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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 17.21)
그동안 한국 기독교연구소가 성숙시켜온 한국 교회와 신학계의 성업을 축하하면서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기독교연구소의 담론은 21세기 세계 현실 속에서 새롭게 형성되어야 하는 생명담지의 신학적 담론을 지양하여 왔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습니다.
역사 속에서 교회는 사회 변혁을 위해서 부름받은 공동체입니다. 권위있는 교회(authentic church)는 신학적인 물음들을 통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가는 상보적인 역할을 요청받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에서부터 신학의 기능은, 성서적인 가치와 삶의 양태를 통하여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된 성육화된 진리를 변화하는 시대에 옳게 접맥하는 해석학적인 작업을 감당하여 왔다고 믿습니다.
신학은 시대마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여 왔지만, 일반적으로 해석학적인 긴장과 예언적인 그리스도인의 실천을 교두보로 삼고 성서와 전통, 이성과 경험의 축약된 화두로 교회의 미래를 선도하였고, 세계의 파괴적이고 우상적인 전통들에 대하여 힘있는 비판의 역할을 감당하였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는 자산을 함께 나누며 매일 공동식사와 거룩한 예전적인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것은 예수께서 소속과 신분, 종족과 국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자신의 생을 나누었던 분급의 공동체로 발전하였습니다. 조건없는 사랑의 체험과 고백을 함께 나누는 애찬의 전통에서 성례전적인 축제와 공동체 이상이 전승되어왔다고 하는 것은 교회가 기억하여야 할 전거입니다. 초기 예루살렘 공동체는 성례전적인 공동체의 삶을 당시 교회가 전승해 가야 할 필수불가결의 요소로 받아드리고, 문화적 경제적인 현실 속에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지속시켜 가게 됩니다. 초기 성례전적인 경험은 함께 나누는 공동지분을 성(gender), 문화(culture), 인종(race)등의 사회양식 속에서 바르게 해석하는 질문과 응답의 학습적인 형태에서 예수복음의 순내용을 접합하여 가고자 애쓴 흔적인 사도행전적인 교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 경제생활의 핵심은 모든 사람들과 함께 식탁을 나누고 저들 삶의 현실에 완성될 수 있는 성례전적인 일치를 과감히 보이셨습니다. 초기 형태의 디다케는 이런 공동식사와 함께 공생하는 공동체의 이상과 함께 발전한 식사기도와 사명의 사역이었습니다. 그 전승이 그리이스 로마 시대와 유대인 역사 속에서 교차되는 공동체 이해의 상반성들과 대치하면서 아무에게도 배타적일 수 없는 생명 공동체의 실천이 초대교회 담론으로 구성됩니다. 식탁에 과부가 함께 앉을 수 있는지 (행6:1), 상처받고 소외된 사람들이 어떻게 식탁에 초대되고 공동의 식사를 나누어야 하는지 당시 사회경제적인 여건 속의 규제를 넘어서 어떤 성례전적인 공동체로 발전하여 가야 하는지를 초기 공동체는 생생한 거룩의 기억 속에서 묻게 됩니다. 1세기 교회공동체의 커버넌트 규례집인 디다케(Didache)는 공동 식사에 임하는 기도문들이 포함되며, 이는 날마다 함께 밥먹는 일상에서 재현되었습니다: “Just as this broken loaf was scattered over the hills as grain, and, having been gathered together, became one; in like fashion, may your church be gathered together from the ends of the earth into your kingdom.”
당시 신학은 바로 사회적인 분리와 계층적인 균열의 사회역사적인 현실에서 한 가지로 모여서 함께 같은 음식을 한 식탁에 나누는 삶의 실천과 초대를 권위있는 초기 공동체의 고백으로 마주하고, 현실적인 차별과 문화적인 이질성에 직면하는 공동식사를 선별식사의 의식에 반대하는 혁신적인 성례전성으로 집약하고 풀어주는 담론을 만들어 갔습니다. 초기 공동체가 지역과 문화적인 여건을 확장하면서 하나님 나라 실천의 핵심적인 재편으로의 공동식사를 유지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저는 신학의 원기능성을 사도행전 2장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에 대한 기사에서 한 모델을 찾아봅니다. 하나님 사건에 대한 기술을 누가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그 말을 받은 사람들은 세례를 받으매 이 날에 신도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더라.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떢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에 힘쓰니라. 사람마다 두려워하는데 사도들로 말미암아 기사와 표적이 많이 나타나니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41-47) 누가는 성만찬적인 공동체의 이상을 기술하면서 예수 공동체가 이루어 가는 변혁의 모델, 조직의 모델, 그리고 사회경제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히브리 사람들을 상대로 한 헬라 사람들의 불평이 번지고 함께 공동의 이상을 안고 사는 일이 어려워지고 성례전적인 삶이 무산될 위기 때마다 하나님의 의를 가져오는 해석학적인 기능을 가져옵니다.
공동밥상/성례전적인 공동식사의 기억은 제가 살아온 가정과 성숙의 과정을 반영하기에 예루살렘에서 예수운동이 초기운동 양태로 실천된 사도행전의 기사들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양식이 많은 경우에 비현실적이고, 역사현실을 떠난 유토피아적인 이상이라고 받아들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강화시골 초갓집에서 날마다 반복되었던 성례전적인 공동식사의 기억은 오히려 그 대안문화가 실천가능한 진리라고 풀어주는 데 무리가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지금 내가 살고 섬기는 서구적인 사유화 의식의 첨예 현장에서 성례전적인 공동소유의 실천은 실제적으로 실현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성서적인 담론을 개인 소유권리(private property)의 성역을 중심한 자본주의적인 상념으로 별 기대치 없이 지나치기 쉽지만, 나의 기억은 초기 공동체의 고백과 간증만큼 생생하여서 둥근 두레상 앞에 마주하는 신성한 공동체성에 대한 강한 기대를 갖게 합니다.
