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생활 |
|
[가을의 명상] 가을비가 내리는 밤내게도 '사추기'(思秋期)가 있나? |
|
|
|
입력 : 2005년 09월 21일 (수) 00:00:00 [조회수 : 2485] |
|
| |
 |
|
|
| ▲ 네이버
이미지에서 |
|
어제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올 여름은 더욱 뜨거웠고 나는 오카리나 음율을 들으며 가을을 기다렸다. 이제 가을은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더 깊숙히 내 삶에 다가온 것 같다. 그리고 철철 비가 내린다. 이 비가 그치면 기온은 더욱 떨어지고 선선한 날씨에 우린 어느 덧 추위를 걱정해야 할 것 같다.
더울 땐 어서 시원한 바람이 불었으면 하고 날씨가 선선하고 추워지면 언제 따뜻한 봄이 오나를 생각할 나이가 되었나? 아니 어느 새 내가 이렇게 나이가 들고 계절을 생각하게 되었지. 이제 철이 좀 들어가는 것인가? 철들면 죽는다던데...
사춘기는 잘 알지만 사추기(중년의 방황)는 잘 모른다. 질풍 노도의 시기였던 10대에 우린 무슨 일도 해내고 어떤 것도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시간을 아끼지 않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젠 내가 뜻해도 이루어지지 않고 감히 나서지도 못하고 용기가 나지 않아 망설이는 중년, 이제 시드는구나...를 느끼며 마음 속에 잃어버린 계절을 타는 시기..
귀뚜라미 소리,여치 그리고 쓰르라미 까지 울어주던 가을 저녁,오늘 밤은 왠지 빗소리만 뚝뚝 밖에서 운다. 윤동주가 좀 더 오래 살았으면 아마도 이 가을밤에 시를 많이 썼으리라.
나에겐 그런 시심(詩心)도 없고 오직 걱정이다.
긴긴 겨울 밤, 고구마를 밤을 화로에 넣고 익을 때까지 기다리며 어머니의 구수한 옛날 얘기를 듣던 어린 시절도 이젠 없다. 나에게 베개머리를 해주던 아버지도 없다. 누이도 형제들도 내겐 없다. 그렇게 가을비가 내리면 나는 왠지 슬퍼지고 내 인생이 가엾어진다.
다시 뜨거운 여름에 울리던 오카리나에나 빠져 보고 싶다.
아케다가와 쇼지- 村時雨 [가을 소나기]
음원출처: 서울비넷(클릭재생) |
|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046 |
 |
|
|
|
|
|
|
|
| 이일배
() |
 |
|
|
| 사추기 |
| 물론 있겠죠... 좀 청승맞고 서글픈 게 탈이겠지만요.. ^^ |
|
|
리플달기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