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이가 잘 보았어. 전에는 소들을 많이 키우는 외양간이었는데 60년도에 전 의원이 대학을 졸업하고 마지막 소원이라며 여기에서 고시공부를 일년 한 적이 있어. 아마 너무 오랜 세월동안 춘원 외할아버지 집에서 신세를 져 떳떳하게 독립을 할 생각도 있었을 거야. 일년이라는 기한을 못을 박고 춘원 외할아버지가 허락을 했나 봐. 그런데 남녀간의 사랑이란게 질기더라고.”

“왜요? 춘원 어머니가 반대를 했나요?”
“아~니, 춘원 엄마는 남자의 일에 간섭하는 성격이 아니고 남자를 너무 열심히 따르는 성격이야. 대학을 같이 졸업 했으니까, 바로 춘천에 무용선생으로 발령을 받았기에 이곳에서 출퇴근을 했어. 지금 생각하면 그 때 한 3년 장인에게 허락을 받았으면 더 좋은 추억을 남겼을 터인데….”
아저씨는 담배를 물면서 14년 전으로 자기 자신의 시계를 돌려 놓는 데 그 당시 영이는 5살로 창녀들의 귀여움을 받으며 세상 모르고 재롱을 피울 때이다.

“목감서원 터에 외양간을 지키는 초가집이 있었는데 전 의원은 거기서 생활을 하고 춘원 엄마는 여기 안채에 살았어. 전 의원은 뱃사공 노릇을 하고 춘원 엄마는 부엌일을 했으니까, 일년동안 나와 마누라가 편했지. 그들도 소달구지 자가용을 타고 출근하면서 연애, 나룻배에서 연애, 퇴근하면서 연애, 두 사람이 제일 행복한 시절이었지.”
아저씨도 흘러간 그 시절을 연상하면서 환한 미소를 띄운다. 과거의 일에 대해 고통을 느끼는 자는 인생을 실패하는 것은 죽는 순간에 모든 것은 과거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전 의원은 고시공부를 하러 온 것이 아니고 연애하러 이 곳에 왔나 보네요.” 영이는 낭만적인 연인들에게 부러움을 느끼며 아저씨의 장단을 맞추어 드렸는데 의외로 아저씨는 영이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이다.

“영이는 연애를 한번도 안 해본 모양일세. 연애는 일을 하면서 해야 더 맛이 나거든. 전 의원은 고시보다 세상에 나가기 전에 자기 자신을 정리하고 싶었던 모양이야. 학교와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야. 아마 전쟁을 통해 배운 교훈일거야. 자기의 꿈이었던 한국역사를 한번 더 마음에 담고 바로 맞이할 정치공부를 하였는데 정치는 현실에 충실하며 꿈도 키워야 한다며 매일 산에서 땔감을 해 왔으며 집 주위에 나무를 심었는데 담의 역할을 하는 감나무와 개암나무는 그때 심었던 거야. 굉장히 인간적이며 성실한 젊은이였어.”
현실을 중시하면 속물이 되고 꿈을 중시하면 이상주의자가 되는 극단적인 면이 있기에 지구의 양끝인 남극과 북극처럼 서로 당기며 균형을 이루는 것처럼 사람도 머리는 꿈을 담고 발은 열심히 움직여야 균형 있는 삶을 살 수가 있는 것이다.

“고시원에는 목련도 보이던데요.”
영이는 여고시절에 구덕산에서 마른 나무의 목련꽃을 처음 보고 너무나 감격을 하여 이 꽃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응~, 춘원 엄마의 생각이었지. 전 의원은 외양간 자리에 고시생들을 위해서 집을 지을 생각을 그때부터 하고 있었어. 목련은 이른 봄에 꽃부터 피고 잎은 뒤에 피는 나무며, 감나무는 정반대로 늦가을에 감만 나무에 매달려 있지. 깨끗하고 정숙한 목련 꽃을 보면서 꿈을 키우자는 춘원 엄마의 생각과 마지막에는 감처럼 열매를 맺자는 전 의원의 생각이 합해져 절반씩 심어졌고 서원이름도 자연히 목감 서원이 되었어.”
춘원 어머니는 가고 없으나 그녀가 심은 목련은 이른 봄에 젊은이들에게 신선한 꿈을 가지게 하는 것 같았다. 내일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철학자의 말은 종말론을 외치며 위기의식을 주는 종교인보다 더 엄숙한 것이다.