신학의 기능은 공동밥상과 공동체적인 이상을 성례전적인 현실, 사회 경제적인 실천으로 바라보도록 초대하면서 초대 그리스도인의 현실은 단순한 영적인 일치(a spiritual unity)로 환원할 수 있는 사건들이 아니라고 확신하게 합니다. 하나님의 현실은 오히려 사회적 장소(Social location)를 중시하고 그것이 실제화 되는 힘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가난한 자들의 눈을 통하여 획득되는 풍요의 관계와 자기혁신으로, 오늘의 현실에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실체인 것을 환상처럼 마주하게 하면서 교회 공동체가 살아가야 할 소명을 제시하게 됩니다. 정의와 평화의 실현은 가난한 자들의 눈과 여성의 눈으로 필수적인 옵션이 되고 그것은 하나님의 현실임을 자각하고 그 회복과 해방에 참여하도록 교회를 부르는 것입니다. 가부장적인 사회 속에서 전형화된 부정의에 대하여 여성의 담론과 공동체적인 비판적인 성취는 누구 하나도 그릇된 전통에 희생양이 될 수 없는 힘의 균등을 하나님 나라의 이상으로 증거하게 됩니다. 바로 예수 공동체의 문화적인 전제는 성만찬적인 평등을 디다케에 전형화하면서 소중한 공동의 기억으로 훈련하여 왔던 것입니다.
신학은 항상 대중화와 편만하였던 전통 속에서 오해(misinterpretation)되었던 것들을 간과하지 않고 선한 공동체로서의 하나님 나라를 서원하고 실천하는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한다고 믿습니다. 역사적인 비평주의도 하나의 신학적인 조류로 발전한 것이기보다는 교회와 신학의 창조적인 긴장과 갱신의 과제를 성실하게 유치하여온 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주의적인 공산주의와 사회역사변혁기를 통과하면서도 신학은 초기 성만찬적인 예전과 공동체 고백을 재해석하고 현실화하는 기능을 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들은 교회의 현실 속에서 초기 공동체의 성례전적인 이해를 회복하고 또한 우리들이 당면한 과제들을 성서적인 현실로 통합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나아갈 길은 그러므로 신학적인 성찰과 함께 옛 지혜와 전승되어온 사회경제적인 장의 역학이 어우러져서, 예수운동이 실사해온 실천할만한 공동체적인 덕목을 제시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아무리 복잡하고 해명불가능한 난해성을 마주하고 사는 현대인이라고 할지라도 복음을 삶으로 풀어서 평이하게 세상을 통합하는 가치로 살도록 나름대로 권위있게 초대하는 역할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1. 한국 교회의 신학은 진보/자유의 양극화 현상 속에서 통합적인 일치를 실현하여 갈 것인가?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분열되는 것을 경계합니다. 분리적인 사고와 이념을 넘어서서 통합하는 가치를 실천하는 일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속에서 거룩한 교회가 서야할 중요한 자리입니다. 교회의 본질에 대하여 먼저 가장 오래되고 가장 포괄적인 이미지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그리스도교가 'qahal Yahweh,' 즉 '하나님의 백성'을 이해하면서 새로운 동일성을 '새 이스라엘'로 표기하고 구별하기도 하였습니다. 바로 교회는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은 거룩한 백성들의 모임인데 국경이나 인종이나 언어를 초월하여 하나의 거대하고 포괄적인 하나님의 가족이라는 뜻입니다. 주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몸'은 교회에 속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유기체적 통일성으로 초대하고 그렇게 살고자 할 때에 권위있는 공동체가 됨을 강조합니다(고전 12: 27; 엡 1: 23; 골 1: 18 참조).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단일적 유기체로서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생명적 관계를 가질뿐더러 전적으로 그리스도께 속해 있습니다. 머리가 몸에 속하고 몸 역시 머리에 속하듯이 그리스도와 교회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머리가 몸에 지시를 내리면 몸이 움직이듯이 교회는 그리스도의 지시를 따라 움직여야 하며 교회의 진정한 주인은 그리스도 한 분이십니다. 더욱이 단일한 몸을 이루는 다양한 지체들이 독특한 기능을 하면서도 서로 평등하게 연결되어 있듯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지구상에 존재해 온 모든 교회와 모든 교인들은 각각 그 고유한 기능은 다르지만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평등 지체들입니다. 은준관 박사는 교회의 미래를 역설하면서 하나된 교회의 권위를 세우기 위하여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은 조용히 그리고 냉철하게 하나님의 나라와 신자 하나하나의 영적 추구 사이를 가로막거나 갈라놓고 있는 ‘사이비 복음’을 찾아내고, 그것들을 과감히 부정(negation)하는 용기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된 성육의 몸된 교회의 미래는 신학의 기능적인 참여를 통하여 우상적인 가치를 배척하는 일에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다석 유영모선생은 ‘우상불배’라는 실천적인 이해를 통하여 권위있는 삶을 보존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양극화의 악순환은 신학적인 보수/자유의 양극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정치적인 이해 속에서 냉소적이고 암적인 균열을 가져오기에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하나된 교회로 (Ecclesia Una)로 나가는데 큰 장애물이 됩니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교권투쟁입니다. 과거에는 교권쟁탈전이 일부차원에 제한되었으나, 이제 모든 개교회와 교단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교회들에서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의 주도권 대립이 심화되고 있으며, 많은 교회들은 극한적인 갈등과 분열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서로 교회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며 주인의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목사는 목사대로, 장로는 장로대로, 평신도는 평신도대로, 모두 교회의 주인임을 자부하고 있습니다. 