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정세청세를 이끌어 갈 새로운 대구 기획팀원을 모집합니다!

오늘날, 많은 청소년들이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져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잊은 것만 같습니다. 스스로 행동하지 못하며 대부분의 사회현상에 무관심하게 반응합니다. 그러므로 인문학, 즉 자기 성찰의 학문은 가장 먼저, 다른 누구도 아닌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진 모든 청소년들에게 절실한 것입니다.

정세청세는 소통에 목말라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열린 토론의 장입니다. '인문학'이라는 창을 통해 나를, 그리고 우리 사회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보다 많은 청소년들과 함께 나누고자 싶습니다. 꽉 막힌 교실을 떠나 또래의 친구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생각하기의 중요성 그리고 생각한 바를 삶 안에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천으로 이끌어내는 곳, 정세청세를 직접 이끌어 갈 기획팀원을 다음과 같이 모집합니다.

▶ 지원자격 : 대구 지역의 14세~19세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 활동기간 : 2010년 01월 ~ 12월

▶ 기획팀원이 되면:

- 전국의 정세청세 기획팀과 함께 주제와 관련된 인문학 공부를 책과 영상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 행사 준비 및 진행에 능동적으로 참여합니다.(매회 행사 전 1-2차의 기획회의/ 매회 행사 진행)

- 행사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며 이것이 실제 행사 진행에 반영됩니다.

- 청소년이 만드는 인문교양지 <인디고잉>에 정세청세 관련 기사를 게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 전국 여러 도시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과 함께 폭넓게 토론하면서 사고의 폭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 지원서 :

1. 이름 :

2. 나이 :

3. 지역(현재 사는 곳) :

4. 정세청세 참가 경험 :

5. 지원하게 된 이유 :

6. 당신에게 정세청세의 의미는? :

위의 내용으로 지원서를 작성하여 indigo-book@hanmail.net으로 보내주시면 지원신청이 완료됩니다.

청소년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정세청세 소개자료> 

2010년 전국 8개 도시에서 열리는 정세청세에 초대합니다!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이하 정세청세)는 『희망의 인문학』에 나오는 소외계층을 위한 인문학 강의인 ‘클레멘트 코스’가 무력하고 수동적인 소외계층을 당당한 민주시민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 청소년들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청소년이 직접 기획, 진행하고 참여하는 토론 행사로 현재 EBS에서 방영하고 있는 ‘지식채널-ⓔ’를 보고 이야기 나눕니다.

정세청세는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 일환으로, 작년부터는 더 많은 학생들이 이 곳, 열린 소통의 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국 6개 도시(부산, 울산, 대구, 전주, 순천, 서울)에서 정세청세를 열었습니다. 2년 동안 부산 지역에서만 열리던 정세청세가 전국 6개 지역으로 늘어나자,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하나가 되어 세계와 소통하는 장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2010 정세청세에는 정세청세가 더 뻗어나가 전국 8개 지역에서 열립니다. 지난 해 열렸던 6개 도시는 물론 이제 인천, 청주 2개의 지역에서도 정세청세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정세청세를 만나보고 싶었지만 물리적인 여건으로 인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분들도 이제 함께 하실 수 있는 기회가 더 커졌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청소년들과 함께 소통하고 함께 꿈꾸는 장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2010 정세청세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대상 : 14세 ~ 19세 대한민국 청소년이면 누구나

● 장소 : 부산, 대구, 서울, 순천, 울산, 전주, 인천, 청주

● 신청기간 : 행사 1일 전까지 정세청세 카페를 통해 신청, 선착순 100명 마감

● 신청방법 : 아래의 사항을 정세청세 카페 신청게시판에 작성해 주세요

①이름 ②나이 ③이메일 ④연락처 ⑤참여동기

● 문의 : 051)628-2897 인디고 서원 www.indigoground.net

정세청세 카페 cafe.naver.com/jscs

● 주최·주관 : 인디고 서원

● 참여단체 : 8개 도시 정세청세 청소년 기획팀, 순천시립도서관 연향관, 울산페다고지, 울산교육연구소, 인천 두잉도서관, 청주 생태교육연구소 터

