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입력 : 2005년 10월 17일 (월) 00:00:00 [조회수 : 2996] |
|
영이에게서 작년 여름의 도토리 섬의 추억을 들은 희조는 총각들에게 어항으로 고기를 잡자고 졸라 6호차의 일행 대부분은 냇가에서 어항놀이를 했는데 한낮이라 어항에 고기는 조금밖에 들지 않았으나 서울서 온 아이들과 엄마들은 처음 해보는 일이라 재미있어 하였다. 반면에 총각들은 엉덩이에 딱 붙는 초미니 반바지를 입고 물 속에서 연신 어항을 살피고 희조의 늘씬한 다리와 볼록한 엉덩이만 살피는 것이다.
“은주가 안 보이네? 변소 일로 내가 무안을 주어서 토라졌나.”
한시간이나 어항에 정신이 없던 희조가 은주를 걱정하였는데 사실 영이도 걱정은 되었으나 그만한 일로 마음이 상할 애는 아닌 것이다.
“우리 어항은 아이들에게 맡기고 은주를 찾으러 가 봐요.”
항상 주위에 여러 남자들의 호위 속에 다니는 희조의 능력에 총각들은 순순히 따라온다. 미니 팬츠를 감상하면서….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네”
넓은 뒷마당의 한 가운데에 빨간 저고리에 노랑 치마를 입은 은주가 풍년가를 부르고 색동 한복을 입은 춘원은 장구를 치고, 강원은 북 치는 고수로 장단을 맞추고 있으며 밍키는 빙글이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작은 족두리를 쓴 키퍼는 ‘성금함’이라 적힌 길쭉한 광주리를 목에 걸고 사람들 사이로 다니는 것이다.
“영이야, 가서 잡은 물고기에 된장이나 찍어 먹어. 내가 잠시 낭만에 빠졌나 봐. 우리 대학의 명물, 명월이를 내가 걱정을 하다니….”
이날부터 은주는 우리들로부터 개다리에서 명월로 일취월장하는 존칭을 얻게 되었다.
해는 기울어져 가도 잔치 분위기는 식어질 줄을 몰랐다. 신혼부부의 신혼여행지가 도토리 섬이기에 여기에서 3박4일을 하지만 축하객은 새벽4시에는 신혼부부만 남기고 전부 철수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세 군데의 마당과 별당과 서원 사이의 길에 임시 가설한 전등에 전기가 들어오자 매일 보는 전깃불이 여기에선 신기한지 일제히 환호성이 터짐과 함께 밤의 축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또 다시 명월의 창 소리와 장구 소리가 울리고 젊은이들은 모닥불을 피워 놓고 어제의 학창시절을 그리워 하는 노래를 합창한다. 도회지의 삭막함에 지친 손님들은 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의 꽃을 피우나 그래도 잠을 자는 것은 세상일과 무관한 어린 애기들이다.
어둠이 깊어 가자 앞마당의 손님 방에 모처럼 두 선생님과 두 제자가 수박을 가운데 놓고 자리를 같이 하였다.
“오늘 잔칫날에 우리가 그 동안 연습한 춤을 손님들에게 보여드려 기분을 좋게 해드려 감사해요. 키퍼가 물망초 기금으로 모금한 돈을 헤아려 본 후에 자도록 해요. 자~ 돈을 헤아릴 때는 똑 같은 것끼리 모으고 세종대왕님이 땅에 깔리면 숨을 못 쉬니까, 하늘로 보게 놓아요. 시작!”
희조는 25kg 쌀 푸대 2개를 방에다 붓는데 얼마나 돈을 다져 눌러 넣었는지 잘 나오지를 않았으며 대부분이 고액권이었다. 춘원은 돈을 세다 영이의 허벅지를 베고 잠이 들었고 강원은 꾸벅꾸벅 하면서 종류대로 분류만 한다. 아이들을 재우고 은주는 싱글거리며 손가락에 침을 묻혀가며 천천히 세고 있다.
“은주야 , 너가 춘원에게 장구 춤을 배워 주었니?”
“국민학교 3학년이 학교 성적이 5등이면 충분하기에 틈틈이 배워 주었죠. 춘원이는 타고난 춤쟁이라 어깨가 상당히 부드러우며 강원은 박자 감각이 상당히 발달되어 있어요. 희조 언니는 엉덩이와 감각이 발달되어 있기에 춤을 잘 추는 것이 당연한 것 같아요. 참! 희조 언니가 안 보이네요.”
낮에는 희조가 은주를 찾더니 밤에는 은주가 희조를 찾는 것이다. 지금이 밤 1시인데 11시 경부터 보이지가 않았는데 아마 서원에서 총각들과 이야기 꽃을 피울 것이다.