실로, 교회의 실제 주인인 그리스도는 소외되고 밀려나고 있으며, 이는 교회의 근본적 탈복음화를 초래합니다. 그리스도가 주인이 아니라면, 그런 교회는 더 이상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닐 수 있는 신학적인 부재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교회의 권위와 증거는 실제적인 손실을 사회 속에서 자초하게 됩니다. 교회의 단일성(unity)은 획일성(uniformity)과는 다르다 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지역적, 환경 문화적, 언어적 차이로 말미암아 다양한 양태로 표현될 수 있으며 이 다양성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지향하기에 분열이라 할 수 없으며 '다양성 속의 일치'(unity in diversity)를 향한 소명이 있습니다. 다양성은 하나의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건설적 유기체적인 다면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교회는 '다양성 속의 일치'를 성취하지 못했으며, 획일성(uniformity)과 일탈(deviance)이라는 양극단 사이를 비틀거려 왔습니다. 단일성이 이와 같이 획일성으로 인식될 경우 오로지 똑같아야만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신조나 제의, 윤리 조항 등등에 있어서 나와 동일하지 않을 경우 밀어내거나 탄압하는 쪽으로 나가게 됩니다. 반면에 지나친 다양성을 강조할 경우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 일치성을 위협할 정도로 완전히 빗나가 일탈할 수 있습니다. 이단 종파의 출현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지요. 그렇다면 이제 교회의 단일성 문제는 '획일성'과 '일탈'이라는 양극의 오류를 비켜나가면서 예리한 분별력을 가지고 '다양성 속의 일치'를 붙드는데 있다 할 것입니다. 바로 이 점에 있어서 어거스틴의 명언을 항시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본질적인 것에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에는 자유를, 모든 것에는 자비를"(in essentials, unity; in nonessentials, freedom; and in all things, charity).
2. 어떻게 한국교회가 제3의 교회 운동으로 발전하고 성숙할 수 있습니까?
세계 현실 속에서 새로운 대안 공동체를 추구한 운동으로 교회는 현실참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신학적인 제3교회 운동은 초기 예수공동체의 특징을 담지하는 새로운 교회 운동으로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공동선과 사회경제적인 현실 속에서 가난과 빈곤, 질병을 퇴치하는 변혁에 철저한 신앙고백이 있고 기득권적인 제국주의적 신학을 거부하는 경향으로 토착적인 운동입니다.
지구상에 많은 나라들이 아직도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평상 시나 재난 시에 공통으로 고통을 당합니다. 그들은 기본적인 생존과 교통, 그리고 건강관리 등에 절대적인 필요를 감당할 최소한의 수입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수백만의 노동자들은 빈곤 속에서 고통 당하고, 그들의 노동의 댓가를 공정하게 받지못하는 상황인 것을 주목하게 됩니다. 다양한 형태의 유린들을 통하여, 그리고 대부분 토지소유의 독점화를 통하여 많은 경우의 기본권이 억압당하고, 비인간화되며 여러 굴레 가운데서 어렵게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실은 초기 예수공동체의 이상을 현장에서 읽도록 하고 기초공동체의 실험을 장려합니다. 교회성장이라는 현실도 이미 유럽과 북미의 재생산은 정체 퇴색되었다면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는 새로운 형태의 성장과 사회변혁이 도구적인 공동체로 획기적인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세계교회는 이를 새로운 성령의 시대를 여는 생동감 있는 교회의 재현으로 파악하면서 정체된 교회와 신학의 갱신사례를 찾고자 합니다. 그러나 이는 장(locality)과 토착적인 문화의 주체적인 역할을 통하여 하나님 내리시는 개인과 사회의 변혁이기에 하나님 나라 운동의 정형화를 드러내고 있음이 기존교회들에 도전이 됩니다.
제3교회는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하여 일하여야 하며, 그것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사회적인 행동에 우선이 되야 한다고 주창합니다. 남북대륙권의 경제적 양극화 현상에 대한 반작용과 같이 분석되지만 성령은 지금이 세계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빈곤의 종언을 이루어야 할 때라고 요청합니다. 바로 그것은 우리들이 함께 행동하고 봉사하도록 부르는 소명이 되는 것입니다.
제3교회운동은 복음을 바르게 이해하고 통전적으로 실천하기를 요구합니다.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책임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사람들을 변형하고 복음으로 부르신 사명을 복음전도와 사회적 실천, 경제적인 발전과 정의 실현을 통하여 이웃을 돌보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는 소유의식과 청지기 의식의 차이를 선명하게 지적하셨습니다. “너희는 하나님과 맘몬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 (마태복음 6:24, 누가복음 16:13)
창조주 하나님을 떠나서는 소유 자체를 주인으로 삼게 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바로 그것이 사람을 비인간화하고 죽이는 우상이 됩니다. 청지기 정신은 소유물이 사람들의 주인이 되게되는 사회적인 부의 축적 용납을 받아드리지 않습니다. (누가복음 16:1-13)
누가복음에서 예수는 사회적 변혁을 설교의 주제로 삼으셨습니다. 그는 이사야 선지자의 말씀을 통하여 자신의 선교를 실제적으로 시작하셨습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누가복음 4:18)
예수는 제자들에게 자신의 선교는 사회의 변혁적인 변화를 위한 예언으로서의 이사야의 선포를 상세히 설명하였습니다.
