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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 훔쳐읽기-11“이젠 하릴없이 남의 연애일기까지 옮기세요?” - 드디어 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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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9월 14일 (수) 00:00:00 [조회수 : 23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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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 훔쳐읽기-(11)
작은일기 D-214
‘정혜에게서 이 책을 받았다. 사랑하는 마음도 함께... 한 달 동안 나만을 생각하며 작은일기를 썼다는 데에 정말 큰 기쁨을 느낀다. 나만을 사랑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나도 이렇게 해 주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정혜에게 미안한 마음. 하지만 난, 너가 사랑하는 만큼 너를 사랑해! 내 마음 알지?’
검정. 나는 사내의 글씨에 주목했다. 현상이란 사내의 글은 처음이요 마지막이다. 자신의 답 글을 좁은 지면에 옮기려고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글씨체는 오히려 정혜씨 것보다도 작고 가늘다. 그의 성격이 소심해 보이고 예민한 감정의 소유자 같다.
정혜에게서 받은 이 책이란‘좋은생각’을 말한다. 그는 이 책과 더불어 그녀의 사랑하는 마음도 받았다고 썼다. 여자에게 보내 준 이 책을 다시 돌려받은 듯. 자신도 이렇게 해 주고 싶었으나 뜻대로 안 됐다고 미안해한다. 둘 다 동시에 일기쓰기를 고안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내가 알고 싶어 했던 점은 이 일기를 누가 가지고 있다가 버렸을까? 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남자가 이것을 버렸을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가 마지막에 이 글을 썼고, 이 책을 받은 사람이 버렸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한 달 동안 나만을 생각하며 작은일기를 썼다’고 한 대목에서 의문이 생겼다. 그가 받은 일기는 5월치 일기이다. 그러면 4월치 일기는 그녀가 남자에게 주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나는 4, 5월 두 달치 일기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정혜가 5월치 일기만 건네주고 그것을 읽어 보게 한 다음, 마지막 장의 일기를 써 달라고 고 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다시 받아 보관하다가, 버리지 않았을까?
그런데 다른 4권의 같은 책자와 함께 연애 일기를 쓴 책들도 버렸다. 1999년 이후 만 5년 3개월의 세월이 지났다. 나라면 이것을 버리지 않고 오려서 보관하거나 두 권만 따로 묶어 두었을 것 같다. 혹 두 사람이 결혼하지 못했거나 헤어진 것은 아닐까? 둘이 헤어졌다면 공연히 남겨두어 다른 사람 눈에 띄게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나로서는 두 사람이 결혼하여 행복을 만끽하며 살기를 바라지만, 내 손에 들어온 정황을 짐작컨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다.
끝으로, 남자의 마음을 읽어 보자.
‘난, 너가 사랑하는 만큼 너를 사랑해!’
남녀간의 사랑은 이처럼 절대적인 게 아니라 상대적이다. 글로만 보면 두 사람이 헤어졌을 가능성을 읽을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짐작한 것을 염두에 두고 이 글을 다시 음미하노라니 마지막 말의 여운이 개운하지 않고 찜찜함이 스며든다. 두 달간 절절한 사랑을 호소하는 이 아가씨에게 써 준 답장 치고는 함량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나라면 이런 남자에게 올인(all in) 할 마음이 들 것인가? 그럼 나라면 어떤 답장을 해 주었을까?
1999년 5월 31일(월)
2005-08-22 옮김
이일배
[뒷글]
이 글을 노트북에 입력하는 동안 아내에게 들키는 바람에, 또다시 잔소릴 들었다.
“이젠 하릴없이 남의 연애일기까지 옮기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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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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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이요! |
오랜만에 선생님 부인이 정답을 말했습니다. 사람은 오래 살아야 합니다. 아마 가을바람님이 어디엔가 연애편지를 쓰고 싶나 봅니다. 당당뉴스에 "연애편지"라는 제목으로 우리 글을 한 편씩 올려 마누라로부터 혼이 나 볼까요?
마누라에게야 매일 혼이 나도 당당뉴스 독자 여성들에게 칭찬을 받으면 되니 한번 한가위를 맞아 이상한 글도 올려 봅시다. "형님먼저! 동생먼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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