“원래는 감나무 감, 목련 목으로 감목서원이라 부르는 것이 옳은 것 같은데요.”
“젊은이들은 다양함을 추구하면서도 단순한 것 같아. 영이의 질문은 짐을 들고 서원에 오는 젊은이들의 첫 질문이야. 한자통은 신사 숙녀 여러분! 이라 주장하고 영어통은 레디즈 앤 젠트맨이라 주장을 하더군. 실제 답은 부부가 이불 속에서 합의가 된 것인데 감목서원이 바르나 감옥으로 불리기 쉽기에 목감으로 결정을 하였다고 해.”
분명히 있었던 과거의 사건은 현재의 역사학자나 신학자들의 상반된 의견으로 논쟁이 되는 경우가 많으나 정답은 논리보다 그 당시의 삶의 분위기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주임교수님의 말씀과 같은 것이다.

“그럼, 그 다음해 결혼하자마자 바로 공사가 시작되었겠네요?”
“영이는 결혼하자마자 바로 애기를 놓을 수 있어? 요새는 스피드 시대니 가능도 하겠어.”
영이의 벌개진 얼굴을 보며 아저씨는 한바탕 웃으신다.
“처가살이 하는 사위가 어떻게 말을 꺼낼 수가 있겠어. 춘원 엄마가 아버지를 졸랐지. 결혼식 때 강원 외할아버지가 두 가지 약속을 했어. 자식을 낳으면 분가를 시켜주고 아들이면 서원을 짓겠다는 약속을 했나 봐. 69년도 가을에 결혼을 했는데 영 애기 소식이 없었어.
자유당 시절에 야당이던 장성 출신인 유 의원을 군부세력에서 스카우트 하기위해 정치적인 갈등이 있은 모양인데, 비서관인 전 의원이 혁명 세력쪽으로 권유를 한 모양이야. 제3공화국인 들어서기 일년 전인 62년에 딸이 기다리던 임신을 하자 아들, 딸 상관없이 파격적으로 공사를 개시 했는데 전 비서관의 예견대로 군인들이 군복을 벗고 3공화국의 문을 열었고 아들인 강원도 이 해에 태어 났어. 2년 전에 목감 서원의 터에 심었던 목련도 63년부터 탐스러운 꽃을 피우기 시작했어.”

고향을 떠난 이후의 영이의 제일 큰 변화는 남자에 대한 새로운 의식이 심어지기 시작했는데 오입쟁이 남자들과 여자들 틈에서만 살아온 영이로서는 큰 변화임에 틀림이 없는 사실이다. 남자들은 허풍은 있지만 허풍을 이루어가는 추진력이 있는 것이다. 선진문화에 익숙한 희조의 사상이나 행동이 왈가닥만은 아닌 것 같았다.
“도토리 섬은 유씨 가문의 개인 소유인데 가파른 절벽 때문에 특수 군인들의 암벽타기 훈련장으로 이용되어 왔기에 군인들이 고맙다고 길을 다 닦아 주었어. 자재는 유 의원이 조달하고 군인들이 뒷마당의 집과 70개의 작은 방을 가진 목감 서원을 일년 만에 완공했어. 군인들이 역시 조직적이고 빨라. 목감 서원은 고시 합격보다 강원도 정신을 젊은이에게 심어주는 교육장이지. 많은 강원 도민과 강원도 출신들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으로 세워진 탑의 집이야.”

