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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3월 26일 (수) 13:50:13
최종편집 : 2008년 03월 26일 (수) 16:38:35 [조회수 : 7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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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실존여부 추적법
고후11:32~33
다메섹에서 아레다 왕의 고관(방백)이 나를 잡으려고...나는 광주리를 타고...
행9:22~25
다메섹에 사는 ...유대인들이 사울 죽이기를 공모하더니...사울을 광주리에 담아...
바울이 역사상 실존했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성경상의 진술들이 일반역사에서 과연 “실제였던 일”로 밝혀질 수 있을까?
위의 고후11:32~33은 바울 자신이 역사상의 시간 속에서 겪었던 자신의 경험을 기술한 내용이다. 그리고 행9:22~25은 사도행전의 저자가 바울 사후 30년 정도 지나서 사도행전을 쓸 때에 바울이 경험했던 내용을 자신의 입장에서 기록한 구절이다.
그러면 바울의 광주리 탈출 사건은 시간적으로 역사상 어느 시점에서 발생했던 일인가?
• 다메섹 성에서의 바울의 광주리 탈출사건의 때
이에 대한 단서는 바울 스스로가 자신의 경험을 말할 때 밝힌 “아레다 왕”이라는 표현에 있다. 일반역사에서 확인되는 아레다 왕이란 아라비아(아랍) 나바테 왕국의 왕이었던 아레다 4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팔레스타인 일부와 다메섹을 통치하던 때에 다메섹 지역은 그의 신하인 어떤 총독에 의해서 치리되고 있었는데 고후 11:32~33은 바로 그가 유대인들의 편에 서서 바울을 체포하려고 했었다는 상황을 말한다.
아라비아(아랍)의 나바테 왕국은 헬레니즘시대 때부터 로마시대에 이르는 동안 번성했던 왕국으로서 아레다 4세는 헤롯 안티파스의 장인이었다. 그의 재위연대는 기원전 9년에서 기원후 40년까지로 나타나는데 헤롯 안티파스가 아레다 4세의 딸과 이혼하고 헤로디아와 재혼하자(눅3:19; 9:9; 13:31~32의 헤롯은 헤롯 안티파스를 가리킨다) 이에 분노한 아레다 4세는 36년~37년 사이의 겨울에 헤롯 안티파스를 침격하여 그를 패퇴시켜 버렸다. 그 때 헤롯 안티파스는 아레다 4세에게 쿰란 지역이 포함된 요단강 서쪽 변경 일부 지역을 빼앗겼다. 그러자 그는 로마 황제인 티베리우스에게 이 일을 진상하고 도움을 요청하여 아레다 왕을 칠 수 있는 조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기원후 37년에 티베리우스가 사망함으로써 이 일은 실행되지 않았다.
이런 역사상의 정황속에서 바울의 모습을 살펴볼 때 다메섹 도상에서의 그의 급변과 소명사건은 “40년 이전”에 발생했다는 시간상의 구획이 확실하게 그어진다. 성경의 보도에 따르면 광주리 탈출 사건 이전에 이미 다메섹에서의 소명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가 소명받은 이후부터 40년까지의 그의 행적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역사상의 외부 증거는 “아레다 왕의 재위시절”에 해당하는 “기원후 40년 이전”의 것이라고 규정된다.
• 로마에서의 유대인 추방령의 때
한편, 행18:2에 의하면 “글라우디오가 모든 유대인을 명하여 로마에서 떠나라”했다는 기록이 있다. 글라우디오는 클라우디우스로 발음되는 로마의 황제를 말한다. 그는 암살된 갈리굴라의 뒤를 이어 51세가 되는 해인 41년에 로마의 황제로 즉위하였는데 조카였던 갈리굴라의 암살을 주도한 배후의 최종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런 그 역시 64세가 되는 해인 54년에 암살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재위 기간 중 정부와 짜고 그를 암살하려고 했던 3번째 황비인 메살리나를 처형하였으나 결국 데리고 온 자신의 아들 네로를 황제로 만들기 위해 모의한 4번째 황후 아그립피나의 음모에 걸려들어 54년에 독살된 것으로 전해진다.