“미니 팬츠를 입고 설치더니 방앗간에서 방아 찍고 있나? 아~, 참! 언니, 서울 높은 손님들이 가기 전에 춘원 외할아버지가 절 불러서 갔더니 ‘우리 손주들 공부 잘 가르쳐 주셔서 고맙고 특히 오늘 타령과 판소리를 들려 주어 고맙네. 이제 친구들이 잔치나 환갑에 선생을 꼭 초대한다고 하니 거절하지 말게나. 이것은 우리 서울 친구끼리 모은 것이니 학비에 보태고 어른들에게 막걸리나 한잔씩 따라드리게나’ 하면서 봉투를 주는데 얇았어요. 그래도 일년 반 동안 잔칫집 아르바이트 하면 2년 후에 서울에 오는 여동생과 함께 있을 큰 방이나 하나 얻고 싶네요.”
은주는 중얼거리면서 벗어 논 한복을 한참이나 뒤지더니 속치마에 달린 비밀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낸다.
“언니, 만원짜리 한 장이 아니고 종이 수표네요. 동그라미가 왜 이리 많지요. 언니가 한번 세어 보세요.”
은주는 봉투를 영이에게 주고는 피곤한지 도로 아이들 옆에 누워버리는 것이다. 영이는 정초에 이사장이 직접 준 수표의 동그라미를 세어본다고 혼이 난 생각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세어보니 사립대학 4년 분의 등록금보다 많은 금액이었다. 하품하며 자려는 은주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영이는 기어가면서 먼저 서울로 올라간 춘원 외할아버지 손님 중에 신문에서 많이 본 적이 있는 얼굴이 떠 오른다. 혹시 숫총각 아버지가 ….
영이가 기어간 자세로 은주의 귀에다 금액을 두 번째로 말하자 눈을 뜨더니 세 번째 큰소리로 말을 하자 벌떡 일어선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일예배도 빠진 이 년에게 이런 복을 주시다니 춘원 새 엄마를 빠른 시일 내에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겠습니다. 지화자, 좋다. 얼씨구나, 좋다.”
새벽4시, 사람들은 아쉬운 표정이나 떠날 차비를 갖추고 마당으로 모였는데 남자들은 밤을 세운 것 같은 얼굴들이다. 희조는 보이지 않았으나 총각들과 11시 경에 입구에 잉어를 잡으러 갔다는 박 아저씨의 말에 영이는 안심이 되었으며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해 치우는 희조의 순발력에 감탄을 할 뿐이다.
신혼부부는 별당 앞에서 손님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였고 부모에게 인사를 한 강원은 깨었으나 춘원은 깊은 잠이 들었기에 은주가 등에 가볍게 업었다. ‘좋은 밤 되세요’라는 늦은 인사를 남기고 400여명의 무리들은 달구지를 앞 세우고 횃불 행진을 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선창으로 시작된 ‘아리랑’이 도토리 섬과의 작별을 아쉬워 했으며 연가, 이별가, 동요 등으로 새벽을 독촉하며 발걸음을 가볍게 하였기에 은주의 등에서 자던 춘원도 잠이 깨어 합창대원이 되었다.
나룻배와 모터보트가 대기하고 있는 입구에는 불빛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함성으로 혼잡을 일으킨 주인공은 잉어를 자신도 잡아 보겠다고 밤중부터 총각들을 꼬셔 4대의 릴을 친 왈가닥 희조였는데 릴대를 철수하려고 하는데 희조의 릴에 눈먼 잉어가 걸려든 것이다.
“용수씨, 더 꼭 붙잡아요.”
자칭 바다낚시의 귀재라는 희조의 말대로 휘어지듯 하는 릴을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박용수는 희조의 가냘픈 허리를 붙들고 있었고 뒤에는 총각 둘이 용수의 허리띠를 붙들고 아예 바닥에 앉아 있다.
이미 잉어는 물거품을 내며 수면에 정체를 들어 내었고 기다리던 모터보트에서 강한 불들이 잉어를 계속 비추고 있었기에 이제 입구 개천바닥으로 끌어 올리면 되는 것이다.
“영이야, 뜰채! 없어?. 은주야, 몽둥이 준비.”
장비가 없으니 영이가 이야기 해준 재래식 방법으로 건져 올릴 모양이었다. 희조는 뒤로 넘어지면서 릴을 쭉 당기자 잉어가 얕은 바닥에서 퍼덕인다. 영이가 나룻배의 몽둥이로 정확하게 뒷목을 강타했는데 잉어가 더 발광을 하기에 은주가 큰 덩치로 눌러야 할 차례이다.
“찡~ ~ ~”
은주의 누르기 대신 징으로 잉어의 골통을 강타하는 반칙의 소리인데 잉어는 강 펀치에 의한 충격이 아니라 징의 울림에 기절을 한 것 같았다. 은주는 나룻배의 밧줄로 잉어의 아가미를 잽싸게 걸더니 정신을 차리려는 잉어를 번쩍 들어 투표환의 자세를 취하더니 나룻배를 향하여 88cm의 잉어를 던져 버린다.
“대한독립 만세! 희조 누나 만세! 선생님들 만세!”
