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를 위한 <설교자노트>를 소개합니다

                                                                             정연복(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저는 한국기독교연구소에서 편집위원으로 일하면서 1997년부터 격월로 나오는 <설교자노트>라는 책을 번역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76권이 나온 <설교자노트>는 '교회력에 맞춘' 설교 본문에 대한 성서 주석, 그리고 그 본문에 따른 미국의 실력 있는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의 최신의 설교를 번역하고, 아울러 설교의 내용과 어울릴 만한 기도문들과 예화 자료를 풍부하게 제공하여 목회자들이 설교를 준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특히 <설교자노트>에 실린 설교들은 설교자들에게 성서에 충실하면서도 독창적인 설교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이 <설교자노트>는 시중 서점에서는 팔지 않고 신청하시는 목회자들에게 직접 우송합니다. '영성적이며 공동체적이며 생태학적인 신앙 공동체를 위한 자료'인 <설교자노트>를 구입하기 원하는 분들은 한국기독교연구소(전화: 031-929-5731)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설교자노트>는 격월로 나오며, 두달치 분량의 설교 자료를 담고 있는데, 2009년 1·2월호 중 1월 셋째 주 설교 자료를 참고로 첨부합니다.

설교 제목: 예수의 쌍둥이, 예수의 제자     

* 성경 본문: 요한 1:43-51
* 성경 주석

요한복음 1장의 마지막 일화인 오늘 본문은 “그 이튿날”(43절)이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겉보기에는 하찮아 보여도, 시간을 나타내는 이 짧은 문구는 오늘 본문을 앞의 두 이야기와 교묘하게 연결짓는다(요한 1:29, 35 참조). 요한복음 서두의 절에서 발견되는 것처럼, 여기에서의 언어도 창세기 1장을 연상시킨다. NRSV에서는 바로 앞 절인 42절의 베드로보다는 예수를 서두의 문장인 43절의 주어로 올바로 제시하는데 반해(즉, “예수는 갈릴리로 가기로 결정했다”), 43절 중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예수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위에서 언급한 창세기와의 모호한 신학적 연관 및 문법적 불일치와는 무관하게, 이야기는 요한이 앞서 요한복음 1장에서 소개했던 몇몇 주목할 만한 주제들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킨다. 첫째, 안드레가 “그의 형 시몬을 발견했던” 것처럼, 예수는 “빌립을 발견하고 그에게 ‘나를 따르라’고 말했다”(41절, 43절 참조). “빌립이 나다나엘을 발견하고 그에게 ‘우리는 모세의 율법서와 예언자들의 글에 기록되어 있는 분을 발견했다’고 말했다”(45절)는 장면에서, “발견”(finding)이라는 주제가 더욱 부각된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에 관해 도달하는 일체의 지식은 하나님의 아들과 하늘 아버지의 은총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올바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요한 1:18; 6:44, 65 참조).

발견이라는 주제에 덧붙여, 빌립이 나다나엘을 초대하는 것 또한 두 번째 주제인 예수의 정체성을 요한복음 1장 속으로 교묘히 끌어들인다. 그런데 예수의 정체성은 그에게로 귀속되는 일련의 칭호를 통해 열거된다.  맨 처음에, 그는 요한복음의 서론적인 찬가에서 “말씀”으로 묘사되는데(요한 1:1-5, 14-18 참조), 예수를 “말씀”과 구체적으로 동일시하는 것은 요한복음에서 다시 표면에 떠오르지는 않는다. 세례 요한이 “하나님의 어린 양”(29, 36절)에 관해 말하고 안드레가 형 시몬에게 “우리가 메시아를 발견했다”(41절)고 선언할 때, 예수의 정체성이라는 주제가 계속된다. 그러나 예수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요한복음의 표지들은 요한복음 1장의 마지막 단락에서 점점 더 강해진다. 예수는 단지 “말씀”, “하나님의 어린 양”, 그리고 “메시아”일 뿐만 아니라 “모세의 율법서와 예언자들의 글에 기록되어 있는 분”, “하나님의 아들”, “이스라엘의 왕”, 그리고 “사람의 아들”(人子)이기도 하다(45, 49, 51절 참조).

예수에 관한 빌립의 강렬한 선언, 즉 예수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언급했던 바로 그분이라는 선언에도 불구하고, 나다나엘은 전혀 다른 문제, 즉 예수는 나사렛 마을 출신이라는 것에 혼란을 느끼는 것이 분명하다(45절 참조). 그 결과, 예수의 고향 혹은 출처에 관해 들을 때, 나다나엘의 마음속에 강한 의심이 생긴다. 모세와 예언자들이 나사렛의 예수에 관한 글을 썼다는 빌립의 주장은 상상할 수도 없다. 빌립이 언급하는 구약성경의 그리도 두드러진 인물은 결코 그 촌구석 마을로부터 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나사렛은 아무런 유명한 인물들을 배출하지 못한 시시껄렁한 마을이 아닌가. 그래서 나다나엘은 비꼬듯이 “나사렛에서 무슨 신통한 것이 나올 수 있겠소?”라고 묻는다(46a절). 하지만 빌립은 나다나엘의 반대에도 자기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는 나다나엘의 항의를 무시한 채로 “와서 보라”(46b절)고 초대한다. 그러자 나다나엘은 분명히 드러나지는 않은 이유들에서 그 초대에 응한다.

