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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기행] 청주 상당산성을 찾아서자전거로 다니는 가을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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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9월 15일 (목) 00:00:00 [조회수 : 30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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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산 고씨 샘터에서 만난 노인이 상당산성을 소개해 주고 나서 난 언젠가 한 번 오르리라고 생각했던 산성을 오늘 찾아나섰다. 가을의 신선한 태양빛,서늘한 바람,모든 기후 조건이 만족스러웠다. 혹시 좋은 약수라도 찾을까 생각해서 피티병도 3개나 넣었다.
가파른 산성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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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km의 성로(성곽길)를
따라 산성을 돌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안전을 위해 몇 곳은 통제되어 있고 대신 등산로가 성곽가까이에 있어 등산코스로도
그만이다.<블로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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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를 벗어나서 명암지(연못)를 지나면 우암어린이회관이 보이고 청주동물원이 있다.전 날에 아이들과 함께 갔던 동물원이지만 상당산성은 말로만 들었지 초행(初行)이나 다름없었다. 이정표를 보고 혼자서 찾아가리라 마음먹고 아무에게도 묻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순적한 길을 달라고 주님께 기도했을 뿐이다. 예상했던 것 보다 아주 가파른 고갯길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지 못해 끌고 갈 정도로 가파랐다.동물원에서 2km 앞으로 가야 닿을 산성길은 고갯길마다 나를 멈추어 숨을 고르게 했다.
중간 지점에서 동전을 줍다
도저히 힘들어서 중간에 쉬어가려고 하는데 바윗돌 위에서부터 흐르는 산수(山水)물로 손을 씻고 얼굴을 닦으니 한결 나아졌다. 순간 나에게 희미한 동전 한 닢이 보였다. 오래된 500원짜리 동전이었다.웬 떡인가? 검은 동전은 마치 내게 물질이 무엇이뇨? 묻는다. 하지만 아이들 생각에 주머니에 넣고는 힘을 내서 자전거를 쏜살같이 달려 또 한 구비를 넘었다.
인생에도 오르막길이 있다
힘든 한 고비 한 고비를 오를 때마다 힘들었던 인생가운데 함께 하신 주님을 생각하며 참고 견디며 가는데 이윽고 상당고개 정상 343m에 이르니 내리막길이 나타났다. 이정표는 0.9km(900m)를 남기고 상당산성의 남문(南門)을 이어지고 있었다. 지나다가 가지치는 아저씨에게 한 마디만 물었다. "여기가 산성길이죠" 그 아저씨는 "예~~"했다. 힘들고 지친 농민들,서민들에게 말도 길게 하면 피곤할까봐 줄인 것이다.
상당산성의 역사-사적2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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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성의 동문으로 밑으로 내려
가면 각종 토속 음식점과 호수가 있고 사람들이 보였다.<청주 자료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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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소에 이르러 자전거를 한 쪽에 받쳐 두고 걸어서 올라야 했다.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나는 남문에 있는 안내판을 쭉 읽었다. 공남문(남문)에서 서문과 동문을 돌아 전체 둘레가 4.2km이고 면적이 727,276평방미터이다. 백제시대에 上黨縣(상당현)으로 불리던 청주, 당시 청주읍성에는 병마절도사가 있었고 이 곳 상당산성엔 하위 군영이 존재했다.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중부권의 요새로 자리잡아 남쪽 세력의 침략을 대비해 설치된 석성(돌로 쌓은 성)이었다. 당시에 3,500명의 관군과 승군이 이 성을 지켰다고 한다. 경내에 구룡사등 절이 남아 있는 등 당시 호국불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의 산성은 조선 숙종 때 증축하고 영조(1741년) 때까지 보수된 모습이 남아있었다.
생태계의 보고-4.2km를 한 바퀴 돌다
나는 남문을 시작으로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았다. 얼마 쯤 가자 청주시내가 한 눈에 들어 오고 서문(지호문)을 지나면서 청원과 오창등 신개발지역이 보였고 날씨가 좋아 가시거리에는 멀리 증평까지 보였다. 빙 둘러 낮은 산들이 펼쳐지고 하늘은 높고 맑았으며 별 어려움 없이 성로(城路,성곽으로 난 길)를 따라 돌았다. 긴 지렁이도 보이고 작은 실뱀도 있었다. 다람쥐등이 눈에 들어오고 청설모도 보였다. 희한한 새들의 소리, 가을향기에 취해 난 어느 새 송편을 가족들끼리 준비해 이번 추석을 간촐하게 보내야지 생각하며 동문(鎭東門,진동문)에 까지 이르렀다.
물 한그릇 나눌 수 있는 인심
나는 목이 몹시 말랐었다. 관리소 옆 수돗가는 수질검사로 당분간 음용 금지 팻말을 붙였고 결국 성곽을 도는 동안 갈증을 느꼈지만 참아야 했다. 동문에 이르렀을 때 아래로 기와 지붕들이 보였다. 혹시 절인가 하여 물을 청하러 들어가려고 내려 갔다. 한 집에 이르러 물을 청했다. 절은 아니고 토속음식을 파는 식당가가 형성되어 있었고 난 그 집에서 물을 얻어 마셨다. 추석 준비며 조상제사에 대한 생각을 잠시 나눴고 송편을 맛있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얘기를 들었다. 지나는 과객에게 물 한그릇 나눌 수 있는 인심이 살아있었다.
다시 찾은 우암산 약수터
산성을 내려가면서 혹시 약수터가 있을까 했다. 명암약수터가 있기는 했지만 무척 불결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다시 한 약수터에 갈려고 했지만 굿당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발길을 돌려 어린이 회관으로 향했다. 왠지 찜찜한 물, 자연을 보존하기 보다 파괴하는 사람들로 인해 물맛마저 변한 것 아닌가 싶어 안타까웠다. 내리막길이라서 일사천리로 내려왔지만 생수물 3통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전에 떠오던 우암산 샘물에 갔다. 힘이 들어 만약 여기에도 없다면 더 갈 힘이 없었다. 그런데 거기 그대로 산수가 흐르고 있었고 나는 변함없이 혜택을 주는 자연과 물이 흐르게 하신 창조주께 감사했다.
저녁엔 가을 가족영화제
저녁엔 가족들과 함께 무심천에서 상영되는 [가을밤 가족영화제]에서 영화를 보았다. 지금 청주엔 청주와
청원의 통합을 위한 주민투표가 발의되었다. 청주시가 청원군을 전략적으로 흡수하여 광역시로 가기 위한 포석인데 청원군 농민 단체나 일부 군민들의
반발이 심하다. 오송역 유치이후 청주는 살아있는 도시,생명력있는 도시로 발돋음하고 있다. 무심천변의 자전거 도로, 시원하게 높이 솟아 오르는
분수,여름밤에도 시원한 천변의 바람... 이제 청주는 도약하고 있다.<<청주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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