● 일시

1회 2010.04.10 (토) 11:00~14:00 노는 토요일

2회 2010.05.22 (토) 11:00~14:00 노는 토요일

3회 2010.06.12 (토) 11:00~14:00 노는 토요일

4회 2010.07.24 (토) 11:00~14:00 노는 토요일

5회 2010.08.21 (토) 추후공지 인디고 유스 북페어 기간 중

6회 2010.10.23 (토) 11:00~14:00 노는 토요일

7회 2010.11.13 (토) 11:00~14:00 노는 토요일

8회 2010.12.26 (일) 11:00~14:00

* 지역별 장소

-부산: 인디고 서원

-대구: 경북대학교

-서울: 중앙대학교 서울 캠퍼스

-순천: 순천시립도서관 연향관

-울산: 울산 페다고지(울산시 성남동 67번지, 울산 중부도서관 건너편) 052-244-9654

-전주: 전주책마루어린이도서관

-인천: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두잉' 070-8247-3669

-청주: 생태교육연구소 터 043-256-3429

* 특별한 참가비는 없습니다. 진실을 향한 아름답고 뜨거운 가슴만 가져오시면 됩니다.

Q. 정세청세는 어떤 행사인가요?

A.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이하 정세청세)는 『희망의 인문학』에 나오는 소외계층을 위한 인문학 강의인 클레멘트 코스가 무력하고 수동적인 소외계층을 당당한 민주시민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 청소년들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청소년이 직접 기획, 진행하고 참여하는 토론 행사로 현재 EBS에서 방영하고 있는 ‘지식채널-ⓔ’를 보고 이야기 나눕니다.

Q. 구체적으로 행사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1. 준비: 행사장에 참가하면 우선 이번 회에서 함께 이야기 나눌 조를 배정받게 됩니다. 기획팀원들이 이름을 확인하고 명찰을 드립니다. 명찰을 받은 토론자들은 각자 영상을 보러, 또는 영상을 보기 전에 토론을 하는 자신의 조로 향합니다.

2. 영상시청: 그럼 이제 사람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지식채널 ⓔ 영상을 봅니다. 그 회의 주제에 따라 영상의 내용은 바뀝니다. 영상은 토론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므로 다들 영상에 집중합니다.

3. 조별토론: 영상을 보고, 주제에 대해서도 알게 된 토론자들은 영상에 관해서 주제와 연관해 열띤 토론을 펼칩니다. 집중하는 토론자들의 눈빛을 보니 토론이 잘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코 길지 않은 시간 내에 토론을 끝내야 하는 만큼 더욱 집중해서 듣고, 말을 합니다.

4. 전체발표: 조별로 토론이 끝난 후에 조의 생각을 전지 위에 자유롭게 정리해서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발표를 해야 합니다. 전지 위에는 마인드맵을 그려도 되고, 글을 써도 되고, 또는 그림을 그려도 됩니다. 모두에게 발표를 한 사람은 박수를 받고, 또 자신의 생각을 함께 나누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5. 후기쓰기 및 사진 촬영: 전체발표까지 모든 과정이 끝난 후에는 마지막으로 명찰 뒷면에 롤링페이퍼를 돌려쓰고, 오늘의 토론을 기억하며 엽서에 토론 후기를 쓰게 됩니다. 그리고 토론을 마무리 하는 차원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행사는 끝이 납니다.

Q. 정세청세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요?

A. 2010 정세청세는 2009 정세청세는 기본적으로 같은 흐름을 가지고 진행됩니다. 오늘날의 청소년이 ‘좋은 시민’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토론의 장이 되고자 프랑스 파리의 아동 독본, ‘좋은 시민이 되는 15가지 방법’에서 제시한 실천적인 문구를 가져와 정세청세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좋은 시민 - 이 때의 ‘시민’이란 ‘공동체의 의사 결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 으로 성장해나갈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태도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자는 의미에서입니다. 그리고 각 주제와 함께 고민해봤으면 하는 중요한 가치들을 몇 가지 함께 짝지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 2010 정세청세의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총 8회동안 다음 8개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1. 선택하기 - 자유

