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입력 : 2005년 10월 03일 (월) 00:00:00 [조회수 : 2854] |
|
전주에서 고속버스에서 내려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두 시간을 진득허니 기다린 후 유행가가 흘러 나오는 너털버스를 타고 한가한 시골길을 두 시간이나 가서 삼총사는 내렸는데, 반기는 것은 가뭄에 더 애를 태우는 땡볕이었다.
“은주야! 너의 집은 어디야?”
호기심이 많은 희조도 버스 안의 뽕짝에 질렸는지 잠만 자더니 땅에 발이 닿자 발동을 건다.
“여기서 작은 길로 총총한 걸음으로 30분만 가면 되요.”
“에그머니나! 또 가야되”
시동을 걸고 대기를 하던 희조는 기가 찬 듯 은주를 바라본다.
“박스 하나는 내가 머리에 일 터이니 언니 중에서 나머지 하나를 머리에 이어야 되겠어요.”
두 박스는 영이 어머니가 은주의 집에 보내는 선물로 큰 아이스박스에 아래와 위에는 비닐로 얼음을 채우고 속에는 가득 차게 족발과 아나고 회를 채운 것이라 대단히 무거웠다.
“내가 매일 머리에 책을 얹고 걷는 연습을 하니 내가 해 볼게.”
등에는 각 자의 배낭을 매었는데 희조는 친구의 가방을 2개 더 들고 가니 머리에 하나의 짐을 이는 것이 힘이 덜 들 것 같아 지원을 하였으나 세 걸음도 못 가서 휘청거리기 시작을 했다.
“오토바이, 스톱!”
머리에는 박스를 이고 양손에 가방을 든 은주와 양쪽에 2개 씩의 가방을 든 영이가 얼굴이 노래진 희조의 머리에서 박스를 내려 주었다.
“책하고는 중량이 다르네.”
“희조 언니! 몸의 어디에 중심을 두었지요?”
“당연히 배꼽이지.”
“언니는 지금 패션쇼 합니까? 행주산성에서 쪽발이의 총에 돌로 대항하여 싸울 때 아낙네들이 행주치마에 돌을 담아 운반했나요?”
“당연하지. 임진왜란 때 행주치마가 인기였어.”
“아이구~, 희조언니! 다른데 가서 이 말을 했으면 우리 사학과 망신이요. 대나무 소코리에 돌을 담아 이고 갔습니다. 패션쇼는 배꼽에 두지만 노가다쇼는 여기에 중심을 두지요."
은주가 희조의 중요한 부분에 손을 대려 하자 희조는 놀라며 뒤로 물러선다.
“언니들! 이 연습을 많이 해야 남편이 손만 잡아도 애기가 척 들어 붙고 애기 낳을 때 고생 안 하고 쑥쑥 나오지요. 희조언니 어머님이 안 배워 주덤감. 허긴 너무 많이 배워주면 산부인과 문 닫아야제.”
은주는 혼자서 중얼거리더니 길 가의 숲에서 새끼줄을 주워와 박스의 양 끝에 손잡이를 익숙한 솜씨로 만들어 준다.
“은주야, 요새는 많이 낳는 양적인 문제가 아니라 적게 낳아도 질적인 문제를 따지는 시대로 변했어.”
“일시 유행인걸요. 양도 많고 질도 우수해야 함이 성경적이지요. 인간은 인구가 많다고 걱정을 하여 별 짓을 다하는데 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지 않는 행동이죠. 언니들은 도시 처녀들이니 행주치마가 어울리겠네요. 한 손에 가방 두 개씩 들고 한 손은 박스의 끝에 손잡이를 잡으세요. 운수 좋으면 소달구지나 딸딸이차 만나 편히 갑니더.”
은주는 올림픽에 참석한 역도대표 선수처럼 손에 침을 바르더니 박스 앞에 앉더니 번쩍 들어 머리에 이고선 양 손에 제일 짐이 많은 은주의 무거운 가방 2개를 쥐고서 운수가 좋기를 바라며 일어선다.
인생 길도 걸어가는 길이나 운수가 좋으면 지나가는 차를 타고 갈 수가 있는 것이다. 여하튼 남의 동네에 와 경기를 치루어야 하는 두 선수는 군말 없이 은주의 지시를 따라야 7일 간의 봉사활동을 마무리 지을 수가 있는 것이다.
“언니들, 육신이 고달플 때는 무거운 짐을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는 성경말씀을 들으며 고달픔을 잊어야 해요. 제가 즐거운 수요열린모임을 생중계 할 터이니 30분만 힘차게 갑시다.”
너털버스 전용인 큰 길에서 소달구지 전용인 논 길을 따라 영이와 희조가 앞 장을 서고 감시자 은주가 뒤를 따른다. |
|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120 |
 |
|
|
|
|
|
|
|
| 이일배
() |
 |
|
|
| 시골길 |
시골길의 대화가 제법 성경적입니다.
짐을 머리에 이고 걸어가는 시골길...
거기선 터덜터덜 이야기 없이 걷기는
너무ㅡ심심할 거 같아요. |
|
|
리플달기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