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은 전 존재 곧 전 인격과 전 삶에 관계된 것입니다. 전 존재의 어떤 특정한 부분에 관계된 것이 아닙니다.

인격은 일반적으로 지정의로 구분합니다. 지식과 감정 그리고 의지입니다. 신앙은 인격의 구성요소로 이해되는 지정의의 어떤 특정한 부분과 관계된 것이 아니라 그 모두에 관계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삶이란 지정의의 어떤 특정한 부분과 연관된 것이 아니라 그 모두와 관계된 것인데, 그 중에 지식은 토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사는 것이 가능합니다. 아는 만큼 살지 못하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아는 것 이상을 살지는 못합니다. 아는 것이란 깨달음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으로서의 삶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삶은 깨달음을 내포한 아는 것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아는 만큼 살지 못하는 모습의 문제가 매우 크지만 아는 것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성경의 가르침의 체계화로서 지식에 관계되어 있는 교리는 모든 기독교인에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목사들의 설교는 자신이 받아들이고 있는 교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교리가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을 전달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본인이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전하는 것이 바로 본인이 받아들이고 있는 교리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이라며 이야기되는 모든 것은 교리입니다. 그 교리는 교회 역사에서 나타났던 어느 교리와 일치합니다. 해 아래 새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곧 2000년의 기독교 역사에서 성경이 가르치는 바로서 이야기될 수 있는 모든 것은 이야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성경의 가르침과 온전히 일치하느냐의 여부입니다. 성경은 동일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이야기를 동시에 하고 있지 않지만 표면적으로는 서로 다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사자의 이해에 따라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말하면서 성경이 가르치지 않는 바를 말할 수 있습니다. 문자를 표면적으로 이해하고 말할 때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문자를 문맥과 역사적 정황 그리고 성경의 표현법 등을 바르게 고려하여 이해하면 동일 주제에 대해 동일한 내용을 말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들이 그분의 말씀으로 인해 헷갈리도록 하지 않도록 역사하시기 때문입니다.

지난 교회 역사에서 지성우월주의에 빠져서 감정과 의지가 경시되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밝혀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한 교회로서 서로를 세워가는 섬김이 아니라 정죄와 분리로 치닫기도 하였습니다. 겸손히 성령님의 조명을 구하며 한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바를 듣지 않은 결과입니다. 이러한 잘못된 지난 역사에 대한 바른 대처는 지정의를 각각의 위치에서 바른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교회는 반 지성주의를 나아갔고 현재에도 그 길을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하는 바를 말하면서 교리는 경시하거나 무시합니다. “성경의 가르침이 중요하지 교리는 중요하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성경의 가르침은 본문의 내용에 따라 인간의 부패, 선택과 예정, 예수님의 속죄, 하나님의 효력있는 부르심, 영원한 구원에 대한 하나님의 역사하심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본문의 내용에 따라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이 어떠하여야 함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옛 언약 시대의 율법과 새 언약 시대의 복음, 옛 언약 시대의 하나님의 역사와 새 언약 시대의 하나님의 역사 등도 모두 교리입니다. 자신이 받아들이고 있는 교리를 자신의 방식으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의 가르침이 중요하지 교리는 중요하지 않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이야기하는 모든 내용은 지식의 전달입니다. 지식의 전달이 아닌 성경의 가르침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지식이 성경의 가르침에 부합하느냐의 여부입니다. 곧 바른 지식이냐 그릇된 지식이냐의 여부입니다.

교회는 지성우월주의에 빠져들어서도 안되지만 반 지성주의에 사로잡혀서도 안됩니다. 특히 목사에게는 이 사실이 중요합니다. 성도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바르게 섬기고자 한다면 인간 존재의 지정의에 대한 바른 이해와 통합적인 충족이 있어야만 합니다. 목사 자신이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는데, 하나님께서 앞서 세우시고 사용하신 종들의 연구를 참조하여야 합니다. 목사를 나름대로 전문인으로 생각할 때에 전공 서적을 가장 안 읽는 부류로서 인정되는 현실의 문제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경건 서적 정도만 읽고서 신학 서적은 손대지도 않는 목사들의 문제는 한국 교회의 현실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신앙은 전 인격과 전 삶에 관계된 사안이며 바른 지식은 그 토대입니다.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바른 체계화 곧 교리는 전 인격과 전 삶의 뼈대입니다. 교회(신자)는 지성우월주의와 반 지성주의를 동시에 경계하고 전 인격과 전 삶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목사는 성도의 삶의 뼈대를 바르게 세우기 위한 섬김에 헌신하여야 합니다. 성경 자체와 성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밝히는 앞선 섬김을 바르게 활용하는 수고가 요청됩니다. 그래서 이 땅의 모든 교회가 한 하나님의 말씀에서 한 교리를 도출하고 전하여지는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중병에 걸린 어머니와 같다고 이야기되는 오늘날의 한국교회를 회복시키는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입니다.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교회를 세우고 생명을 살리기 위한 공부가 있어야만 합니다. 가장 일차적으로 목사가. 그리고 모든 성도들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