“와 있을찐저 너희 부요한 자여 너희는 너희의 위로를 이미 받았도다. 화 있을찐저 너희 이제 배부른 자여 너희는 주리리로다 화 있을찐저 너희 이제 웃는 자여 너희가 애통하며 울리로다” (누가 6:24-25)
가난한 자들을 위한 예수님의 말씀은 살피시고 심판하시는 하나님이시며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시는 분이시라고 지적하고 계십니다.
복음은 부유한 사람들 중에도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삭개오는 자신의 직업과 신념이 비정통적인 사람이지만 복음을 마주하고 변혁적으로 회개하고 삶을 변화한 사람으로 지적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부자는 도덕적으로 권위있고 정통한 사람이었으나 자신의 복을 지지하여 주는 사회적인 제도와 혜택이 너무 귀하여서 회개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복음을 잘 이해하였지만 오히려 부를 선호하였던 것을 보여 줍니다. 여기에서 대조적인 모습을 통하여 그분의 메시지는 아주 선명한 것이었습니다.
존 요더는 그의 저서 <예수의 정치학>에서 예수를 희년 실천가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요더는 누가복음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음”의 이사야 비죤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고 봅니다. 진정한 부채탕감과 토지회복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음을 실제적으로 실천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희년정신은 부유하고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닙니다. 안식이 하나님이 바른 창조의 질서회복의 한 부분이며, 그 정신은 사회경제적인 이유와 실제가 비인간화를 재촉하고 있는 것과 같은 세계에서 사람들을 회복하려는 데 의도가 있습니다.
예수의 안식에 대한 이해는 빈곤을 세상에서 제하고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사랑받은 나라를 만들어 가는 점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부를 재분배하여 희년의 해방을 이루는 것을 적극적으로 주창하고 있습니다.
예수를 향한 제자의 도는 모든 사람들이 사람 대접받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기 위하여 부채 중심의 그릇된 보장제도와 축적을 거절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한 새로운 사회제도를 이루고, 예수의 왕국을 세우기 위하여 더 이상 빈부의 차이가 장애가 되지 않도록 일하는 것입니다.
예수는 사회전반에서 변혁적인 사회재구성을 가르치고 가정에서부터 전반에 희년의 성취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먼저 된 자가 나중되고, 나중된 자가 먼저된다.” (마가복음 10:31)
제3교회운동은 성령의 역사를 지역적 정의실현과 함께 보고자 합니다.
한국교회는 세계 역사 속에서 제3의 교회로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와 질병퇴치와 같은 인류생존과 공동의 선에 기여하여야 합니다. 제1세계의 대리자적인 교회 역할이 아니라 제3교회운동과의 실제적인 연합과 일치운동을 통하여 한국교회가 미래의 방향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는 한국교회 현실에서 야기되는 역기능성을 개조하고 새로운 재생의 열정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동력이 될 것이며, 선교의 동반자로서 주도하여할 자기변혁을 실현하게 할 것입니다.
3. 화해와 통일에 기여하여 하는 일을 위해서 교회가 당면한 역사적인 소명을 어떻게 실천하여 갈 것입니까?
역사의 진보라는 말이 상대적인 언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에서 교회가 감당하여야 할 일은 실제적으로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정착되고 실현되도록 역사 담지자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교회가 역사진보에 기여하여야 한다는 생각은 바로 그것이 화해와 통일이라는 역사적인 과제를 실천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세계 현실에서 분열을 통합하고 갈등과 불신을 해소하는 그리스도교적인 가치관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교회는 이념적인 분열과 대립에 오랜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이 원론적으로는 이념과 사상을 초월하는 것이지만 실제 역사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은 정반대다. 이것은 우리가 화해와 통일을 비롯한 삶의 모든 문제를 성서 앞에 두고 역사적인 치유에 교회가 아직 앞장서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구원을 받았다는 것은 하나님과 관계가 회복되어 샬롬을 누리는 자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관계 회복, 샬롬의 최초의 맛봄은 일회성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이 샬롬은 그 이후 모든 삶을 통해서 흘러나가서 열매를 맺어야 하고 그것은 성화의 과정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미 얻은 수직적인 평화를 모든 수평적인 영역에까지 확장시켜서 평화의 사도의 직분을 잘 감당하는 자가 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평화가 영적임과 동시에 육적이고, 개인적임과 동시에 사회적인 것을 포괄하는 것이라면 교회의 사명 역시 이 모든 방향을 향해 나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교회는 각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하나님과의 평화를 경험하게 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것이며, 동시에 이 세상의 모든 관계들 속에서(정치•경제•사회•문화•군사 등등) 하나님의 평화가 제대로 구현되도록 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사명도 있습니다. 평화의 사도인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평화가 하나님의 모든 관심 영역(우주 만물이 그의 것이다)에 실질적으로 구현되도록 ‘노력’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분열과 다툼이 있는 곳, 불의와 압제가 있는 곳, 하나님의 형상과 창조의 파괴가 있는 곳에 평화의 소식을 전하고 실제적으로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팔복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자녀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릴 것이다.”(마 5:9)
4. 고령화 현상 속에서 한국교회가 미래세대의 종교로 살아 남을 수 있습니까?
