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논의를 걷어치우시오! ①
- 그것은 교회에의 집착에 다름 아닙니다.

황호용(전 감리교 한빛교회 담임)
2005년 11월 1일

요즘 그리스도교에서는 많은 성직자들이 교회 개혁 논의에 참여하여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교회개혁을 논의하게 된 동기는 교회생존의 위기의식 때문입니다. 타락하고 부패한 교회를 개혁하지 않은 채 이대로 가다가는 교회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면서 걱정하는 모습들이 마치 아우성치는 듯합니다. 교회에 대한 집착의 모습입니다. 왜들 그렇게 교회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교회는 하느님나라가 아니고 하느님나라 오시기 이전의 단계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느님나라가 오시면 그때로부터 교회는 그 사명을 다하고 교회는 물론 종교차체도 소멸하는 것인데 언제까지나 하느님나라 이전 단계에 머물러서 교회만 하고 있으려는 것인지 또 다시 교회를 개혁하자고 야단법석들입니다.

만약에 하느님나라가 빨리 오시면 그것은 교회의 역할이 그만큼 빨리 끝나는 것이어서 더 좋을 것인데, 하느님나라 오심은 제쳐놓고서 2천년 동안이나 교회만 해왔으면서도 아직도 모자라서 앞으로 또 얼마나 더 오래 교회를 하려고 또 교회를 개혁하자고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한 때 교회가 곧 하느님나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는데 교리적으로나 성경적으로나 교회가 곧 하느님나라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2천년 역사의 교회 행태를 돌아보면 아무리 개혁을 거듭해도 교회는 교회일 뿐이지 결코 교회가 하느님나라로 될 수는 없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교회가 아무리 선한 사업을 많이 해서 많은 사람들을 구제하고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교회는 교회이지 하느님나라는 아닌 것입니다.

* 교회 개혁 논의는 교회시대의 연장을 위한 모의(謀議)입니다.

결국 교회를 개혁하려는 것은 하느님나라를 소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나라 오심을 지연시키고 교회시대를 연장시키려는 음모인 것입니다.

교회 강단에서는 오래 전부터 신학자(요아킴 프로리스)의 논설을 빌어서 삼위일체 교리에 따라 역사의 시대를 성부(聖父)시대와 성자(聖子)시대와 성령(聖靈)시대로 구분하여 왔습니다. 성부시대란 율법이 지배한 구약성서의 시대를 말하는 것이고 성자시대란 예수의 오심과 더불어 시작된 신약성서의 시대로서 교회의 시대를 말하며 성령의 시대란 그 이후의 시대라는 것입니다.

그 신학자는 교회시대가 12세기로 끝난다고 했다는데 교회는 아직도 건재합니다. 21세기에 들어와서도 결코 교회시대가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끝나기는커녕 오히려 끝날까 두려워서 또 개혁을 도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교회개혁을 논의하는 것은 교회시대를 연장하려는 모의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개혁이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서도 살펴보면, 개혁의 백과사전적 의미는 ‘기존의 사회제도와 정치체제의 본질적 요소는 그대로 유지한 채 특정한 몇 가지 모순 된 제도나 행동 및 조건을 한정적으로 변혁 또는 개조함으로써 기존 체제의 붕괴를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교회 개혁 역시 ‘교회의 본질적 요소는 그대로 유지한 채 몇 가지 모순 된 제도나 조건을 변혁 또는 개조함으로써 교회의 소멸을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교회 개혁의 목적은 교회의 소멸을 방지하려는 것입니다. 즉 교회 개혁이라는 것은 교회자체를 오래 존속시켜나가기 위한 조처로서 하느님나라 오심을 위한 어떤 실천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나라 오심을 지연시키는 반역적인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교회가 하느님나라 오심을 선포하는 곳이므로 교회 개혁은 하느님나라 선포(선교)를 더 잘 하려는 당위(當爲)가 함축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교회개혁 논의자들의 속내에는 하느님나라 오심을 촉진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으며 오히려 교회의 생존 문제 즉 교회시대의 연장에만 온 관심이 모아져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교회개혁 논의에는 하느님나라 신앙에 대하여서는 반역적인 의도가 더 크게 함축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속내를 감춘 교회 개혁 논의는, 한국 교회가 그동안 신도에게 성전종교 신앙을 집중적으로 주입시켜 놓은 결과로서 교회사랑 교회충성을 바탕으로 하여 신도의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으며, 이제는 교회 개혁이 한국 교회 선교의 한 트랜드(trend)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 교회 개혁에 집착하면 '적그리스도'입니다.