바로 이 로마의 황제 클라우디우스가 기원후 49년에 로마에 거주하는 유대인을 추방하는 칙령을 내렸었다. 이유는 일단의 유대인들이 “예수는 메시야”라고 설교하므로 유대인들끼리의 사이에서 계속 소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클라우디우스는 이런 제국내의 소란을 잠재우기 위해 유대인들에게 추방령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유대인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클라우디우스는 유대인들의 종교집회를 금지시키는 조치를 내렸을 뿐이며 유대인들을 제국내에서 강제로 추방하는 명령을 발동시킨 명령은 아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클라우디우스는 유대교에 대한 어떤 직접적인 압박조치나 유대인들에 대한 실제적인 추방조치를 취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유대인 추방령이라기 보다는 제국내에서 발생하는 유대인들 사이의 소란을 잠재우기 위해 유대인들의 종교집회를 금지시킨 “유대인 종교집회 금지령”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 바울과 아굴라,브리스길라 부부와의 만남의 때
이 때 로마내의 유대인들 사이에는 정통을 주장하는 보수적 유대교인들과 예수를 메시야라고 설교하는 일단의 유대교내 예수파 유대인들이 갈등을 일으키면서 그 사이가 점점 더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그 여파로 로마는 유대인들 때문에 시끄러웠고 로마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교도들끼리 매일 싸움질이나 하는 형국이었다. 이런 와중에 클라우디우스의 유대인 종교집회 금지령이 발동된 것이다. 그러자 이 칙령의 여파를 직접 받게 된 유대인들이 예수파 유대인들을 더욱 압박해 왔고 이의 영향으로 예수파 유대인들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자 일단의 예수파 유대교인들이 자발적으로 로마를 떠났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 때까지만 해도 기독교는 유대교와 다른 별개의 종교로서가 아니라 유대교내에서 예수가 메시야라고 주장하는 일파로 간주되고 있었으며 예수교라는 독립적인 종교로 아직 분리되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하에서 이 칙령(위의 입장에서 볼 때 구체적으로 말하면 유대인들의 종교집회 금지령)에 따라 로마를 떠났던 유대인들 중에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내외가 바울을 만났다는 것이 사도행전의 보도이다(행18:1~2). 그렇다면 바울이 고린도에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내외를 만한 해는 칙령 발동 당해 년도인 49년이거나 아무리 늦어도 다음해인 50년이 저물기 이전이었을 것이라는 역사상의 시간이 나타난다. 따라서 바울이 고린도에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를 만난 해는 49년~50년 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또 한가지 분명한 것은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는 바울의 전도를 받은 사람들이 아니며 바울과는 상관없이 유대교내에 속해있던 예수파 유대인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 때까지만 해도 유대교내 예수파는 정통을 주장하는 유대교인들과 상당한 갈등관계에 있었을 뿐 별도의 종교로서 구별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하게 된다.
• 유대인들의 바울 고소및 갈리오의 재판정에서의 소송 각하사건의 때
또, 행18:12에 “갈리오가 아가야 총독 되었을 때”라는 언급이 나온다. 행18:12 이하의 내용에 따르면 유대인들은 갈리오 앞으로 바울을 끌고 갔다. 갈리오는 네로 황제의 선생이었던 스토아 철학자이며 웅변가였던 세네카의 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형인 갈리오와 아우 세네카 형제가 네로로 인해 사망했다는 것이 역사가 전해주는 한 가문의 비극이다. 그런데 바로 이 갈리오가 바울에 대한 재판 자체를 각하시켜 버렸다(행18:12~17). (사건을 각하시킨다는 말은 사건 자체가 법적인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법적 판단 자체가 불가하다 하여 소송자체를 종료시켜 버린다는 법정 용어이다)
그러면 이 때는 역사상 시간적으로 언제쯤의 일일까? 고고학적인 성과에 따라 갈리오가 바울사건을 맡았던 때를 대략 추측할 수 있다. 갈리오 비문이라는 것이 그 증거가 된다. 이 갈리오 비문이란 것은 그리이스의 델피에서 발견되 것으로 제작연도가 52~53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거기에는 갈리오의 총독 임기 기간이었던 1년의 임기가 무사히 만료되자 이를 축하한 황제의 축하시가 음각되어 있는데 이를 근거로 볼 때 그의 총독 재임 기간은 기원후 51년~52년으로 파악된다. 그의 임기는 1년이었고 황제가 하사한 축하시는 그의 임기가 만료된 직후에 음각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클라우디우스가 로마의 황제로 건재하고 있던 때이다. 그러므로 바울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이 갈리오가 총독으로 재임하던 때 각하된 것이므로 바울을 상대로 했던 이 사건의 역사상 연대표는 51~52년의 일로 확인된다. 여기서 바울이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내외를 만난 후 18개월의 시간이 지났다는 행18:11을 근거삼아 시간을 역으로 계산하여 바울 행적의 시간대를 산정해 보면 바울이 고린도에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내외를 만난 해가 49년~50년 경으로 나타나 49년의 클라우디우스의 칙령발동과 일치함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49년~50년은 바울이 아굴라 내외와 만난 때, 그 후 1년 반 뒤인 51년~52년은 갈리오 재판정에서 바울 사건이 각하된 때로 이어지는 시간표가 그려질 수 있게 된다.
• 바울 행적 연대표로 보는 다메섹 소명 사건의 때
그러면 이렇게 그려진 연대표를 근거삼을 때 바울의 다메섹 소명사건이 발생한 역사상의 때가 언제인지 그 시간을 어떻게 표시할 수 있을까?
