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놀이에도 평생 씻지 못할
상처를 입는 수가 적지 않은 것처럼
지금의 눈에는 전쟁소꿉놀이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혼란에도
제법 많은 피해자가 생겼다는 이야기,

하긴 가만히 헤아리면 피해 당사자에게는
그 피해야 말로 우주 전부가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을 터이니
크고 작은 이익에 모였다 흩어지고
흩어졌다가는 다시 모이는 그런 무리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의 아픔과
핵전쟁에 수많은 사람과 재산과 생명이 사라져버린 것과
규모의 차이는 당연히 있는 거지만
고통의 내용은 비슷비슷할 거라는 헤아림,

아무튼 그 피해자 중에 아브라함의 조카 롯도 있었다는 얘기,
그래서 아브라함이 그 동안 기른
사병(私兵) 수 백 명을 이끌고 나아가
롯과 그의 재산을 구한다는...

아내를 속수무책으로 빼앗기던 사람의 행동과는
까마득히 거리가 먼 다른 모습,
이런 게 떠돌이들의 모습이라면
굳이 앞뒤가 틀린다 하여 말이 안 된다고 할 일도 아니라는 헤아림,

강한 자 앞에서는 한없이 비굴해지다가도
상한 고기 조각 하나로 목숨을 걸기도 하는 유랑민의 모습,
용감하다고 손뼉칠 일도 아니고,
비굴하다고 손가락질 할 일도 아니라는 가르침을 얻으며
가만히 두 손을 모으는 기쁨을 핥듯이 누리는 한 때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