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 김은석 기자의 기사입니다.

	▲ 경찰 100여명이 곤봉과 방패, 군화발로 내리찍으며 '눕자행동'참가자 50여명을 무참히 짓밟으며 지나가고 있다. ⓒ사진제공 YMCA 촛불시민행동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비폭력·불복종 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 6월 29일 새벽, 이른바 '눕자행동'을 전개한 YMCA촛불시민평화행동 참가자들이 경찰의 무차별 폭력에 짓밟혔다.

6월 28일 저녁 7시부터 태평로 일대에서 평화시위를 전개하던 YMCA촛불시민평화행동 참가자 20여 명은 익일 오전 0시 18분 무렵, 경찰이 시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대거 몰려온다는 얘기를 듣고 시민들과 경찰의 충돌을 막기 위해 조선일보와 서울 성공회대성당 사이 골목으로 뛰어갔다.

'눕자행동'의 선두에선 20여 명의 YMCA 관계자들이 스크럼을 짜고 골목을 막았다. 30여 명의 시민이 합류해 스크럼은 10줄 가량이 됐고, YMCA 이학영 사무총장은 "경찰이 몰려오면 바로 누웁시다!"라고 외쳤다. 스크럼을 짠 무리는 '우리 승리하리라', '광야에서' 등의 노래를 불렀고, 경찰은 기합소리를 내며 스크럼을 향해 전진해왔다. 경찰이 바로 앞에 다가온 순간, 이 사무총장이 "누웁시다!"라고 외치자 50여 명이 저항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홍경표 국장은 경찰을 향해 "우린 비폭력 할 겁니다. 폭력 행사하지 마십시오!"라고 외쳤다. 시민들도 "비폭력! 비폭력!"을 외쳤다. 그러나 경찰 쪽으로부터 발길질과 욕설이 돌아왔다. 이후 경찰은 곤봉과 방패를 휘두르며 스크럼 맨 앞줄을 밟기 시작했고, 그 상태로 주변을 둘러싼 시민들과 2~3분 정도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다 갑자기 100여 명의 경찰이 바닥에 드러누운 참가자들을 우르르 짓밟기 시작했다. 곤봉과 방패, 군화발로 내리찍으며 저항을 포기한 50여 명을 무참히 짓밟으며 지나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학영 사무총장을 비롯한 8명의 YMCA실무진과 시민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사무총장은 오른쪽 손목뼈가 금이 가고, 얼굴과 머리에 찰과상을 입었다. 홍경표 국장은 곤봉으로 오른쪽 머리를 가격당해 실신하는 한편 손과 발에 마비를 일으켰다. 윤경아 간사는 전경이 머리를 향해 내리찍는 방패를 막다가 왼손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이학영 사무총장은 "경찰은 사전 경고도 없이 그저 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우리를 개 패듯이 패며 밟고 지나갔다. 이렇게 죽겠다 싶었다"라고 당시의 살벌했던 상황을 표현했다. 실신 후 정신을 잃다, 깨다를 반복하던 홍경표 국장은 구급차 안에서 정신이 들자, 딸에게 남기는 유언을 전하기도 했다. 윤경아 간사는 "경찰이 방패로 내리찍으려다가 내가 여자인 걸 보고 잠깐 움찔했지만, 여지없이 얼굴을 향해 방패를 내리쳤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지역에서 올라온 YMCA실무진을 비롯해 여러 명이 귀가 찢어지거나 골절상을 당했다. 부상자들은 경찰이 지나가고 난 뒤 의료진에게 응급처치를 받고 119차량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는 이학영 사무총장과 홍경표 국장만 금강아산병원에 입원 중이다.

	▲ 금강아산병원에 입원 중인 YMCA 이학영 사무총장 ⓒ뉴스앤조이 김은석

평화로운 시위를 확산시키고자 '눕자행동'을 제안한 이학영 사무총장은 "경찰이 이렇게 무참히 짓밟을 거란 예상은 못했다. 실무진이 대부분 부상당했지만, 30일부터 다시 정비를 가다듬고 비폭력불복종운동을 전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YMCA는 6월 30일 오전 11시 YMCA 연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정부의 폭압적 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다. 또한 어청수 경찰청장과 폭력 진압 지역 경찰서장, 해당 진압 팀장 등을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YMCA연맹 이사단은 30일 기자회견 후 청와대와 경찰청을 항의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YMCA는 앞으로도 7월 5일 100만 촛불집회를 대비해, NCCK와 예수살기 등 기독교 단체등과 연대해 시민들 사이에 평화적인 불복종 운동을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다.

YMCA의 촛불시민평화행동단의 다음카페에서 6월 29일 새벽  경찰의 '눕자행동'의 폭력진압 실황을 담은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동영상 보기 : http://cafe.daum.net/ymca-nubja/3DqG/22 

	▲ ⓒ사진제공 YMCA촛불시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