이 교회사랑 교회충성은 하느님나라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세를 확장시켜야한다는 논리에서 나온 것으로서, 2천년동안이나 교세확장의 근거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교세 확장’이 오히려 교회의 존재이유가 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교회사랑 교회충성이 신앙형태로까지 고착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교회사랑 교회충성이 심화되면, 어떠한 새로운 사회가 도래하더라도 교회는 끝까지 존재해야 한다는 교회 절대화로까지 발전하게 되어 마침내 '새 하늘 새 땅'이 펼쳐지는 하느님나라가 도래하더라도 여전히 교회는 존속해야한다는 소위 ‘교회종교(churchianity)’의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 교회종교는 바로 신전종교와 똑 같은 것으로서 필연 하느님나라 대망 신앙을 훼손시키는 반(反/anti-)하느님나라 신앙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 교회사랑 교회충성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적(敵/anti-)그리스도가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신앙인 것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하느님나라 오심에 대한 믿음이요 예수의 복음도 하느님나라 오심으로부터 시작되었으며, 교회는 이러한 믿음을 놓치지 않고 하느님나라를 대망하기 위한 공동적 노력의 하나일 뿐인데 오히려 교회 자체에 집착하여 교회가 믿음의 대상이 되는 교회종교의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다면 이는 또 하나의 사이비 신앙으로서 적그리스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만약에 하느님나라 오심에 교회가 걸림돌이 된다면 교회는 포기되어야할 것이며, 행여나 하느님나라 오심에 교회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회에 집착한다면, 그것은 하느님나라 도래의 신앙을 의도적으로 거스르는 행위로서 그것은 바로 예수의 복음을 적극적으로 거스르는 행위로 해석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끝내 교회사랑 교회개혁에 집착한다면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적그리스도(Anti-Christ)’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 16세기 종교 개혁은 결국 또 하나의 유사한 종교를 만들어냈을 뿐입니다.

그리고 정치개혁, 제도개혁 등 일반적으로 개혁이라고 하면 개혁의 대상이 되었던 것들은 개혁이 된 이후에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고 없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종교 역시 개혁되었다고 하면 개혁의 대상이 되었던 종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없어지고 개혁된 새로운 형태로 바뀐 종교만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종교개혁이라고 부르고 있는 16세기의 그 종교개혁이 종교를 개혁한 것이라면 개혁의 대상이 되었던 구 종교(카돌릭)는 더 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개혁의 대상이 되었던 교리나 제도나 신앙 양태들이 폐지되거나 바뀌어서 전혀 새로워 진 종교(개신교)만이 존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16세기 그리스도교의 종교개혁에서는 개혁의 대상이었던 구 종교는 없어지지도 개혁되지도 않은 채 지금도 위세당당하게 우리 눈앞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개혁된 모습으로 태어난 새로운 종교(개신교)도 함께 존재하고 있습니다.

결국 16세기의 그리스도교의 종교개혁은 개혁의 대상이 되는 구교(舊敎)를 개혁해서 새롭게 태어나게 한 것이 아니라, 구교를 그대로 두고 그것을 모방하고 변형한 또 하나의 종교(개신교)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결국 종교 개혁이란 구 종교를 모방하여 신종교를 만든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 된 것입니다.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유대교를 극복해서 그리스도교(카돌릭교와 동방정교)가 나왔지만 유대교는 여전히 건재하고 있고, 카돌릭교(구교)를 개혁해서 개신교가 나왔지만 구교는 여전히 건재하고 있습니다. 이로 보아 오늘의 개신교를 개혁한다고 해도 역시 오늘의 개신교는 여전히 개혁되지 않은 그대로 남아있고 오늘의 개신교를 모방하고 변형한 새로운 종교가 또 하나 만들어질 것입니다. 이처럼 종교는 개혁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또 하나의 유사한 종교가 만들어지는 것뿐입니다.

* 개신교나 구교나 유대교나 모두 똑 같은 신전종교입니다.

