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에 떠도는 동영상 가운데 여의도 모 교회에서 어린이 찬양단이 부른 일명 "천원송"이 있다.

노래의 일부만 반복 편집해서 하필이면 " 천원짜리(헌금)는 안돼요, 안돼" 가 집요하게 귓가를 파고들도록 조작되어 있고, 그 노래를 부르는 이들이 유치부  연령이라는 데서 불쾌감을 유발하는 영상물이다.

you tube에 등록된 이 영상물 아래 댓글을 보면 " 니들한텐 100원도 아까워" 를 비롯해서 기독교회를 향해 혀를 차는 소리와 냉소가 넘실거린다. 

노래의 메시지는 분명 어른들을 향한 것이다. 앙증맞은 아이들의 입으로 부르게 한 이유는 아이들의 순수함을 이용해서 그들이 바라본 어른들의 엉터리 신앙을 고발, 어른들의 수치심을 더욱 극대화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강단에서 엄하게 교훈하는 것보다 노래를 통해 풍자하는 것이 훨씬 충격이나 불쾌감을 덜 줄 수 있다는 점도 한 몫 했을 테고.

그런데 문제는 단순한 교훈으로 한번 웃고 넘어가도 될 이 노래가 오늘날 교회안의 모순을 스스로 스트립쇼 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자기 교회 구성원들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파헤쳐서 그들의 미지근하고 나태한 습성을 꾸짖겠다고 의도한 노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비아냥과 조롱이 자기 품으로 돌아가고 말았다는 것,  나는 그 점을 짚어보려고 한다. 가사 전문을 옮겨본다.

1절   예배 시간에 꼭 5분씩  늦어 헐레벌떡 뛰어가는 성도

        주일학교 공과를 교회가는 버스 안에서 한번 읽어보는 교사

        남들은 직분 맡아 봉사하는데 수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나중된 자

 후렴  이런 믿음은 주님이 원하지 않죠  오 안돼요 안돼 주님이 원하지 않죠

 2절   성가대 연습 제대로 안하고 이상한 소리내는 성가대원

        설교시간 처음부터 끝까지 졸기 시작해서 축도할때 정신드는 성도

        헌금은 준비않고 지갑속에서 천원짜리 기막히게 찾아내는 자 

가사 하나하나를 이어가는 궤는 교회생활에서의 성도의 모습이다. 교회안에서만 관찰되는 모습인 셈이다. 특히 1절의 하단부는 남들이 직분 맡아 봉사하는데 당신은 교회 나온지 수년이 지났어도 도무지 봉사할 줄 모른다..고 꼬집으면서 봉사를 성숙한 성도의 표지로 제시하고 있다. 그밖에 예배시간 준수, 봉사직분의 충성도와 헌금을 짚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것을 무성의하고 만홀히 여기는 모습에 대해 " 이런 믿음은 안돼요" 라고 말한다. 즉 열거된 교회안에서의 모습이 온전치 않을때 이것은 "주 예수를 신앙하는 믿음"이 아닌 것이다.  편집된 영상물은 유독 천원짜리 헌금을 비꼬는 대목만 반복 청취하게 해서 의도적으로 반감을 일으키려 했지만, 사실 나는 전체 가사에 반감을 느낀다. 

좀 따져보자!

교회의 교사를 뽑을때 어떤 기준으로 뽑던가?

내가 알기로는 자원자를 찾아 일년동안 교사를 하게 하고 성경을 잘 알든 모르든 개의치 않는다. 학년이 어릴수록 교사들의 자질이나 성경지식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심지어 내 친구는 교회 새신자반을 졸업하자마자 담임 목사님이 봉사해야 신앙이 자란다고 하면서 초등부 교사를 권했다.  친구가 놀라서 성경을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교사를 하느냐고 하니까 배우면서 하면 된다고 했다. 

친구는 차라리 성가대에 들어가기를 희망했는데 담임목사님 왈, "거기는 오디션이 있고, 아무나 못 들어가는 걸로 안다" 고 했다. 그 친구는 나에게 성경을 조금씩 배워가며 교사를 했다. 그나마 잘 풀린 경우다.  성가대는 음악의 기본기가 있어야 하기에 아무나 못 들어가도,  사람을 가르치는 교사직은 배워가면서 하면 된다는 것이 교회의 교사 양성 실태다.

