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生老病死)란 말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 인생의 파노라마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여겨집니다. 인간의 생로병사란 타락후에 나타나는 죄성의 바다에서 사는 인간의 총체적인 삶의 모습입니다. 더 풀어서 말해 본다면 인간은 하느님의 품에서 나고 성장하면서 희로애락(喜怒哀樂)과 오욕칠정(五慾七情) 의 노예가 되어 결국은 그로 인해 병이 들어 죽는다는 말로 풀이 되겠습니다. 하느님의 품에서 떠난 죄인의 일반적 삶이 그러하다는 것이지요.

오욕 즉 사람의 다섯 가지 욕심이란 재물욕(財物慾)·명예욕(名譽慾)·식욕(食慾)·수면욕(睡眠慾)·색욕(色慾)입니다. 이 다섯 가지 욕심의 바다에서 우리는 허우적거리며 이세상의 모든 삶의 모습들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지요. 하느님의 백성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이런 욕망들을 절제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바라며 하느님의 품성을 따라 살려고 하는 것 밖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허지만 이런 노력도 때로는 일시적이고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한국교회가 욕을 얻어먹고 소수의 브랜드목사들이 삯군목사로 질타를 받고 있는 것도 다 이런 오욕칠정을 절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욕칠정의 다스림은 인간의 원초적 절제의 덕목입니다. 성령의 열매도 그러한 덕목애 속하지요. 이를 우선적으로 절제 하지 않고서 아무리 성경적인 미사여구와 제스쳐로 위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나중에는 더러움이 들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오욕칠정은 총알과 같이, 바이러스와 같이, 자연의 일반법칙과 같은 중성의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누구에게라도 예외는 없습니다.

성결하게 하고, 거룩하게 하고, 고매한 인격과 품성을 가지려고 하더라도 인간의 전적 타락의 죄성이 우리의 끝없는 거룩한 종교적 노력을 한낮 시지푸스의 바위처럼 무산하게 하거든요. 이런 죄성의 우산은 어느 누구도 피해 나갈 수 없는 전적 타락한 인간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고매한 스님이라도, 목사라도, 신부님이라도, 유교성직자, 도를 수련하는 수행자, 윤리학자라도 죄성의 그늘을 피해 나갈 수는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존재론적 상황이기도 합니다. 단지 그러한 그늘이 희미하여 밝은 빛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의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이지요. 보통사람과는 확연히 내공과 인품과 학문적 깊이가 있기 때문에 존경과 사랑과 명예가 주어지는 것은 합리적이고 정당한 인간세계의 상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혼탁한 속세의 탐욕을 초월해야 할 우리들이지만 역시 우리들도 그들과 함께 희희낙락 하고 있지 않습니까? 희희낙락하는 소재는 이렇습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다섯 가지 욕심과는 다른 칠정(七情)이란 일곱 가지 감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즉 희(喜)·노(怒)·애(哀)·낙(樂)·애(愛)·오(惡)·욕(欲)과 한의학에서 말하는 노(怒) 희(喜)·사(思)·우(憂)·비(悲)·경(驚)·공(恐). 이란 마음의 소프트웨어가 있습니다.

이런 스포트웨어의 작동이 원활하지 않으면 하드웨어인 오장육부 장기가 병이 들고 하드케이스인 우리 몸이 병들어 망가진다는 것이지요. 우리의 마음에 따라 오장육부의 반응이 제 각각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나 혈압은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한번 성질을 내면 혈압은 급격히 올라갑니다. 그래서 어떤 쇼크를 받았을 때 그러한 마음을 조절 못하여 속에 있는 마음에 태풍작용을 하여 혈압이 올라가게 되어 결국 중풍이란 내마음속 태풍의 에너지가 결국 내 몸을 쓰러지게 만드는 것이지요.

사람이 한번 화를 내면 간세포가 8만4천개나 파괴된다고 합니다. 간은 80% 이상이 망가져야 비로소 증상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술을 먹지 않은 사람이 간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간의 기운은 잘 펴지고 활발히 뻗어나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간기(肝氣)가 막혀서 쌓이거나, 간기가 넘쳐 양기가 세지면 성질이 급해지고 짜증이 나게 됩니다. 간은 노기를 주관하므로 화를 조절해야 합니다.