개혁 이전의 종교와 개혁 이후의 종교에서의 신전종교 신앙을 비교해 보면, 유대교를 극복하고 나온 그리스도교(구교)는 유대교의 신전종교 신앙을 그대로 이어받았으며, 구교를 개혁해서 나온 개신교 역시 신전종교 신앙을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이처럼 개혁에 개혁을 거듭해도 신전종교 신앙은 오늘날까지 없어지거나 변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개신교의 어느 교파는 예배당을 공공연하게 ‘성전(신전)’으로 부르고 있으며 이를 본받아서 이제는 예배당을 성전이라고 부르는 것이 개신교 모든 종파에서 보편화 되었습니다. 이처럼 개신교나 구교나 유대교나 모두 똑 같은 신전종교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세 종교는 모두 신전종교라는 하나의 종교입니다.

이처럼 개혁되었다고 하는 개신교와 개혁되지 않고 그대로 존속하고 있는 구교와 무엇이 얼마나 다르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성모 [마리아]와 어머니 [마리아]가 무엇이 다르며, 성찬 중심의 예배와 설교 중심의 예배가 얼마나 다르며, 목사와 신부, 감독(총회장)과 교황 등, 무엇이 얼마나 다르다는 것인지, 그런 차이점들이 구원의 여부를 결정할만한 차이인지, 정경마저도 똑 같은 세 종교를 서로 다른 종교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인지, 그런 것들을 차이라고 한다면 마치 풀잎 먹는 염소와 신문지 먹는 염소가 다르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결과가 이러함에도 개신교는 과연 구교를 개혁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종교는 개혁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모방되고 변형될 뿐입니다. 하물며 종교의 하위 범주에 속한 교회는 개혁의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는 존재입니다. 교회는 본질이 아니고 본질이 펼쳐낸 현상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본질은 종교입니다. 그리스도교가 본질이고 교회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결코 개혁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개혁 운운하는 것은 종교 개혁을 회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아무리 종교가 개혁되어도 교회는 여전히 교회일 뿐인 것이고 교회가 개혁되어 하느님나라 되는 것도 아닐 진데 교회 개혁이 마치 하느님나라 오심이기라도 한 것처럼 거기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은 숨기고 있는 다른 의도(意圖)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교회시대의 연장 내지는 교회시대의 영원한 존속을 위한 교회 절대화 음모 바로 그것입니다.

실로 한국 교회는 오늘날까지 교회 절대화에 진력하다가 종래에는 교회와 하느님나라를 혼동하기도 하고 교회를 하느님나라로 착각하기도 하고 교회와 하느님나라를 일치시키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배당이 교회로 되기도 하고 신전(성전)으로 되기도 한 것입니다.

* 하느님나라 그만 외치고 하느님나라 오실 공간을 비워둬야 합니다.

성자로 일컫는 예수가 하느님나라가 온다고 외치고는 곧 바로 순교의 길을 가셨듯이 교회도 하느님나라 온다고 그만큼 외쳤으면 이제는 순교의 길을 가야 할 것입니다.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랬다고 해서 하느님나라 오심을 지연시키면서까지 외치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역할이 인간의 구원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결정할 하느님나라 오심을 외치는 것일 뿐인데 그 외침을 수 천 년 동안이나 반복하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예수가, 자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과 하느님나라 온다는 것을 외치면서 계속해서 자기의 시대를 이어나갔다면, 그가 아무리 병을 고치고 귀신을 쫓으며 기적을 베풀었다고 해도 그는 하느님의 아들 이기는커녕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며 하느님나라 온다는 말은 시끄러운 소음에 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는, 스스로 자기 존재를 성자가 세우신 것이라고 한껏 치켜세우고 오만방자하면서 하느님나라가 온다고 1백년, 2백년…, 1천년, 2천년을 외쳐왔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아직도 몇 백 년, 몇 천 년을 더 외치려고 하는지 교회를 또 개혁해야한다고 야단법석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교회가 외치는 소리는 복음 이기는커녕 고함소리도 되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교회가 과연 이 문명사회에 아직도 존재해야하는가 하는 의심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것입니다.