한국 교회가 심각하게 마주하는 현실은 고형화 현상에서 오는 교회문화의 회색화 현상입니다. 이미 농촌교회들이 이농현상을 통하여 인구분포가 재편되는 경향으로 오랫동안 야기된 국지적인 문제였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제 점차로 청년세대의 감소는 교회 현실의 적신호로 미래세대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와 신학적인 논의를 할 상황이 왔습니다. 이것은 도시화 현상에서 온 농촌 커뮤니티가 직면하는 현상으로서가 아니라 미래세대가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주체적인 리더들이 될 것이냐는 물음을 안겨 주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성공적인 교회들은 세대간의 관계 개선에 최대의 관심을 가지고 세대간 목회(inter‐generational ministry) 혹은 다세대 목회(multi‐generational ministry)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의 장년중심목회를 탈피하여 차세대를 교회의 중심으로 영입하는 혁신적 방법입니다. 열린 예배가 본래 불신자의 문화적 적응을 위해 시작되었으나, 이제 차세대가 적극적으로 예배할 수 있는 문화적 적응으로 발전되고 있습니다. 기성세대가 문화적 주도권을 가지고 차세대의 문화를 소외시킨다면 차세대가 교회를 이탈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화적 주도권을 한 세대가 독점하지 않고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조화를 추구할 때 세대간의 문화적 갈등이 해소되고 교회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계속 발전하면서 건강한 교회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차세대의 교육과 양육을 위해 전폭적인 후원과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차세대를 존중하고 그들을 교회의 중심으로 환영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미국이민교회의 현실은 미래세대의 종교로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계승하는 일이 실제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주제가 되었습니다. 세대간의 갈등은 의도적이지 않으나 세대간의 문화와 언어적인 차이가 자연스럽게 대두되면서 직면하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차세대 교회들의 파생과 함께 무엇이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일 것이냐는 사례연구가 잦아졌습니다. 최근 상호의존형 교회로 고령화 현상을 창조적으로 대면하는 것을 좋은 사례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성세대와 차세대는 권한의 재분배를 통한 지도력의 자율화, 사역을 위한 재정의 자율화, 동일한 비전을 위한 팀 목회 등을 모색합니다. 1세의 강점과 2세의 강점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호 의존형 모델은 각 교회의 특수성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재정을 세우고, 집행하는 과정을 함께 합니다. 상호의존형 교회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홍보 교육, 구조조정, 가동의 3단계를 거쳐야 바람직하며, 또한 2세들이 한인 교회에 남기를 원하도록 충분한 동기 부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상호의존관계로 성숙하면3대 심지어는 4대가 함께 예배를 드리고 함께 섬기는 가족적인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세대간의 격차를 초월한 친교(fellowship)을 공유함으로 진정한 가정교회 (Home Church) 같은 기초공동체를 함께 구성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세대간의 차이를 초월하여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장이 마련됩니다.
5. 교회가 추구하는 영성중심의 미래는 무엇을 말합니까?
웨슬리 신학은 3개의 축으로 가르침(Doctrine)과 성령(Spirit), 그리고 경건훈련(Discipline)을 들고 있습니다. 초기 웨슬리 전통은 모든 가르침 속에 중심을 성령의 역사로 연결하였습니다. 영은 중심적인 해석학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었습니다. 웨슬리는 성령의 사역 없이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신생의 변형을 경험할 수 없고 그 결과를 이룰 수도 없음을 강조하였습니다. 웨슬리안의 초기전통은 성령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 변혁을 강조하였습니다. 빌립보서 2:12-13말씀처럼 웨슬리는 성령의 역사로 내면적인 갱신이 지속된다고 믿었습니다. 거룩한 삶은 성령의 역사와 감화 속에서 사람이 살아낼 수 있는 가능한 성화라고 역설하여서 성령 안에서 성결을 사는 것을 가르쳤습니다.
진정한 종교(True Religion)는 웨슬리가 번역하고 있는 사회적 성화가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나라이며, 이는 성령의 역사를 통한 전인적인 종교를 지양하는 가르침으로 다가섭니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성령 중심의 사역으로 한국인의 종교적 심성을 배양함에 있습니다. 초기 한국교회의 부흥현상은 성령의 역사로 인한 초월적 구원의 확신입니다.
“성령의 불같은 역사가 맹렬히 타올랐던 집회, 회개의 눈물이 바다를 이루는 집회, 문제가 해결되어 기쁨과 희망, 평강의 강이 넘쳐나는 집회, 삶의 변화가 가시적으로 증거되는 집회, 심령을 쪼개는 능력의 말씀과 불치의 환자들이 고침 받는 신유가 동반된 집회! 이것이 초기 부흥의 특징이었다.”
성령의 생명력은 사람들과 교회가 직면한 영의 상실을 깨우쳤고 영의 회복은 눈물과 회개의 고백으로 연결되어집니다.