나다나엘에 대한 예수의 견해는 빌립의 간청에 대한 나다나엘의 반응보다도 훨씬 더 당혹스럽고 이해할 수 없다. “나다나엘이 자기에게 가까이 오는 것을 보고”, 예수는 그에 관해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이스라엘 사람이다. 그에게는 거짓이 조금도 없다”고 말하기 때문이다(47절). 여기에서 “거짓”을 가리키는 희랍어 단어는 “교활함”, “엉큼함”, “배반”, “속임수”, 혹은 “술책” 등으로 번역해도 무방하다. 형 에서를 속인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의 시조가 된] 조상 야곱, 혹은 예수의 왕국을 지상의 세속 권력이나 민족주의적 열망과 혼동했던 남들과는 달리(창 27:1-40; 요한 6:15; 7:1-8; 8:23; 17:14-16; 18:33-38 참조), 예수에 따르면, 나다나엘은 거짓이 전혀 없다. 요약하면, 그는 남을 속이려는 경향도 없고, 겉치레의 혹은 가짜 이스라엘 사람도 아니다.

자신의 인격에 관한 예수의 긍정적인 평가를 들었을 때, 나다나엘은 진심으로든 겉치레로든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는다. 예수의 평가를 틀렸다고 반박하거나 간단히 처리하지 않고, 나다나엘은 단순히 묻는다: “어떻게 저를 아십니까?”(48a절). 그러나 예수의 대답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불가사의하다: “빌립이 너를 찾아가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48b절). 그러나 이 봄(sighting)이 어떻게 “나다나엘은 거짓이 조금도 없는 정말 이스라엘 사람이다”라는 예수의 앞선 주장에 불을 밝혀 주는가? 완전히 만족스러운 답변은 없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무화과나무 아래에서의 나다나엘의 행동을 둘러싸고 학자들 사이에 추측이 무성하다. 예를 들어, 나다나엘은 성경을 공부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그는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또 어떤 학자들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 있는 것”은 하나님의 메시아 왕국 수립을 암시한다고 주장한다(미가 4:4; 스가랴 3:10 참조). 이밖에도 학자들마다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예수의 이상야릇한 말대꾸와 그것과 연관된 수수께끼는 옆으로 제켜두고, 나다나엘의 질문에 대한 예수의 답변은 전혀 뜻밖의 고백을 이끌어낸다: “선생님, 선생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49절). 나다나엘의 이 열정적인 선언은 그에게 거짓이나 배반이나 속임수가 전혀 없음을 강력히 입증한다. 그는 흠이 없고 고결한 사람이다. 나다나엘이 요구받지도 않은 이런 고백을 하는 데서 암시되는 것은, 그가 나사렛 예수에 관해 품었던 앞서의 의심을 진실로 포기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50a절)는 예수의 질문은 나다나엘이 예수를 믿는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인정한다. 왜냐하면 그는 예수를 “와서 보았을”(come and see) 뿐만 아니라, “예수를 받아들였고”, “예수의 이름을 믿었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받았기 때문이다(요한 1:12-13; 3:16; 5:24; 6:40, 47; 11:25-26; 20:1-10, 특히 8절 참조). 하나님의 자녀로서, 나다나엘은 “앞으로는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50b절). 특히, 그는 “하늘이 열려 있는 것과 하나님의 천사들이 하늘과 사람의 아들 사이를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51절). “사람의 아들”(人子)에 관해서는 다니엘 7:13-14를 참조하라. 요약하면, 나다나엘이 온 땅에 충만한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될 것은, 그가 예수를 믿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나다나엘은 야곱의 꿈속에서 흘끗 암시되었을 뿐인 신적인 노출(divine disclosure)을 증언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던 말씀”(요한 1:14; 창 28:12 참조)을 직접 볼 것이기 때문이다.     

* 설교 본문

어떤 사람들은 “우리는 예수처럼 되도록 부름을 받았다”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우리는 예수의 제자가 되도록 부름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둘은 큰 차이가 있다.

쌍둥이들은 보통은 그들이 똑같이 생긴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사실 쌍둥이를 경축하는 많은 단체들이 있다. 그런 단체들 중 하나인 <세계 쌍둥이 협회>는 1934년 쌍둥이들에 의해, 그리고 쌍둥이들을 위해 결성되었다. 그것은 전 세계적으로 쌍둥이들의 영적이고 지적이고 사회적인 복지를 증진하려는 가족 지향적 비영리 단체이다.

쌍둥이는 많은 다양성을 띠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그러나 이 일란성 쌍둥이는 아주 똑같이 닮았을 뿐만 아니라 서로를 거울처럼 비춘다. 하나가 오른손잡이면, 다른 하나는 왼손잡이다. 하나가 오른쪽 다리에 모반을 가지고 태어나면, 다른 하나는 왼쪽 다리에 모반이 있을 것이다. 머리카락도 서로 반대 방향으로 소용돌이 모양이고 손가락 지문도 반대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따금 심장 같은 체내의 기관들도 그런 식이다.

예수는 우리가 예수와 “같이”(like) 되도록 요청한다는 것의 의미에는 많은 혼란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 본문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쌍둥이에 관해 말하는 것이다. “예수와 같이”(like Jesus) 된다는 것의 의미를 정확히 깊이 고려하지 않은 채로, 우리는 “주님, 나는 마음속으로 예수처럼 되기를 원합니다”라고 노래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노래한다: “예수 닮기 원합니다. 예수 닮기 원합니다. 진심으로, 예수 닮기를 원합니다. 이 땅에서 영광까지의 삶의 온 여정을 통해, 진심으로 나는 예수처럼 되기를 원합니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토마스 아 켐피스의 역작 『그리스도를 본받아』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쌍둥이, 즉 예수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는 쌍둥이가 되도록 부름을 받은 것인가?

