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천주교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선종으로 인해 천주교는 물론이고 온 나라가 애도의 물결 속에 잠기고 있습니다. 어느 국가지도자, 종교지도자의 장례식에도 이만큼 국민적 관심도는 없었습니다. 그분의 국민적 지지도와 정신적인 지주였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신교회는 어떻습니까? 물론 한경직 목사님이 계시지만 역부족인 것은 어찌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개신교회로서는 다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허지만 이후의 한국 개신교회를 생각하면 한숨만 나옵니다.

종교개혁이 일어나고 500년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 이 시대는 회귀본능에 위해서인지 종교개혁 이전 기독교의 암흑의 추억을 사모하면서 타락의 길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종교개혁 이전의 천주교는 오랜 신앙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잡음 없이 지금까지 자유민주주의와 정의로운 사회발전에 공헌을 하며 사회적 신뢰의 보증수표가 되었지만 개신교회는 질타와 질시와 부도수표의 대명사처럼 불신의 집단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대해 뼈 깊은 반성과 회개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개신교회 타락이자 분열의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의 의가 아닌 인간의 의가 들어나고 의에 따라 총회장이 되고 노회장이 되고 브랜드목사가 되고 목회성공기준의 잣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 속에는 각종 차별로 포장하고 위장하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의에는 일체의 차별이 없는데도 우리는 차별을 주고 있습니다. 도시교회 목사나 농촌교회 목사나 동일한 하느님의 종입니다.

동일한 하느님의 종으로 다만 은사가 다르고 기능적인 복음의 능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종에게 주어지는 의는 그 어떤 분야와 사람에 따른 차별이 있으면 안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에 주어지는 의가 자본주의적 가치관에 따라, 세속적 관습법에 따라 차별이 있다고 하는 자체가 교회가 타락했다는 증거입니다. 단지 주의 종으로서의 좁은 길을 가는, 십자가의 길을 가는, 순교의 길로 가는 종의 자세를 존경과 섬김과 사랑의 표현은 얼마든지 하여야 하지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차별이 없다고 하는 것은 율법을 잘 지키는 유대인이나 율법을 잘 지키지 못하는 헬라인이나 차별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씀 합니다. 따라서 인간적 그 어떠한 의로 목회성공하려는 야망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현재 대형교회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야망과 경영적 노력으로, 하면 된다는 밀어붙이기식으로 포장된 믿음의 결과이고 경제성장의 부산물이기도 합니다.

헬라인과 유대인이나 할례당과 무 할례당이나 야만인이나 스구디아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 분별이 있을 수 없나니 오직 그리스도는 만유시요 만유 안에 계시니라"(골 3:11) 이말씀은 기독교의 종파의 의미가 무용하다는 의미로 해석을 하고 싶습니다. 장로교니, 감리교니, 성결교니, 순복음이니, 하는 수많은 개신교회의 교단이 다 인간의 의에서 출발되어졌기 때문에 만유의 주인이신 그리스도와는 상관없는 교회간판이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개신교회의 수백개가 넘는 교단간판을 허물고 하나의 간판을 내걸 때 비로소 한 몸이신 그리스도의 교회일치가 되는 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필자 개인적으로는 교리적으로 왈가왈부하기보다는 천주교가 분열되지 않고 하나의 교회로 하느님의 복음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천주교에 하느님의 깊은 의가 역사하시는 것으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종교개혁을 잘못됐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종교개혁의 정신을, 복음의 정신을 순수하게 이어가지 못하고 죄성에 기초한 인간적 분열의 역사만 있다는 것을 말할 뿐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얼마나 거룩한 공동체인가 하는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합니다. 교회는 세상과 전혀 다른 신령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성공출세 가치관의 함몰되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세상은 다양한 종족과 신분과 형편에 따라 차별을 두고 있지만 하나님의 교회 가운데는 결코 그럴 수 없다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복음적 교회 공동체 안에서는 모든 성도들은 세상에서의 어떤 지위나 학력, 명예, 빈부의 차이에 따른 상대적 평가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성도들은 하느님의 백성으로 왕 같은 제사장이요, 택하신 족속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천국의 시민으로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고 동등한 구속적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하느님께서 평등하게 여기시는 성도들에 대해 인간들이 감히 차등적으로 판단하고 대우할 수는 없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성골, 진골의 육두품과 같은 사회제도가 여러 형태의 각종 사회모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크게는 정치조직 그 안에서도 000계파의 파벌 같은 소조직도 있구요. 학연, 지연, 정부부서, 군대 조직, 소위 말하는 한솥밥 먹는 끈끈한 정을 배타적인 이익으로 사용되지는 경우와 한 식구, 한 가족이라는 배타적 권력의 향유의 관습이 이미 우리사회에 고질적인 병폐로 고착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돈 많고 권력 있는 사회지도층, 정치 ,경제, 문화 사회지도층, 연예인은 연예인 끼리끼리 결혼하고, 끼리끼리 봐주고, 끼리끼리 잘 살면서 자신의 배타적 권력의 특권을 누리고 대다수의 다른 사람들을 소외시킬 때 그 사회는 오래 유지되지가 않습니다. 순수교배가 오래 이어질 때 퇴화하는 것은 동식물뿐만 아니라 인간이란 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지금까지의 인류의 모든 국가의 흥망성쇠의 역사가 반증하고 있습니다. 이점 한국교회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교회의 흥망성쇄와 연관지어 하느님의 역사의 시간속에 겸손히 반추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