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미국은 미국이었다. 경선에서 졌던 힐러리 클린튼...어제 선거에서 진 맥케인의 패배를 시인하는 연설이 그것이다. 승자(오바마)도 패자에게 위로하고, 승자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자는 맥케인의 연설도 멋진 것이었다. 

1. 윈-윈의 게임(프로테스탄트 윤리) 

미국이 처음부터 민주주의를 했던 나라는 아니었다. 영국에서 청교도 혁명이 일어나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떠난 메이 플라워호에 탔던 피난민이 미국에 정착하고 나서 그들은 토착원주민과 새로운 땅에서 많은 것을 견뎌야 했다. 그들은 믿음의 기초 위에서 성경의 법칙을 모든 삶의 기초로 해서 삶을 시작했다. 맨 맨저 교회를 세우고, 다음에 학교를 세우고, 그리고 자기 집을 세웠다는 말은 유명하다. 

정착민이 아니었던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을까? 안전이었을 것이다. 평화였을 것이다. 그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양심이었고, 그 양심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 위에서만 나온다는 것을 미국 건국의 기초를 다졌던 그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 성경에서 나온 하나님 앞에서의 모든 사람이 같은 형상(하나님의 형상)을 입었고(자유), 한 사람은 똑같은 한 표(평등)이라는 원리를 배웠고, 실제로 실현시켰다. 

다른 나라에서도 일찍이 민주주의는 시작되었지만 미국의 민주주의는 그 정신이 개신교 사상에 뚜렷이 뿌리박혀서 종교적 신념(신앙)이 뒷받침되면서 그 발전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결과를 나았다.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그리스 민회,로마등과 비교)의 생성과 발전과는 다른 궤도를 걸어왔다고 보아야 한다. 『프로테스탄티즘 정신과 자본주의 윤리』를 쓴 막스 베버(1864-1920)는 미국의 부가 타락할 것을 우려했지만 그 정신-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정직-만은 미국의 민주주의의 기초임을 분명히 밝혔다. 

2. 관용의 정신 

흔히 ‘똘레랑스’라고 부르는 관용의 정신 역시 미국의 가장 중요한 삶의 원리이다. 모든 이민자들에게 관용을 베풀었다. 물론 로마도 피지배자인 나라에 관용을 베풀어서 통합을 이루었다는 점에서는 같지만(그렇게 보면 성경대로 하는 것은 성공한다) 나중에 거데 제국으로 가서 도덕적으로 타락하여 멸망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미국이 전혀 위험하지 않거나 자유가 다 실현되었다는 볼 수 없지만 이 관용의 정신이 미국인들의 마음에 배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민자의 천국으로 여겨지던 미국이 어느 샌가 가장 강한 폐쇄와 봉쇄를 단행한 것은 아마도 9.11 테러가 준 충격 때문이었을 것이다. 당시 부시대통령은 테러에 대해서 강한 무력을 사용해서 응징함으로써 이라크를 쳐서 후세인을 전범으로 세워 사형을 시켰고,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무너뜨리고, 이란과 적대적인 관계를 보이며 북한과 시리아등 테러수출국에 압력을 가해서 세계는 제3차 세계대전을 방불하는 전장터가 되었다. 이 지난 팔년동안 미국이나 미국인들에게 관용은 휴지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제 다시 금융 위기가 몰려오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그는 사회적 약자인 중산층과 흑인들,이민자, 심지어 동성애자들까지 품으므로 그 결과가 어떨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관용의 정신으로 돌아갔고, 미국민들은 환호하고 있다. 

3. 깨끗한 승복 

미국의 선거 과정에 전혀 부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2000년 부시(쥬니어)와 엘고어의 대결은 연방 대법원의 재검과 재판까지 가는 긴 과정을 겪어야 했다. 플로리다에서의 부정 개표가 있었다는 이유,너무 근소한 차이로 인해(too close to call, 박빙 당선자를 가릴 수 없다) 언론들 마저도 당선자를 발표하지 못하는 혼돈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 연유로 이번 선거에서는 아주 신중하게 그리고 개표상황을 반영해서 정확한 당선자 예측과 당선 선언이 나왔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 깨끗하게 승복함으로써 흔히 후진국형 총선이나 대선에서 제기되는 부정 선거 시비나 투개표 부정, 선거과열, 흑색선전등과 같은 선거 후유증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게다가 패배한 사람이 같이 협력해서 나라를 세우자고 하고, 당선자도 우리에게 오직 하나의 미국(United(One) nation합중국)-아시아인의 미국도 흑인만의 미국도 히스패닉의 미국도 양성애자만의 미국도 비장애인만의 미국도 아니라-만이 있을 뿐이고, 한 국민(One people)만이 있을 뿐이라고 역설함으로써 미국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4. 법치주의--기회의 평등 

오바마는 검은 케네디로 불리면서 미국의 개혁과 변화 특히 젊은 세대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과정에서도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오바마걸』이라든가 오바마송등은 많은 네티즌들의 투표 참여와 오바마 지지를 이끌었는데, 이 모든 것이 법치를 중요시하는 미국에서는 가능한 일이었다. 

흑인 아버지에게서 태어나 차별을 받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고등학교 이후부터 오바마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중산층과 차별받는 사람들을 위한 삶을 개선하기 위해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한다. 그리고 좋은 반려자인 미셀 오바마를 통해 당시 시카고의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그리고 10년의 시카고 로스쿨 강사를 지내며, 정치적인 진출에 대한 발판을 마련했다. 33세 되던 해(예수께서 죽은 나이)에는 민주당에 입당해서 시카고 주 상원의원에 3번이나 당선되고 드디어 2년 전 연방 상원의원까지 당선된다. 이것도 흑인으로서는 세 번째인 셈이다. 

오바마가 정치적 기반을 다진 시카고, 그리고 흑인들의 오랜 열망인 대통령 당선, 이 모든 것은 미국의 법치가 가진 ‘기회의 평등’-모든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미국은 기회가 있다(오바의 당선 연설)는 미국의 베이스(기초)가 가능하게 한 것이다.  

5. 맺는 말 

이제 미국은 다시 한번 변화와 개혁을 맞아들이고 금융위기와 핵문제등 수 많은 산적한 현안들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단계에서 관용과 용기의 리더쉽을 가진 오바마를 선택했고,그는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미국민 특히 약자와 중산층 소수인들을 위해 섬길 것이다. 그의 어린 시절을 인도네시아에서 자란 그는 어렸을 적에 강한 이슬람주의의 영향아래 있었고 25세까지는 이슬람성향을 지녔다. 그러나 그의 하와이 시절에 그는 조부모의 영향으로 변화를 경험하면서 미국 정신-개신교정신과 민주주의-을 몸으로 깨닫고 ‘미국’인으로 거듭난 것 같다.

미국이 기독교 국가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어린 시절등이 반영된 이슬람의 경험등으로 해서 그는 다소 다른 종교 특히 이슬람에 대해서 우호적이고 평화적인 정책들으 수행할 것이라는 예견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큰 틀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며, 평화적인 무드 아래서 이사야 선지자가 꿈꾸는 낙원이 회복될 지 다같이 기대하고 지켜볼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겸손히 他山之石(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