오늘 본문은 예수가 두 사람을 제자로 부르는 장면이다. 한 사람은 빌립이고 또 한 사람은 나다나엘이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서로 다른 이해에 도달하도록 도울 수 있을지 모른다.

첫째, 빌립과 나다나엘 둘 모두 개성과 성격적 기질에 있어서 애당초 예수와 별로 닮지 않았다. 그들이 나중에 예수의 축소판 쌍둥이가 되었다는 성경 기록도 없다.

성경 기록에 따르면, 빌립은 선교사 본능 비슷한 것이 뛰어나서 자신이 예수를 만난 것을  친구인 나다나엘에게 재빨리 달려가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는 예수가 보통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 둔했다. 그들에게는 5천 명의 군중을 먹일 충분한 자원이 없다고 예수에게 말한 사람이 바로 빌립인 이유가 바로 그렇다. 그는 단호하게 행동할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던 것 같다. 일부 희랍인들이 예수를 만나는 문제로 빌립에게 접근했을 때, 그는 자신이 직접 행동하기보다 안드레에게 도움을 청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나다나엘은 회의주의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물론 종교적 회의주의자이지만, 그는 엄연히 회의주의적인 부류의 사람이다. 예수가 나사렛 출신이라는 것을 듣자마자, 그는 “나사렛에서 무슨 신통한 것이 나올 수 있겠소?”라고 반문한다. 그는 요한복음에서는 나다나엘로 불리고 있지만, 공관복음에서는 바돌로메라고 불리는 제자일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공관복음에서는 그런 이름 아래 그에 관해 아무런 세부 묘사도 없다. 그는 베드로처럼 거리낌없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혹은, 그는 [흥미롭게도 “쌍둥이”를 의미하는 희랍어 이름 Didymus를 가진 도마처럼] 자신의 의심을 까발리지도 못한다. 그러나 요한복음에서, 그에게는 한 가지 덕스러운 특징이 있어 보인다. 예수는 그를 가리켜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이스라엘 사람이다. 그에게는 거짓이 조금도 없다“고 말한다. 이것은 틀림없는 찬사이지만, ”거짓“이 없음이 활동적인 제자직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그가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믿기 시작할 때에도, 그것은 그가 어떤 타고난 신앙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보통의 인간들은 아마 몰랐을 예수 자신에 관해 예수가 그에게 뭔가를 말해 주었기 때문이다.

예수는 그저 “나를 따르라”(follow me)고 말할 뿐이다.

그러므로 빌립과 나다나엘 둘 모두 예수와 빼닮은 “일란성 쌍둥이”(mirror twin)는 아니다. 예수는 그들에게 “나처럼 되어라”고 요청하지 않는다. 단지 “나를 따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의 남은 생애 동안 그들은 그렇게 행하는 것이 분명하다. 어떤 외경(外經) 작품들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세계의 다른 지역들로 복음을 전파하였고 순교자의 죽음을 맞이했다. 이 이야기들 중 어느 것이 참된 것인지 전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최소한도 그것들은 이 두 사람이 예수에 대한 신실한 믿음을 유지했음을 암시한다. 성경 자체가 유다가 예수를 배신한 것과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한 것을 조금도 망설임 없이 보도한다. 그렇다면, 만일 빌립이나 나다나엘이 예수를 배반했거나 저버렸다면, 신약성경은 그것도 틀림없이 언급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대신, 유다의 비극적인 죽음과 예수의 승천 후에, 아직도 예수의 이름으로 충실하게 모여 있는 11명의 제자들이 있었다고 신약성경은 말한다(행전 1:26).

하지만 그런 때에도, 이 둘의 예수와의 유사성은 그들 인격의 어떤 재설정에 있었던 것 같지는 않고, 다만 그들이 이미 가지고 있었던 인격을 어떻게 하나님에 의해 방향이 설정되는 방식으로 열어 갔는지에 있었다. 그들이 “그리스도를 닮은”(Christlike) 것으로 묘사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에 의해 자신이 사용되기를 바랐던 그들의 자발성에 있었다. 예수는 “나처럼 되어라”(Be like me)라고 말하지 않았다.

우리가 예수처럼 되는 것에 관해 말할 때,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그의 쌍둥이가 아니라 그의 제자가 되도록 부름을 받았다. 우리는 새로운 인격이나 일련의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도록 부름을 받은 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 자신을 하나님의 처분에 맡기도록 부름을 받았다. 바로 이 점에 있어서 그리고 주로 이 점과 관련해서, 우리는 그리스도처럼 되려고 애써야 한다.

사실, 만일 우리가 예수의 [말씨와 동작 등의 무의식적인] 독특한 버릇이나 특징을 모방한다는 의미에서 예수처럼 되려고 실제로 애쓴다고 해도, 결국 우리는 좌절을 맛볼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런 종류의 정보를 전혀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에게는 4복음서가 있다. 그러나 복음서는 예수의 생애를 객관적으로 정확히 묘사한 전기(傳記)가 아니다. 복음서는 어떤 자서전적 사건들을 포함하고 있는 예수에 관한 증언들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들마저도 복음서 작가 혹은 그가 속한 기독교 공동체의 신앙의 렌즈를 통해 이야기된다.

특히 요한복음이 그러하다. 요한복음 저자는 그것을 자유롭게 인정한다. 요한복음 거의 끝에서 그는 말한다: “예수께서는 제자들 앞에서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기적들도 수없이 행하셨다.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만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20:30-31). 다른 말로 하면, 요한복음은 예수의 활동에 대한 연대기적 보도가 아니라 예수의 삶의 의미에 대한 신학적 반성이다.