“한번 구경을 하고 싶네요.”
“큰일났네, 돼지를 한 마리 잡아 달라면 지금 당장 잡겠지만 목감 서원은 서원생 외에는 아무도 출입을 할 수가 없어. 특별한 행사기간에는 출입이 가능하지. 일년에 한두 번 정도.”
“절간같이 규율이 상당히 엄한 모양이네요.”
“그렇지도 않아. 모든 일을 자체 내에서 자율적으로 해결을 해. 식사도 당번들이 돌아가면서 자신들이 하고 하루에 나무 한 짐과 밭에서 한시간은 의무적으로 일을 해야 해. 고시생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절반 뿐이며 고시합격보다 강원인의 정신을 연마하자는 목표가 첫째야.”

“실례지만 강원인의 정신이 무엇인데요?”
영이는 시민정신, 도민정신, 국민정신, 새마을정신이라는 말은 듣고 알지만 아저씨는 피부 속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설악산의 정기를 이어 받은 반듯한 즉 바른 정신이야. 강원도는 한국의 허리며 등뼈에 해당되지. 다른 뼈에 비해 유연성은 떨어지나 등뼈가 반듯해야 모든 뼈가 기능을 발휘 할 수가 있어. 꼬부랑 길이 많은 강원도지만 정신은 곧게 뻗자는 거야. 이거~, 너무 자신의 고향자랑만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네.”
자신의 고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잘 가꾸고 싶다는 마음을 간직한 아저씨가 부럽다. 고향을 사랑하는 자가 조국을 사랑하며 세계를 사랑할 수가 있는 것이다. 사랑은 나누어 줌으로 자꾸만 커지는 신기루이기 때문이다.

“목감 서원생들의 졸업식은 축제가 끝나는 날의 낮에 섬의 정상에서 해발200M를 줄을 타고 강으로 내려오는 것이야. 겨울철의 눈이 쌓인 빙판을 아래의 얼음 강에서 선배들의 응원소리에 용기를 내지만, 거의 대부분이 바지에 오줌을 싼다고 해. 겨울이라 얼기에 상관은 없지만.”
아저씨는 오줌을 싸는 이야기를 하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하나님의 의 생략)

황소달구지는 어둠을 헤치며 천천히 전진을 하며 춘원과 강원은 영이의 양쪽 품에서 어깨를 베고 한 장의 담요를 같이 쓴 채 가운데의 밍키를 안고 자고 있었고 키퍼와 진돗개들도 깊은 밤에 길을 떠나는 것이 불만인지 어슬렁거리며 따라 온다.

오늘은 새벽에 강에서 잉어를 잡기로 한 날이다. 서울에서 같이 온 일행들과 가족들이 함께 오셔서 닭 백숙을 개천에서 먹기로 했는데 아저씨가 특별요리로 잉어회를 대접하겠다며 고기잡이를 나온 것이다. 어제 저녁, 영이는 아저씨가 강원보다 더 큰 잉어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았지만 믿어보고 싶었다. 잉어는 떼를 지어 다니며 진흙바닥을 다니기에 자신들의 길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물고기가 동틀 때부터 활발한 움직이기에 어둠의 새벽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섬 입구의 나룻배에 도착하자 동이 트려고 강은 짙은 안개를 뿜고 있었다. 개천에서 어항을 놓고 물고기를 잡은 이후로 일주일동안 비가 한 방울도 안 내린 탓인지 개천의 수심은 상당히 낮아 있었다. 나룻배를 섬 입구에서 개천쪽으로 10m정도에 꺼꾸로 세워 닻을 내려 고정을 시켰다.

아저씨는 강원과 춘원에게는 나뭇가지를 꺾어 만든 낚시대를 주었고 영이에게는 군인들이 겨울에 끼는 두터운 장갑을 준다. 용도와 각 자의 역할에 대해서는 어제 저녁에 상세히 교육을 받은 것이다.

자루에서 연을 날릴 때 연줄을 감는 작은 실테를 2개를 꺼내어 강원이 맨 뒤의 자리에 실테을 쥐고 앉아 있고. 아저씨는 줄의 끝에 말랑하면서도 단단하게 만든 영이 주먹만한 깻묵 덩어리를 단단하게 반죽한 후 서로 연결 된 여러 개의 낚시바늘을 깻묵 속에 섞어 넣었다.

