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목사가 자칭감독회장 K목사님께

자칭 감독회장 K목사님께 올립니다!

대전빈들교회 남재영 목사입니다.
저는 운동권입니다. 목사님이 지목하신 250명의 청산대상자 가운데 하나라고 자부합니다.

최근, 기독교미래연구소라는 괴단체 명의의 문서와 함께 목사님께서 총대들에게 보낸 서신을 읽게 되었습니다. 물론 총대가 아닌 제게 이 문서가 직접 온 것은 아니고, 다른 이를 통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괴문서와 목사님의 서신은 비슷한 시기에 전달되었다는 점과 주장하는 점이 거의 같다는 점에서 하나는 목사님께서 내신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목사님 수하에서 나온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줄 압니다.

저는 지금까지 감리교회의 목사로써 운동권만큼 아름다운 이름이 없다고 믿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어려운 시기에서부터 지금까지 운동을 통하여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그리스도인된 사명을 다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님께서 주신 대단한 자긍심이 있습니다. 저는 과거 군사독재권력하에서 희생을 감수하며 이 나라 민주화를 위해서 반독재민주화투쟁을 해온 지난 운동이 우리 사회에 정의가 강같이 흐르게 하시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제 신앙고백이었습니다. 그리고 갈라진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 지금까지 미력하나마 힘을 보탰고, 지금도 여전히 지역사회에서 시민운동단체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운동권은 목회를 제대로 못한다는 명백한 음해에 대해서 콩이야 팥이야 따지며 말을 섞고 싶지 않습니다. 말 같지 않은 말이라 안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목사님, 그리 먼 역사도 아닙니다. 이 땅에서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았던 군사독재권력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민주세력에게 매번 좌경용공이라는 딱지를 부쳤습니다. 박정희 유신독재때부터 전두환노태우 군사독제권력 때까지 권력을 비판하는 세력에게는 빨갱이라는 올가미를 씌웠습니다. 좌경용공이라고 했지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는 시도 때도없이 민주인사들을 잡아 온갖 고문으로 빨갱이를 만들었습니다. 길거리에서는 청년학생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날마다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 와중에 숱한 생명들이 군사독재권력에 희생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들의 희생의 댓가로 우리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이루었습니다. 오늘 자랑스런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저들의 피와 목숨으로 일군 꽃 입니다. 저는 밝혔듯이 운동권입니다, 목사님께서 감리교회에서 몰아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운동권목사인 제가 목사님께 감히 여쭙니다. 목사님께서는 그때 어디서 무얼하고 계셨습니까? 목사님께서 그 엄혹한 독재권력이 총칼로 통치하던 그 시절 독재권력의 그늘 밑에서 민주화세력을 탄압하는 군사독재권력을 비호하지 않았다고 떳떳하게 말하실 수 있습니까? 목사님께서는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서 어떤 기여를 해오셨습니까? 저는 도무지 목사님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바늘하나를 들었다는 말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무위도식해온 목사님께서 이제 살만한 세상이 되었다고 그렇게 개밥그릇으로 처럼 다루어도 되는, 운동권은 그런 이름이 아닙니다.

목사님의 친분좌파운운하는 것을 저는 <운동권컴풀렉스>라고 합니다. 남들이 희생하던 그때는 권력에 빌붙어서 기득권을 누려온 세력들이 세상의 변화를 위해서 자신들이 한 게 별거 없었다는 사실에 참회하기보다는 오히려 날을 세워 운동권을 공격하는 구제받기 힘든 고질적인 질병이 바로 <운동권 콤플렉스>입니다. 보름달만 뜨면 달을 보고 짖는 미친 개처럼 그렇게 <운동권 콤플렉스>환자들이 짖어댔습니다. 그동안 그냥 참고만 왔습니다. 그런데 해도해도 이렇게 해도 되나 싶어 목사님의 정면에서, 그야말로 죽을(?) 각오로 말씀드립니다.

목사님! 잘 보십시오. 지금 한국사회에서 교회가 욕을 왜 먹는건지. 욕을 먹는 이유가 촛불집회나 목사님이 그렇게 미워하시는 운동권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목사님같이, 조폭들이나 하는 행태로 거룩한 총회를 유린하고 그 잘못을 잘못을 참회하기보다는, 다시 운동권 마녀사냥으로 자신의 죄악을 덮어가려는 후안무치때문에 오늘 교회는 욕을 먹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목사님이 복음주의자라고요. 목사님은 복음주의자가 아닙니다. 목사님같은 분을 일러 <수구꼴통>이라 하지요. 한국교회가 <개독교>라는 소리를 듣고 우리같은 이가 <먹사>라는 말을 듣는 까닭은 교회세습을 하면서도 그게 뭔 훈장인 것처럼 언론에 바로 떠들어대는 목사님들 같은 <수구꼴통>들 때문에 <개독교>요 <먹사>소리를 듣는 겁니다. 긴지 아닌지 수구꼴통과 운동권이 함께 어떤 방식으로든지 여론조사를 한번 같이 해볼 것을 제안합니다.

광우병 미친 쇠소기수입을 반대했다고 반미가 된다면 저는 백번이라도 반미를 하겠습니다.
국민주권을 위하여 촛불을 들었다고 친북세력이 된다면 백번 친북세력 하겠습니다.
그리고 식량난에 죽어가는 북한 동포를 돕고,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한이 서로 화해해야한다고 해서 친북좌파가 된다면 언제든지 기꺼이 친북좌파 하겠습니다.

운동권 250명에 대한 목사님의 그 소신에서 저는 무서운 살기(殺氣)를 느낍니다. 정말 안타까움으로 말씀드립니다. 감리교회의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는 목사님의 세상과 역사를 읽는 안목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준의 문제입니다. 목사님의 밑천이 이런 유치한 색깔론 밖에 없습니까? 정말 감리교회가 걱정됩니다. 백번 곱씹어서 생각해서 목사님은 그럴 수 있다고 칩시다. 그런데 목사님 주변에서 설치는 인생들이 하나같이 목사님 같다는 사실에서 정말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 인생들이 목원대학교 이사장에 운동권이 되었다고 입에 거품을 무는 것도 봐주기에 민망합니다. 능력이 안되면 운동권아니라 그 할아버지라고 관둬야지요. 그런데 능력이 뛰어나도 운동권이면 무조건 안되는 겁니까? 한번 맡기고 두고 보십시오. 그리고 난 다음에 흔들어도 흔드십시오. 설령 내 밥그릇을 운동권이 가져갔어도 지켜보다가 씹을 일이 있을 때 씹는 겁니다. 인간 됩됨이가 틀렸어도 약간의 상식을 가졌이면 누구나 그렇게 하는 겁니다. 깨알같은 소갈머리로 운동권이라고 무조건 방방뜨면 그 누는 다 목사님께로 가는 겁니다.

저는 아직도 운동권이 우리 감리교회에서 뭘 잘못했는지 몰라서, 운동권이 또 뭘 하면 안되는 지도 잘 모르겠습니다.언제 목사님과 그 수하들이 한번 운동권을 제대로 대접해줘 본 적있다고...역사에 무임승차해온 이들이 운동권을 비난하는 것은 정말 들어주기가 역겹습니다.

할 말은 가슴에서 끓어 넘치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P.S.신경하감독회장님을 운동권이면, 목사님도 운동권입니다. 색깔을 칠하고 딱지를 갖다 붙이더라도 번지수는 제발 좀 제대로 찾아서 바로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