진정 하느님나라가 온다고 외쳤으면 하느님나라가 올 공간을 비워두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 하느님나라가 오지 않았다고 해서 교회가 그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나라는 점점 더 지연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하느님나라 올 때까지 교회가 하느님의 역할까지 대신해서는 더욱 아니 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을 참칭하는 참람한 죄를 저지르는 참담한 낭패(狼狽)가 될 것입니다.

세례요한이 순교하지 않고 자기시대를 연장시켰다면 성자(예수)의 시대가 상당히 지연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세례요한이 순교함으로써 그 빈 공간으로 성자의 시대를 열어젖힐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성자 또한 십자가에서 순교하지 않고 후계자를 세워 대물림까지 해가며 자기의 시대를 연장해갔다면 아마 교회는 탄생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교회 역시 계속해서 자기 시대를 연장해 나간다면 하느님나라는 더욱 지연될 것입니다. 세례요한이 순교하듯이, 성자가 순교하듯이, 교회도 순교해야합니다. 그 때에야 비로소 하느님나라가 도래할 것입니다.

* 교회 개혁 논의 그만하고 교회 순교를 서둘러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교회 개혁 논의를 그만 두고 교회의 순교를 준비해야합니다. 그리하여 무교회의 공간을 통해 하느님나라 오심을 기다려야합니다.

교회 없는 침묵의 세상을 악마가 점령할까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울시를 하느님께 바치고 포항시를 거룩하게 하는 등 마치 하느님나라가 마왕처럼 어느 도시를 점령하거나 상납 받음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처럼 혹세무민해서는 아니 됩니다. 하느님나라는 교회가 점령해 놓은 땅으로 입성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회가 없는 무교회의 공간으로 오시는 것입니다.

교회가 우뚝 서서 위세당당하게 세상을 잘 다스리고 있는 곳에 하느님나라가 왜 오시겠습니까? 하느님나라는 교회마저 순교한 그 텅 빈 공간으로 오시는 것입니다. ‘그늘진 죽음의 땅’으로 성자가 오셨듯이 말입니다.

성자는 순교하려고 오셨다고 했습니다. 성자는 당신의 시대를 열어 세상을 점령하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세상 죄를 지고 순교하여 하느님나라를 오시게 하려고 순교의 제물로 오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성령 역시 이 세상을 점령하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나라 오시는 ‘첩경을 평탄케(빠른 길을 더욱 평탄하게)’하려고 오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하느님나라 오시는 첩경을 평탄케 하려는 성령의 역사일 뿐이지 이 세상을 점령하려는, 반석위에 든든히 세워진 콘크리트 신전(성전)이 아닙니다.

성자가 순교하는 것은 무능해서가 아니라 하느님 뜻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교회가 순교하는 것은 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나라 오시는 첩경을 평탄케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살아남기 위하여 몸부림치기 보다는 교회의 순교를 결단해야 합니다. 구차한 변명으로 교회에 집착하다가 순교의 기회마저 놓치는 참담한 몰골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결단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은 ‘뉴스엔조이’(http://www.newsnjoy.co.kr 2005년 12월 19일)‘에 [교회 개혁이 아니라 교회 순교의 때] 라는 제목으로, 에큐메니안'(http://www.ecumenian.com 2005년 12월 17일)에 [교회 개혁은 교회집착입니다.] 라는 제목으로 실렸던 것을 조금 수정한 것입니다. 황호용(e2e9@naver.com)(http://blog.naver.com/e2e9)(http://blog.daum.net/e2e9e2e)

교회 개혁 논의(論議)를 걷어치우시오! ②
그것은 또 하나의 교회 성장론일 뿐입니다!

황호용
2005년 11월 1일

교회 개혁 논의!

그것은 또 한 번의 사회 트랜드(trend) 따라잡기일 뿐입니다. 그것은 ‘개혁스럽지’ 않으면 세인의 관심을 끌 수 없는 사회풍조에 편승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것은 교회를 개혁하려고 교회개혁 논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성장시킬 새로운 브랜드(brand)로서의 교회 개혁 논의를 논의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결코 교회가 개혁되지 않을 것임을 잘 알면서 교회개혁논의를 논의하고 있는 것이며, 결코 교회가 개혁되기를 바라지도 않으면서 교회 개혁 논의를 일삼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를 개혁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교회를 고착시키려는 것입니다. 새로운 교회부흥전략으로서 그 홍보 ‘카피(copy)’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 개혁이 아니라 ‘종교’ 개혁입니다.