2. 의심하기 - 진실

3. 공감하기 - 평등

4. 소통하기 - 공생

5. 사랑하기 - 정의

6. 저항하기 - 용기

7. 실천하기 - 신념

8. 창조하기 - 희망

Q. 정세청세는 어디에서 열리나요?

A. 지난 2년 동안의 정세청세는 인디고 서원이 위치하고 있는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열린 소통의 장에 목말라 있던 청소년들은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기 위해 서울에서, 대전에서, 인천에서 먼 길을 달려와 함께 했습니다. 소통은 우리 청소년은 물론 인간 존재의 삶 어디에나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정세청세는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이어야 한다는 사실도 말입니다. 2010년부터 정세청세가 그 소통의 장을 넓혀 더 많은 학생들이 가까운 지역에서 정세청세를 만날 수 있도록 전국 8개 도시(대구, 순천, 전주, 울산, 부산, 서울, 인천, 청주)에서 함께합니다.

Q. 참가하는 데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요?

A. 14세 ~ 19세 대한민국 청소년이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특별한 참가비는 없지만 소통하고자 하는 뜨거운 마음이 꼭 필요합니다.

정세청세 후기

서희

저는 한성여고 채움늘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처음 정세청세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미리 영상을 챙겨보고 간지라 그리 어렵지 않게 영상을 시청하고 메모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4조에 속해 있었는데 조장이 처음이라는 엄지의 말에 내심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답니다. 그런데 정말 사회를 잘 봐줘서 처음에 잠잠했던 분위기를 점점 토의의 장으로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엄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이번 주제는 ‘공감하기-평등’이었는데 우리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 공감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 덕분에 어울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진정으로 상대방의 생각에 귀 기울이는 공감의 능력이야말로 이 사회에 필요한 능력인 것 같습니다. 우리 조의 토론이 무르익었을 즈음, 제가 강자와 약자의 소통관계를 이야기하며 이상적인 교육제도를 향한 끊임없는 투쟁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자 제의했습니다. 그러자 조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 문제점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무한한 공감과 함께 제 마음속에 있던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정말 즐거운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조별발표를 할 시간이 되었는데 조원들의 추천에 힘입어 정리발표를 제가 하게 되었습니다. 떨렸지만 우리들의 생각을 나눌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다음 정세청세에도 참여하고 싶습니다.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김은선

안녕하세요! 4회 정세청세에 처음 참여한 김은선입니다. 정말 이번 시간을 통해서 배운 것도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서 “우와, 굉장해!" 라는 감탄사를 연발했답니다. 이 감동이 생생한 지금 후기를 씁니다. 전 토론에 대해 알게 된 지가 이제 반년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 탓인지 아니면 귀차니즘 때문인지, 아직까지는 저는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고 있지 않아요. 또 악필 때문에 글 쓰는 것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저 OMR카드에 번호에 색칠하는 능력밖에는 없던 저에게 딱히 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없던 매너리즘에 빠진 저에게 친구 한명이 제게 토론에 대해 얘기해주었고, 또 정세청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정세청세에 대해서 들을 때에는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다른 세상 사람들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하여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중앙대학교 정세청세(서울)모임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지! 식채널 영상을 볼 때만 해도 저는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얘기할까?’ 라는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조를 편성하고 생각을 나눌 때에 저는 버벅거리고 말을 제대로 못이었는데 옆에 있는 언니는 아주 또박또박하게 확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제 자신을 많이 반성했어요. 또 처음만난 사람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신념과 저항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잘 말했습니다. 경청을 하는 도중에 주변을 둘러보니깐 의견을 말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경청하는 자세도 아주 훌륭해서 참 많은 것을 배워가네요. 강릉-서울이라는 먼 길이 무색할 정도로 유익한 시간이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많이 배운 것 같아서 너무 즐거웠어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와보고 싶어요.

박단비

"밖에서도 공부하란 얘기를 많이 듣는데, 여기서 까지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요?"

