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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산마루교회 이주연 목사가 이메일로 보내준 글이다.
존경하옵는 감리교 감독(회장)님들께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앞에서
존경하옵는
당신들은 보고 계십니까?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신 것을
방송마다 신문마다 그 소식으로 도배하는 것을
뉴스마다 인터넷마다 그분을 추모하는 이야기로 채워지는 것을
그 까닭을
당신들은 보고 계십니까?
몇 시간씩 기다리며
추모하는 명동성당의 추모물결을
고속철로 고속버스로 전국에서 몰려드는
온 국민의 애도물결을
당신들은 눈을 뜨고 보고 계십니까?
오늘 감리교도들의 애곡하는 모습을
당신들은 알고 계십니까?
비가 내리는 성당
천주교인이 아니라 하면서도
그래도 마지막 모습은 보아야 한다고
줄을 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그 행렬을
그 까닭을
당신들은 보고 계십니까?
당신들보다 더 비싸지 아니한 성의를 입고
당신들이 자랑하는 그 세 줄짜리 박사 가운도
걸치지 아니하고 미사 드리던
그 사람이 존경스러워
비 오고 진눈깨비 내리는 이 차가운 밤
그렇게 줄을 지어 애도의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당신들은 알고 계십니까?
왜 그들이 300만 전도운동을 내세우지 않아도
세습으로 대를 이어 성장시키자 거품을 물지 않아도
남들을 이단이라고
구원이 없다고 배척하지 않아도
그곳으로 모여들고 또 몰려드는
그 까닭을
당신들은 귀를 열고 듣고 계십니까?
감리교도들의 창자 끊어지는 애곡을
당신들보다 더 크지 않은 자동차를 타고
당신들보다 더 크지 않은 목소리로 살았어도
세상을 흔들고 있는
저 한 분의 죽음을 보고 계십니까?
그 이유를 알고 계십니까?
그토록 수도 다 헤아릴 수 없이 감독님들이 많은데
어찌 죽은 한 사람의 힘만도 못한 것인지
당신들께선 알고 계십니까?
감리교도들은 애도하고 있습니다.
살았어도 죽은 당신들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듣고 있습니까?
한 사람을 추모하기 위하여
이 땅에 시인들이 추모의 시를 읊조리고
젊은 가수들이 지어 부르는 사랑의 노래를
그리고 당신들로 인하여
감리교도들의 가슴 찢어지는 소리를
당신들도 슬퍼하고 계십니까?
당신들로 인하여<산>
-당신들을 그래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아직도 남아 있기에
-그리고 진정으로 죽음 뒤의 아름다운 파장을 값지게 여기기에
-책임을 다하고자 자신을 채찍질 하는 마음으로
진눈깨비 날리는 이 밤 글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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