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배달민족, 홍익인간, 제세이화 등등의 한민족의 정체성을 자랑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 대한민국이라 부르는 우리나라는 이런 선조들의 자랑스런 정체성은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어 갑니다. 콩 한쪽도 나눠먹는 전통적인 두레공동체의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지요. 새마을 사업으로 공동체의 정신과 형식이 파괴되어지고 개인의 이익이 전제되는 탐욕의 공동체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 농촌의 현실입니다.

도시사회는 도시사회대로 서로 뜯어먹기 위한 마케팅은 양육강식의 생존경쟁의 서슬퍼런 밀림의 동물사회입니다. 정당한 상생과 공생의 삶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한건할지 한탕 해먹고 튀어야 하는지 온통 우리의 잔머리를 굴리는 문화가 도시문명의 실체가 아닐까요? 어떻게 하면 사기를 치고 한쪽에서는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고 노심초사하는 것도 우리 사회의 한 단면입니다.

용산철거민의 사태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동병상린의 아픔으로 함께한 희생자들은 정말 억울한 죽음입니다. 가진 자를 위한 재개발, 뉴타운 등의 각가지 개발 정책으로 인해 가난한 토박이들의 삶의 터전은 망가지고 자꾸만 변두리의 삶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진자의 탐욕을 위한 터전으로 변모해 가는 가운데 우리 사회 생태계는 파괴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기와 혈이 권력층과 가진 자들이 독점해 버려 서민들은 기와 혈이 모자라 기진맥진 하고 있습니다. 경제위기란 한파에 이중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회적 범죄는 거시적으로 사회의 기혈의 순환이 되지 않아서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범죄의 뇌관은 개인의 사생활에서 비롯되어지므로 언론과 세인의 관심은 범인 개인에게로만 한정되어 손가락질하고 죽일 놈으로 욕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인의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개인의 성격구조와 가족관계에서 비롯되어 진 것으로 봅니다. 이세상의 모든 범죄의 원인은 돈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권력형의 범죄이든 서민들의 범죄이든 말입니다.

강호순의 연쇄 살인범 정신병리적으로는 사이코 패스형, 쾌락형 연쇄살인범으로 진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여성을 상대로 하는 범죄는 대개 성장 과정에서 불우한 가정환경의 배경이 크다고 합니다. 여성에 대한 적대감 표출로 여성을 살인함으로써 스릴과 권력욕, 성욕, 보복심리 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용어가 보통사람들에게도 익숙해져 가는 사회는 좋은 징조는 아닙니다. 그것도 정신병리적 용어 ,범죄용어, 의학용어 같은 경우는 특히 그러합니다. 결국 우리사회의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앞으로도 제2의 강호순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아무도 장담은 못합니다.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스트레스와 억압감이 우울증으로 발전되고, 결국 사회에 대한 반항심, 경멸감 등 반사회적 성향이 고착화되면서 연쇄살인범과 같은 반사회적 범죄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연쇄살인은 사이코패스적 정신 병리적 현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강호순이 대상으로 삼는 피해자들은 대개 약자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사자같은 맹수가 사슴 무리 중 가장 힘없고 연약한 새끼를 노리듯 사이코패스들은 범죄대상에 힘없고 약한 여자와 어린이를 표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바로 그렇습니다. 용산철거민들은 사회약자입니다. 경찰이 국회농성장을 물대포로 진압하였던 적이 있습니까? 그들에게는 엄청난 권력이 있는 강자이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르고 있어도 지나치지요.

그렇다면 권력자와 관료들의 정신구조도 이와 다름이 없다고 여겨집니다. 권력의 생리가 그렇습니다. 권력이란 일종의 쾌감입니다. 쾌감을 합법적으로, 제도적으로 객관화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도 딴지를 걸지를 못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강제하고, 구속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게 한다는 건 대단한 마력입니다. 이미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런 권력의 당사자가 되어 사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정치적으로 이미 우리는 권력의 쾌감에 중독된 정치군인들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피해를 입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당시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후에서야 민주화, 의문사 진상위원회 등 법과 제도에 의해 바로 잡아졌지만 권력은 항상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속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권력은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게 작용하는 반면 약한 사람에게는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교통법규를 위반을 단속하는 경우에도 강하고 권력있는 사람들은 단속 대상으로 하지 않고 항상 힘없고 연약한 서민들을 상대로 단속을 하게 됩니다. 교통경찰의 권력이란 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지요. 사이코 패스적 정신 병리는 반사회적 범죄에 국한 하는 것보다는 우리 사회전체적으로 확대 해석하여 적용해봐야 합니다. 그래야만 온전하고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수많은 정신과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를 개인의 병리적 현상으로 국한하고 있습니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권력으로 누르는 것도, 육체적으로 억압,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돈으로 누르는 것도 역시 국가권력의 쾌감, 종교권력의 쾌감, 조폭들의 힘의 쾌감, 가진자들의 돈의 쾌감을 맛보는 것도 역시거시적인 사이코 패스가 아닐까요?

우리는 이미 복잡한 도시문명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누구나 사이코패스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드러나지 않아도 살인충동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는 말입니다. 전문가들은 어떤 계기가 뇌관 역할을 하든 살인충동을 실제 살인으로 연결하는 사건들이 언제든 또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30-40 대 이하의 세대, 신세대, X세대에서는 전자오락게임 등을 통해 살인을 간접적으로 많이 경험하여 무감각한 사이코패스적 심성의 토양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이어오는 대가족 사회와 미풍양속의 공동체의 정신이 사라진지 오래되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기혈이 바르게 흘러 다녀야 하듯이 사회도 그렇습니다. 바른 기혈이 흘러 다니지 못하니까 연쇄살인범과 같은 반사회적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회의 정기(正氣)와 청혈(淸血)은 돈과 연관이 되면 탁기가 되고 어혈로 바뀌고 맙니다.

기와 혈을 독점하는 암세포는 결국 숙주인 사람을 죽게 합니다.  권력과 돈을  독점하는 것은 일종의 암적인 성질을 거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회를 죽게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는 하느님의 형상을 닮은 사람들끼리 종의 자세를 가지고 살아가게 될 때 현재와 같은 반사회적 범죄는 훨씬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권력있는자는 권력없는 것 처럼 , 돈을 가진자는 돈이  없는 것 처럼, 지혜있는 자는  지혜 없는것 처럼 반면교사의 자세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