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상19:1~16

9절 끝부분과 13절의 끝부분에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는 물음말이 있지요? 이 말은 “여기서 무엇하고 있는 것이냐”라는 뜻입니다. “지금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 것이냐”라는 의미의 말인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 말은 “지금 네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이 말씀을 중심으로 교훈을 받으며 은혜를 나눌 때 믿음의 결단이 일어나길 소망합니다.


1. 깊은 절망감, 또는 극도의 외로움을 믿음으로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엘리야는 하나님을 위한 일에 몸과 마음을 다 쏟아 부었습니다. 이스라엘 전체를 대상으로 굽어 있는 영적인 상태를 바로 잡고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올바로 세웠습니다. 지중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북이스라엘 지역의 저 갈멜산 정상에서 우상숭배자들과 대투쟁을 벌일 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놀라운 기사와 이적이 나타나 이스라엘의 신앙을 올곧게 하고자 했던 그의 영적인 사명을 온전히 감당했습니다.

얼마나 기뻤을까요? 그러나 그런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그가 이룬 대승리에 이어 그에게 찾아 온 것은 이스라엘 내의 이방종교 수호자인 아합 왕의 처 이세벨 왕비가 보낸 ‘처형예고’였습니다. 그는 이세벨이 사신을 통해 보낸 그 ‘처형예고’를 듣고(2절) 극도의 두려움이 엄습해 오는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견딜 수 없는 체포 압박감 때문에 거기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어서 유다의 땅 저 아랫녘에 있는 브엘세바라는 곳으로 피신했습니다(3절).


• 오직 나만 남았거늘...

그런 그에게 “여기서 무엇하고 있는 것이냐”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9절). 그 때 그는 “오직 나만 남았거늘”이라는 말로 자신의 고독함과 외로운 처지를 고백했습니다. 이 표현이 10절과 14절에 똑같이 반복되어 나타납니다. 이 말을 하는 그의 심중에는 “나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만이라도 옆에 있다면 이런 불안감이나 두려움에 사로잡히지는 않을 텐데, 이렇게 허망하게도 극한 외로움에 사로잡혀야 되다니...”라는 한탄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생각일 뿐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엘리야 못지 않은 영적인 지조를 갖고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을 칠천 명이나 남겨 두신다고 하셨습니다(18절). 결코 엘리야 혼자만 절개있는 신앙을 갖고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깊은 절망감 또는 극도의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 거기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러서는 안된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봅니다. 뜻하지 않게 엘리야의 경우와 같이 어떤 이유로 인하여 극도로 실망하거나 극한 절망에 빠져 심각한 외로움에 휩싸이는 경우, 엘리야처럼 다시 일어나서 하나님을 향해 열심을 내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 순수하게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했던 것인데...

어느 청년이 열심히 교회에서 봉사를 했습니다. 청소도 하고 교회학교 보조교사도 하고 청년부 일도 도맡아서 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교회의 어른들 눈에도 띄게 되었습니다. 눈에 띄는 것만큼 입에도 자주 오르내리게 되었지요. 자연스런 현상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별로 크지도 않은 200여 명 모이는 중소형 교회에서 그 청년이 갑자기 스타로 부상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가 보이지 않으면 그 청년 어디 갔느냐고 찾는 것이 인사가 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이 있지만 여기에 적용하기에는 좀 그렇고... 아무튼 교회의 일에 열심을 다했는데 좋은 일, 기쁜 일, 신나는 일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발생하지 않으면 좋을 나쁜 일도 끼어 들어 하나님을 위한 열심에 구멍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풍선찔러 김빠지게 하듯 열심있는 사람 기운없게 만드는 일이 이따금 생겨나기도 합니다. 엘리야 경우와 비슷한 현상들이 생겨나는 것이지요. 이 때 믿음을 굳게하여 깊이 실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엘리야와 같이 새로운 사명을 감당하기가 어렵게 되지요.