“이것이 너희 간구와 예수 그리스도의 성령의 도우심으로 내 구원에 이르게 할 줄 아는 고로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럽지 아니하고 오직 전과 같이 이제도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히 되게 하려 하나니.” (빌립보서 1:19‐20)
“성령의 감화를 받아 마귀의 우를 받지 않고 어두운 구렁에 떨어지지 않는 것은 특별히 큰 은혜를 받은 것이지 이치에 통달했는가의 여부와는 상관없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불교의 가르침이 될 것이니 불교의 가르침엔 깨닫지 못하면 부처가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는 공중에 사다리를 걸어두고 사람들로 하여금 뛰어 오르게 하는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를 통하여 영의 역사를 경험하고 이지적인 판단을 넘어서는 초자연적인 은혜에 의존하는 관습은 초기 한국교회에게 쉽게 이해되고 전승되었습니다. 한국교회에게 성령의 역사를 통하여 역사하는 복음은 전혀 이질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인의 정신과 영혼 밑바닥에 깔려 있는 동양적 토양에 그대로 복음은 이식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영의 종교에 대한 무리없는 틀의 해석을 통하여 전승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웨슬리는 가슴의 종교, 체험의 종교, 영의 종교로서의 자유로운 해석학에 의존하여 그리스도인의 특징을 인도하였다고 볼 수 있고, 그것은 한국인들의 열정적인 영성의 틀 속에서 쉽게 받아들여졌다고 봅니다. 물론 한국인들에게 영은 불멸하는 어떤 것이라는 단순한 믿음이 개념화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대 한국교회는 눈물을 통하여 자기변형과 치유를 가져온 특이한 현장이었습니다. 한국인의 감성적이고 정서적인 영이 예수의 영과 만나면서 회심의 눈물과 은혜의 눈물이 넘쳐흐른 장이 교회부흥의 터였습니다.
유동식 선생님은 한국교회를 모성적 성령의 시대를 대변하는 교회라고 이름한 적이 있습니다. 부성적인 조직교회보다 모성적인 성령운동으로서의 교회가 한국인들의 심성에 맞는 것으로 고찰하고 계십니다.
영으로 거듭나고, 영으로 헌신하고, 영으로 앞으로 이루어져야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일하고, 영으로 모시고 영으로 베푸는 신앙적인 양태를 한국인의 열성적인 영성의 자리라고 보아야 합니다.
“영적 종교는 집착과 이기주의를 부정하고, 신에게 자기의 전존재를 위임하고 사는 것을 뜻한다. 종교행위란 자기 부정을 매개로 새로운 존재에 이르려는 신앙적 노력이다. 따라서 영적 종교란 자기부정을 매개로 자유와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는 신앙적 행위를 뜻한다. 오늘의 세계문화의 핵심은 자기주장과 이기주의에 있다. 그러므로 오늘의 구원은 마땅히 영적 종교에서 찾아야 한다.”
성령을 가장 근본에 모시고, 성령은 문화 친화적으로 이해하고 성장한 교회가 바로 한국교회라는 사실은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웨슬리적인 맥락 속에서 성령은 성서해석의 틀을 허락하여 성령론적‐공시적 해석을 통하여 지금 현실의 경험과 맥락에 맞추어서 성서의 권위를 탈규범적으로 풀 수 있도록 연 것은 큰 신학적인 공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웨슬리안들의 성령적 해석학은 성서을 근본주의적인 신학으로 풀어가는 도그마적인 집착에서 해방하여서 인간을 해방시키는 적합성을 표출하게 됩니다. 성령론적인 성서해석은 페미니스트적인 관점으로 표현되어서 억압받는 여성과 주변인들을 해방하는 구원을 위하여 성서해석의 틀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유동식선생님은 성령의 권능과 민중의 치유운동이라는 제하에서 모성적인 성령운동을 미래교회 운동으로 규명합니다.
“교회운동은 성령운동이다. 성령께서 스스로 교회를 통해 운동해 간다고 할 수도 있고, 성령을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인 사람들이 교회 안에서 운동해 간다고 할 수 있다. 70년대 사회적 부조리와 소외된 민중의 부각을 앞에 놓은 한국교회의 운동 곧 성령운동은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두 형태로 나타났다. 하나는 역사의식을 가지고 사회개혁에 신앙적 관심을 쏟은 엘리트적인 부성적 성령운동이었다. 곧 성령의 제3시대를 자각한 민중신학의 운동이었다. 그러나 여기 또 하나 다른 형태의 성령 운동이 있다. 곧 역사나 정치 사회 체제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소외되고 병든 민중의 하나하나의 심령을 안아 주고 힘을 주며 치유해 주려는 모성적 성령운동이다. 부성적 성령운동이 한국의 유교적 전통에 뿌리내린 것이라면 모성적 성령운동은 한국의 무교적 전통에 뿌리내린 것이라 하겠다. 전자가 외향적이요 사회지향적이라면, 후자는 내향적이고 개인지향적이라 하겠다. 전자가 투쟁적인 것이라 한다면, 후자는 포용적인 것이라 하겠다. 전자는 소수 엘리트들이 감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소외된 대중이 수용할 수 있는 운동이라 하겠다. 이러한 모성적 성령운동이 70년대의 한국 교회 안에서는 이른바 심령대부흥회의 형태를 띠고 성행하였다.”
한국인의 열성적인 영성에 그릇이 되고 틀이 된 것은 바로 성령 중심의 신앙과 운동에 있다고 규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 열정적인 영성은 지금 우리들의 처하여 있는 자리에서 교회가 교회되는 창조적인 운동입니다.
6. 교차문화/교차인종의 현실에서 한국교회는 어떻게 섬길 것인가?