심장은 몸 전체에 피를 순환시켜 골고루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너무 기뻐하여도 심장에 무리를 주게 됩니다. 예컨대 100억 로또가 당참 되었을 때 그 마음을 조절하지 못하여 기쁨의 에너지가 극에 달해 버리면 심장은 멈추어 버리고 맙니다. 이를 쇼크사라고 말하지요. 비장은 소화기계통의 일부 기능에 해당하지만 몸 밖에서 섭취한 영양 물질을 몸 안에서 분해하고 합성하여 소화흡수 및 영양물질을 공급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폐는 호흡기계통의 주기능을 담당하며 신선한 공기를 탁한 공기와 교환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신장은 인체의 강장 및 생식능력과 관련이 있으며 비뇨기 계통의 기능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체의 생식, 생장, 발육, 노쇠와 관계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신장은 우리 몸의 폐수정화처리장입니다. 이곳에서 체세포에서 운반해온 쓰레기 같은 피를 맑게 걸러 내지 못하면 우리 몸은 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지요. 전혀 걸러내지 못하는 사람은 신장 혈액투석을 하여야 하므로 마음대로 여행도 하지 못합니다. 살았지만 살았다고 할 수 없는 신세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는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병에 안 걸리고 장수하는 것은 사회구조상 불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병에 걸려 죽기 보다는 각종 사고사로 죽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과거에도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고생을 하고 죽기도 하였습니다. 그때는 지금과 같은 식원병인 성인병이 아닌 전염병이었습니다. 그리고 부자병이었습니다. 허지만 지금은 질병의 평준화가 되어 버려 어느 누구도 성인병의 우산에는 피해 갈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인간의 지혜와 과학의 진보로 많은 병들을 의학과 과학을 사용하여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에이즈, 사스, 조류인플루엔자, 암, 성인병, 교통사고사, 안전사고사 같은 다양한 육체적, 사회적 질병들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죽어 가고 있습니다. 아무도 확률적인 죽음앞에는 피해 나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깨어 그러한 구조적 생리를 알고 있으면 확률적으로 피해 나갈 수는 있습니다.

에덴동산에 하느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셨을 때에는 아무런 해가 없었고 질병 또한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이 건강하고 온전한 삶을 살면서 자신께 영광을 돌리며 알쿵달콩 살며 교통하도록 하셨던 것이지요. 하느님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모든 에덴동산의 상황이 사람이 죄악을 범한 후에는 정반대로 바뀌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사람과 피조물 전체가 저주 하에 있게 되었습니다.  땀과 눈물을 흘려야 했고 가시와 엉겅퀴가 등장했고 수많은 병들도 인간의 죄에 대한 결과로 우리에게 있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피조물의 탄식 농도가 자꾸만 깊어져 가기에 이르게 된 것이지요. 지금은 돌아 올수 없는 강을 마지막 건너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과 질병의 그늘에 어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중성적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전쟁터에서 총알이 착한 사람에게는 피해 가고 악한 사람만 맞지는 않습니다. 즉 아군은 맞지 않고 적군에게만 총알이 뚫고 가지는 않습니다. 과학자가 이런 총은 개발할 수가 없습니다. 질병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질병은 인간을 비롯한 피조물이 타락 후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비록 타락하였다고는 하지만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존중하고 자연계시대로 순리대로 살면 지금과 같은 병의 홍수에 떠밀려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생로병사의 인간적 삶의 카테고리는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단지 순리대로 건강하게 그분이 기뻐하시는 삶으로 살자는 것이지요. 좁은 길로 걸어가는 생활을 하자는 것이지요. 세상사람들과 동일한 문화로 살자 말자는 것이지요. 편향된 영적으로 구별된 모습으로 살자고 하는 이원론적인 보수신앙을 탈피하여 생활속에서 온전하게 구별된 삶이 영과 육이 건강하게 하는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비용의 역리적인 사회구조에서 저비용인 순리적인 하느님의 사회로 만들어 가는 것이 어떨까요?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그런 순리적이고 생태적인 삶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