어느 날 그렇게도 열심이 특심이던 그 청년이 갑자기 교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한 두 번 결석할 수도 있는 일이므로 한 주간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주일에도 보이지 않아 어떻게 된 일이냐고 연락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별로 이렇다할 이유를 대지 않고 좀 바빠서 연락도 드리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교회에 못갔다고만 하니까 세 번째 주일에는 오겠거니 했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주일에도 오지 않았습니다.

이쯤되면 문제가 있는 것이 틀림없는 것이지요. 교회에서는 그를 만나고자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렇지만 연결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집에 있을 만한 때를 골라 그의 집을 직접 찾아가 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러니저러니 변명하고 이런저런 핑계도 대더니 나중에는 자신의 믿음이 제대로 성숙해지지 않아서 그렇다는 말도 내놓았습니다. 그러다가 이야기가 계속되던 중에 마침내 그의 속내를 털어놓고야 말았습니다. 듣고 보니 그 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교회 일을 했었는데 그만 제동이 걸려도 너무 크게 걸린 것이었습니다. 그는 온 몸의 기운이 다 빠져 나가는 것같은 충격을 받았던 겁니다.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토요일 퇴근 후에 청년부실을 청소하다가 잠깐 화장실에 들러서 환경상태를 살펴보고 나오려는데 화장실 밖 한쪽 켠에서 몇몇이 누군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더랍니다. 그래서 그는 대화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조금 기다렸다가 그들이 가면 뒤따라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고 말았다는 거에요. 그런데 그들 중에 매우 불쾌한 감정이 실린 목소리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누구 얘기를 하길래 저렇게 감정이 실렸나 싶어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그랬답니다. “그 친구 왜 그렇게 혼자 잘난 척하면서 나대는 거야? 교회가 자기네 집 안방이야? 이 교회에는 그 친구 말고 다른 사람 없어? 좀 자중하고 휘둘러대지 말라고 그래.” ... 바로 자신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것이지요.

그는 그 말에 매우 큰 상처를 받았던 것이죠. 그래서 그의 말을 듣고 이리 구슬리고 저리 구슬리고, 교회는 별별 사람들 다 모이는 곳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교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회에 오는 사람들이 다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들은 아니다, 그러니 사람이 모이는 교회에 대해 이상적으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죄인들이 모이는 곳이라서 주님의 은혜가 더 필요한 것이니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어야지 그런 정도의 말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 되면 되겠느냐며 설득도 해보고, 심지어는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면서 어떻게 사람들이 하는 말에 일일이 반응을 보일 수 있겠느냐 그럴 필요도 없지 않느냐고 도닥거려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네, 알겠습니다”라고 응수만 할 뿐 그 이후로 교회에서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었습니다. 본문의 엘리야는 그런 순간을 잘 넘겼는데 그도 그리했더라면 좋았으련만...


이렇기 때문에 남에 대한 말을 함부로 해서도 안되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절망하여 극한 외로움에 빠질 경우 엘리야와 같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생명을 얻되 풍성하게 얻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안에서 새로운 힘을 갖게 되므로 새로운 기쁨, 새로운 삶, 새로운 사역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어떤 일을 당하든지 절망에 빠져 헤매이지 말고 반드시 믿음으로 이겨내시길 그리스도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 위로와 격려, 권면을 받아들여 큰 복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청년은 그를 찾아갔던 목사의 위로와 권면을 거절했습니다. 그는 받았던 마음의 상처가 하도 커서 그의 마음문을 완전히 닫아 버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본문의 주인공인 엘리야는 위에서 말씀드린 그 청년과는 아주 달랐습니다. 엘리야는 비록 나무 아래 누워서(5절) 하나님께 자기의 생명을 거두어 달라고(4절) 할 만큼 참담함과 비참함속에 빠져 있었을지라도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문마저 닫아 걸지는 않았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예비된 복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나무 아래에 누운 그 상태 그대로 그의 목숨이 마감되기를 바랐었습니다(4절). 그렇지만 그는 천사의 권면과 위로, 격려를 결코 거부하지 않았습니다(6절).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천사가 주는 위로와 격려를 모두 다 받고 천사가 하라는 대로 순종했습니다(5b절~8절). 바로 그렇게 했을 때 엘리야는 새 힘을 얻을 수 있었고 새로운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이름으로 주어지는 위로와 격려를 받아들이되 그 위로와 격려, 권면의 말씀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 큰 복을 받게 된다는 진리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도 그렇게 하시므로 큰 복을 받는 사람들이 되셔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 들려오는 말을 들으라, 너를 위한 것이다!

