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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9월 30일 (금) 00:00:00 [조회수 : 35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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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누고! 영이 아니가. 국민학교 때 보고 오늘이 처음이데이.”
꿈장어를 구워 파는 장소를 지나가는 영이를 할머니가 큰 소리로 부르며 반긴다. 이 할머니는 거의 10년 전에 영이 어머니가 생선좌판을 할 때 바로 옆에 앉아있던 분인데 생선에 대해 많은 것을 어머니에게 배워 주었고 어린 영이를 친손녀처럼 귀여워 한 분으로 싱거운 소리를 잘 하여 어머니에게 웃음을 많이 선사하셨다.
“할머니, 저기….”
입술에 묻은 벌건 양념장을 혀로 닦아가면서 맛있게 꿈장어를 먹고 있던 희조가 젓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은 자갈치 얼음공장에서 길거리 위에 통로를 만들어 부두에 정박하고 있는 작은 고깃배에다 얼음을 공급하여 주는 곳이라 4개의 시멘트 기둥이 서 있는 곳이었는데 남자들이 시원하게 바다에 소변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은주는 그 쪽과 등을 지고 앉았기에 일어나서 돌아서더니 얼굴이 벌게지며 금방 앉아버린다.
“영이야 자갈치에 살았으나 저런 모습을 많이 보았제. 10년 전에 영이가 볼 때는 한쪽 다리를 기둥에 걸치고 소변을 보았는데 요새는 다리 힘이 빠졌는지 다리를 들지도 않네.”
“영이야, 진짜로 옛날에는 다리를 들고 누더나?”
꿈장어는 집을 생각도 않고 젓가락 끝을 빨면서 초롱한 눈으로 그 쪽만 지켜보던 희조가 옆의 영이에게 질문을 한다. 영이는 할머니의 싱거운 소리가락이 시작됨을 알고 빙긋이 웃음으로 답을 했다.
“꿈장어 장사들이 이 네 개의 기둥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앉아 있는 이유가 있다이. 우리가 앉아있는 여기는 한국에서 땅의 끝이다. 한 잔을 한 남자들이 큰 물을 보며 자신의 물을 버리는 낭만이 있기 때문이다. 해는 남자의 본질인 양력(揚力)의 에너지원이기에 한 쪽 다리를 들고 볼 일을 보는 것이다.”
“제가 알기로는 지금 소변은 보는 자는 사람이 아니라 개입니다라는 표시로 알고 있었는데…, 그러면 밤에 저기에서 소변을 보는 남자들은요.”
할머니의 싱거운 농담을 모르고 문자대로 해석을 한 은주가 문자적으로 질문을 한다.
“이 놈들이 현대판 개다. 미안하니 다리라도 들어야 하는데 양 발에 힘주어 엉덩이를 내 밀며 ‘나의 물줄기는 빌딩도 올라가는 소방호수줄기요’하면서 뽐내는 골빈당원들이다. 왜냐하면 달은 여자의 본질인 음력(陰力)의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데이.”
“할머니! 할머니도 급하면 저녁에 저 쪽에서 소변을 보세요?”
“에끼! 방자한지고. 정답은 정답이나 여자의 아랫도리는 절대로 바다바람을 씌어서는 안 된데이. 젊은이들은 꼭 명심해라. 단 나같이 혼자 사는 할망구는 괜찮다. 큰 아야, 꿈장어에서 이 부분이 제일 맛있데이. 꼭 꼭 씹어 먹어라.”
나이 드신 분에게 민망한 질문을 하였기에 미안해서 먹기를 멈춘 은주에게 할머니는 고기 하나를 집어 주고는 물을 한 잔 마신다.
“상원(上元) 날 개 밥 주는 계집이라. 너거들은 제일 좋은 대학에 다니니 이 말의 뜻을 알 것이다. 큰 아가 한번 풀어 보거라이.”
희조와 영이는 이 말의 뜻을 알지를 못하였기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으나 개다리 선수에게 기대를 해 본다.
“우리나라 정월 대보름날 민속에 개를 굶기는 습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개는 달과 상극이기 때문이죠. 예로부터 월식의 원인을 개가 달의 정기를 먹어 없앤다는 습관화 된 풍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장하다. 고향이 전라도 어데 인고?”
“전라북도 전주 근처입니다.”
“전라도나 경상도는 북쪽 사람들이 수준이 높더라. 이 글의 의미를 아는 여자는 안동이 고향인 내 며느리하고 너 뿐이었다. 미안하지만 부산 처녀들은 심지는 굳으나 시끄럽기만 하고 서울 처녀들은 상냥하나 발랑 까지기만 해서 인정이 없어. 정답을 말했으니 내가 꿈장어 3마리 공짜로 낼께. 많이 묵으라이. 바다뱀이라 정력에 좋데이.”
고향에 대한 칭찬과 정력에 좋다는 할머니의 말에 은주의 젓가락은 연신 불판 위의 채 익지도 않은 꿈장어를 건져 올린다. 사실 은주는 이 말을 고향에서 들은 것이 아니라 서울에 와서 개다리 사건, 시커먼스와 키퍼에게 혼이 나서 개가 나오는 고사숙어를 몽땅 찾으며 스트레스를 푼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가계는 보름날이면 부부들이 상당히 많이 온데이. 꿈장어 2인 분을 먹고 남자는 바다를 향해 고사포를 쏘고 나는 박수를 치는 고수고 여자는 한 숨통을 하는기라. 최고는 9기통까지 한데이. 처녀가 결혼날을 받으면 시집 가는 딸에게 달을 먹이는 월식(月食) 습속(習俗)이 은밀히 번져 있었는데 보름날 밤 유모와 이모, 고모의 감시아래 솟아오르는 만월(滿月)을 향해 달의 정기를 흡수를 하는데, 감시자가 손바닥을 여덟 번 치는 동안 숨을 빨아들이고 다시 여덟 번 치는 동안 숨을 내뱉는다. 이것이 한 숨통[一氣通]이다.”
“할머니, 요새는 스피드 시대니 처녀 때부터 해도 되지요? 저희들에게 한 번 배워주세요.”
호기심이 강한 희조가 가만있지를 못한다.
“보름날은 처녀 입장불가인데 어찌한다…. 먼데서 온 영이 친구들이니 내 한번만 눈 감을게. 오늘이 음력 며칠이제… . 10일이네. 부산에 있으면 5일 후에 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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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는 비늘 없는 고기는 불결하다 하여 먹지를 못하게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뱀도 서양인들이 먹지를 않나 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처럼 밤꽃을 구원해야 할 삼총사도 가을 준비로 잘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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