우선 교회 개혁이라는 말을 주저 없이 구사(驅使)하는 용기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종교(그리스도교)의 개혁이 아니라 교회의 개혁으로써는 교회가 개혁될 수 없습니다.

교회란 그 본질인 그리스도교라는 종교가 자기실현으로서 드러나는 하나의 현상일 뿐인데, 본질인 그리스도교를 그대로 두고 그 현상인 교회를 개혁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교회 개혁으로써는 교회를 개혁할 수 없으며 종교(그리스도교) 개혁으로써만이 비로소 교회를 개혁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 개혁을 논의하지 않고 교회 개혁을 논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소위 종교 개혁이라고 불리는 16세기의 그리스도교 개혁은 교회를 바꾸기 위해서 그리스도교를 개혁한 것입니다. 16세기의 소위 그 그리스도교 개혁으로 개혁된 것은 그리스도교라는 종교가 아니라 교회인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그리스도교에서는 종교 개혁이 아니라 교회 개혁을 한다고 야단법석을 벌이고 있습니다.

종교 개혁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교회 개혁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교회 개혁이란 말이 슬그머니 등장하더니 종교 개혁이라는 말이 또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교회 개혁이라는 말이 처음에는 어색하였는데 이제는 종교 개혁이라는 말이 더 어색해졌습니다. 교회 개혁이라는 말이 종교 개혁이라는 말을 대신해서 이렇게 정착한 것은 실로 최근의 일입니다.

처음에는 교회 개혁이라는 말이 그리스도교 개혁을 위한 도입 또는 문제제기, 소위 본론(그리스도교 개혁)을 위한 서론(교회 개혁) 쯤으로 생각했었는데, 교회 개혁 논의가 확산되고 교회 개혁 논의 단체들이 늘어나면서 교회 개혁은 서론이 아닌 본론으로 되고 종교 개혁은 거론조차 되지 않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종교 개혁이라는 말을 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절대 지존(至尊)의 한국교회

이런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이는 양적 교회 성장을 위하여 도입한 교회의 절대화가 교회 성장과 함께 성공적으로 완성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나라 사랑에 버금가는 교회 사랑과, 기업에 버금가는 금력과, 정부조직에 버금가는 전국적인 조직망과, 그리고 군대처럼 신속하고 막대한 동원력 등 그야말로 한국사회의 절대 지존이 된 거대 교회 앞에서 신학이니 교리니 신앙고백이니 하는 것들은 다 무의미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교회 개혁이 아닌 종교 개혁을 한다면 어떻게 될 것입니까? 그것은 지금의 교회를 해체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됩니다. 16세기 종교 개혁으로 구 교회는 부정되고 해체될 번 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나타난 것이 개신교(프로테스탄트) 교회입니다.

즉 그리스도교라는 것은 종교를 가리키는 말인데 그것은 교회의 본질이요 교회 존재의 근거이므로 만약 그리스도교를 개혁한다면 아무리 절대 지존의 교회라도 해체되거나 부정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의미를 지닌 종교 개혁이라는 말을 거대 교회 앞에서 감히 운운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감히 교회 안보에 위협이 되는 그런 말을 하는 자는 신성모독 죄로 엄히 다스려져 화형(?)에 처해질 것입니다. 그런 종교재판은 현대 한국 그리스도교에서도 이미 수없이 일어났습니다. 최근 감리교회에서 한 저명한 신학대학장을 교회 안보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하여 종교재판을 통하여 극형에 처한 바도 있습니다.

이 무소불위의 교회가 드디어 사회를 책임지겠다고 나섰습니다(2005.11.22. 그리스도교사회책임ChristianNGO 창립 - 뉴스엔조이). 이는 교회가 스스로 이 사회의 유일 패권적 집단이 되었다는 자기 확신에서 나온 선언입니다. 유대교의 근거인 신전 신앙의 꿀맛에 빠져 유대교경전인 구약성서에 천착하더니 결국 교회 절대화의 위업(偉業)을 이루어낸 한국 교회가 드디어 내 놓은 회심(會心)의 선언입니다. 이는 교회성장의 성공 이후에 나타날 필연적인 수순이기도 합니다.

