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생활 |
|
연애일기 훔쳐읽기-5아항! 첨단이 광주시에 있는 지명이구나.. |
|
|
|
입력 : 2005년 09월 14일 (수) 00:00:00 [조회수 : 2112] |
|
연애편지 훔쳐읽기-(5)
작은일기 D-256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너무 힘이 든다. 이제 시작이니까 열심히는 해야겠지만 자신이 서지 않는다. 정말 아이들 다루기가 보통이 아닌 것 같다. 현상아! 너가 나의 옆에서 힘을 넣어 줄 수 있지? 응. 부탁해.’
1999년 4월 19일(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일하는 월요일이 돌아오면 거의 모든 직장인은 월요병을 앓는다. 내가 엉큼하게 상상한 일이 둘 사이에 있었다면 먹고 살기 위해 해야 하는 세상일을 시작하는 게 얼마나 힘들까? 이 아가씨의 직업이 아이들을 다루는 일이 분명해졌다. 일하다가 힘들 때마다 그녀는 자신에게 힘을 넣어 준 현상이를 생각만 해도 불끈 힘이 솟을 것 같다. 그러나 사내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그들은 여자에게서 모든 것을 받는 순간, 시들해지거나 냉담해질 수 있음을 이 아가씨가 아는지 모르겠다.
작은일기 D-255
‘정말 예전에 공부할 때가 가장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일하기 힘들어서... 넌 어때? 하긴 너도 너무 힘들지. 안 그래?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참고 열심히 하는 수밖에...’
1999년 4월 20일(화)
여러 사회생활을 겪어 보고 독학으로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학생은 자신이 쓴 책에서 공부가 가장 쉽다고 고백했다. 직장에서 남의 돈을 버느라고 시달려 본 사람은 다들 학창 시절을 그리워한다. 원하는 대로 직장을 박차고 나올 수 없는 처지라면 참고 견딜 수밖에 없다. 요즘은 그나마 입사도 못 해 보고 중년을 맞아야 할 청년 실업 시대가 되고 말았다.
작은일기 D-254
‘오늘도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매일 똑같은 시간들의 반복이다. 그래서 좀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도 없고... 아저씨의 생활은 어떠세요? 재미는 있으세요? ... 그냥 심심하고 따분하다.’
도회지의 보통 사람들은 바쁘게 시간을 보낸다. 다람쥐 체 바퀴 돌 듯 반복된 생활을 한다. 재미없고 권태로운 일상. 아저씨의 삶인들 다른 세상에 살면 몰라도 별 다를 것인가? 그래도 일 없이 백수건달이 되어 시간을 죽이는 것보다, 일만 있어도 행복하고, 더욱이 일이 많거나 바쁘면 바쁠수록 더 행복한 사람이리라.
1999년 4월 21일(수)
작은일기 D-253
‘오늘은 강주 오빠를 만났다. 그래서 시내에 나갔어.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들어왔는데 너가 더욱 보고 싶더라. 함께 이렇게 앉아서 차 한 잔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녹색 글씨. 강주 오빠를 아저씨도 아는 사랑인가 보다. 여자들이 남에게 책잡힐 일을 감히 하거나, 설사 하더라도 남에게 드러내지는 않는 법이다. 입이 아무리 싸더라도 꼬리를 밟힐 짓은 삼간다고 보면 된다. 이 여자가 이름을 밝히는 것은 의도적이라고 본다. 슬쩍 안중에도 없는 강주라는 오빠를 흘려 긴장하게 해 놓고는, 꼬리를 치는 게 아닌가.‘너가 더욱 보고 싶더라.’죽이는 수법이다. ‘너갗라는 우리 주인공의 어법을 그대로 살려 주기로 했다. 여자라면 불여우가 아니라도 이 정도의 술법은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 앉아 차라도 한 잔하면 얼마나 좋을까?’다른 남자와 이야길 하면서도 여자는 사랑하는 사람만 생각한다. 아무리 다른 사람과 오래 앉아 노닥거리고 찬찬찬! 술잔을 기울여도, 내 맘은 오로지 당신 한 사람뿐인 걸요...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1999년 4월 22일(목)
작은일기 D-252
‘언니가 서울에 가서, 첨단에서 자기로 했다. 내 몸도 피곤하고 짜증이 나지만 어쩔 수없이 조카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그래서 그런지 괜히 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1999년 4월 23일(금)
여기까지도 여자가 사는 곳을 나는 모르겠다. 첨단은 도대체 어딜까? (* 후기: 소안도와 보길도 여행하러 광주역에서 광주 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아내가 갑자기 소리쳤다. "여보, 저기 좀 봐요. 당신이 좋아하는 첨단이 있네요?" '엉? 이 여자가 이 글을 읽어 봤구나!' '좋아하긴 뭘 좋아해, 여자가 사는 첨단이 어딘지 몰랐을 뿐이지...'. 과연 버스 안내판에 첨단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있는 것이다. 아항! 첨단이 광주시에 있는 지명이구나.. 이런 바보!)
최소한 이 아가씨가 사는 곳이 서울은 아닌 모양이다. 그럼, 언니 집에 올라와 더부살이하는 신세일까? 아니면 언니 인근에 자취하면서 부탁을 받고 잠깐 조카를 돌봐 주러 첨단에 들른 것일까? 형부 이야기도 없고 조카 이름도 안 밝히고 있다. 오로지 한 가지 목표에 승부를 거는 듯한 이 태도를 보라. 알기 어려운 것은, 왜 언니에게 죄스런 마음을 가지는 것일까?
작은일기 D-251
‘선생님들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가지 않을까도 했는데 가서 이야기도 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다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더라. 난 그냥 별로 의식하지도 않았었는데...’
선생님들이라고 해서 내가 어만 선생님을 오해했던 것이다. 선생님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모임에 다녀온 듯. 자신은 의식 없이 지냈지만 많은 불만을 지닌 선생님들 틈에서 지냈구나 싶다.
1999년 4월 24일(토)
작은일기 D-250
결혼식장에 다녀왔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 피곤하다. 하루도 금방 지나 버린 것 같고... 님! 아저씨는 이제부터 훈련이네. 고생 좀 하겠구나. 불쌍한 우리 현상이. 하지만 내가 기도해 줄게.’
처녀가 결혼식장에 다녀왔다. 친구 결혼식? 친척 결혼식, 그것은 중요하지 않고 단지 몸이 피곤한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게다.
오늘로님=아저씨=현상이가 동일인임을 알았다. 머잖아 현상이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 될 같다. 그런데 아저씨가 이제부터 훈련으로 고생할 거라고 하니 혹 예비군? 아님 현역 군인? 오라~ (군인) 아저씨구나! 이런 나의 아둔함이여! 님이라는 표현은 처음이다.
1999년 4월 25일(일) |
|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043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