<시몬 베드로도 따라 와서 무덤에 들어가 보니 세마포가 놓였고 또 머리에 쌓던 수건은 세마포와 함께
놓이지 않고 딴 곳에 개켜 있더라 그 때에야 무덤에 먼저 왔던 그 다른 제자도 들어가 보고 믿더라 (저희는 성경에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야 하리라 하신 말씀을 아직 알지 못하더라)> (요20:6-9)
“맨 마지막에 쓴 요한 자신의 기록은 마태와 조금 다르게 표현을 하고 있는데 막달라 마리아가 굴 속에서 천사를 만난 사실은 언급하지 않고 무덤에 돌이 옮겨 진 것을 보고 예수의 제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베드로와 요한이 달려 왔는데 부활을 믿는 것이 아니라 시체가 없어진 것을 믿었다는 사실입니다. 대단히 슬픈 일이나 솔직하게 적은 기록이기도 합니다.”
라합 교회에 성도들이 몰려 드는 것은 한 부분만 치중을 하여 감동을 주려는 방식보다 다른 표현을 들추어 내어 솔직하게 해설을 하는 정직한 해설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에 두 제자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니라 마리아는 서서 울고
있더니 울면서 구푸려 무덤 속을 들여다보니> (요20:10~11)
“여성 여러분! 이 구절은 빨간 색연필로 밑줄을 쳐 딸들에게 물려 주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오른팔 왼팔의 심복 제자가 부자 청년처럼 근심하여 돌아가는 장면입니다.
이때도 남녀칠세부동석인지 무덤 밖에서 울고 있던 막달라 마리아가 남자들이 떠나자 계속 울면서 무덤 속을 들여 다 봅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 동네가 웃음의 동네인가요, 눈물의 동네인가요? 손님을 받기 위해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부끄러워 우는 동네입니다.
막달라 마리아처럼 슬피 울면서 우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할 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이 동네 산 증인이 제가 자식 몰래 울면서 탈출을 시도할 때 살아계신 예수님이 계란 장사로 바꾸어 주더군요. 밤꽃 여러분! 혼자 있을 때 통곡의 방에 와서 몸부림을 치면 응답을 받으실 것 입니다. 할렐루야!”
“아멘!”
---------------------------------------------------------
이 소설이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모르겠다는 이 선생님의 말씀은 맞는 말입니다. 창녀 구원론은 소설인데 실제 있었던 일들이 모여 하나의 소설의 형태가 된 것 입니다. 예로 철수 전도사의 “수박이요! 수박!”이야기의 목사님은 이번에 예장 합동의 부회장으로 선임된 장차남 목사님 입니다. 언젠가 실제 인물들이 모습을 들러 낼 것 입니다.
선수가 반칙을 했기에 3분 퇴장을 당하여 댓글도 달지도 못하고 기사도 충분히 읽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아들이 엄마 몰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아답타와 노트북이 말일에 도착을 할 것 같습니다. 여자가 외치는 호이팅!이 아니고 남자끼리의 “화이팅!” |
|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129 |
 |
|
|
|
|
|
|
|
| 이일배
(210.103.56.65) |
 |
|
|
| 하나님의 안목으로... |
엄마 몰래 아빠를 돕는 착한 아들을 두신
형님이 부럽습니다.
내 아들놈도 애비를 편들 수 있을런지...
아내가 남편을 돕도록 배필로 정하셨지만
실은 아내가 남편을 돕고 싶지만
자신이 원하는 방법 대로 살지 않는 남편이
싫어서 돕지 않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안목으로 남편의 일을
보아야 할 것 같은데,
형수님의 생각도 바뀌셨으면 합니다.
소설 속의 남녀 이야기에서
사소한 에피소드이지만
그 심리 표현들이 재밌어요.
거룩하게 사는 듯이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통속적인 표현에 못마땅해 하시겠지만
까놓고 보면 겉으로는 근엄하고
속으로 끙끙 앓는 분들이 호박씨를 까죠.
언제나 이쁜 것을 추구하는 인간-특히 남자들의 눈은
시대가 달라져도 변치 않나 봐요.
여자들도 사내들의 그런 악습을 이용하는거고....
형님께서 새로운 무기를 갖추셨으니 건필을 빕니다.
제가 창녀구원론의 애독자가 된 것은
솔직하게 사시려는 형님이
껍데기만 거룩한 목사들과 달라보였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제껏 사울의 갑옷을
벗어버리고 사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여요.
서로 별난 사람끼리 말로만이라도
응원하며 살자고요.
우리 집사람도 정말 착하고 예민한 사람이라서
힘들게 사는 내가 안쓰러운가 봅니다.
평탄한 전형적인 목사로 살지 않는 남편을 두신
그 형수님은 역설적으로 더 힘이 들지 몰라요.
여자의 복은 남편이라는데..
늘 아내에겐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언젠간 이해해 줄 거라 믿으니까요.
제 까짓게(?) 승복하지 않으면
또 어쩌겠어요?! ...
쩝 -_-... |
|
|
리플달기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