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 김은석 기자의 기사입니다.

	▲ 김영동 총무가 코리아나호텔 3층 일식집에서 김국도 목사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11월 3일 오전 9시 무렵 감리교회관에 잠시 나타났던 고수철 목사(흑석동제일교회)는 경기도 양주 일영연수원에서 50여 명의 직원들이 주최한 기도회에 동참했고, 오후 2시까지 16층 진입을 시도하다 포기한 김국도 목사(임마누엘교회)는 13층 군선교회 사무실에서 시무예배를 열었다.
 
거친 몸싸움과 고성과 폭언으로 얼룩진 제28회 행정총회의 파행으로 인해 당초 신임감독회장의 첫 출근 시 또 한 번의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감리교단 안팎에서 대두돼 왔다. 그러나 예상했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11월 3일, 감리교 본부 16층 출입이 원천적으로 봉쇄됐고 본부 직원들은 1박 2일간 금식기도회를 열기 위해 경기도 양주 일영연수원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16층은 엘리베이터도 운행되지 않았고, 비상구도 잠겨있었다. 

본부 사무국 총무 김영동 목사는 "감리교 본부마저 아비규환이 되면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에 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총무들끼리 의견을 모았다"며 16층을 폐쇄하고 일영연수원에서 기도회를 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일영 연수원에는 50여 명의 직원들이 모여서 감리교의 정상화와 새로 시작된 회기의 업무를 위해 11월 4일까지 기도할 예정이다. 출판업무가 밀린 출판국 직원들과 교육국총무 김두범 목사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11월 3일 오전 감리교회관 1층에서 상황 파악하고 있는 김국도 지지자들. ⓒ뉴스앤조이 김은석

9시 경 고수철 목사가 감리교회관 1층을 잠시 둘러보고 일영연수원으로 떠난 사이 본부 사무국 총무 김영동 목사가 코리아나호텔에서 김국도 목사를 만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나 김영동 목사는 3층 모 일식집에서 김국도 목사가 아닌 4개국 총무들과 본부 개방 여부를 논의 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김국도 목사 쪽 지지자들이 본부 문이 열리기를 기대하며 김영동 목사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었고 뒤늦게 달려온 고수철 목사 지지자들과 기자들도 몰려들었다. 잠시 후 김국도 목사도 4개국 총무가 모인 곳을 다녀갔다.

고성이 몇 차례 들리는 등 격론이 오간 뒤 김영동 총무가 방에서 나왔다. 김국도 목사 지지자들 다수가 음식점으로 몰려들었고, 김영동 목사를 에워쌌다. 코리아나호텔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일부 김국도 목사 쪽 관계자들이 "격리시켜"라고 소리치는 등, 음식점 안에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영동 목사는 김국도 목사 쪽 참모진에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코리아나 호텔을 벗어나 김충식 목사(서울연합교회)와 동행한 채로 '감독회장실과 행정기획실, 기타 사무실을 제외한 회의실을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일영연수원으로 향했다. 김국도 목사 지지자들은 주차장까지 김영동 목사를 쫓아가 김충식 목사가 올 때까지 이동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등 어떻게든 김영동 목사를 통해 본부를 개방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사무국 총무인 김영동 목사에게는 직무상 감리교회관을 관리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김국도 목사와 관계자들은 경찰관의 협조를 받고 열쇠업체를 동원해 본부 비상구를 개방하는 안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일영연수원으로 떠난 김충식 목사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오후 12시 30분 경 돌아 온 김충식 목사는 "김 총무가 합의해 놓고선 말이 바뀌었다"며 "경찰 입회하에 열쇠 업체를 통해서 문을 개방, 본부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열쇠업체을 통해 본부를 개방함에 있어 경찰의 협조를 얻는데 실패한 김국도 목사는 오후 2시 군선교회 사무실에서 시무예배를 시작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김국도 목사의 감독회장 시무예배 사회는 감리교 교단지인 <기독교타임즈>편집국장인 박영천 목사가 맡았고, 김승현 전 중부연회 감독이 기도했다.  김국도 목사는 설교를 통해 "감리교가 위기인게 사실이지만 위기는 곧 창조의 기회"라고 말하며 "하나님의 돕고 계시고, 하나님의 섭리를 피부로 느낀다. 감리교회의 미래는 밝다"고 강조했다. 김국도 목사 쪽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국도 목사는 박영천 편집국장을 본부 행정실장 서리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예배 사회를 맡은 <기독교타임즈> 박영천 편집국장은 김국도 목사 쪽 행정실장 서리로 임명됐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김국도 목사 쪽 관계자는 "직원들이 내일도 출근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얼마든지 본부 16층 문을 개방시킬 명분이 있으나 총회 당시 언론에 비쳐진 폭력성과 왜곡된 이미지를 감안해 인내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16층 진입시도를 접은 이유를 설명하고 "본부를 열어주겠다는 약속을 파기한 것이 어떤 논리에서 일어난 일인지 궁금하다"며 김영동 목사에게 책임을 물었다. 이어서 "향후 당직제로 본부를 지키는 시스템을 가동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경찰 협조를 통해 16층을 개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동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무들과 감독회장실과 행정기획실이 아닌 회의실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16층을 개방하기로 합의했으나, 일영연수원에서 김충식 목사가 '감독회장실도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해 합의가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

	▲ 오전 9시 감리교본부를 찾은 고수철 목사ⓒ뉴스앤조이 김은석

한편 고수철 목사는 지난 10월 10일 김국도 목사를 대상으로 '직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냈다. 김국도 목사 쪽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온 서류를 보여주며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 고 목사의 불법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고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 같은 일을 대비해서 변호사에게 의뢰해 진행한 일이었다"고 밝히고, "2~300여 명의 김국도 목사 쪽 인력이 동원 된다는 소문으로 경찰에게 보호를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 "만약 김국도 목사 쪽에서 물리적으로 16층을 개방할 경우 '가택무단침입'으로 형사고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리교 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11월 4일까지 본부 직원들의 기도회가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 김국도 목사 쪽은 13층 군선교회 사무실을 기지삼아 11월 4일에도 16층 진입을 위한 시도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경찰의 협조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양 측의 대립은 고수철 목사가 감리교회관 16층에 첫 출근할 것으로 알려진 11월 5일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 시무예배에 참석한 김국도 목사 지지자들. ⓒ뉴스앤조이 김은석

	▲오전 감리교회관 앞을 서성이는 김국도 목사 지지자들. ⓒ뉴스앤조이 김은석

 

 

	▲코리아나호텔에서 김국도 목사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김영동 목사. ⓒ뉴스앤조이 김은석

	▲ 시무예배에서 설교하는 김국도 목사. ⓒ뉴스앤조이 김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