다른 세 복음서, 즉 공관복음은 역사에 대해 약간 다른 태도를 취한다. 하지만 신약성경 학자인 군터 보른캄에 따르면, 공관복음도 “예수에 대한 기록을 그에 대한 증언, 그에 대한 교회의 신앙, 그리고 그의 역사에 대한 서술과 주목할 만한 정도로 결합시킨다.” 즉, 우리는 4복음서들에서 기원 후 1세기 교회 신자들의 신앙의 눈을 통해 예수를 본다.

이것은 복음서가 가짜 예수를 제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것은 단지, 만일 우리가 참으로 예수처럼 되기를 원한다고 해도, 복음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종류의 [예수에 관한] 세부 사항을 제공하기는 어렵다고 말하는 것뿐이다.

사실 예수는 “나처럼 되라”(Be like me)고 말한 적이 없다. 그는 “나를 따르라”고 말했을 뿐이다. 오늘날 제자들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사실들 중 하나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광범위하게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기독교 비평가들의 말에 귀기울이면, 오늘날 대다수 기독교인들은 현혹되고 빈약한 사상가들 혹은 생각이 없고 어리석은 양들이다.  오늘날 기독교인들의 실제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면, 이런 부정적인 묘사에 들어맞는 많은 사람들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부끄러운 꼬리표가 교회의 폭넓고 다양한 사람들을 포괄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교회는 영리하고 머리가 좋은 사람, 둔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 재능이 하나밖에 없는 사람도 있는 반면,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도 있다. 예수에게 비겁한 사람도 있고 예수를 위한 용감한 영웅도 있다. 예배에서, 당신은 다정한 사람, 성미가 괴팍한 사람, 짜증을 잘 내는 사람들, 평온하고 조용한 사람을 발견할 것이다. 교회는 행동가들과 사상가들이 뒤섞여 있다. 어떤 타입의 사람들도 교회에서 배제되지 않는다.

무슨 의미인가? 예수가 그를 따르라고 우리를 부를 때, 그는 우리에게 우리의 본모습을 가진 독특한 사람들이 되기를 그만두고 그를 빼닮은 쌍둥이가 되라고 요청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위해 우리 자신을 활짝 개방할 것을 요청한다. 하나님과 우리 이웃을 사랑함에 있어 우리는 예수처럼 되려고 애써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재능, 능력, 콤플렉스, 결점, 그리고 통찰력을 가지고 그래야 한다. 우리는 쌍둥이가 아니라 제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기도는 이런 모습을 띠어야 할 것이다: “오 주님, 나의 사람 됨됨이, 그리고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취하셔서 그것을 당신의 나라를 위해 사용하소서. 내가 모자라는 곳에서,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나의 모습을 빚으소서.”

예수의 추종자로서 나는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가? 이것은 우리 기독교 신자들이 늘 마음속으로 되씹어야 할 소중하고 실천적인 물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예수를 따르는 일을 실제로 실천하는 것은 아마도 몹시 어려울 것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예수에 관해 최대한 많이 알 필요가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복음서를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다음, 그분의 영이 우리의 인격을 통해 흐르도록 기꺼이 허락하면서, 우리는 그분에게 우리 자신을 활짝 열 필요가 있다. 우리는 결코 그분과 똑같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를 통해 그분을 힐끗 엿볼 수 있는 방식으로 살아갈 수는 있다.

* 예화

+ 인생 묵상 
 
봄이 오면 새싹이 돋고 가을이 되면
잎이 지는 자연의 섭리를 보며
우리의 인생을 묵상해 봅니다.

자연은 날 때와 죽을 때,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거스르지 않습니다.

주님에게서 왔으니 주님에게로 돌아가야 하는
이치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어리석습니다.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그 뜻에 순종하며
겸손하게 살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작자 미상)

+ 모여서

꽃들이 모여서 꽃밭이 되고
나무들이 모여서 숲이 된다.
집들이 모여서 마을이 되고
빌딩이 모여서 도시가 된다.
강물이 모여서 바다가 되고
산들이 모여서 산맥이 된다.

말들이 모여서 소문이 되고
입들이 모여서 화제가 된다.
짜증이 모여서 고통이 되고
웃음이 모여서 낙원이 된다.

자기주장들이 모여서 판단이 되고
침묵이 모여서 지혜가 된다.
나쁜 습관이 모여서 악습이 되고
좋은 습관이 모여서 덕이 된다.

미움이 모여서 지옥이 되고
사랑이 모여서 천국이 된다. 

+ 삶은 무엇인가?

삶은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통하여 은혜를 받으십시오.

삶은 아름다움입니다,
이 아름다움을 찬미하십시오.

삶은 기쁨입니다,
이 기쁨을 맛보십시오.

삶은 꿈입니다,
이 꿈을 실현하십시오.

삶은 도전입니다,
이 도전에 대응하십시오.

삶은 의무입니다,
이 의무를 완수하십시오.

삶은 놀이입니다,
이 놀이에 함께 하십시오.

삶은 값어치가 있습니다,
그러니 소중히 대하십시오.

삶은 풍요롭습니다,
그 풍요로움을 지키십시오.

삶은 사랑입니다,
그 사랑을 만끽하십시오.

삶은 신비입니다,
이 신비를 깨달으십시오.

삶은 약속입니다,
이 약속을 지키십시오.

삶은 슬픔입니다,
이 슬픔을 극복하십시오.