영이 키만한 대나무 끝에 홈이 파인 손바닥만한 플라스틱 용기가 철사줄로 단단히 매어져 있었는데 아저씨는 용기에 깻묵덩이를 담고서 배에서 내려 개천 입구에 가더니 강의 중앙을 향해서 힘껏 던지니 마치 중세기에 성을 향해서 기구에서 돌이 날아가는 것 같았다. 거의 70~80m정도 날아가더니 강 속으로 깻묵덩이는 빠짐과 동시에 나룻배 바닥에 풀어놓은 줄들도 다 출발하였고 강원의 손에 쥐고 있는 실테는 뱅글 뱅글 돌면서 낚시줄을 풀어 주고 있었다.

반대로 세워진 나룻배의 뒷자리의 나무 틈새 사이에 방울이 달린 얇은 양철 판을 끼우고 낚시줄을 맨 위에 살짝 끼우는 것은 물고기가 물면 줄을 당겨 자동적으로 방울이 흔들리게 장치한 것이다. 낚시줄을 배의 바닥에 둥근 원통모양으로 풀어놓고 강원이 쥐고 있던 실테도 중앙의 나무 틈새에 끼워 놓았다. 똑 같은 형태로 하나를 더 설치한 후 아저씨는 아이들의 낚시에 지렁이를 끼어주고 담배를 태우신다.

나룻배의 절반은 잉어 낚시가 자리를 잡았으며 진돗개 방순이는 앞에서 방울을 지켜보고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네 사람과 밍키, 진돗개 다순이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나무 작대기의 낚시에 작은 물고기들이 심심찮게 걸려 든다. 추가 달린 낚시가 바닥에 닿게 하여 작대기를 이리 저리 움직이면 물고기들이 덥석 지렁이를 삼키는 것이다. 아저씨는 살아서 굼틀거리는 지렁이를 손바닥을 우묵하게 하여 놓고 반대 손바닥으로 한대를 쳐서 지렁이의 정신을 잠시 뺀 사이에 낚시에 끼우는 것이다. 한시간도 안되었는데 제법 많이 잡았다.

“딸랑~, 딸랑~, 멍! 멍!웡! 웡!”
방울소리와 동시에 방순이의 짖는 소리가 나자 소방수처럼 전원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아저씨가 군용장갑을 끼고 줄을 잡으려는 순간에 낚시줄은 방울 채로 힘차게 차고 나간다. 아저씨는 세차게 돌아가는 실테에서 낚시줄을 살짝 쥐고는 나룻배에서 내려 물 속으로 들어가자 춘원은 천으로 옆의 줄을 덮어버린다. 엉키면 곤란하므로 한 쪽은 포기를 하는 것이다.

영이도 장갑을 끼고 줄을 살짝 잡고서 나룻배의 맨 앞으로 다가서고 강원도 빠른 속도로 돌고 있는 실테를 잡고 가운데 의자에 앉는다. 아저씨께서 잉어잡이는 손바닥 맛을 보기 위함이라는 말이 맞듯이 생사를 건 움직이는 물체가 강하게 당기는 감촉을 영이는 풀려 나가는 줄을 통해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당겨!”
200m정도 감긴 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도망치는 잉어의 힘이 빠지면서 아저씨의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풀고!”
천천히 딸리어 오던 잉어가 정신을 차려 힘을 모아 머리를 틀고 다시 도망을 치는 것이다. 이때는 당기는 것을 멈추고 살짝 쥐고만 있어야 한다. 감았던 낚시줄이 또 다시 힘차게 풀려 나간다.

“당겨!”
영이는 앞에서 춘원은 뒤에서 당기면 강원이 테에다 줄을 가지런히 감는다. 똑 같은 작업을 반복을 할 때마다 잉어의 힘이 차츰 빠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거의 한시간을 버텼으니 사람도 잉어도 힘이 빠지기 마련이다.