하나님은 사람들의 한계와 사회적인 통념을 넘어서서, 그분의 경륜 따라서 우주회복을 이끌어가고 계십니다. 바로 교차문화/교차인종 목회라는 새로운 형태의 카이로스 운동을 통하여 우주회복을 시도하고 계십니다. 다인종/다문화 현장인 한국의 현실에서 교차문화/교차인종의 목회를 주도하시고, 그 성업에 우리들을 동반자로 부름을 받은 것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 인종적으로 문화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불러내어서 하나되게 하시는 일이 한국교회 미래의 테에마가 된다는 것입니다. 교차문화/교차인종 목회는 인종차별적이고 인종중심주의적인 세속적인 가치들을 폄하하고, 새로운 다인종 다문화의 화해와 결집을 이루는 구체적인 도구라고 봅니다. 교회가 세상 결집과 화해의 도구가 되어서 모든 세계적인 가치들의 대안을 제시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면 바로 우리들은 그 새로운 국면의 하나님 나라에 시대적인 부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미래적인 신학의 구성은 간이 신학(In‐Between Theology)에서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세대적인 틈, 사회 계층적인 틈, 북과 남, 그리고 동과 서라는 지역적인 틈, 성과 인종이라는 틈, 중심과 변두리라는 틈에서 미래적인 신학의 대안을 보게 됩니다. 이 틈은 하나님이 우리들과 함께 사는 공간이고 그것은 창조적인 변혁을 이룰 수 있는 생명공간입니다. 이는 단순한 이념과 가치의 차이만을 충돌시키지 않고 다양한 불일치와 갈등을 편재합니다. 바로 거기에서 소명 받은 목회자들의 역할과 신학은 틈의 해석학자, 교차문화/교차인종의 선교적인 매개자, 자기충돌적인 다원성을 통합하고 화해하는 섬기는 종, 현실체제 유지적인 통제를 거역하고 변두리적인 가치를 편드는 모험자가 되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교차문화/교차인종 목회의 성역이 있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교회와 신학의 공동 적은 성차별과 인종차별, 그리고 성적 소수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입니다. 바로 우리들 앞에 다가서는 교차문화/교차인종의 현실은 한국교회로 하여금 성스러운 평등원리와 유기체적인 생명공동체의 원리를 지켜가는 일로의 부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7. 다종교 다문화 현상 속에서 다른 종교와의 대화적인 관계없이 존속할 수 있습니까?
지구화 현상은 더 이상 단일 문화군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세계 속에 있는 다양한 공동체들은 그동안 접하지 않았던 다른 문화의 영향을 극대화로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한국교회는 이제 함께 역사 속에서 공존하여왔던 불교나 유교와 같은 거대종교들과의 대면 뿐만아니라 이슬람과 바하이, 힌두교의 지파들에 의하여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정황입니다. 지구화 현상은 교회의 정체성에 우주적인 확인(a universal validity)을 무리없이 요구하는 현실로 바뀌었다는 점은 교회의 전통적인 선교와 그 방식을 재검토하여야 하는 신학적인 논의가 절실합니다. 다문화와 다종교 현상은 다양한 세계이해와 함께 다른 문화 속에 살아온 사람들이 지니고 실천하여온 권위있는 가치와 윤리적인 판단들을 직면하고 내면화를 요청합니다.
다른 종교와의 대화는 신학의 다양한 기능 중에 중요한 요구여야 할 뿐만 아니라 교회의 정체성과 사회변혁의 실현을 위해서 교회가 대면하여야 하는 이웃의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미국내에는 이미 성공회 교인들보다 이슬람교도들이 숫적으로 많아졌고, 다른 문화의 이교적인 토속종교들이 미국내에 전통적으로 존속하였던 소종파들보다 더 큰 집단으로 성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사회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교회가 당면한 종교와 문화 속의 정체성과 관계의 논의는 보다 적극적으로 마주하여야 할 신학적인 과제임을 자명하게 합니다.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마찰과 대립이 극도에 달한 오늘의 현실에서 종교가 다른 사람들을 가까운 이웃으로 만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과정에 핵심과제입니다. 선교는 낮선 사람들을 환대하고 가까운 이웃으로 섬기기 위하여 삶을 여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의 길이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이 따라가야 할 길입니다. 그의 가르침과 삶에서는 원수맺음이 없습니다. 타종교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물려받지 않고, 종교간의 갈등과 원수 고리를 끊어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평화를 구현해가야 합니다.
오랫동안 선교 일변도적인 관계와 회피적인 주제로 다루어왔던 다문화 다종교 현상은 지체하면 지체할 수록 교회의 현실 과제들을 연기하는 경향이란 비판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미래 교회를 위한 성실한 물음은 그리스도인들이 의지하고 고백하는 신앙적인 형식에 대한 구성과 함께 다문화 다종교 현상을 세계변화의 기호로 이해하고 직면하는 데서 확인된다고 믿습니다. 바로 다른 종교와의 만남과 대화는 한국교회가 세계교회 현실 속에서 먼저 다문화 다종교의 지정학적인 자기경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로 다가 선다고 믿습니다. 종교간의 갈등과 쟁투가 세계공동체의 심각한 현실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교회가 스스로 역동적인 실험을 통과하면서 성숙한 교회의 자기 경험으로 지구공동체에게 제시할 수 있습니다.
8. 가속화하는 세속화 현상을 한국교회가 어떻게 마주 할 것입니까?