광산업을 하던 사람이 사기를 당하는 바람에 운영자금이 돌지 않아 그만 부도처리 위기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광산업은 부도 직전에 몰려 폐광 위기에 도달했습니다. 임금을 받지 못한 광부들은 거의 폭도로 변해가고 있었고 엎친데 덮친다는 격으로 융자금 회수령마저 떨어져 그는 더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는 로뎀나무 아래 누워서 생명을 거두어 가달라고 기도하던 엘리야의 모습 그대로 갱 입구 앞에 꿇어 엎드려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절망상태에 빠져 버린 모습이 엘리야의 모습과 완전히 닮은꼴이었습니다. 그는 몸부림쳤습니다. 하나님앞에 성실했고 광부들을 속인 것도 없으며 일꾼들에게 줄 임금을 도둑질한 적도 없다고 중얼거렸습니다. 사기를 당했을지언정 조금도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거나 남을 등쳐서 손해를 끼친 일도 없다는 것을 하나님께 그렇게 고백한 겁니다.

그 때 “갈라디아서 6:9,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속삭이며 주시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같았습니다. 그 순간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의 사업이 법적으로 부도처리 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긴 하지만 아직 몇일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마음에 결심이 생겼습니다. 부도처리 되는 그 순간까지 “포기하지 말자!”

그는 그 말씀을 붙잡고 일꾼 몇 사람을 설득하여 더 파들어가자고 졸랐습니다. 눈을 부라리며 냉담하게 있던 광부들 중의 몇 사람이 설득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설득당한 사람들은 그가 설득을 해서 설득당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설득하는 그가 약간 실성한 것처럼 보였기에 불쌍한 마음이 들어서 그의 생애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자는 마음으로 그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었습니다. 그를 안쓰럽게 여긴 광부 몇 사람이 갱을 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를 파들어 갔을까요? 갑자기 갱 안쪽에서 시꺼먼 물이 새어 나오기 시작하더니 점점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놀라 갱 안에 있던 광부들이 더 작업을 하지 못하고 기겁을 하여 급히 갱 안을 빠져 나왔습니다. 그러자 그 뒤를 이어 시꺼먼 물이 갱 밖으로 흘러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기겁하여 갱 안을 빠져 나온 몇몇 광부들과 함께 그 광산업자는 이제 탄성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갱 밖으로 흘러 나온 저 시꺼먼 물, 그것이 무엇이었을까요? 원유, 바로 원유였습니다. 놀랍게도 갱을 더 파들어가므로 인해 유전... 유전이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땅 속에 깊이 묻혀 있던 원유가 그렇게 발견된 것입니다. 이것은 말씀에 따른 결과였고, 조금만 더 파보자는 광산업자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던 광부 몇 사람들의 착한 마음이 얻어낸 결과였습니다.


그러므로 저와 여러분도 어떤 절망에 빠졌든지, 무슨 실망스런 일을 겪고 있든지, 어떤 외로움과 고독속에 갇혀있든지, 생명을 얻되 풍성하게 얻게 하시는 구원자 주님의 말씀, 주님의 권면, 주님의 격려와 주님의 위로를 감사함으로 받으시되, 적극적으로 받으셔서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예비해 놓으신 놀라운 복을 그대로 온전히 다 감당하시는 기쁨의 사람들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3.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고 큰 사명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본문 9절, 13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고 두 번 물으신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말은 시작할 때도 말씀드린 것처럼, 원전에 따라 직역하면 “여기서 무엇하고 있는 것이냐”는 물음입니다. 이것은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 것이냐”는 뜻이 담긴 물음인 겁니다. ‘당연히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고 왜 엉뚱한 곳에 있는 것이며, 마땅히 감당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여기서 무엇하고 있는 중이냐’는 것이지요. 그 때 그는 그의 처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자신에게 밀려 들어 온 깊은 절망감과 고독감, 세상에 단 혼자 뿐인 그의 외로움에 대해 고백했습니다(10절,14절). 그 때 택하신 백성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그에게 들려 왔습니다.


