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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 정효임 기자의 기사입니다.
도둑고양이 한 마리가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동네 카페 앞을 맴돈다. 마침 카페에 들어서는 손님이 고양이를 발견했다. 그리고 손님은 고양이와 카페 안으로 들어온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이용할 수 있는 사랑방이 있다. 이 사랑방에서는 차 한 잔은 물론 좋은 책을 만날 수가 있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마련돼 있다.
학문을 배우고 꿈을 키워 나가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 하지만 이 동네는 음주문화가 더 발전해 있다. 이러한 문화를 바로 잡고 발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카페가 있다.
카페에 도둑고양이가 들어오면 내쫓는 게 아니라 보살펴 준다. 또 책 구입은커녕 몇날 며칠을 책만 읽다 가는 손님이 있어도 좋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역과 사회를 살리기 위한 사람들의 열정이 넘치는 카페.
이들 카페의 특징은 저렴한 가격, 맛, 멋진 인테리어, 최상의 서비스가 아니다. 손님이 카페의 왕이 아닌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카페의 추억을 손님이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주인은 있지만 카페 곳곳을 꾸미고 유지하는 건 손님 몫이다. 카페는 차를 마시는 공간뿐만 아니라 내 집처럼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손님은 어울려 여론을 공유하고 나아가 공동체를 형성한다. 결국 이 카페에서는 손님과 손님, 또 주인이 모두 하나가 된다.
"정성과 진실을 담은 커피로 손님을 만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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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배나루는 서대문 충정로 충정타워 바로 뒤에 자리하고 있다. 가배나루 입구부터 내부까지 손님의 손길 하나하나가 묻어난다. 좌측에 위치한 곰은 손님들이 재활용품을 사용해 만들었다. (사진제공 가배나루 단골지기 장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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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의 손님이 소중하다는 가배나루. 들어서자마자 코끝을 찌르는 커피 향과 청량한 목소리로 반기는 운영지기(가배나루 대표·실장·차장·직원)가 있다. 서울 서대문 충정로에 위치한 이곳은 처음 방문한 손님도 단골손님이 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정감이 감돈다.
가배나루 곳곳에는 손님의 손길이 안 간 게 없다. 의자·테이블·액자, 심지어 티슈에도 손님의 생각·끼·정성이 들어가 있다. 가배나루 주변을 방황하던 고양이는 가배나루의 식구가 되어 손님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가배나루에서는 따로 말벗이 필요 없다. 차 한 잔이 말벗이다. 가배나루의 소품이 친구가 될 수 있고 운영지기들과 주고받는 대화가 기쁨이고 위로다. 이곳에는 하루에 두 번 오는 손님은 물론 멀리 대전·부산에서 오는 손님도 있다. 그만큼 편안하고 들리고 싶은 곳이다. 가배나루에는 색깔이 없다. 개인의 모습과 생각이 어우러져 손님이 가배나루를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대표·사장이라는 직함보다는 운영지기로 소개해 달라는 김현일 씨는 "정성과 진실을 담아 손님을 만나는 거죠. 사람과 사람으로요"라며 가배나루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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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배나루에서 손님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고양이.(사진제공 가배나루 단골지기 장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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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배나루안에는 80년대 학창시절 교실에서나 볼 수 있는 난로가 있다. 곳곳에 있는 소품은 손님들 작품이다. ⓒ뉴스앤조이 정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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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서재 같아요"
서울 종로구 통인동 길담서원에는 대형서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책을 만날 수 있다. 성공회대 교수이자 전 한명숙 국무총리의 남편으로 알려진 박성준 교수가 이곳 대표다. 지난해 2월에 개업해 아직 1년도 채 안 됐지만 지역주민과 인문학자, 활동가 사이에서는 소문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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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담서원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은 물론, 컴퓨터도 사용할 수 있다. ⓒ뉴스앤조이 정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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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담서원에는 서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책은 없고 한 번쯤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 있다. 테이블은 4~5개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규모지만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은 단골이 된다. 길담서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책과 강의 때문이다. 길담에는 인문·생태·환경·종교·고전 분야 등 책 4000여 권이 내장돼 있다. 또 박성준 교수가 직접 하는 영어 강의도 있다. 강의는 길담의 책을 좋아하고 원서를 읽고 싶어 하는 지역주민이 박 교수에게 권유했다고 한다.
주말이면 영화감상과 낭독회·음악회 등 다양한 공연도 열린다. 이 모든 게 손님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것이다. 지금은 공연을 이끌어갈 손님이 나오지 않아 잠시 중단된 상태다. 길담서원이 지역의 '사랑방'이며 '서원'이라는 박 교수. 그는 "이곳이 서재가 아니라 서원"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단순히 책과 차를 파는 곳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나누는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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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서재같은 분위기의 길담서원. ⓒ뉴스앤조이 정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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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담서원 대표 박성준 교수. ⓒ뉴스앤조이 정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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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새롭게 하는 카페였으면 좋겠어요"
서울 신촌 한 구석에는 체화당이 있다. 체화당은 이화여대 후문에서 이화부속고등학교 쪽으로 올라가다보면 하숙집이 모여 있는 데 자리 잡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가봤을 신촌이지만 체화당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마을 한 구석에 조용히 위치해 있다. 하지만 체화당을 만든 이신행 교수(전 연세대)는 이곳이 지역을 살리는 '마을카페'가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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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 한 구석에 자리잡은 체화당. ⓒ뉴스앤조이 정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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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화당은 2001년 한국사회에 풀뿌리민주주의를 진작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대안카페다. 이신행 교수는 "체화당은 대학 캠퍼스촌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를 넘어 한국사회의 생산적인 토론과 문화의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체화당은 풀뿌리대안대학(교장 김진욱, 유영근)이 강의실로 이용하고 있다. 풀뿌리대안학교는 각 지역에 맞는 참 사회인을 길러내 지역사회를 살리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학교다. 이신행 교수는 1990년대 초, 본격적으로 지역을 살리기 위한 생각을 했다. 이 교수는 학생들과 농촌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역사회가 활기를 띠려면 무엇보다 지역에 교육공동체가 생겨나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 결과물이 체화당이다.
현재 체화당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지역을 위해 공부하고 문화공연을 열며, 지역을 살리기 위한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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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화당에서는 마을카페 같은 편안함과 아늑함이 느껴진다. ⓒ뉴스앤조이 정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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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로부터 체화당을 만든 이신행 교수, 김혜리 간사(카페간사),유영근 변호사(풀뿌리대안대학 교장).ⓒ뉴스앤조이 정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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