한국교회가 자본주의적 논리를 받아들여 급진적인 세속화를 살고 있습니다. 세속화는 신학의 실용적 무용성을 배태하고 전통적인 사고와 우주관을 거부합니다. 교회공동체의 고백이었던 교리와 공동체 윤리는 세속화 현상에 소용되지 않는 한 거부되는 현실에서 복음을 통한 인간구원과 사회변혁은 보다 신중한 자기해석과 훈련을 요구한다고 믿습니다. 이를테면 모두가 대형화를 추진하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맹목적인 교회성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대형교회가 끼치는 적극적인 사회변혁의 공헌을 과소평가할 수 없으나, 역기능적인 현상은 나름대로 해악이 된다는 신학적인 분석은 좋은 교량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문화의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대형교회가 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나아가 위성교회를 만들고 하나의 브랜드 교회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은 다소 부정적인 대형교회주의 산물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경우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자부심보다 특정 교회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더 강하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일련의 현상들은 세속화의 가치로 인해서 기능주의적인 교회의 사회적 기능에 초점을 편중하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회의 권위는 세속화 속에서 개별화하고 세상을 하나님의 정의로 변혁하는 일을 시대적인 변화 속에서 끈임없이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존속된다고 봅니다.
사회변동의 거시적인 변화를 마주하면서 교회의 자기 동일성을 유지하고, 단순히 그 변화에 적응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그리스도교적인 가치와 의로 끈임없는 변혁을 일구어 가야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세속화 현상이 자초하는 소비지향적인 문화와 쾌락지향의 지말적인 문화는 교회의 생명문화와 변혁 운동이 대적하여야 할 커다란 짐으로 다가섭니다. 포스트모던적인 선택의 혼란은 실제적으로 영혼의 피폐와 영적인 갈증을 하나의 세계현상으로 표출합니다. 일종의 사회적인 해체현상은 인간관계와 도덕성을 파괴하고 반신앙적이고 비인간적인 불신과 냉소주의가 문화의 문법으로 팽배하여 집니다. 여기에 교회가 보다 책임적인 사회를 구성하기 위하여 공동체인 삶의 대안을 제시하여야 할 자리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물음들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대안적인 구원공동체로서 살도록 현실을 개혁해가야 합니다. 그 현실 개혁은 신학적인 성찰을 통하여 보다 거대담론을 형성하여 가도록 노력하여야합니다. 저는 연합감리교회에서 현실적으로 다양한 문제들과 씨름하는 교회미래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대안을 찾고 교회의 본질적인 권위를 되찾는 방향들의 논의로 대화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함께 중점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소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성숙을 중심으로 개혁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자기역사의 보화를 상실한 교회라는 비판과 자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교회가 교회 되는 길은 신앙양육과 감리교인으로서의 실천적인 신성(practical divinity)과 경건적 통전성(devotional wholeness), 그리고 성화의 현실화(realizing sanctification)라는 신학적인 과제라고 함께 논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은 웨슬리 신학의 정점이면서 연합감리교회가 초기부터 전승하여온 정체성인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성숙 (Christian Formation)은 웨슬리가 가르치고 있는 은혜의 도구입니다. 그 은혜의 도구는 다름아닌 기도, 성서연구, 예배, 성만찬, 금식, 그리스도인의 회합, 자비와 의의 실천입니다.
지도자들을 양육하는 일에 힘을 모으는 것입니다: 교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교회라는 계약공동체가 표상하는 지도자들을 교육하고, 올바른 은사를 받은 사명자를 교회현장으로 파송하는 일을 우선으로 삼는 것입니다. 감리교회의 감독파송 제도를 다양한 유산 속에서 강화하고 새로운 현실 속에 연대적인 지도자들을 개발하는 일에 우선을 두는 것입니다. 감독과 감리사의 영적 지도력을 강화하는 일을 하나님의 선물로 여기는 것입니다.
선교를 위한 연대성을 강화합니다: 개체교회 지상주의가 득세하는 교회 현실에서 교회는 연합된 공교회로서의 연대성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교단의 체제를 통한 조직적인 연계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교회의 직제를 통하여, 그리고 교회관의 본질이해를 연대적인 교회로 보는 것입니다. 연회가 하나의 중심이 되고, 개체교회들은 이 연대된 몸으로 하나의 교회를 이루는 것을 정체성으로 세우고자 합니다.
세계적인 연대와 에큐메니칼 운동을 강화합니다: 1992년 이후로 연합감리교회는 세계적인 연대와 그에 따른 새로운 구조의 정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미국교회 중심구조에서 축을 변혁하여, 필리핀,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유럽 등지에 있는 연합감리교회와의 조화와 역동 관계를 재정립하여 세계교회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일을 쉬운 것이 아닙니다. 백인중심의 교단에서 다인종교회로, 그리고 세계교회로서 공적으로 카톨릭교회와 대변하는 대교단으로서의 목소리를 갖는 일은 연합감리교회의 꿈이며 이상입니다.
교리적/신학적인 논의를 활성화합니다: 교리적이고 신학적인 논쟁과 대화는 실제적으로 교회의 현실에서 첨예화된 문제입니다. 교회는 이러한 현실의 다양한 문제들을 안고 씨름하기 위해서는 신학적이고 교리적인 다양성이 대화를 통하여 선교에 적극적으로 입안하는 것을 요구합니다.
교회의 일치는 신학적인 대결이 극대화된 현실 속에서 대화로의 자기 위임 없이는 불가능한 과제일 것입니다. 서로 다른 입장이라고 하여도 함께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동질성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만남과 대화를 시도함으로써 연계된 유기체적인 교회의 보편성을 회복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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