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는 예수님의 물음에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마 16:16)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이는 베드로의 입장에서 예수님에 대한 신앙고백이라고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베드로의 신앙고백은 예수님이 구약에 약속된 메시야이시고 성자의 현현이라고 말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이해되어온 바에 대해 되짚어볼 필요성을 느낍니다.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있기 전에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이야기되었습니다.
세례 요한, 엘리야, 예레미야나 선지자 중의 한 사람.
베드로가 예수님에 대해 그리스도 곧 메시야라고 고백한 것은 사람들의 이해와는 분명히 다른 차원입니다.

문제는 베드로가 자신의 고백에 어떤 의미를 담았느냐는 것입니다.
그 당대에 유대인들의 메시야 관은 정치적인 메시야입니다.
과거에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되도록 했던 모세와 같이 유대인들을 로마의 지배에서 해방시켜주는 분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과거의 영광을 재현시켜줄 분으로서의 메시야입니다.
베드로가 자신의 고백에서 그 당대의 메시야 관을 벗어나서 말하였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예루살렘 행에서 제자들이 보인 태도는 이를 확인시켜 줍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유대인들의 왕으로 등극하고 그로 인해 자신들에게 주어질 영광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서 누가 크냐는 논쟁을 하였습니다.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하고 은 삼십에 유대인 지도자들에게 넘겨준 이유도 한 원인도 정치적인 메시야 관에 예수님 맞지 않다는 판단입니다.
베드로는 그 당대의 메시야 관을 따라서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였다고 보입니다.

다음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부분입니다.
과연 그 당대의 베드로가 성자의 현현이라는 의미를 담아서 말했을까?
그렇게 생각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유대인들은 유일신 사상으로 전 세계관이 형성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야웨만이 하나님이시며 다른 모든 존재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성령님도 하나님의 능력으로 생각했지 인격적인 하나님이시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다니엘이 적은 인자(단 7:13-14)도 피조물인 한 존재라고 생각했지 인격적인 하나님이시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과 동등한 본질과 능력과 권세를 가지신 성자 하나님이라는 개념은 생길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란 성경의 용례에 입각하여서 이해하여야 합니다.
성경은 사람에 대해서 신의 아들(창 6:4)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이스라엘의 재판장의 경우에는 신이라고도 표현하고 있습니다.
베드로가 말하는 하나님의 아들이란 그 당대의 유대인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이 참 믿음의 사람으로서 이스라엘의 재판장 다르게 말하면 심판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대리하여 이스라엘의 살고 죽음을 결정하는 존재라고 말한 것입니다.
하나님과 같은 신성을 가진 존재로서 하나님-인간이라고 말한 것이 아닙니다.
아직까지는 베드로에게 하나님-인간이라는 인식은 전혀 없었습니다.

예수님에 대해 다른 유대인들과는 달리 구약에 예언된 메시야이며 이스라엘의 재판장 곧 심판자라는 고백은 대단한 것입니다.
이는 베드로 스스로가 찾아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로 인해 가능했던 것입니다.
베드로의 고백에 대해 예수님이 하나님 아버지께서 알게 하셨다고 말씀한 이유입니다(마 16:17).

언약의 시대가 진전되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시며 성령님을 선물로 보내어주십니다.
부활하시고 승천하시기까지 기간 동안에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지내셨습니다.
그 기간 동안에 “예수님이 어떤 내용의 말씀을 하셨을까?”를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에 제자들이 하는 말과 기록의 내용들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적인 메시야가 아니라 온 세상의 구세주로서의 메시야이신 예수님.
이스라엘의 심판자일 뿐만 아니라 온 세상의 심판자로서 하나님-사람이신 예수님.
그 모두를 담아서 주 예수 그리스도라고 한 것입니다.

오늘날의 교회는 진전된 신앙고백을 따라서 예수님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한 고백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도적 복음을 터로 하여서 그 위에 세워진 하나님의 집이며 진리의 기둥과 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