두근거린다고 표현하면 본래 내 마음보다 더 보잘것없게 느껴질 것 같아 형용하기가 힘들 정도로 가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약 4시간, 얘기도 그렇게 많이 나눈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강렬하게 공감했다거나 교감을 했다라고 할 수 없었지만 가슴속에 새롭게 태어난 무언가가 있는 느낌이에요. 정세청세란 이름을 들어본 건 학기 초인데 왜 3회부터 참가했을까, 또 왜 이번년도에 알게 됐을까 하는 후회도 들고요. 앞으로 더 많이 참가할 수 있는 중학생 참가자 여러분들이 너무 부럽네요.

일주일에 5~6일은 학교에서 하루 종일 보는 얼굴만 보고 살다보니 낯선 사람들과 만난다는 것이 두근거리기도 했고 내 발로 이렇게 직접 누군가 이야기를 하러간다는 것이 너무 설레었어요. 페다고지에 들어가자마자 작지만 뭔가 꽉차있는 듯한 느낌이 너무 기분 좋았고 그 속에서 시작하기를 기다리며 책을 보고 있는 여러분들이 너무 멋져보였어요. 사실 사진 찍고싶은 마음이 피어났지만 분위기에 압도되어 저도 가지런히 꼽혀있던 책들을 구경했죠. 도서실에서 보지 못했던 많은 책들을 보며 새삼 제가 은연중에 학교 도서실을 기준으로만 책을 봤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학교 국어선생님께서 지식채널을 자주 보여주셔서 몇 개는 본 영상이었는데 ‘실천하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보게 되니까 또 느낌이 새롭더라고요. 나름 생각하면서 본다고 봤는데, 사회자분이 괴벨스가 왜 죽었을까, 루이스 칸이 과연 행복했을까 하는 질문을 던졌을 때 멍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단체토론을 할 때도 너무 재밌었어요. 한복 입으신 분께서 말씀하신 신념은 옳고 그름을 판단해선 안 되지만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말은 정말로 아! 하고 깨달은 바가 많아요. '신념'이란 말 자체가 뭐라 말하기가 힘든 그런 난해한 논제인 것 같습니다. 다른 조 발표도 다 좋았고 특히 봉을 그렸던 조는 봉을 그리셨던 의미가 너무 멋졌던 것 같네요.

이걸로 후기는 마무리 지어야겠네요. 위에서 이제야 알게 되어서 후회한다고 했지만, 이제라도 알게 되서 더 기쁜 마음이 앞서는 건 사실이에요. 다음 회에도 꼭 참가하고 싶네요. 그땐 방학이라 놀토같은 게 없어서 학교를 빠져야 된다는데, 망설이지 않고 빠질 수 있을 것 같아요. 학교공부보다 더 값진 걸 얻을 수 있으니까! 그땐 시간적으로 여유도 있고 하니 좀 더 빨리 가서 좀 더 늦게까지 천천히 있고 싶네요. 오늘 정말 재밌었습니다!

보도자료

[한겨레 2009년 4월 18일자] 인문학 열쇠로 우리 꿈 열어가요

‘인디고 아이들’ 청소년 토론회

스스로 자신과 사회문제 탐구

박원순·하워드 진 등과 대화도

“네가 진짜 사회에 나간다면 그런 철부지 같은 말 못할 거다.”

현실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아이들에게 으레 돌아오는 어른들의 답변이다. 한 아이가 반박한다. “어른들은 ‘진짜 사회’에 매몰돼 순수나 배려 같은 것을 잊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진짜 사회’에 나가기 전 지녔던 마음을 다시 찾는다면 많은 사회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이 아이는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정세청세) 토론회의 참가자다. 정세청세는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서점 인디고서원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인디고 아이들’이 기획·진행하는 행사다. 청소년들이 직접 꾸린 이 인문학 토론 행사는 2007년 5월 시작됐다. 노숙자 같은 소외계층에 대한 인문학 강좌 ‘클레멘트 코스’를 소개한 얼 쇼리스의 책 <희망의 인문학>이 계기였다.