• 음성으로, 말씀으로 다가오시는 하나님

그는 모세가 경험했던 것과 같은 그런 방식으로 하나님과의 만남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는 주님이 사도바울을 만나셨던 그런 방식으로 하나님과의 대면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크고 강한 바람이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었지만 하나님은 거기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바람이 분 후에 땅이 갈라지는 지진이 있었지만 하나님은 거기에도 계시지 않았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뒤에 불이났으나 그 불가운데도 하나님은 없으셨습니다. 크고 강한 바람도 지나갔고 땅이 갈라지며 밑으로 꺼져 버리는 지진도 지나갔으며 장관을 이루는 불길도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뒤에(11절~12a), 주변이 조용해진 적막함속에서 마치 옆에서 부드럽게 속삭이듯하는 세미한 음성이 그에게 들려왔습니다(12b).

“세미(細微)하다”는 말은 ‘가늘고 작다’는 뜻인데 이 표현의 원전은 “조용하고 가녀리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엘리야는 그렇게 조용히, 산들바람처럼 가늘고 작게 귓전에서 속삭이듯이 들려오는 음성을 향해 굴속에서 바깥쪽으로 나와 굴어귀에 섰지요(13절). 바로 그 때 엘리야는 그런 조용하고 자그마한 음성으로, 그러나 분명하고도 똑똑한 말씀으로 사람을 만나 주시는 하나님, 그래서 사명을 감당하라고 임무를 주시는 하나님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 너는 네 길을 돌이키라

엘리야와 만나신 하나님은 그에게 ‘너는 네 길을 돌이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너 길 잘못 들어 왔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제 제대로 된 길로 가라는 말씀이십니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온 길에서 돌이켜 역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엘리야는 그 말씀에 따라 다시 광야길로 들어갔습니다. 그가 통과해 왔던 광야길로 다시 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돌이키라는 말씀은 방향을 역방향으로 다시 가라는 의미이지 처음에 있었던 그 장소로 다시 가라는 뜻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회개한다는 것은 하나님께로 돌이켜 하나님께 방향을 맞추라는 것이지 예전의 인생길로 다시 들어가 옛생활을 반복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엘리야는 그 말씀에 따라 역방향으로 다시 길을 잡아 나갔습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다메섹이라는 곳으로 가라는 것이었고 거기서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 왕으로 세우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를 염두에 두고 이 여정을 표현하자면, 평안북도에서 우상숭배자들과 대결을 벌리고 승리한 후 중부지역을 거쳐 전라남도 끝자락에 이르렀다가 거기서 출발하여 다시 중부지역을 거쳐 북쪽으로 올라가되 이번에는 함경북도 쪽으로 가는 형태라고 빗대어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엘리야는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그렇게 움직였고 말씀에 따라 나머지 두 지시대로 예후를 이스라엘 왕으로 기름부었으며 엘리야 자신의 후계자로서 엘리사를 세우라는 말씀을 그대로 이행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엘리야는 극도의 외로움, 극한 절망감을 이겨내고 그의 사역을 완수하여 언제나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렸습니다. 저와 여러분도 삶에 들이닥치는 깊은 상실감, 돌이킬 수 없을 것같은 절망감 등에서 비롯되는 “나 홀로 혼자 남아 있는 것 같은” 극한적인 외로움, 또는 고독감을 주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감당하므로서 오히려 그런 것들을 기쁨으로 변화시키는 놀라운 복의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주 안에서 반드시 그런 복을 받게 되시길 축원합니다.