“영이, 준비!”
개천 입구에 서 있던 아저씨가 줄을 당기면서 뒷걸음을 치기 시작한다. 잉어가 개천 입구로 들어오면서 잠수함이 수면에 올라 올 때 거품을 뿜듯이 수 많은 물방울이 수면으로 오른다. 영이는 줄을 춘원에게 일임하고 손에 빨래 방망이를 들고 무릎을 덮지 않을 정도의 개천 속으로 들어간다. 춘원과 강원과 개들도 나룻배에서 내려 줄과 실테을 잡은 채 선창으로 올라가고 영이는 빨래 방망이를 움켜쥐고서 어제 저녁 아저씨가 신신당부 하던 말을 되 새긴다.

“모든 일에 마무리가 중요하듯이 잉어잡이도 잉어가 물 속에서 물바닥에 대이는 순간에 주의를 해야 해. 잉어가 마지막 힘을 내어 발버둥을 치기에 잘못하면 놓쳐버려. 특히 이곳은 지형이 좋지 않아 나룻배를 대는 선창으로 45도 틀어야 하니, 영이는 틀기 전에 방망이로 일격을 가해 주어야 해.”

원래는 곡괭이로 찍어버리는데 아이들이 피를 보면 좋지가 않고 점심시간에 손님들이 오니 그때까지는 살려두는 것이 좋겠다는 아저씨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아저씨는 잉어를 머리부분만 약간 물 밖으로 내어놓은 채 낚시줄을 짧게 하여 바싹 당기며 나룻배를 지나 선창입구까지 왔다. 영이는 빨래 방망이를 옆으로 틀어 날을 세우고, 자갈치 시장에서 어머니가 살아 있는 생선을 칼로 목덜미를 살짝 찍는 모습을 연상하며 심호흡을 한 후, 잉어의 목덜미에 일격을 가하자 잉어는 고맙게도 머리를 푹 숙인다.

“덮치기!”
순간적으로 실신한 잉어를 선창바닥으로 끌어올리고 아가미에 밧줄을 매려던 아저씨의 마지막 신호이다. 몸무게 순으로 키퍼, 영이, 강원, 춘원, 방순과 밍키까지 겹겹으로 잉어를 덮쳤다. 잉어가 마지막 발악을 하자 방순, 밍키, 춘원 그리고 강원까지 잉어의 몸에서 밀려 나자 맨 밑의 성이 난 키퍼가 잉어를 노려보며 으르렁 거리자 잉어도 기가 찬지 아가미를 아저씨에게 순순히 벌린다.

“선장 아저씨, 만세! 방망이 누나, 만세!”
“조수들 만세! 키퍼, 밍키, 방순이 만세!”
“대한독립 만세!”
잠자고 있는 강변의 그림 같은 집들을 향해 만세소리가 새벽을 깨운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향해 호산나![구원하소서, 만세!]를 외치듯 아직까지 한국사람의 의식에는 대한독립만세를 불러야 원이 풀리는데 가까운 미래에는 대한통일만세를 부르게 될 것이다.

아저씨와 영이가 1m38cm의 잉어를 겨우 들었다. 찰깍!
아저씨와 강원이 1m38cm의 잉어를 겨우 들었다. 찰깍!
영이와 강원이 1m38cm의 잉어를 겨우 들었다. 찰깍!
키퍼, 밍키, 방순이는 잉어 앞에 언제나 엎드려 있고 단 한번, 자신이 사진을 찍을 때 외에는 춘원은 자신보다 키가 큰 잉어의 허리를 안고 있었다. 찰깍!

“야~, 역시 회는 바닷가 처녀가 장만을 하니 제 맛이 나네요.”
“쌍둥이 아빠, 같이 칼질하는 사람 듣기 섭섭하구먼. 잉어의 고향은 춘천인데 회의 본적은 부산인가?”

영이와 잉어회의 포를 뜨고 있던 박씨 아주머니가 신 기사님의 칭찬에 강한 초를 치자 간장을 더 부어라는 웃음이 쏟아져 나온다. 풀침대에 누워 춘원 공주의 나뭇잎 바람까지 쇠면서 정중히 모셔온 잉어왕자는 별당 앞 개천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하고 시내에서 온 일행들에게 놀라움을 주고 칭찬을 받은 후에, 여인 망나니 박씨 아주머니와 영이에게 최후를 맞게 된 것이다.