삶은 노래입니다,
삶의 노래를 부르십시오.

삶은 투쟁입니다,
이 투쟁을 받아들이십시오.

삶은 비극입니다,
이 비극을 대적하십시오.

삶은 모험입니다,
담대하게 대하십시오.

삶은 행운입니다.
이 삶을 행운으로 만드십시오.

삶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니,
이 삶을 파괴하지 마십시오.
(마더 테레사·수녀)

+ 하느님이 냉장고를 갖고 계시다면 
 
하느님이 냉장고를 갖고 계시다면,
당신 사진이 그 위에 붙어 있을 거예요.
하느님이 지갑을 갖고 계시다면,
당신 사진이 그 안에 들어 있을 거구요.
하느님은 봄이면 당신에게 꽃을 보내주고,
매일 아침 해님을 보여주죠.
그분은 우주 어디서든 살 수 있으시지만,
바로 당신 마음 안에 거처를 정하셨답니다.
명심하세요. 하느님은 당신에게 푹 빠져 계셔요!
고통 없는 날들을,
슬픔 없는 웃음을,
비를 동반하지 않는 햇살을,
하느님은 약속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루를 견뎌낼 힘을,
눈물에 대한 위안을,
앞날을 열어줄 빛을
당신에게 주실 거예요.
(작자 미상)

+ 하나님의 정원을 가꾸는 방법

첫째, 다섯 가지 씨앗을 심어라.
기도의 씨앗
준비의 씨앗
신속의 씨앗
인내의 씨앗
예의의 씨앗.

둘째, 세 가지 잡풀을 뽑아라.
험담 풀
비평 풀
무관심 풀.

셋째, 다섯 가지 거름을 주어라.
사랑 거름
신실 거름
충성 거름
양보배려 거름
진실 거름.

넷째, 세 가지 벌레를 잡아라.
교회 출석을 소홀히 하는 나태의 벌레
타성에 젖은 신앙생활을 하는 무관심의 벌레
나 아니어도 다른 사람이 하겠지 하는 게으름의 벌레
(케몬스 윌슨)

+ 마귀의 팔복

1. 피곤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교회에 나가지 않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은 나의 가장 믿음직한 일꾼이 될 것이다.

2. 목사의 잘못을 보고 트집을 잡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은 설교를 들어도 은혜를 받지 못할 것이다.

3. 자기 교회이면서도 나오라고 사정해야만 나오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은 교회 안에서 말썽꾸러기가 될 것이다.

4. 남의 말을 옮기기 좋아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다툼과 분쟁을 일으킬 것이다.

5. 걸핏하면 삐죽거리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은 작은 일에도 화를 내고 곧 교회 생활을 그만둘 것이다.

6. 하나님의 일에 인색하고 헌금하지 않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은 나의 일을 가장 잘 도울 것이다.

7. 성경을 읽고 기도할 수 없을 만큼 바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은 나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 마침내 나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다.

8.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자기 형제와 이웃을 미워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은 나의 영원한 친구가 될 것이다.
(더글러스 파슨즈, 『성공적인 신앙 생활을 위한 잠언』)

+ 밝은 마음, 상쾌한 기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와 유다의 얼굴은 한 사람의 두 가지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인자한 모습의 사람을 모델로 예수를 그린 다빈치가 어느 날 같은 사람에게서 가장 추악한 유다의 모습을 발견하곤 곧바로 유다의 얼굴을 그렸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천사와 악마의 두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의 기분과 처지에 따라 얼굴 표정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천사의 얼굴을 가지기 위해, 우선 기분과 마음을 자꾸 밝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 일부러 웃는 동물은 인간뿐이라고 합니다. 일부러라도 웃으려고 노력하면 인생은 한결 살만한 것이 됩니다.
(박상철자녀운동본부 이사장)

+ 천국이냐, 지옥이냐? 

어느 묘지에 이런 비문이 새겨져 있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아! 기억하라. 당신들이 지금 존재하듯 나도 그러했노라. 그러니 이제 내가 죽어 있듯이 당신들도 죽어야 할 것이다. 나를 따를 준비를 스스로 하여라.” 예리한 식별력을 가진 방문자가 이 비문을 읽고 다음과 같은  문구를 덧붙였다: “당신이 어떤 길로 갔는지 모르는 한, 나는 당신의 뒤를 따를 의사가 없노라.”  

우리의 목적은 “어디로 가고 싶으냐?”에 달려 있다. 영원한 목적지는 이 세상에서의 삶의 방법 여하에 달려 있다. 1855년 뉴저지주에서 세상을 떠난 프랑스 태생의 퀘이커 교도인 스테픈 그렐레트는 단순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나는 이 세상을 오직 한 번만 지나갈 뿐입니다. 내가 인류를 위해 할 수 있는 선행이 있다면,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친절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지금 행하게 하소서. 나는 이 길을 다시는 지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진실한 외침인가? 영원을 준비할 수 있는 이 세상의 ‘시험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낭비하거나 악용해서는 안 된다. 기회는 한 번 지나가면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
(이상길 편저, 『작고 깊은 말씀 예화』) 

+ 너는 너답게 되어라

미국의 어느 부흥사가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하나님, 제게 아브라함과 같은 믿음을 주셔서 미국의 아브라함이 되게 하소서.”
“네가 아브라함처럼 되고 싶으냐? 그럼 너는 아들을 내게 바칠 수 있니?”
“나는 아들을 번제물로 바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너는 아브라함처럼 될 수 없단다.”
“하나님, 그러면 모세와 같은 지도력을 주셔서 미국의 모세로 만들어 주소서.”
“모세처럼 되고 싶으냐? 그러면 모세처럼 사람을 죽여 모래에 파묻을 수 있느냐?”
“나는 살인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너는 모세처럼 될 수 없단다.”
“하나님, 그러면 엘리야와 같은 능력을 주셔서 미국의 엘리야가 되게 하소서.”
“엘리야처럼 되고 싶구나. 그러면 너는 많은 이방인을 죽일 용기가 있느냐?”
“나는 그런 끔찍한 일을 도저히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너는 엘리야처럼 될 수 없단다.”

