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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만남 이야기] 10년을 버틸 만한 장난감을 찾아보세요!멍하게 보내는 10년과 무언가를 하면서 보내는 10년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방현섭  |  raceer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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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2월 25일 (수) 02:27:11
최종편집 : 2009년 02월 25일 (수) 13:11:45 [조회수 : 2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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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올린 글에서 저는 최소한 10년은 버텨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말이 10년이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결코 만만한 세월이 아님을 다 아실 것입니다. 말 그대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말이니다.

10년이라는, 결코 만만치 않은 세월을 지내고 비티려면 나름대로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무엇인가를 하면서 지내는 10년과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멍하니 기다리는 10년은 분명 그 느낌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10년을 버티되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버틸까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합니다. 애들 식으로 말하면 뭔가 장난감을 찾고 그 장난감을 갖고 노면서 시간을 보낸다면 10년이 할 만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10년이라는 시간을 버티기 위한 장난감으로 컴퓨터를 선택했습니다. 저도 원래 컴퓨터에는 문외한이었지만 대학에 다니면서 페이퍼를 써 내야 하다 보니 어쩌다가 컴퓨터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제법 흥미도 있어서 대학교 다닐 때부터 컴퓨터를 좀 가지고 놀았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 이미 매킨토시 컴퓨터로 전자편집이나 출판디자인까지 하던 친구들이 있었으니 제가 가지고 놀았다는 것은 말 그대로 좀 놀았다는 것 정도일 것입니다.

목회를 시작하고 마땅히 할 것도 없던 차에 컴퓨터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조립하는 것도 알게 되었고 중고 컴퓨터를 이래저래 뜯어 맞춰서 쓸 만하게 만들 줄 아는 재주도 조금씩 생기더군요. 이렇게 컴퓨터를 만지고 놀다보니 주위에 놀고 있거나 버려진 중고 컴퓨터가 하나 둘씩 교회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 복사기를 봐주시는 권사님이 이런 사정을 알고 거래처에 중고컴퓨터 버리는 것이 나오면 갖다 주겠다고까지 약속하셨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폐업을 하는 회사에서 컴퓨터 열 대와 모니터 열 대를 얻어 왔습니다. 그 당시 사양으로는 펜티엄 166 정도 되는… 정말 허접하고 사양 낮은 그런 컴퓨터였습니다만 당시에는 그런대로 인터넷이나 문서작성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그런 사양이었습니다. 그걸 뜯어서 이리저리 조립해서 나름대로 쓸 만한 것 다섯 대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예배당 한 켠에 책상을 조립식 앵글로 짜서 만들고 다섯 대의 컴퓨터를 주욱 늘어 놓았습니다.

거기에다가 인터넷 선 하나를 다섯 대에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지금은 유무선 인터넷 공유기까지 나와 간단하게 공유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메인컴퓨터에 공유프로그램을 깔고 허브를 이용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아쉬운대로 인터넷을 함께 사용할 수 있었지요. 그런 모든 과정을 전혀 몰랐지만 하나하나 인터넷 검색을 해가면서 배워서 결국 공유를 해 놓았습니다.

그렇게 다섯 대나 갖다 놓았으니 뭔가를 해야겠지요? 큰 돈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자잘하게나마 돈이 들어갔지요(물론 미자립교회에게 있어선 그나마도 쉽지 않은 지출이었을 것입니다). 교인들 보기에도 민망(?)하니 그걸로 교인들 컴퓨터를 주일예배 끝나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물론 아주 초보적인, 예를 들어 한글 타자연습이나 기본적인 인터넷 정도 말입니다. 그것도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지만 그 때 취미를 붙이셔서 집에 가서 나름대로 자녀들 컴퓨터를 연마하신 분들도 있었지요. 아무튼 그렇게 갖다 놓은 컴퓨터가 온라인 상에서의 정보공유와 공감의 틀을 형성해 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일 하루만 쓰는 게 아까워서 지역사회 이웃에게도 컴퓨터를 가르쳐 주겠다고 나세게 되었습니다. 물론 보통 사람들이 지하에 있는 교회에 들어와서 컴퓨터를 배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어쨌건 두어 명이 와서 컴퓨터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성의껏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들이 우리 교회 교인으로 등록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낯 선 이들이 우리교회에 다녀갔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자평하였습니다.