개천에 모인 식구는 서울서 온 일행 외에 신 기사님의 어머니, 장모인 지화자 화백과 남편, 유비서관의 장모님과 누님인 명옥 아주머니와 어머니 등의 손님들과 수 많은 개의 친구들이다. 별장 앞 수심이 제일 낮은 개천에 평상 2개가 물 속에 놓여져 아이들과 젊은 어머니들의 차지하였고 비치 파라솔 2개는 나이 많으신 분들이 차지 하였다.

남자들은 큰 돌로 네 개의 상다리를 만들어 합판 한 장을 덮은 후 앉으면 배꼽정도의 깊이인 물속에 아예 앉아 버렸다. 영이는 회를 치는 것이 아니라 두부를 써는 기분으로 잉어를 손질하면서 색다른 강원도 남자들의 피서 모습을 바라본다. 바닷가에서는 보기가 힘든 풍경이나 상당히 시원하게 보였다. 흐르는 물은 에어컨, 냉장고, 손 씻는 수건, 화장실의 용도까지 다양하게 사용되어 일어설 필요가 없는 것이다.
부산에는 영도다리를 건너가서 영도에 사는 사람은 좀처럼 이사를 나오지를 않는데, 강원도 사람들은 좋은 자연의 멋에 이사를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이해가 될 것 같았다.

영이는 잉어회을 처음 먹는데 살이 붉은 색을 지녀 이상한 기분이 들었으나 입 속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느낌과 향은 일품이었다. 산에서 흘려 내리는 물 속에 사는 고기는 역시 다른 맛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별장님, 기사가 너무 술을 많이 자시면 음주운전에 걸리는데…”
신기사님이 박아저씨에게 한잔을 권하면서 넉살스러이 농을 한다.
“내가 운전수고 교통 순경인데 무슨 걱정인감, 너만 마누라가 운전을 하나? 나도 오늘은 여편네가 나룻배 운전을 하니 걱정들 말게나.”
“관두소, 나도 오늘같이 식구들이 많이 모인 날, 한잔 먹을 터이니 쌍둥이 아빠가 목감 서원 젊은 닭박사들에게 부탁하소. 더운데 우리도 밑에 앉아서 시원하게 먹읍시다.”

파라솔과 평상에서 발만 담구던 여인들이 각 자의 짝 옆으로 내려 앉으며 엉덩이를 물 속에 담근다. 짝 없는 영이는 고아원 보모를 해야 하는 것이다. 1차로 잉어 매운탕까지 먹고 2차는 거의 국물이 없을 때까지 삶은 닭을 통째로 앞에 놓고서 손으로 뜯어 먹는데 너무 뜨거워 연신 손을 물속에 잠겨야 하는 것이다. 더운 날에 뜨겁게 삶은 닭은 또 다른 별미였다.

“도토리 섬의 발전을 위하여!”
“목감 서원의 젊은이를 위하여!”
“서로의 건강을 위하여!”
“특공대 닭을 위하여!”
남자들은 맥주를 여자들은 사이다를 탄 막걸리를 아이들은 음료수를 하늘 높이 쳐들며 환호를 지른다. 곧 이어 한국인이 자랑하는 젓가락 가요제가 벌어지면서 도토리 섬의 가족친목회의 분위기는 점점 익어 가는 것이다.

“저의 가족을 이렇게 잘 대해 주시어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저희들이 그 동안 준비한 간단한 발표회로 인사를 대신을 합니다.”

강원은 돌아가기 위해서 나룻배에 가뜩 앉아있는 식구들에게 영이가 적어준 인사말을 하였다. 실제로 이들은 이 순간을 위하여 개천에서 오랫동안 연습을 한 것이다. 개천의 입구에 춘원과 강원은 수영복 차림으로 구명조끼를 입고 양 팔목에도 간이 구명조끼를 끼우고 긴 대나무를 들고 서 있으며 양 옆에는 밍키와 키퍼가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출발!”
영이는 연분홍 스카프를 흔들며 신호를 보내자 밍키가 제일 먼저 강으로 뛰어들고 춘원과 강원이 대나무의 양 끝을 잡고 뛰어들고 마지막으로 키퍼도 강 속으로 뛰어들더니 대나무의 중간을 입에 물었다.