모두 ‘인문학이 죽었다’고 하기에 재미없고 지루한 학문이리라 비관했던 청소년들의 참여는 놀랍게도 2년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인디고서원이 있는 부산에서만 열리던 정세청세는 올해 부산 외에도 대구·서울·순천·울산·전주 등 전국 6곳으로 개최 범위를 확대했다. 주최 쪽은 전한다. “많은 청소년은 자기 자신과 사회의 문제를 고발하고 정의로운 순간을 지지하고 대면하는 법을 알고 싶어했다. 비록 그것이 힘들고 괴로울지라도.”

인디고 아이들은 정세청세와는 별도로 두 달에 한 번씩 인문 교양지 <인디고잉>을 낸다. 최근호인 3·4월호가 열여섯 번째로 나왔다. 그동안 실린 기사 가운데 올해 정세청세에서 다룰 8개 주제에 관한 글을 엮어서 이번에 책을 펴냈다. 글을 쓴 것도 엮은 것도 모두가 인디고 아이들이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 대개 1990년생인 만큼, 90년대생 청소년들의 인문학 담론을 최초로 담았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이들은 스스로를 “독재가 없는 민주주의 사회에 태어나 자란 세대”라고 정의한다. 민주주의는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완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저희는 여전히 억압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전 세대들은 ‘독재’라는 싸워야 할 적이라도 있었지만, 저희 세대는 그런 것이 있음에도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고려대 김우창 교수에게 보낸 편지에서)

가령, 좋은 일자리를 위해 학벌 지상주의에 순응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는 그저 하나의 현상일 뿐이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인간의 존엄을 짓밟힌다는 근본적 문제가 더 크다. 학벌이 없는 사람은 사회가 그어놓은 선 너머로 기회를 꿈꾸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사회적으로 증폭될 때엔 촛불을 직접 들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만 안전한 먹을거리를 먹으면 된다는 이기적 욕망에서 비롯된 시위일 수 있다는 고민이 나왔다. 광우병 걸린 소가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게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기 때문이다. 동식물의 생명을 존중하지 않고 공장용 식품으로 바꾼 생태적 위기와 우리가 광우병 쇠고기를 거부할 때 더 가난한 나라들이 그 고기를 먹을 고통도 염두에 둬야 했다.

세계와 소통하겠다고 나선 청소년들인 만큼 담론은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지 않는다. 강수돌·박원순·조국 등 선배들과도 의견을 나눴다. <미국 민중사>를 쓴 하워드 진은 자신을 인터뷰하러 보스턴대학에 온 이들에게 “현실의 어떤 소식도 당신의 이상을 방해하도록 놔두지 말라.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또 그 일이 아무리 끔찍하더라도, 당신의 이상을 포기하도록 놔두지 말라. 이상을 지키는 한 당신은 현실에 갇히지 않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인디고 아이들은 “청소년들이 깨어 있지 않다면 그 사회의 미래는 밝을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계의 부조리를 느끼면서 그것을 바꾸려는 신념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의 열쇠는 인문학이다. 우리말로 인문학이라고 번역되는 말들을 보면 그 성격이 자유로우면서도(Liberal Arts) 인본적(Humanities)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답은 거기에 있는 걸까. 앞서 어른들의 ‘진짜 사회’에 물음을 제기한 참가자는 “나의 가치가 이 세상 최고라는 생각을 버리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시사인 99호 2009년 8월 3일자] ‘별난 서점’에서 10대 토론장으로…

2004년 문을 연 부산 인디고서원(사진)에서는 책을 둘러싼 모든 일이 벌어진다. 청소년들이 시험에 나오지 않는 인문학 서적을 읽고 고민하고, 저자를 불러 논쟁도 한다.

지난 7월25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인디고서원 뒤뜰에 중·고등학생 10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청소년 토론 모임 ‘정세청세(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 자리에 어른은 없었다. 참가자 신청 접수를 받고 이름표를 나눠주는 기획자도, 토론을 이끄는 각 모둠의 사회자도, 카메라나 캠코더를 들고 행사를 기록하는 자원봉사자도 모두 청소년이었다. ‘저항하기’라는 주제 아래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토론 시간, 강요하고 이끄는 ‘선생님’이 없는 자리를 처음 겪어보는 학생들은 머뭇거리며 서로 눈치만 봤다. “저…, 뭐 말해도 돼요?” 또래 친구인 ‘청소년 사회자’가 대답했다. “아무거나 말해도 돼요. 뭐든 틀린 게 아니니까요.”