성경의 위대한 믿음의 사람들을 하나하나 들어 하나님께 기도했지만 그분의 대답은 모두 부정적이었다. 부흥사는 화가 나서 하나님께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나님, 그러면 나는 누구처럼 되라고 하는 말입니까?” 그러자 하나님의 나지막한 음성이 들려왔다. “너는 너답게 되어라.”

나 이전에는 나는 없었다. 나 이후에도 나는 없을 것이다. 나는 나다. 누구처럼 살려고 할 게 아니라 나는 바로 나로 살아야 한다.
(강문호·갈보리 선교교회 목사)

+ 내 모습 그대로

나는 슬픔을 안고 주님께 갔습니다. 주님은 “기뻐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대신  저와 함께 우셨습니다. 주님의 얼굴에 흘러내리는 눈물. 나에 대한 주님의 사랑과 긍휼은 정말 컸습니다. 주님께 나아갈 때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단지 내 자신이면 족했습니다.

나는 기진맥진한 채로 주님께 갔습니다. 주님은 “평안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대신 내 손을 잡으시며 “내게 말해 보렴”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 내 마음을 토하면서 나는 평안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주님께 나아갈 때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단지 내 자신이면 족했습니다.

나는 내 자신에 대한 관심에 사로잡힌 채 주님께 갔습니다. 주님은 “너는 관심이 너무 좁아”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대신, 주님은 나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내가 내 자신에게서 벗어나고 스스로의 속박에서 풀려날 때까지. 주님께 나아갈 때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단지 내 자신이면 족했습니다.

내 모습 그대로 주님께 갔습니다. 주님은 두 손 벌려 나를 환영하셨고 잃었던 나를 찾아주셨습니다. 그 선물은 너무도 고귀했습니다.
(작자 미상)

+ 먹어 보이는 시범

“망고, 달콤한 망고! 너무 너무 쌉니다.” 청년 행상인은 기차의 객실을 위 아래로 걸어다니며 외쳤다. 그러나 승객들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청년은 잠깐 동안 그의 상품을 알리고 나서 바구니에서 망고 한 개를 꺼내더니 승객들이 보는 앞에서 맛있게 먹었다.

그의 얼굴 표정으로 보아 그는 실제로 맛있게 먹는 게 분명했다. 잠시 후 그는 다시 외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승객들의 반응이 달랐다. 망고로 가득 차 있던 바구니가 순식간에 바닥났다.

안드레와 그의 친구의 질문에 예수는 “와서 보라”고 대답하셨다. 그들은 예수를 따랐고 그와 함께 지내면서 변화되었다. 안드레는 자신이 새롭게 발견한 경험을 홀로 간직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형 시몬에게 달려가서 그를 예수의 변화시키는 친교에로 인도했다.

예수가 우리를 만나실 때 변화가 일어난다. 예수의 변화시키는 친교에서 우리는 새 인간성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새로운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큐리안 토마스)

+ 그리스도와의 동일시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살아 계실 정도로까지 우리의 존재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방향으로 변화되는 것을 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하는가? 스코트 펙은 최근의 저서에서 자신이 신학자인 하비 콕스와 함께 기조연설을 했던 한 회의에 관해 이야기한다:

콕스는 한 부자 로마인의 딸을 소생시켜 달라는 요청을 받으신 예수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예수께서 그 로마인의 집을 향해 가고 있을 때, 여러 해 출혈을 하던 한 여인이 군중들 사이에서 슬그머니 손을 뻗어 예수의 옷에 갖다 댄다. 예수님은 그녀의 감촉을 느끼고 돌아서서 “누가 내 몸에 손을 대었느냐?”고 물어보신다. 그 여인이 앞으로 나아와 자기 병을 고쳐 주실 것을 요청하자, 예수는 그녀의 병을 고쳐 주신다. 그리고는 자기 딸이 죽은 그 로마인의 집을 향해 계속해 길을 가신다.

이야기를 마친 후에, 콕스는 거의 기독교인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600명의 청중을 향하여 질문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을 어떤 인물과 동일시하였습니까?” 출혈하는 여인과 자신을 동일시한 분들은 없느냐고 묻자, 100명 가량의 사람들의 손을 들었다. 근심에 찬 로마인 아버지와 자신을 동일시한 분들은 없느냐고 묻자, 나머지 사람들 중 보다 많은 사람들이 손을 들었다. 호기심에 찬 군중들과 자신을 동일시한 사람들은 없느냐고 묻자,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손을 들었다. 그러나 자신을 예수와 동일시한 사람은 없느냐고 묻자, 겨우 6명만이 손을 들었다.

