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장대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속리산의 단풍 물든 모습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전적으로 믿지 못할 때가 적지 않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법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에 온다. 어떤 문제로 고생하고 있는데 하나님은 그 문제에 대해서 무관심한 것 같다.

돈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당연히 하나님께서 사람이든 사건이든 어떻게 해서든, 돈 문제를 해결해 주셨으면 한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하나님의 치유로 병이 낫기를 원한다. 인간관계의 문제 때문에 겪는 고초라면 그 인간관계가 원활하게 풀리는데 하나님께서 개입해 주시길 원한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돈이든, 병이든, 아니면 인간관계든, 그 어떤 문제라 할지라도 개입하실 수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하실 수 있는 분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개입으로 인하여 그런 문제를 해결 받은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주시지는 않는다. 더구나 똑 같은 문제라도 해결해 주시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또한 사람에 따라 달리 개입하시고 달리 처방하시기도 한다. 문제나 소원을 가진 사람이 원하는 방법대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더 좋은 결과를 주실 때도 있고 더 나쁜 결과를 주실 때도 있다. 그러나 그 결과에 대한 평가는 순전히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뿐이다. 하나님은 항상 최선의 방법, 최선의 결과를 우리에게 주시는 것이다.

어떤 책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갓 돌이 지난 아기가 아장아장 걷고 있었다. 아기는 이제 걸음마를 배웠기에 뒤뚱거리며 우스꽝스럽게 그저 발이 가는 대로 앞으로만 내디딜 뿐이었다. 엄마가 손을 잡으려 해도 뿌리치고 고집을 피우며 혼자 걷고 싶어 안달이었다. 엄마는 하는 수 없이 아기의 뒤에 바짝 따라가고 있었다.

아기는 걷느라 정신이 없어서 엄마가 있는 것조차 몰랐다. 아기가 걷는 길에 돌멩이가 보이자 엄마는 재빨리 달려가 그것을 치웠다. 또 아기가 웅덩이를 향해 돌진하자 엄마는 아기를 번쩍 들어 웅덩이 너머에 내려놓았다. 이번에 몇 걸음을 가던 아기가 헛디뎌 넘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엄마는 뒤에서 지켜만 볼 뿐이지 일으켜 주지 않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 아기는 혼자 털고 일어나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 순간 오토바이가 쌩 하면서 지나가자 엄마는 번개같이 달려가 아기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러자 아기는 엄마가 장난을 치는 줄 알고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엄마도 환하게 웃으며 아기를 다시 안전한 곳에 내려놓았다.”

엄마와 아이 이야기는 바로 하나님과 우리 이야기이다. 아이는 걷느라 정신이 없다. 엄마는 그 아이를 지키느라 정신이 없다. 아이는 엄마가 왜 돌을 치우는지 왜 자신을 들어 올리는지 전혀 모른다.

마찬 가지로 우리도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나님은 이 힘든 세상에서 걸음마를 하는 우리를 지키느라 온 신경을 기울이고 계시다.

김학현 목사/ 안디옥교회·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