‘청소년 인문학 공부의 장’으로 자리매김한 인디고서원은 허아람 대표(38)가 2000년부터 꾸려온 작은 독서토론 모임에서 출발했다. ‘아람샘’이라는 공부방에 모인 부산 청소년들은 당장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될 만한 ‘족집게 독서’ 대신, 느리더라도 두꺼운 책 한 권을 다 읽고 자신과 세상에 대해 고민하는 ‘비실용적’ 독서의 길을 택했다. 인문학으로 아이들의 생각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본 허 대표는 2004년 8월, 입시학원이 빽빽이 들어선 부산 남천동 한가운데에 청소년 인문학 서점인 인디고서원을 열었다.

인디고서원은 단순히 책을 팔기 위한 곳이 아니라 ‘책을 둘러싼 모든 것’이 이뤄지는 곳으로 성장했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주제와 변주’ 시간에는 의미 있는 고민거리를 던져준 책의 저자를 초청해 토론을 벌이고, 일 년에 여덟 번씩 독서·영상 토론 모임 ‘정세청세’를 열어 청소년 자신과 사회를 향한 고민을 나누도록 장을 열었다. 2006년부터는 격월간 인문 교양지 <인디고잉(Indigo+ing)>을 펴냈고, 2008년부터는 ‘인디고 유스 북페어’도 열고 있다.

인디고서원은 처음에 학원가 한가운데서 참고서와 문제집을 팔지 않는 ‘별난 서점’으로 이름을 알렸고, 좀 지나서는 해외 유수 지식인에게서 글과 인터뷰 허락을 받아낸 성공담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인디고서원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놀라운 가치는 바로 청소년들의 ‘자발성’이다. 누구 하나 시키는 이가 없어도 스스로 책을 읽고 함께 고민할 주제를 뽑아 토론하거나 글을 쓴다. 주제와 변주, 정세청세, 북페어 등 인디고서원에서 벌어진 모든 행사 아이디어도 청소년의 머릿속에서 나와 그들 손으로 기획·진행됐다.

“학원 땡땡이, 저항일까요?”

처음 인디고서원을 찾는 청소년들은 스스로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 이곳의 문화에 겁을 집어먹는다. 지난 7월25일 정세청세에 참가한 청소년 대부분은 ‘저항하기’라는 주제를 받아들고 한참 동안 죄를 지은 듯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든 해보자”라는 또래 사회자의 제안에 외국어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한 남학생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전 매일 아침 6시30분에서 오후 5시30분까지 수업을 듣고, 그 후 야간 자율학습을 끝내고 학원까지 가면 집에 밤 11시에 도착해요. 그래서 이런 이야길 해볼 기회가 한 번도 없었어요.”

‘야자’와 ‘학원’ 이야기가 나오니 토론에 불이 붙었다. 다른 남학생은 부모님 전화를 끝까지 받지 않고 “굳세게” 학원 땡땡이를 친 이야기를 하며 물었다. “이것도 저항일까요?”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선생님의 부당한 지시에 맞섰다가 “어린 게 무슨 반항이야?”라는 소리를 들은 중학교 2학년생, 만화를 좋아해서 부모님과 부딪쳤는데 만화 동아리에 들어가 전시회를 여는 등 뭔가 ‘성과’를 냈더니 그나마 인정을 받았다는 중학교 3학년생, 공부가 싫은 건 아닌데 친구들과 경쟁하는 게 싫어 견딜 수 없이 괴롭다는 고등학교 2학년생이 각자의 ‘저항’ 이야기를 꺼냈다.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들은 겁을 풀었다. 각자의 사례가 정당한 저항인지 아니면 무례한 반항인지, 체 게바라와 말콤 엑스의 저항은 우리의 저항과 얼마나 닮았는지, 사회에 부당한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어떻게 저항해야 하는지 생각을 나누고 큰 종이에 “소수가 다수에게, 약자가 강자에게 하는 것” “눈치 보지 말고 내가 먼저” “저항은 신념을 내포한다”라고 자신만의 경구를 적으면서 학생들은 저절로 인문학자가 되어갔다.