갈1:18에 “그 후 삼 년 만에 내가 게바를 방문하려고 예루살렘에 올라가서”라는 바울 자신의 진술이 있다. 이것은 “다메섹 소명사건 이후 3년이 지나서”라는 의미이다. 행 9:2에 의하면 다메섹에 “그 도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울은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 다메섹으로 갔다는 뜻이 된다. 그것은 그가 다메섹으로 갈 때 팔레스타인에서의 예수사건이 다메섹에 전하여져 다메섹에 이미 “그 도를 따르는 일단의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팔레스타인의 예수사건이 다메섹에 전해져 그것이 박해의 상대꺼리가 될 만한 정도로 자랐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적어도 2~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 갈2:1에 의하면 “14년 후에 ...다시 예루살렘에 올라갔다”는 바울 자신의 자서전적인 진술이 있다. 이것은 “다시”라는 단어를 “그 후 또 한번”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렇다면 소명받은 당해 연도를 기점으로 17년 만에 두 번째로 예루살렘을 방문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이 두 번째 방문은 예루살렘 사도회의를 위한 방문이었다(갈2:2이하). 그렇다면 예루살렘 사도회의는 49년 경에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시간적인 추정을 통해서 뿐만이 아니라 바울의 계속되는 선교사역상의 활동을 통해 추정해 볼 때에도 예루살렘 사도회의가 50년 이후에 있었을 것으로는 판단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렇게 산정된 시간의 숫자를 역으로 계산하여 시간표를 거슬러 올라갈 때 다메섹에서의 그의 급변과 소명사건은 32년~33년 경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복음서를 통해 추정되는 예수 부활 사건의 시점을 30년 경으로 볼 때와 거의 일치한다. 그러므로 바울이 다메섹에서 부활하신 주로부터 소명을 받은 시점은 기원후 33년 정도일 것으로 보고 시간적인 연대표에 따라 바울의 행적을 역사상의 시간표로 표시하면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다.
• 예수의 죽음과 부활사건:
30년 경(복음서 증언에 근거한 예수 출생 시기와 십자가 처형및 부활의 때 추정 연대)
• 바울의 다메섹 소명사건:
32~33년 경(팔레스타인에서 발생한 예수의 부활사건이 다메섹에 전파되어 예수의 그리스도되심을 고백하는 사람들이 박해의 대상이 될 정도로 커진 시간 감안, 예루살렘 사도회의 연대로 추정되는 49년 경을 기점삼아 시간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 갈 때 바울이 말한 “17년”이라는 시간과 거의 일치)
• 예루살렘 사도회의:
49년 경(소명 후 17년 만의 예루살렘 방문 시기, 바울사역의 내용으로 볼 때 50년 이후로 보기가 어렵다는 점도 감안된 추정 연대)
• 바울과 아굴라,브리스길라 부부와의 고린도 만남:
49년~50년 경(클라우디우스의 유대인에 대한 칙령 발동 년도 근거)
• 바울의 갈리오 총독 재판 각하 사건:
51년 경(갈리오 비문에 따른 그의 재임기간과 클라우디우스의 칙령에 따른 아굴라 내외의 고린도 이주 연도와 바울의 고린도 사역 기간 근거)
이상과 같이 바울이 역사상 실제로 생존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 주는 성경 밖의 역사상의 근거들을 통해 신앙을 목적하는 성경에 기술되어 있는 그에 대한 실존여부및 그의 행적에 관한 시간표를 그릴 수 있게 된다.
• 바울이 회개도 개종도 하지 않았다고 보는 학술적 근거
따라서 바울이 “회심”했다거나 “회개”하므로 변하여 새사람이 되었다는 견해는 매우 적절하지 못하다. “회심”이라는 것은 종교를 바꿨다거나 섬기던 신을 바꿨다는 뜻을 지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와 같은 역사상의 시간표를 살펴 본다면 바울은 결코 회심했다고 표현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그는 그가 믿던 하나님을 변함없이 계속 믿고 있었으므로 신을 바꾼 것이 아니며, 유대교내 예수파에게 가했던 박해에 대해 잘못했다고 회개하는 모습도 나타나지 않을 뿐만이 아니라 여전히 같은 신을 섬기면서 그가 행했던 일의 성격만 바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울의 변화에 대해서는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이해하기가 쉬울런지 모른다. “야, 너는 왜 내가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 네가 할 일은 그것이 아니야. 앞으로는 이 일을 맡아 하도록 하거라.”
그러므로 바울이 “개종”했다는 말도 어울리지 않는다. 바울이 소명을 받았던 때는 예수부활 사건이 있은 후 겨우 2~3년이 지난 때였으며 그로 부터 20여 년 가까이 지난 클라우디우스 치세 중에 내려진 유대인 상대 칙령 때에도 아직 유대교와 기독교가 별도의 종교로서 분리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바울은 유대교인으로서 예수의 그리스도되심을 전했던 유대교내 예수파 일당의 수괴에 해당하는 자로 지목되었던 사람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그를 향해 “우리가 보니 이 사람은 전염병 같은 자라 천하에 흩어진 유대인을 다 소요하게 하는 자요 나사렛 이단의 우두머리라(행24:5)”고 바울을 비방하며 바울을 향해 갖고 있는 그들의 극단적인 적개심을 표출했다. 그러므로 바울이 전하는 부활하신 예수가 이미 유대교와 독립된 별개의 종교차원에서 였다면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나사렛 이단의 우두머리”라는 등의 표현은 있을 수 없다. 헬라-로마 문화내에 무수히 존재하는 여러 종교들 중의 하나라 치부해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울이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전향한 것이라는 뜻을 갖는 “개종”이라는 말도 매우 적절하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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