폭력 정권 때에는 ‘정경분리’론 뒤로 몸 사리고 숨어 있다가 폭력 정권이 사라지고 나니까 갑자기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정의의 사도라도 된 것처럼 앞으로 나와서 사회를 책임지겠다고 말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는 사회 곳곳에서 구악이 드러나고 역사바로잡기와 함께 개혁 분위기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정착되니까 때를 놓칠세라 사회에 대하여 아부하는 것이며, 나아가 이 기회에 하느님 나라를 대신해서 교회시대(Pax Churchiana(?))를 맘껏 구가해 보려는 비겁한 기회주의적 속셈을 드러낸 것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제 뉴라이트(NewRight) 운동까지 닻을 올리고 바야흐로 교회 시대를 힘차게 열어젖히고 있습니다.

교회 개혁 논의는 종교 개혁을 차단하기 위한 음모입니다.

이와 같은 교회의 분위기를 종합해 볼 때 종교 개혁 논의를 건너뛰어서 교회 개혁 논의를 들고 나온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며, 이는 종교 개혁에 대한 욕구를 교회 개혁 쪽으로 유도함으로써 종교 개혁 논의를 일찌감치 차단하려는 책략인 것입니다.

제1차 ‘교회 개혁 열린 포럼’ 개회예배 설교(97.10.30.안동교회)에서 ‘우리는 종교 개혁을 교회 개혁으로 말하고자 합니다. 그 것은, 첫째, 종교개혁이라는 언어에 의해 인식되었던 우리의 교회에 대한 신앙 고백과 신앙 행위를 교회 개혁이라는 언어를 통해 새롭게 정립하려는 것이고, 둘째, 종교 개혁을 교회 개혁이라 함은 개혁의 본질과 대상을 명확히 인식하려는 것입니다.’라고 선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교회 개혁론을 새롭게 정립한 논설도 없었고 개혁의 본질과 대상을 명확히 인식한 내용도 결과도 없었습니다.(http://www.protest2002.org/)

이 난해한(교회에 대한 신앙고백을 새롭게 정립하지 않아서) 설교는 종교 개혁을 거부하고 그 대신에 교회 개혁을 그 자리에 바꿔 놓음으로써 종교 개혁 욕구를 교회 개혁 논의 쪽으로 돌려놓으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입니다.

얼핏 듣기에는 교회 개혁이라는 말이 개혁의 목표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 같고, 구체적인 것 같고, 개혁이라는 것이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가까이 있는 것 같고 해서 신선한 느낌을 주지만, 사실은 개혁의 대상과 목표 등을 모호하게 하고 교란시킴으로써 개혁적 실천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게 만들고 결국은 개혁을 할 듯 말 듯 흐지부지하게 만드는 말인 것입니다.

‘교회 개혁 열린 포럼’의 ‘<교회 개혁 실천 연대>를 위한 선언’을 보면 거기에는 ‘민주적 질서’, ‘샬롬 공동체’, ‘정의와 영성 충만한 공동체’라는 말들이 나열되어있고, 그 ‘선언의 배경’에서도 역시 ‘①권위주의, 교권주의, ②물량적 가치, 본래의 존엄성. ③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 ④무분별한 신학교육, ⑤목회자의 성공주의, ⑥교회 사명 부재, ⑦개혁의 자기반성 부재, ⑧지도자 자성 부재, ⑨교회심각성 외면, ⑩세상 뒤쫓기, ⑪종말론적 신앙 상실.’ 등등의 말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http://www.protest2002.org/)

이런 말들은 종교 개혁 논의에서는 언급될 수 없는 지극히 실천력 없는 말들로서, 심지어는 개혁의 수준이 더 낮은 교회 개혁의 논의에서도 채용될 수 없는 추상적인 말들이고, 그 말들의 뜻을 명쾌하게 정의(定議)내리기도 곤란한 다양성을 지닌 말들로서 개혁 논의자(論議者)들의 대안 없이 감성적으로 뱉어낸 비판적인 단어들입니다.

개혁(改革)은 전혀 새롭게 하는 것이고 개선(改善)은 좀 더 좋게 하는 것이고 반성(反省)은 삼가고 조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위에 나열된 말들은 개혁의 논제는 고사하고 개선 주제로도 될 수 없으며 반성하고 삼가야 할 충언들인 것입니다. 이런 말들을 개혁의 논제나 개혁의 대상으로 삼아 개혁 논의를 한다고 하면 소가 웃을 것입니다.