‘다른 생각’을 ‘틀린 생각’이라고 빨간 줄을 긋지 않는 인디고서원 안에서, 청소년들은 이렇게 서로가 선생님이 되어 생각을 키워나갔다. 이들의 토론 내용을 책으로 엮은 <정세청세>(궁리)를 보면,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훌륭한 인문학적 성찰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갖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암기식 교육을 만든 어른들을 욕하면서도 막상 수행평가 등 정해진 답이 없는 시험을 치르려 하면 “그냥 쪽지 시험이나 치자”라고 아우성치는 또래 청소년들을 비판하고(김나리),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에 나가는 청소년들이 자신과 국민의 생존권을 주장하는 데에서 그칠 뿐 ‘왜 미친 소와 병든 닭이 생기는지’에는 관심이 없는 현상을 보고 ‘얕은 관계만 맺는 습관’으로 정의 내리기도 한다(정재윤).

독서·토론보다 실천이 우선

하지만 인디고서원 아이들은 알고, 고민하고, 토론했다고 함부로 뿌듯해하지 않는다. 그들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실천’이다. 책을 읽고 궁금하면 저자를 찾아가고, 뜻 깊은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 직접 따라 하며 실천했다. 소외 계층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는 ‘클레멘트 코스’를 소개한 얼 쇼리스의 책 <희망의 인문학>을 읽고 아이들은 전국의 또래 친구들과 함께 인문학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정세청세’를 만들었다. 프랑스의 두 청년이 ‘또 다른 무하마드 유누스’들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이야기를 담은 책 <세상을 바꾸는 대안 기업가 80인>을 읽고는 전 세계 지식인들을 만나러 다니는 ‘인디고 유스 북페어’를 기획했고(오른쪽 상자 기사 참조), 햄버거 재료를 얻기 위해 환경이 엄청나게 파괴된다는 사실을 알고 당장 ‘에코토피아’라는 유기농 식당을 차릴 것을 제안했다.

실천을 통해 아이들이 얻고 싶은 것은 나와 남과 세상의 ‘변화’이다. “나의 진심이 담긴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의 가슴에 작은 진동을 일으켜 그 사람의 삶이 조금이라도 변하기를, 또 그 사람도 진실한 마음을 표현하기를, 그리하여 많은 사람이 서로 소통하며 서로를 변화시켜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기를 꿈꾸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인디고서원을 찾는다. 그리고 “부산역 벤치에 누워 있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픈데 이제껏 아무것도 실천한 게 없어요. 앞으로 그들과 동질감마저 느끼지 못할까봐 겁이 나요. 어떻게 하면 나와 그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김신혜)와 같은 고민을 하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인디고서원에서, 그 꿈은 결코 ‘몽상’이 아닐 것이다.

변진경 기자 alm242@sisain.co.kr

청소년이 만드는 희망의 인문학『정세청세』 출간!!!

지난 2년 동안 청소년이 직접 만드는 인문 교양지 INDIGO+ing(인디고잉)에 실렸던

인디고 아이들의 진실한 소통의 기록을 '정세청세'라는 이름으로 엮었습니다.

그리고 자유, 진실, 신념, 용기, 평등, 공생, 희망, 정의.

우리의 삶에서 꼭 지켜야할 소중한 가치들을 중심으로 그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이제 정세청세에서 같은 이름의 책과 함께 더 깊은 토론 나눠보세요.

*『정세청세-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

인디고 아이들 쓰고 윤한결․ 이윤영 엮음/도서출판 궁리/ 값 15,000원/ 2009년 4월 6일 발행

*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또는 인디고 서원에 문의해주세요.

인디고 서원 www.indigoground.net 전화 051-628-28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