• 원인모를 질병을 봉사로 치료

만성적으로 온 몸이 피곤하여 늘 활달하지 못한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외롭게 살아가는 부유한 집의 부인이 있었습니다. 그 부인은 여러 면에서 남부러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단 한가지,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인해 날마다 약을 먹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그것이 유일한 약점이자 그녀가 자신의 인생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제일 원인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이 세를 주고 있는 점포에 놀러 갔습니다. 물건도 몇 점 팔아줄겸 세를 받을 날도 가까이 와서 겸사겸사 차 한 잔 마시며 시간 좀 보내려고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문이 안으로 잠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보니 사람은 분명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기척이 없었습니다. 조그만 가게 안에 너댓명 들어가면 꽉 찰 조그만 방 하나 딸려 있는 것이 전부인데 문소리를 듣지 못할 리는 없고...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 때, 유리문으로 보이는 저 구석진 곳에 있는 조그만 방문이 살~짝 열리더니 점포 주인이 나오면서 인사를 하며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왜 문을 닫았느냐, 장사 안하냐’고 물으니까 지금 교회 식구들이 와서 예배드리고 차마시는 중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면 끝난다면서 자리를 권하였습니다.

부인은 조그만 점포 안에서 내 주는 의자에 앉았습니다. 점포 운영자인 집사님은 다시 방안으로 들어갔는데 대략 보니 다섯 명 정도 앉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있으면 끝난다더니 과연 얼마 있지 않아 그 조그만 방안에 있던 여자들이 다 나왔습니다. 그리고 점포 운영자의 소개로 인사를 나누며 헤어졌습니다. 점포를 운영하는 집사님은 그들이 다 간 다음에 점포 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차를 한 잔 내왔습니다. 그 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점포 임대자인 그 부유한 집의 부인이 내심 놀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크지도 않은 점포 세 내어 겨우 물건 몇 점 떠다가 파는 처지에 일주일에 두 번씩이나 고아원을 방문하여 아이들과 놀아 주고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전 그 여자들이 같은 교회 같은 팀 소속이라면서 오늘도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까 의논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렇게 해도 장사에 지장이 없느냐’고 했더니 뜻밖에도 ‘그 날 벌지 못하는 것은 고아원의 아이들한테 내가 그만큼 봉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괜찮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갈 때 한 번 같이 가보지 않겠느냐고 권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참으로 귀엽고 예쁘다면서... 부인은 얼떨결에 그러자면서 약속을 하고는 얼마쯤 후에 점포를 나왔습니다.

날짜가 되어 고아원을 방문한 후 그 부인은 천진스런 아이들을 아무런 사심없이 돌보는 점포 운영자와 그 팀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잔잔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경험에 이끌려 어느새 그 부인도 고아원 봉사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 부인은 소스라치게 놀라는 일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고아원에 같이 다닌지가 그럭저럭 반 년 정도 되었나 보다 싶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약을 먹지를 않아 방안에 잔뜩 쌓여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와 동시에 그 동안 그렇게도 온 몸을 짓누르고 있던 원인 모르는 병에서 해방되었음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근래에 아프다는 생각이 든 때조차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하나님께서는 원인 모를 질병 뿐만이 아니라 죽음에 이를 것 같은 외로움과 절망감, 고독과 상실감 등에 시달릴 때 그것들을 능히 이겨낼 수 있도록 조치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엘리야와 같은 깊은 절망에 빠져 방황할 때 (1)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고 내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인지를 알면 하나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복이 보입니다. 그 결과 (2)말씀을 받고 그에 따라 순종하면 생명의 기쁨을 약화시키는 질병은 어느새 치유되고 (3)다른 사람의 영혼의 상처와 아픔을 치료하는 사역을 감당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주 안에서 한 가족된 저와 여러분, 혹 어떤 일로 크게 실망했거나 깊은 절망에 빠져 있으신가요? 우리를 향해 들려 주시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받게 되길 바랍니다. 그럴 때 그에 따른 복을 감당하게 됩니다. 성경에 기록된 말씀 뿐만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주시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 권면의 말씀도 거절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수용하셔 그 말씀들이 모두 나를 위한 복의 말씀이 되게 하시기 바랍니다. 그럴 때 새로운 사명을 이루는 놀라운 복의 길로 나가게 됩니다. 꼭 그렇게 하셔서 절망과 외로움을 이겨내시고 말씀을 통해 예비된 복을 받으셔서 올 한 해 동안에도 하나님의 복을 증거하시는 믿음의 권세자들이 되시길... 그리스도,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