의 경험적 처방으로 이어져 온 게 바로 한의학입니다.

한약제는 우리 몸과 친화적인 순리적인 약제입니다. 이와는 다르게 서양의학의 약품은 거의가 화공약품으로 인체에 비친화적인 약제가 많습니다. 한약제는 우리의 몸을 보혈(補血), 보기(補氣)하는데 부작용을 가져 오지 않기 위해 구증구폭과 같은 법제가공 하는 경우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역시 복음에도 구증구폭의 법제과정이 있어야 함을 말하고 싶습니다.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이 인류역사의 분기점을 갈라놓은 후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지만 복음의 부작용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적인 병에 걸리고, 죽었는지 이는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교회안으로는 복음의 부작용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이단과 사이비 종파가 생겨났는지 모릅니다. 지금의 한국교회 안팎의 사정을 보다라도 그렇습니다. 개명천지에 살고 있으면서도 똥 , 오줌을 못가리는 영적 어둠의 골목에서 우리는 희희낙락하고 있습니다.

바로 복음의 흙탕물에서 흙탕물을 튀기며 놀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재미있게 느끼지만 교회밖에서는 유치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지요. 복음을 우리의 영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아이템으로 생각하여 소모품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기에 현실적 고뇌없이 감각적으로만 즐기고 마케팅하는 것이 한국교회, 특히 대형교회의 모습이 아닐까요?  도시마다 대형마트가 있듯이 대형교회가  그 규모나 시설이 현대화, 각종  부대시설,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음은 복음을 상업화 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국교회는 값싼 숙지황과 같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너무 값싼 저질 복음을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구증구폭한 고가의 숙지황은 가공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뿐 아니라 찾는이도 없어 경제성이 없어 만들지도 않는 것과 같이 구증구폭한 복음다운 복음은 찾는 이가 없어 대부분의 목사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만들어 값싼 복음을 생산, 판매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는 상인의 상술로 목회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보편적 목회세태라고 여겨집니다.

중국산 숙지황과 같이 한번 찌고, 한번 말린 것을 숙지황 모양만 낸 것 같이 포장하여 판매하는데 복음도 그렇습니다. 복음을 모양만 복음인냥 가공하여 시중 한국교회에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그러한 책임은 물론 신학대학 교수에게도 있겠지만 브랜드목사들의 책임은 면하지 못할 듯 싶습니다. 복음을 제대로 전하고 제대로 실천하고 있다면 한국교회가 이만큼 물량적으로 성장, 확대되지도 않았고 한국교회의 위상이 이만큼 추락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느님의 공의와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려면 현재의 모든 역리적인 가치관을 부정하는 형극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 길을 선택하여야 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일일까요? 당장 밥줄을 놓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목회성공에 영향을 주는데, 결코 그럴 수가 없지요. 결국 현실과 야합하여 넓은 길로, 목회성공의 제 갈 길로 가는 것이지요. 이게 복음의 희소성의 원리입니다. 좁은 길의 원리, 알곡과 가라지의 비유가 자본주의 사회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구증구폭한 복음은 누가 알아주지도 않습니다. 아무도 찾는 이가 없습니다. 외면합니다. 허지만 복음이 복음되게 하는 것은 구증구폭한 복음밖에는 없습니다. 잘 찾아보면 한국교회안에 구증구폭한 복음을 선포하는 목사와 교회들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들을 복음의 종자 남겨놓으시어 후세대로 복음의 역사를 이어지게 할 것입니다.

이들 복음의 종자 목사와 교회는 결코 브랜드목사와 대형교회는 아닙니다. 이름 없는 무명의 목사, 복음으로 성공하지 못하는 목사, 교회개혁과 사회개혁에 복음으로 구증구폭하려는 땀을 흘리는 목사, 작은 교회들이 이 귀한 구증구폭의 복음을 후대에 전달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