뭔가 아주 잘못된 게 분명하다. 600명의 전문적인 기독교인들 가운데 자신을 예수와 동일시한 사람이 100명 중 겨우 1명 꼴이라니! 아마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예수와 동일시했을 텐데, 건방지게 보이는 것이 두려워 차마 손을 들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자. 만일 예수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이 건방져 보인다면, 기독교에 대한 우리의 개념에는 뭔가 큰 잘못이 있는 게 아닌가. 자신을 예수와 동일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기독교인들이 마땅히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닌가! 우리는 스스로를 예수와 동일시하고, 예수처럼 행동하고, 예수를 닮아 마땅한 일이 아닌가. 기독교의 진정한 모습이란 그리스도를 모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닌가.
(스코트 펙)

+ 현대의 외식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에서 그리스도를 대신하고 있다. 그들은 구세주에 대한 역할 모델로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지 세상에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참으로 막중한 책임이다.

찰스 스윈돌은 말했다. “마치 갈매기가 얕은 물가의 새우를 찾는 것처럼, 좋든 싫든 세상은 우리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신자들은 지속적인 감시 아래 있다. 이것은 우리의 일에 있어 가장 큰 위험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그분의 삶에 대해 세상에 전하는 모든 것은 사람들이 본 우리의 삶이라는 체를 통해 걸러진다.” 

제임스 스핑크는 말했다. “기독교는 기독교를 반대하는 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옹호하는 자들 때문에 큰 피해를 입는다. 왜냐하면 기독교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말과 삶이 서로 어긋날 때가 많음을 세상 사람들이 보기 때문이다.”

허드슨 테일러도 말했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다고 고백하면서도 마치 성경이 어디 있느냐는 식으로 사는 사람들의 모순된  삶이 나의 회의론적인 동료들의 강한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주 예수께서 잘못 제시되고 있는 실례는 아주 많다. 최근에 나는 범퍼에 두 장의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트럭을 본 적이 있다. 한 스티커에는 “나는 예수님을 사랑합니다”라고 적혀 있었고, 다른 스티커에는 더 인상적인 글씨로 “내 차를 건드리면 네 얼굴을 부셔놓겠다”고 적혀 있었다. 아마도 차 주인은 두 스티커의 의미가 크게 대조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이다. 몸은 그 사람을 나타내는 도구이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그분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시려고 택한 도구다. 이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나는 어떤 그리스도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하게 한다. “그들이 오직 나를 통해서만 그리스도를 볼 수 있다면, 과연 그들은 나에게서 무엇을 볼 것인가?”
(윌리엄 맥도날드, 『잊혀진 명령 거룩하라』)

+ 변장하고 오시는 예수님

그 수도원은 한때 영성이 충만하여 수사(修士) 지원자들이 넘쳤으며, 그리고 영혼의 안식과 평화를 찾는 일반 신도들로 항상 만원이었다. 그 시절에는 수도원은 언제나 맑고 투명한 에너지로 충만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수사 지원자도 별로 없고 찾아오는 일반 신도들도 거의 없어 수도원은 스산하고 어둡고 가라앉은 분위기로 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수도원에 수도원장의 옛 스승이 찾아오셨다. 수도원장은 스승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스승은 아무 말도 없었다. 스승은 며칠 동안 조용히 기도와 묵상, 명상을 하면서 보내다가 조용히 떠났다. 스승이 떠난 며칠 후 수도원장 앞으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스승이 써 보낸 편지였다.

“여보게, 내가 자네 수도원에 며칠 묵는 동안 너무 놀라운 경험을 하였네. 나는 자네 수도원에서 예수님을 직접 만나 뵈었네. 그분은 평범한 사람으로 변장하고 계셨네. 예수님은 나에게 비밀을 지키라고 명하셨네. 그러므로 변장한 그분이 누구라고 밝힐 수는 없네. 하지만 그분이 바로 자네 수도원에 계신다는 사실만큼은 꼭 말해야 할 것 같아 이렇게 알려주는 것일세.”

수도원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수도원 안에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았지만 그분이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수도원장은 이 사실을 자기만 알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여 수도원의 모든 사람들에게 스승의 편지를 공개했다. 그 편지를 읽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 가운데 변장하신 예수님이 계신다!”는 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 수도원 사람들은 조금씩 변화되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혹시 변장한 예수님일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수도원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질투, 게으름, 거만함, 교활, 미움, 책임 회피 등 사람들 사이에 생길 수 있는 모든 부정적인 갈등이 점점 사라졌다. 그 대신 희생적 사랑과 진실한 섬김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기쁨, 즐거움, 평화, 기도와 찬양, 거룩한 영성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수도사들은 물론이고 정원사, 주방 일꾼, 사무원 등 수도원 안의 모든 사람들이 내가 만나는 이 사람이 변장한 예수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서로를 예수님으로 대접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이 수도원의 놀랍고 아름다운 변화는 소리 없이 사방에 널리 퍼졌다. 사랑, 평화, 거룩한 영성을 사모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수도원은 다시 맑고 투명하고 거룩한 에너지로 충만하게 되었다.

+ 화장은 지워진다

화장을 맨 처음 시작한 사람들은 고대 이집트 여인들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에서였다.

천연두가 유행하던 중세에는 마마 자국을 감추려고 화장을 진하게 했다. 서커스단의 분장사는 사람들을 웃기려고 피에로 화장을 한다. 아프리카나 뉴기니 원주민들은 전쟁을 할 때 무섭게 보이려고 화장한다. 마치 카멜레온이 상대방과 싸울 때 붉은 색을 진하게 내듯이 말이다.

