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박국 선지자는 “무화과나무에 과일이 없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을지라도 올리브 나무에서 딸 것이 없고 밭에서 거두어들일 것이 없을지라도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련다.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련다”(합 3:17-18)고 노래하였습니다.

이 내용은 많은 경우에 무소유에 대한 예찬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만 옳지 않습니다. 또는 열심히 일했지만 소득이 없는 경우에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신앙의 한 태도로 이해되고 있지만 역시 잘못된 이해입니다. 흥겨운 복음송으로 불리는 것은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그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고서 중심으로 그 내용에 동참하여야 합니다.

하나님의 경륜은 옛 언약의 시대와 새 언약의 시대에 변화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방식의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질과 관련하여 하나님의 역사방식은 현격한 변화가 있습니다. 옛 언약 시대에는 율법에 대한 순종과 물질적인 부유함은 인과율의 관계이었습니다. 새 언약에서는 순종과 하나님과 영광스럽고 풍성한 사귐이 인과율의 관계입니다. 교회에게 있어서 순종과 물질적이고 현세적인 복은 인과율의 관계가 아닙니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상황에서는 순종으로 인하여 순교할 수가 있습니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상황에서도 순종으로 인하여 핍박을 받게 됩니다. 세상과 다른 기준을 따른 생활로 인하여 세상으로부터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딤후 3:12).
순종은 순교나 핍박을 가지고 오더라도 하나님과 깊은 인격적인 교제와 사명을 감당하는 복을 누리게 합니다. 교회에게 있어서 순종과 인과율의 관계를 가지는 것은 하나님과의 교제와 사명 감당의 복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물질적이고 현세적인 부유함을 “주실 수 없다거나 주셔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한 사도와 같이 기도하는 것(요삼 1:2)이 잘못이라는 것도 아닙니다. 순종과 물질적이고 현세적인 복이 인과율의 관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순종과 물질적이고 현세적인 복을 인과율의 관계로 말하는 것은 바울 사도가 그렇게 경고한 다른 복음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옛 언약의 선지자인 하박국의 기도가 교회에게 있어서도 아름다운 것은 하나님과의 교제만으로 만족함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고백은 새 언약 시대를 내다보는 노래라고 하겠습니다.
그의 기도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박국서 전체의 내용과 연관시켜 읽어야 합니다. 하박국은 율법을 저버리고 자기 욕심을 따라 사는 악인들의 번영에 대하여 하나님께 반문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방의 제국을 사용하여 유다를 심판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박국은 “왜 하필이면 유다보다 더 악한 이방 제국인 바벨론을 심판의 막대기로 사용하시는가?”라며 강하게 항변합니다. 이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이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2:4)였습니다. 불의한 유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정당하며 그것을 하나님의 지혜로 받아들이라는 권고입니다. 유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필수불가결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죄악이 가득 차서 더 이상 하나님의 긍휼이 주어질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죄악으로 가득한 유다를 심판하시고 새 시대를 여시고자 하셨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바벨론도 심판하실 것임을 말씀하십니다.

하박국이 그의 기도에서 언급하는 상황은 하나님의 심판의 결과입니다.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는 것은 그들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때문이었습니다. 하박국은 그러한 상황, 하나님의 심판의 결과인 그러한 상황을 받아들이겠다고 기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박국은 자신들의 죄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모든 것을 잃어야 한다면 잃는 것이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야 한다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 하나님께 대한 순종입니다.

그는 그러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으로 즐거워하며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이 악인을 제거하고 새 시대를 여는 하나님의 손길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마치 노아 시대에 노아 가족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멸망시키심이 노아 가족을 통하여 새 시대를 여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였던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으로 모든 것을 잃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가운데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바로 구원입니다. 에덴동산에서 쫓아내시고 다시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시는 하나님의 심판을 따라 그곳으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 아담에게는 구원인 것입니다. 빈손이 된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들이고 하나님만으로 만족한다고 고백하는 것이 구원입니다.
반면에 자신의 힘으로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멸망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입니다.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되라는 하나님의 심판을 거부하고 놋 땅에 정착한 가인이 그러한 경우에 해당됩니다. 비록 그의 후손들이 문화유산을 남겼지만 그것은 그들에게 구원이 아니라 멸망의 증거이었을 뿐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으로 빈손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손에 잡히는 것을 지키려고 하는 것은 멸망입니다. 하박국의 시대에도 대부분의 유다 백성들은 하박국과 같이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러실 리가 없다, 그러한 하나님의 역사는 부당하다”며 하나님의 심판을 거부하였습니다. 끝까지 자신들의 힘으로 자신들의 안전을 도모하였습니다. 멸망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들은 멸망을 당하였습니다.

하박국은 그 노래가 있는 기도의 전반부에 부흥에 대하여 언급합니다(합 3:2). 그가 말하는 부흥은 하나님께서 행하시고자 하시는 일이 집행되고 새 시대가 펼쳐지는 것입니다. 지난 교회 역사에서 있었던 대부흥도 동일한 성격의 일입니다. 평양 대부흥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령님의 강력한 역사로 인한 놀라운 변화는 중요합니다. 그 역사가 우리 가운데 반복되어 교회가 갱신되고 사회를 변화시키게 되기를 소망하여야 합니다. ‘Again 1907’은 그 소망의 연장선상에 있었기에 무의미하지만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교회 역사에서 있었던 방식으로만 부흥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아야 합니다. 성경과 교회 역사를 통한 교훈을 바르게 받아들이고 현실에 적용하는 방식으로도 부흥은 가능합니다. 이 시대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방식입니다. ‘Again 1907’이 아니라 성령님의 다스림을 받아 부흥을 현실화하는 것입니다. Again 1907’이 아무런 열매도 없이 하나의 운동으로 끝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흥은 우리의 손이 닿지 않는 머나먼 곳에서 우리를 향하여 손짓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앞에서 우리가 취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에게 제시된 바를 바르게 이해하고 적용하여 현실화하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