   

그러다가 하나 둘씩 얻어오는 컴퓨터로 조금씩 업그레이드를 하니 제법 멀티미디어 환경까지 구현이 되더군요. 그러나 시간적인 여건도 그렇고 벌려 놓은 다섯 대의 컴퓨터를 제대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제가 더 컴퓨터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각종 소프트웨어를 구해서 깔아보고 그것들의 사용방법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한글 프로그램은 거의 완벽하게 터득을 하였고 포토샵 등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에 MS 오피스 프로그램, 음성파일 편집 프로그램 등등 각종 프로그램들을 두루 섭렵하면서 이런 저런 작업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회가 되어 빔프로젝터까지 구입하게 되자 예배에 활용하게 될 단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개인적인 컴퓨터로 동영상 편집프로그램까지 연습해서 웬만한 동영상을 제작하고 전자출판 프로그램으로 웬만한 출판물을 편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최고급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컴퓨터로 좀 한다는 수준에까지는 이르게 되더군요.

그러다가 주보에 관심을 갖게 되어 주보를 전도지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은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뜻을 같이하는 교회 목회자들과 함께 쿽 익스프레스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공동주보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만든 주보를 동네 버스정류장에 갖다가 붙여 놓고 사람들이 보게 하였더니 그것을 지방 교회의 장로님들이 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그들 눈에 방 목사가 놀고만 있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보였겠지요. 결정적인 순간에 저를 도와주는 역할을 그 장로님들이 하시게 되더군요.

한 해에는 지방 교육부에서 지방교역자들을 대상을 컴퓨터 교육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주보 정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교육을 기획해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새 컴퓨터를 맞추기 원하시는 목회자들의 부탁을 받아 조립도 해주었습니다. 컴퓨터 조립을 하게되다보니 도움을 받으신 분들은 저에 대해 호감도 갖고 어떤 모양으로나마 도움 받은 것에 대한 은혜를 갚으시기를 원하시더군요. 이렇게 저렇게 저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금 예배당 이전을 하고 건축까지 하였지만 여전히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 교육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한 때는 제자들이 동시에 여섯 명이나 되었습니다. 지금은 조금 시들해서 한 명만 꾸준하게 나오시고 계시는데 이를 빌미(?)로 이런 저런 신앙적인 대화도 나누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정말 진지하게 배우시는데 스승의 날이 되니까 작은 화분을 사가지고 오시기도 하였습니다. 교회학교가 끝난 후에 어린이들은 이 컴퓨터로 간단한 게임과 학습을 하면서 너무나도 즐거워 합니다.

모두들 컴퓨터를 배우라는 말은 아닙니다만 어떤 종목이건 10년을 버틸만한 장난감이나 특기를 개발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을 열심히 읽는 것도 좋겠습니다. 또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컴퓨터만 가지고 놀아서요. 그러나 각자의 개성과 취미를 살리면서 즐길만한 어떤 꺼리를 만든다면 10년을 버티면서 또 열매도 거둘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저 진급 과정 3년을 멍하게 기다리는 것보다는 뭔가 자기계발도 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여 나름대로의 전문가가 된다면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든지 목회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실 첫 목회 나오면 막막합니다. 그러나 뭔가를 하면서 지내다보면 2-3년은 후딱 지나갑니다. 4-5년이 되면 그것이 목회에 도움이 되고 지방 내에서 신뢰감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7-8년이 되면 최고의 전문가는 아니라도 목회자 그룹에서는 ‘잘 한다’는 소리 들을만하게 됩니다. 10년을 기다리면서 뭔가 한두 가지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지낸다면 여러 모로 좋은 일이 있습니다. 한 번 그런 꺼리들이 뭐가 있을까 한 번 둘러보시고 좋은 것을 발견하셨다면 끈덕지게 도전해 보는 것도 스스로나 목회를 위해서 유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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