이런 말들은 말 그대로 비판할수록 교회 부흥에 보약이 되는 덕담인 것들로서 오히려 개혁의 대상이 되는 교회들이 자신의 치부를 호도하기 위하여 스스로 즐겨 쓰고 있는 말들이기도 한 것입니다. 결국 이런 말들은 종교 개혁 논의를 회피하고 교회 개혁 논의를 하되 실천하지 않고 개혁을 유야무야시키려는 음모적 의도에서 채용된 말들인 것입니다.

진정한 교회 개혁은 교리를 개혁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교회가 개혁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개혁 말놀이를 하며 세월을 허송하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로 개혁 운동을 실천할 사람들이라면 이런 모든 교회의 타락과 부패 현상의 원인이 되는 교회적 차원의 현상적 문제가 아니라 종교적 차원의 본질적 문제인 문제교리를 찾아내어 개혁논제로 삼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16세기 종교 개혁은 교황의 권위주의에 대하여 성명서(聲明書)나 발표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교황체제 자체를 철폐해버렸으며, 비구(比丘/미혼) 성직자(神父/修女)들의 윤리적 타락을 개탄하고 영적 각성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들을 결혼시켜 버렸으며, 예배의식 중 성찬의 신비주의에 대한 신학논쟁만 일삼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성찬 순서를 예배의식에서 삭제해버렸으며, 면죄부 판매에 대하여 신학적 공격만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회개의 형식 자체를 모두 없애버렸고, 기도절차도 없애고, 천국 지옥도 바꿔 놓았으며, 종내에는 구원의 조건까지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개혁이란 이런 겁니다. 개혁말장난이 아닌 실천적 개혁 논의라면 교리를 논제로 삼는 것입니다. 그렇게 혁명적으로 개혁을 하였어도 오늘날 그 개혁된 내용들이 유야무야되거나 개혁 이전의 유대교로 환원되어 그리스도교인지 유대교인지 분간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 개혁의 논제들을 보면 교리적 문제는 털끝만큼도 건드리지 않고 교회를 개혁하겠다는 말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소가 들어도 웃을 일입니다. 타락하고 부패한 교회가 사회정치적 개혁 드라브(drive)를 또 한 번의 교회 성장의 기회로 삼고 기만적으로 퍼트리는 교회 개혁 홍보 카피(copy)인 것입니다.

요즘 어떤 소문난 목사 한 분이 ‘생사를 건 교회 개혁’이라는 멋진 카피(copy)를 퍼트렸습니다. 그 분은 그 카피(copy) 한마디로 인기는 더욱 높아졌고 그의 교회는 더욱 부흥되었고 돈도 많이 벌었습니다.(그래서 그 분은 청부자(淸富者)가 되었답니다.) 이처럼 교리를 건드리지 않는 교회 개혁 논의는 생사를 걸 필요도 없고 망할 것도 손해 볼 것도 없고 잘만하면 대박 터지는 일입니다.

혁명이든 개혁이든 그 주창자가 직접 그 결실을 거둔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며, 하물며 그로 인해 이득까지 얻는다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입니다. 만약 혁명이나 개혁을 주창한 자가 그 혁명의 결과로 부귀영화를 누린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닌 쿠데타(coup d tat/반역)인 것이고 만약 그 개혁으로 대박이 터졌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사기(詐欺)인 것입니다.

교회 개혁이 정말로 생사를 걸어야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많은 교회, 그렇게 많은 목사들이 교회 개혁의 투사로 나설 리가 없습니다. 지금 한국교회에서는 교회 개혁이라는 단어가 예수의 말씀보다도 더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교회 개혁이 교회부흥의 대박을 터트리는 브랜드라는 것쯤은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교회부흥의 새로운 브랜드로서 이보다 더 인기 있고 이보다 더 큰 대박감이 없는 것입니다.

<교회 개혁 실천연대>가 (2002년11월24일) ‘강령’과 ‘한국 교회 개혁 과제(강령과 똑같은 문장의 반복)’를 다음과 같이 선포하였습니다.

