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마태복음 7장 21-23

  엄중한 심판대 앞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마태복음 7장의 이 말씀은 행함은 없고 입으로만 주여 주여 한다는 신앙이나, 또는 바리세적인 신앙인을 빗대어 성도에게 경각심을 주는 근거 말씀으로 많이 인용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교인들은 본문에서 언급한 저주의 대상에 자신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막상 성경을 펼치고 말씀을 들여다보면 누구도 본문의 말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말하면 믿으면 구원 받는다는 가르침을 생각할 때, 저주 받는 자들이 예수님을 주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목사들이 말하는 믿음이 있는 사람들로 생각 할 수 있다는 점과(고린도전서 12:3--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을 했고 귀신을 쫒아 냈다는 이들의 신앙행위는 오늘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능력 있는 신앙적 모습과 다르지 않음에도 그들이 저주받는다는 것, 그리고 죄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신자의 신앙생활도 -하나님의 뜻대로 행함-을 기준으로 할 때 저주의 대상인 -주여 주여 하는 자-에 포함 될 가능성이 있음을 생각 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나와 상관이 없어야 할 말씀이 그 의미를 세길 때 도리어 자신을 옥죄옵니다. 그리고 본문의 말씀만으로는 명쾌한 이해를 얻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말씀과 견주어 볼 필요가 있는데 마테복음 25장에서 양과 염소에 대한 말씀을 찾을 수 있으며, 역시 동일한 심판대 앞에서 하신 말씀이기에 7장의 말씀과 함께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인자가 자기 영광으로 모든 천사와 함께 올때에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으리니 모든 민족을 그 앞에 모으고 각각 분별하기를 목자가 양과 염소를 분별하는것 같이 하여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 그 때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하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아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이에 의인들이 대답하여 가로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의 주리신 것을 보고 공궤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벗으신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임금이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또 왼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저주를 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영한 불에 들어가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지 아니하였고 벗었을 때에 옷 입히지 아니하였고 병들었을 때와 옥에 갇혔을 때에 돌아보지 아니하였느니라 하시니 저희도 대답하여 가로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의 주리신 것이나 목마르신 것이나 나그네 되신 것이나 벗으신 것이나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공양치 아니하더이까 이에 임금이 대답하여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하시리니 저희는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25장 31-46

이 말씀에서도 7장에서처럼 왼편의 사람들이 주님에 대한 인식이 있음을 볼 때 우리 주변의 신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며, 그들의 신앙행위도 변론의 내용으로 볼 때 쉽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신앙행위를 하였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주님의 저주의 판결에 대하여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오른편 사람들의 경우에서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아야만 합니다. 그런데 오른편 사람들을 보면 주님에 대하여 명확한 인식이 있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주님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신앙행위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상합니다. 오히려 오른편 사람들은 언재 그들이 주님께 대하여 신앙행위를 했느냐고 반문합니다. 오늘날 신자의 입장에서 이들의 신앙행위에 대한 인식 없음은 선뜻 납득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신앙행위의 결과적 측면만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신자들은 왼편의 사람들과 더 흡사합니다.

왜냐하면 십일조와 성전 건축헌금을 비롯한 각종 헌금, 새벽기도 구국기도회와 같은 기도들, 그리고 주일 성수나 교회 봉사활동 등등이 분명한 신앙 행위이고, 더욱이 이런 신앙 활동에 대하여 거의 모든 교회들이 구체적인 신앙기록을 갖고 있음으로 주님 앞에 확실한 증거를 내세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러한 행위는 신앙생활을 잘 하는 것으로 목사들로부터 가르침 받고 있는 것도 변론의 증거가 됩니다.

이상과 같이 두 본문을 살폈음에도 주님이 왜 그렇게 판단하시는지를 후련하게 알 수가 업습니다. 이제 주님께서 말씀하신 판단의 근거 즉 -하나님의 뜻대로-와-지극히 작은자에게 행한 것-이란 기준으로 볼 때, 사람들의 행위 결과만을 생각하여서는 본문의 말씀들을 납득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결과뿐만 아니라 행위의 동기가 어떠하였는가로 초점을 옮겨 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동기의 단서는 오른편과 왼편 사람들의 행위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가늠할 수 있습니다. 즉 사람들의 신앙 행위 결과에 대한 인식여부를 그들의 동기의 어떠함과 관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동기를 살피기 전에 인간의 인식성에 대한 일반현상과 주님과 성도의 관계를 상징적 비유를 통하여 먼저 생각해 보겠습니다.