“진격!”
밍키가 선두에 서고 대나무를 손에 쥐고 입에 문 혼합군단이 발을 굴리며 속도를 내는데 강원과 춘원은 코를 물에 넣었다 빼었다 하며 박자를 맞추나 개들은 코는 절대로 물에 넣지를 않는다.

“회전!”
영이가 분홍 스카프로 돌리자 선두의 밍키는 바쁘게 큰 원을 그리고 강원이 축이 되어 춘원도 바쁘게 한 손으로 대나무를 잡고 원을 그리며 방향을 바꾸면서 혼합군단은 360도 회전을 하여 원 위치 하였다.

“개선!”
영이는 스카프를 양 손에 잡고 오라는 신호를 보낸다. 키퍼가 물고 있던 대나무를 놓더니 머리를 들어 숨을 들이키며 물 속으로 잠수하여 대나무 사이를 통과한 후에 자세를 바꾸어 다시 대나무 중간을 문다.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영희는 한 숨을 내 쉰다. 이 훈련이 키퍼에게 제일 어려웠던 순간이었다.

똑 같은 자세로 강원과 춘원도 자리바꿈을 하였다. 맨 끝이 된 밍키가, 코는 물 속에 넣지를 못한다는 고집이 받아 들여져, 속력을 내더니 키퍼의 등을 타고 올라가 키퍼의 목덜미에서 두 발을 세우고 우뚝 일어서자 또 한차례의 박수를 받으며 묘기 행진팀이 돌아오는 것이다.
“키퍼는 이름 그대로 정말로 성자이다. 성자는 모든 것을 희생하며 참을 줄 아는 하나님의 자식이다.”

처음으로 키퍼는 아저씨에게서 칭찬을 받아 보는 것이다.
“이제 키퍼가 조금 더 커서 시집을 가면 신랑과 함께 저의 팀들이 이 강을 건너는 도전을 하여 보겠습니다.”
강원은 주장답게 다음의 포부까지 야무지게 밝히는 것이다. 젊은이는 보수에 도전을 해야 하며 개혁이란 과정을 통해 쓰라린 상처도 받지만 도전을 해야 세상은 진보되는 것이다.

* * * * * * * *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 (잠16:9)
지금 노트북의 길잡이 개가 누워 있습니다. 뉴스엔조이를 보는데 “당”하고 무엇이 나타나기에 클릭을 해 보았더니 황토농장의 세인트버나드 장군이가 나오더군요. 러시아에서 2마리를 길렀는데 이 친구들과 얽힌 이야기는 자의 나의 영원한 추억입니다. 그래서 실제 경험담인 “개 팔아라”를 보내게 되어 “당당뉴스”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황토농장의 재형이, 복태와 그리고 광남이에게 힘을 내라고 제가 쓰고 있는 소설에서 도토리섬의 이야기만 추려 보냈더니 앞에 세워 주시기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게다가 삽입을 해 주신 사진은 저에게는 현실을 보는 듯 했습니다. 이제 6회로 황토농장 편은 마치고 허락을 해 주시면 소설의 처음부터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소설은 라합교회의 열린 수요예배가 주 목적이며 세상 이야기는 흥미를 돋구기 위함입니다.

재미 부분에 있어 세상에 무슨 책이 성경을 따라 오겠습니까?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렵고 잠 오는 책이라는 솔직한 비평의 책임은 교회의 지도자들이나 신학자에게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한 것이 <영이와 철수 그리고 바둑이 > 또는 <창녀 구원론> 입니다. 6회 동안 실어 주신 주필님과 읽어 주신 독자님 그리고 처음으로 평을 해 주신 고은경 자매님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