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미주 뉴스앤조이(http://www.newsnjoy.us/) 이승규 기자의 기사입니다.

	▲ 한국 감리교 감독회장 선거 파행의 영향이 이곳 먼 미국 땅에도 미치고 있다. 4월 28일부터 나성동산감리교회에서 열리는 미주연회가 조용하게 끝날지는 미지수다. 사진은 4월 19일 김국도 목사 쪽과 고수철 목사 쪽의 충돌로 엉망이 된 서울 광화문에 있는 감리교 본부의 모습. (사진 제공 당당뉴스)

기독교대한감리회 미주연회가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LA에 있는 나성동산감리교회(한기형 목사)에서 열린다. 특별 연회에서 정식 연회로 승격한 뒤 처음 열리는 연회이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심혈을 기울여 준비를 하고 있다.

약 500명이 참가할 예정인 이번 연회가 순탄하게 치러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9월 25일 한국에서 치러진 감독회장 선거의 영향이 먼 미국 땅에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주연회를 준비하고 있는 한 목회자는 "아무 잡음 없이 조용히 끝났으면 좋겠다"면서도 "연회를 시작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감리교는 지난 3월부터 각 연회별로 연회를 열고 있다. 고수철 목사를 지지하는 쪽과 김국도 목사를 지지하는 쪽이 팽팽하게 맞서 결국 파행으로 끝난 연회도 있다. 

삼남연회의 경우 정양희 목사가 연회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김국도 목사에게 수요 예배 설교를 맡기고 김 목사를 감독회장으로 부르자, 연회원 150여 명이 그 자리에서 퇴장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부연회 감독을 지낸 김승현 목사는 김국도 목사가 임마누엘교회에서 소집한 총회에 참석했다, 연회원들에게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중앙연회 역시 연회원들에게 김국도 목사가 인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정승희 목사와 대다수 연회원들의 목소리에 묻혔다. 고수철 목사와 김국도 목사가 속한 서울남연회는 별다른 소란 없이 끝났다.

이런 혼란을 피하기 위해 많은 연회가 감독회장과 관련한 발언이나 안건은 처리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인사 문제가 미묘한 감정싸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감독회장은 연회가 열리는 기간 중 연회 장소를 방문해 인사를 하는 것이 관례지만 많은 연회가 중립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고 목사, 김 목사 모두에게 인사를 요청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미주연회도 마찬가지. 다른 연회 전례를 따라 두 명 모두 연회원들에게 인사할 자리를 마련해주지 않기로 했다. 연회 관계자는 "아직 감독회장 선거와 관련한 논란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미주연회는 중립을 지킬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김국도 목사가 연회 기간 중 LA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회 장소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만약 연회 장소에 김 목사가 나타날 경우 소란이 생길 수 있다. 먼곳까지 왔으니까 인사를 해야 된다는 의견과 아직 감독회장 관련 논란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인사를 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연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생겼다. 미주연회에 속한 목회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초 연회는 나성동산감리교회에서 열기로 결정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연회준비위원장 임승호 감리사가 연회 장소를 교회에서 호텔로 바꾸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각 연회원에게 보냈다. 여기에는 감독 직인까지 찍혀 있었다. 하지만 한 목사가 제동을 걸었다. 자신은 연회 장소를 변경하는 것과 관련해 허락하지도, 결재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한기형 목사는 "임 감리사가 보낸 공문은 불법이다"며 "임승호 감리사의 직무를 정지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임승호 감리사는 "한기형 감독 당선자에게 보고도 했고, 허락도 했는데 이제 와서 허락하지 않았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연회준비위원장은 선출직이기 때문에 감독 당선자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임 감리사는 연회에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한기형 목사를 부르는 호칭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목사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감독이라는 호칭 대신 감독 당선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감리회 교단 법인 교리와 장정에 따르면 총회에서 취임식을 해야 감독이 된다. 한 목사가 아직 총회에서 취임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식 감독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각 연회 감독이 취임식을 하지 못한 이유는 지난해 11월 열린 총회가 파행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한국 감리 교단이 시끄럽기 때문에 취임식을 못 하는 것일 뿐이다"며 "만약 한기형 목사가 감독이 아니라면, 연회준비위원장도 한 목사가 감독 자격으로 임명했기 때문에 위원장이 될 수 없다"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