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온전한 생태계 복원과 피해주민의 충분한 보상을 촉구한다.
(삼성 태안 원유유출 사고 1주년에 기독교 환경운동연대의 입장)

“하나님이 아담을 에덴에 두시고 동산을 잘 관리하고 지키게 하셨다.”창2/15

‘검은 재앙’으로 불려 진 삼성 태안 원유유출 사고가 일어난 지 1년이 되었다. 온통 검은 기름으로 뒤덮인 바다에는 검은 파도가 일었다. 그 검은 파도는 삽시간에 150km 서해 해안을 뒤 덮었고 주민들과 각 종 생명체의 삶과 희망을 앗아갔다.
하지만 절망은 다시 희망을 불렀다. 꼬리를 물고 찾아온 자원봉사의 물결은 기적을 이루었고 생명이 살지 못할 것이라던 바다엔 다시 생명이 되살아나고 있으며 바다는 다시 푸른 빛깔을 되찾아가고 있다.

본회도 현장에 상황실을 꾸려 자원봉사의 손길을 도왔고 생태계 복원에 힘썼다. 한국교회는 전국 수천의 교회에서 70여 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참여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곳을 찾았던 기독교인들은 창조세계의 아픔을 통감하며 하나님의 몸을 닦듯 바위 틈 새에 스며든 검은 기름을 닦고 또 닦았다. 하나님의 은총, 자연의 정화능력과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인간의 열정이 태안에 생명을 불어 넣고 있다.

그러나 사고 현장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관계부처의 생색내기 식의 방제활동은 이미 방제 완료를 선언했으나 아직 상대적으로 손길이 필요한 도서지역에는 미치지 않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주민들의 방제활동은 끝나지 않고 있다. 처리과정에서 과도하게 사용한 고압세척기, 유화제는 생태계 질서를 파괴하고 기름으로 인한 2차 오염을 발생시켰다.

또한 아직도 피해주민들에 대한 배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제 유류오염기구(IOPC)의 최대 피해 추정액은 6천13억 원, 하지만 배상한도는 절반가량인 3천2백16억 원에 불과하다. 또한 지금까지 태안지역에서 기름유출사고와 관련, 1년여 동안 피해신고가 접수된 것은 2만 6,000건을 넘었지만 700건 정도만 보상청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분개한 주민 5,000여 명은 지난 12월 7일 태안사태 1주년을 맞아 총 궐기대회를 가졌다.

뿐만 아니라 법원은 지난 6월 판결에서 이번 사건의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삼성중공업에 대하여 3,000만원 벌금형을 관련자들에게 징역 2~3년의 벌금형을 구형하였다. 이와 같은 솜방망이 처벌로 주민들의 원성을 더하고 있다. 보다 정확한 사고원인에 대한 규명과 이에 대한 적합한 판결만이 주민들의 아픈 상처를 어느 정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피해주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부와 사고의 책임을 지고 있는 삼성중공업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1. 우리는 정부의 가시적인 복원에만 집중하여 방제 완료를 선언한 생색내기 방제 활동에 분노하며, 중장기적인 목표로 서해안 생태계의 복원을 위해 힘쓸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 우리는 충분하면서도 신속한 보상이 피해주민들에게 이루어질 때까지 정부가 책임 있는 조치를 강구하길 촉구한다.

3. 우리는 위 사건에 대한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과 이에 사건의 책임이 있는 삼성중공업에 대한 적합한 판결을 요구한다.

4, 우리는 사고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고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충분히 보상하길 삼성중공업에 촉구한다.

5, 우리는 서해안 생태계의 온전한 회복과 하나님의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끝까지 기도할 것이다. 아울러 서해안 살리기 에코 프로젝트를 통해 생태사료관 건립운영과 생태섬마을 만들기를 추진할 것이다. 우리는 자라나는 다음 세대를 위하여 삼성 태안 원유유출 사고를 기억하고, 앞으로 생명을 살리는 일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08년 12월
기독교환경운동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