먼저 인식성에 대하여 간단히 알아보면 인간은 어떠한 대상이나 사건을 인식함에 있어서 비슷한 것 보다는 확실하게 차이가 날 때 인식이나 기억의 정도가 더욱 강화됨을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빨강색과 주황색의 구별보다는 빨강색과 파랑색의 구별이 쉽고 그러한 명확한 차이는 기억하기도 쉽습니다.

그리고 관계의 상징적 비유는 예수님을 태양으로 신자를 달로 지구를 세상으로 비유하면 태양은 스스로 그 빛을 내고 달은 태양 빛을 반사해서 지구를 비춥니다. 다시 말하면 달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없으므로 태양빛을 반추해서 빛을 발하게 되는데 이때 달 스스로는 그러한 사실을 인식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름달처럼 달은 태양을 향해 온전히 섰을 때 빛이 더욱 밝아집니다. 즉 성도는 그리스도를 향해 온전히 섰을 때 그 향기가 더욱 짙게 발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실상을 그 스스로는 깨닫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생각하면서 오른편 사람들을 보면 주님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선한 일을 했다는 인식조차도 없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들은 신앙적 행위에 집착한 것이 아니라 주님을 온전히 바라보았고 그 분의 다스림을 따라 일상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극히 평범한 일상적 삶에 대한 주님의 칭찬은 오른편 사람들에게 으아한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칭찬을 부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지극히 작은 자를 대우할 때도 자신과 차별을 두지 않고 자신의 형편에 따라 그들을 대우하되 동질감으로 진심으로 대했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른편 사람들은 지극히 작은 자들에게 했던 행위를 기억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항상 있어온 그들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외편의 사람들은 그들이 주의 이름으로 주님께 많은 것을 드렸다고 변론하고 있습니다. 이로 보건데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아는 자들이며 분명한 기억이 있음을 볼 때 이들은 의식적인 종교행위를 했음이 분명합니다. 또한 ‘이 작은 자들에 하지 않은 것’이라는 말씀을 볼 때 그들은 작은 자들을 도울 능력과 여유가 있는 사람들임에도 그들을 하찮게 여겼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종합해 볼 때 그들은 이 작은 자들과는 차별화된 종교행위를 한 사람들입니다. 성전건축을 하고 각종 헌금을 드리며 매일 새벽 기도에 참석하여 출석 체크를 하는 종교적 행위에 머무른 자들입니다. 또한 그들은 주변의 연약한자를 대할 때도 서로 수준이 다르다는 의식 속에서 단순한 동정심 정도의 생각으로 그들을 대우했습니다. 그들은 주변의 작은자에게 하는 것을 하찮게 여겼으며, 그들에게 명분과 고상함을 주는 종교적 행위를 위해 열심히 살았기에 이 모든 것을 분명히 기억하는 것입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하는 것과 상황이나 체면 등과 같은 이유로 하는 것은 결과는 비슷할 지라도 그 본질은 현격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선행의 기준은 주는 자를 기준으로 함이 아니고 받는 자를 기준으로 생각해야합니다. 다시 말하면 왼편에 있는 자들은 주님과의 관계에서 신앙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주님의 이름을 이용한 종교 행위를 통하여 스스로의 영광을 구했던 것입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권위를 세우고 권력을 사용하는 도구로 이용하고, 주님 앞에서 조차도 자신의 잘못된 점을 가리고 변명하는 도구로 말씀을 이용하는 자들인 것입니다. 그들은 작은 자 즉 자신보다 연약한자를 지배하고 그들에게서 하나님이름으로 권력을 휘두르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누리는 자들인 것입니다.

왼편의 사람들은 결코 -지극히 작은 자-(주리고 목마르고 나그네 되고 헐벗고 병들고 옥에 갇혀서 이 땅에 정함을 둘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을 기대는 사람들)을 섬길 수 없습니다. 그러한 섬김은 자신의 권위와 권력과 소유함을 내려놓는 아픔을 감당하고 주님께서 보이셨던 섬김의 모습처럼 희생과 수고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