그런데 왜 이 노래는  허접한 교사들을 뽑아놓은 자기 잘못은 생각도 않은채 그 정도 믿음도 안되는 사람들을 정죄하고 있는 것인가?  공과 한번 대충 훑어보면 애들 앞에서 이십분 정도는 충분히 때울수 있고, 그렇게라도 하면 된다고 얼러서 아무나 세워놓고는 이제 와서 웬 트집이란 말인가?  진짜 문제는 봉사할만큼의 분량도, 준비도 안된 사람들을 정말 마구잡이로 일 시키는 목회자의 욕심이다. 

성도들의 역량에 맞게 행사와 조직도 꾸려야 하거늘, 어쩌면 그렇게 자기 욕구를 따라 이거저거 결정해놓고 성도들에게는 그저 "믿음" 으로 하라고 요구한단 말인가? 한사코 사양하는 사람에게 "믿음"으로 하라고 할때의 믿음과 이 노래의 믿음은 뭐가 어떻게 차원이 다른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설교시간에 조는 성도들을 나무라는 대목에도 할 말 있다.

일주일 내내 피곤에 지친 사람이 아내나 가족의 등살에 못 이겨 끌려나와 앉아서 졸고 있다면 어쩔텐가? 적어도 권사, 집사, 장로쯤 되는 사람들이 졸고 있다면 그들을 나무라기 전에 그런 사람들을 직분주고 헌금 챙긴 당회부터 하나님과 교회 앞에서 코를 땅에 처 박으라.

말씀안에서 그리스도와 하나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설교가 선포되기만 한다면 아멘으로 화답하며 영으로는 춤이라도 추고 싶어서 못 견딜터, 복음을 전하기는 커녕 자기 아들 유학생활 얘기, 정치얘기, 노회얘기, 말 안듣는 장로 집사 때리는 얘기, 자기가 직통계시 받은 얘기만 내내 전하는 설교시간에 성도들이 어떻게 거듭날 수 있으며, 어떻게 성령과 동행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며, 어떻게 세상에 나가서 험한 세파에 굴하지 않고 믿음으로 살 용기를 얻겠는가?  설교자에게서 설교를 들을 수 없는 세태를 꼬집는 노래는 왜 못 만드나? 

지갑에서 천원짜리만 기막히게 찾아낸다고?

천원짜리 지폐 한장 달랑 꺼내서 경박하게 내주는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만 이건 좀 생떼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천번제헌금폐지운동을 추진하면서 조사한 헌금 명목이 자그마치 100개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교회에서 신앙생활 좀 한다고 하는 사람들의 헌금명목이 절기와 일반헌금들을 합해 약50개는 된다는 통계가 나온다.  그 많은 헌금명목마다 봉투를 만드느라 예산이 낭비되지만, 그건 문제가 아니다.  지정된 헌금 봉투로 상황에 맞는 감사헌금들이 들어와주기 때문이다.

차라리 천원짜리 한장을 내든 천만원을 내든 그것은 자신과 하나님의 관계에 속한 문제임을 질기게 가르쳐라! 사람을 의식해서 천원 내려다 만원을 냈다면  이미 그 돈은 자기 과시욕일뿐,  헌금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까칠하게 가르치란 말이다!  자발적인 헌금정신을 더럽히고 재물의 헌납여부로 자기 믿음을 과시하려다 죽임을 당한 아나니아와 삽비라처럼 주님의 눈동자를 분노로 타오르게 만드는 위선자들을 만드는 노래나 지어부르지 말고! 

참 딱한 일이다.

교회에서만 관찰 가능한 모습을 단순유치하게 열거해놓고 "오, 이런 믿음은 안돼요! " 라니! 

그렇게 건물안에 사람을 가둬놓고 자기들의 구미에 맞는 변종 크리스챤을 사육하는것도 부족해서 아이들에게까지 요란한 화장을 시켜 세워놓고 부르게 하는 영상을 바라보자니 참담한 마음을 가눌길이 없었다.무엇이 믿음이길래 안된다고 도리질을 치는가? 

자기 의에 가득한 종교인들은 무수히 양산해내었지만 그들은 모두 거대한 건물안에서 뱅뱅 돌면서 자기들만의 언어, 자기들만의 방식, 자기들만의 기준으로 판 박은 하나님을 소유하고 있다. 

그들의 생각에 하나님은 자기들 건물안 목회자가 선 그 강단의 높은 벽면 어딘가에 못 박혀 매달려 있는것이다. 그리고 피를 줄줄 흘리며 자기들의 장단에 맞춰 연신 사랑해, 사랑해를 반복하는 테옆 인형인 것이다. 

플레비언교회개혁연대 http://cafe.daum.net/AFFECTION    -  주의검을보내사(김정혜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