○교회는 기복신앙을 버리고 그리스도의 신부로서의 순결을 회복해야 한다. ○교회는 죽은 믿음을 회개하고 사랑의 실천이 동반되는 산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 ○교회는 왜곡된 정교분리 원칙을 바로잡아 사회참여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교회는 부당한 차별을 극복하고 하나님의 가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교회는 개 교회 성장주의를 극복하고 작고 연약한 교회를 함께 세워나가야 한다. ○교회는 권위주의적 정치구조를 청산하고 민주주의 원칙을 철저히 실현해야 한다. ○교회는 모든 금권선거를 배격해야 한다. ○교회는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건강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그리고 ‘주요활동’으로는 ○교회 개혁 아카데미. ○민주적 정관 같기 운동. ○고통당하는 성도들의 현장에 함께 있기. 등을 내놓았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볼 때, 어떤 개혁이던지 그 ‘강령’이라고 한다면 ‘논의’의 단계를 넘어서 돌이킬 수 없는 실천의 단계에 들어선 비장한 행동강령들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개혁의 과제라고 한다면 과녁과 같은 구체적인 실천 목표가 열거된 것으로 기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위의 ‘강령’과 ‘개혁과제’는 온통 미사여구를 동원한 그 매끄러운 문장과 막연한 내용으로서 개혁의 강령 또는 과제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서, 마치 전투를 앞둔 작전회의에 예쁜 기생들을 앉혀놓고 아름다운 글짓기하는 모습처럼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교회 개혁 ‘논의’ 단체>들이, ‘반성할 내용’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교회의 잡다한 현상들을 교회 개혁의 논제로 한 없이 열거하면서 마치 교회를 개혁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기만적인 희망을 주려고 하더니, 그 다음으로는 그에서 한 발짝도 더 나가지 않고 오히려 더 추상적인 문장들을 실천 강령이라고 나열하면서 여전히 똑같은 희망을 주려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기막힌 작태들입니다.

한국 그리스도교회의 타락과 부패를 온 영혼으로 아파하면서 참으로 그리스도교회가 거듭나서 한국사회를 구원하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교회 개혁 실천 연대>라는 단체 이름을 보고 반가워서 인터넷(internet)으로 에 들어갔다가 이런 실천 강령들을 본다면 아마 배신감과 분노로 맥박이 빨라지고 숨결이 가빠질 것입니다.

교회 개혁을 주도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에 충분한 멋진 단체 이름을 선점하고 앉아서 이런 개혁 말놀이를 일삼음으로써 진정한 그리스도교 개혁을 방해하는 이런 행위는 모든 그리스도교 신도와 그리스도교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기만이고 배신인 것입니다.

아무리 종교의 특성이 불가능에 희망을 걸게 하는 것이라지만, 기만적인 희망 세일(sale)은 혹세무민(惑世誣民)인 것이며, 아무리 종교의 특성이 사회 트랜드(trend)를 쫓아 이벤트(event)로 사람을 모으는 것이라지만 기만적인 카피(copy) 세일(sale) 역시 사술(邪術)과 다름없는 범죄인 것입니다. 아무리 교회가 하느님의 일을 한다는 변론을 해도 기만적이거나 무민(誣民)적이어서는 결코 실정법적으로 용서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정 교회를 개혁하려 한다면 교회 개혁이 아니라 종교 개혁을 논의해야할 것이며, 진정 생사를 건 교회 개혁을 하려고 한다면 예배에서 설교를 없앤다든가 십일조를 철폐하는 등의 문제를 논의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며, 진정 죽기로 작정하고 교회 개혁을 하려 한다면 16세기 종교개혁처럼 이번에는 천국 지옥 자체를 없애버린다든지 교회의 신전화(神殿化)와 교회 절대화 그리고 십일조의 전거가 되고 있는 유대교 경전(구약성서)을 파기하는 문제부터 논의하고 그 실천 방도를 찾아봐야 할 것입니다.

개혁은 대수선(renovation)이 아니라 재건축(rebuild)이요, 업그레이드(upgrade)가 아니라 포맷(format)입니다.

이 기사는 2005년 12월 25일 에큐메니안(http://www.ecumenian.com)에 기재되었던 것을 자구 수정한 것입니다. 황호용(e2e9@naver.com)(http://blog.naver.com/e2e9)(http://blog.daum.net/e2e9e2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