화장을 하는 이유는 제각기 다르지만, 근본 이유는 결국 남을 속이기 위한 것인지 모른다. 화장을 잘하면 얼굴의 결점도 감춰지고 더 아름답게 보인다. 화장은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만 그 형태가 다를 뿐이다. 남녀 구별 없이 사람들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화장한다. 학벌, 가문, 출신 지역, 돈, 명예 따위의 다양한 화장 도구를 사용한다. 그것으로 자신의 본래 모습을 감추고 남들 앞에서 좀더 멋진 사람으로 보이려고 애쓴다. 하지만 얼굴에서 화장이 지워질 때, 추한 모습이 하나 둘 드러난다. 지워진 자국에서 차츰 드러나는 본래의 얼굴이 곱기는 어렵다.

이 세상에 살면서 우리는 얼마든지 화장하며 살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화장은 언젠가 지워지게 마련이다. 설령 이 땅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해도 하늘 나라에서는 모든 게 지워질 것이다.

주님은 바리새인들을 향해 자주 질책하셨다. “회칠한 무덤 같은 너희들, 외식하는 자들아! 무슨 말씀일까? 화장에 익숙한 자들이란 말이다. 속을 그대로 보이라는 말이다. 겉과 속을 달리하지 말라는 말이다. 위조 화폐가 통용되지 않듯, 하늘 나라에서는 거짓이나 위선이 통하지 않는다.

언젠가 화장은 지워지기 마련이니까!

+ 네 아버지는 하나님이시지?  

주위 사람들에게 늘 따돌림을 받는 한 아이가 있었다. 그는 어머니가 처녀 때 낳은 사생아였기 때문이었다. 그 아이는 친구 하나 없고 학교에서도 왕따가 되어 너무 외롭고 괴로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 아이가 12살이 되었을 때 마을 교회에 목사님이 새로 오셨다. 목사님의 설교가 은혜롭다는 소문이 나자 그 아이는 설교를 듣고 싶어졌다.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여러 번 망설인 끝에 용기를 내어 주일 아침에 교회를 찾아갔다. 처음에는 말씀이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한 번 두 번 나가면서 하나님의 사랑이 가슴에 와 닿았다. 이렇게 해서 그 아이는 점차 하나님 아버지께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예배가 끝나기 무섭게 집에 돌아오곤 했다.

어느 날 어른들 사이에 숨어 조금 늦게 예배당을 빠져나오는데 누군가가 그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넌 누구냐? 네 아버지는 어느 분이시지?” 돌아보니 거기에는 목사님이 서 계셨다. 목사님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 네 얼굴을 보니 누굴 닮았는지 알겠구나. 네 아버지는 하나님이시지?”

그 아이의 이름은 벤 후퍼였다. 그는 미국 테네시주 주지사로 두 번이나 당선되고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사회와 교회에 아름다운 삶의 본을 남긴 인물이다.

그는 훗날 이렇게 간증했다. “주일예배 후에 목사님이 제게 하신 그 한마디가 제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송길원·목사)

* 예배 자료

+ 예배에의 부름

오! 주, 우리 하나님
당신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우리가 소망을 가지게 하옵소서.
우리가 어릴 때나 백발이 되었을 때나
당신은 우리를 돌보는 분입니다.
당신의 힘이 당신의 것일 때
그것은 참된 능력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자신만의 힘일 때
그것은 능력이 아니고 약함입니다.
우리는 당신께로 돌아갑니다.
당신이 창조하신 것들을 의지하지만
언제나 그것들을 넘어서
그것들을 만드신 당신에게로 갑니다.
(어거스틴)
 
+ 한 목소리로 드리는 기도

믿음을 갈망하며 불신에 빠져 있음을 용서하소서
희망을 갈망하며 절망에 눈물 흘림을 용서하소서
사랑을 갈망하며 나눔에 무디어짐을 용서하소서
정의를 갈망하며 불의에 너그러움을 용서하소서
자비를 갈망하며 용서에 더딘 걸음을 용서하소서
말씀을 갈망하며 진리에 머뭇거림을 용서하소서
겸손을 갈망하며 교만에 미소지음을 용서하소서
지혜를 갈망하며 유혹에 물들어 감을 용서하소서
청빈을 갈망하며 재물에 포로 됨을 용서하소서
진실을 갈망하며 거짓에 상처받음을 용서하소서
(작자 미상, '주님! 용서하소서')

+ 신앙고백의 기도

당신만큼 나를
구속하는 이도 없고
당신만큼 나를
자유롭게
하는 이도 없습니다.

당신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이면서

당신과 함께라면 무엇이나
다 할 수 있는 만능가입니다.

당신만큼 나를 어리석게
만든 이도 없고

당신만큼 나를 슬기롭게
하는 이도 없습니다. 
(이해인·수녀, ‘당신만큼’)

+ 반성의 기도

언제나
내 가슴속 그 은밀한 곳에
점 하나로
등불 하나로

내가 들어서기까지
내가 돌아볼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시는 당신

내 그러는 줄 알면서도
모른 채 내버려 둘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기다리기만 하는 당신
어느 날 느껴질 때면
나는 그저 미어지는 가슴으로
목놓아 울 밖에

그러는 내가 미워서
그러는 당신이 가여워서...
(조희선, ‘은총’)

+ 헌신에 대한 묵상기도

일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도록
인간의 운명을 정하신 주여!
당신은 모든 피조물의 궁핍을 아십니다.
나의 노력을 축복하시어
내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내게 맡기신 일이
넘치는 기쁨이게 하시고,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덜어줄 수 있는
열정적인 마음을 갖게 하소서.
내 마음이
주님에게서 멀어지지 않게 하시고,
가난하게도 부하게도 마소서.
내 모든 생애 동안
그리스도를 위해 일할 수 있게 하시고,
주의 은총과 보호 가운데
생을 마감할 수 있게 하소서.
(사무엘 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