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침 교회 순서가 일찍 끝나서 시청에 갔었습니다.

오후 3시 30분에 범국민 행동의 날로 집회가 잡혀 있었죠! 다 아시겠지만...
예수살기에서 참가할 수 잇으면 참가하자고 해서 오랜만에 큰 맘 먹고 나갔었습니다.
방송에서는 공식집계 2만명 모였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20만명 가까이 될 것 같더군요.
옛날 처럼 거친 몸싸움이나 사수대의 격렬한 싸움은 없었습니다.
물대포는 쏘더군요.

시청광장 집회를 불허해서 시청광장 바로 옆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소공로, 남대문로 방면으로 가두행진을 해서 종로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다시 광화문 감리회관 앞으로 돌파(?)하여 거기서 집회를 했습니다.
아마도 마무리 집회일 듯, 저는 거기서 있다가 6시 경에 들어왔습니다.


기독교사회연대 깃발 아래 모이기로 했는데 깃발을 찾지 못해서 그 부근을 두바퀴나 돌았습니다.
결국 일행을 못 만나고 여기 끼고 저기 끼고 우리 지역 민노당 구위원회에 끼어 있다가 왔는데, 너무 외로웠습니다. 솔직히 좀 무섭기도 했고요.
그래서 동지가 옆에 있다는 것이 중요한가봅니다.


아쉬운 것은 전체 진보운동 계열에서 기독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작다는 것입니다.
물론 주일오후라 참여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너무... 너무... 안보이더군요.
처음에 본 모임은 성공회 청년들, 나중에 가톨릭 청년회인가...
그리고 나중에 종로에서 보니까 그때 향린교회 깃발도 보이더군요.
그리고 '한기연'이라는... 정식 명칭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예수살기와 기독교사회연대, 향린교회가 함께 모였는데 약 50여명 모였었다고 나중에 들었습니다.


우리 친구들과 거기 함께 있었으면 즐겁고 신났었을 겁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해방구' 느낌!
시대가 많이 좋아진 것을 느낍니다. 시위현장과 느낌이 많이 변했더군요.


어둑어둑 해질 때 큰 깃발이 하나 나타났는데 문구가 눈에 익어서 주의 깊게 봤습니다.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는 불패의 애국대오 한/총/련"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한총련과 함께 한 내 청춘(?)의 4년...
그리 많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그 큰 깃발을 보니 절망보다는 희망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비판도 많이 받아야 할 미성숙한 조직인 것은 분명하지만 젊은 열정과 순수함만으로도 충분히 그들은 존경받을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젊은 세대, 즉 20대 조직이 눈에 별로 안 띄어서 아쉬운 느낌이었는데 한총련 깃발 옆에 있는 대학교 학생회 깃발 몇개가 제 아쉬운 마음을 위로하였습니다.
미래가 결코 암울하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희망을 발견합니다.


몸이 많이 힘들더군요.
옛날에는 그 커다란 "민족예수 애국감신" 깃발 들고도 잘 뛰어다녔는데 오늘은 걸어만 다녔는데도 무척 힘들고 다리가 아프더군요.
함께 다닐 친구만 있었더라도 오늘 모임은 제 마음에 더 큰 기억을 남길 수 있었을 듯합니다.
다음달 1일에 다시 모인다고 합니다.
그때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 만에 가본 가두시위 현장에 대한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