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문제는 일부 종교계의 인사들이 법안에 포함되어 있는 “성적지향”이란 조항을 놓고, 거센 반발을 한 것이다. 특히, 보수적인 기독교 단체들은 ‘동성애차별금지법안저지의회선교연합’을 발족하면서까지 “동성애자”를 법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성적지향”이란 조항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들의 "동성애는 윤리도덕에 어긋나는 성적행위로써 결코 용납되어 질 수 없는 사회악이다"며 "차별 금지 법안이 만들어지면 동성애를 더 이상 비정상으로 간주하지 않음으로써 성윤리 도덕이 무너지게 되는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차별 금지 법안은 동성애 확산을 조장해 결혼율의 감소, 이혼율의 증가, 저출산 문제, 직간접적인 AIDS의 확산 등 사회병리현상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법무부는 “성적 지향, 학력,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병력, 출신국가, 언어, 범죄 및 보호처분의 전력”의 7개 조항을 삭제 하였다. 법무부가 조항을 삭제하자, 시민단체들이 또 다시 반발을 하며, 애초의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차별금지법(안)에 특정한 단체의 외압에 의해 소수자들을 향한 차별을 정당화하고 차별적 인식을 포함시켜버렸다고 반발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현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로 처음 언급되었다. 2006년 7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법안을 제정토록 권고하여, 올 10월 법무부가 입법을 예고안이 공고되었다.

차별금지법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차별의 요소들이 법안으로 상정이 되면서, 사회 안에 차별에 대한 인식이 다시금 재고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별로부터 고통 받는 이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종교계, 특히 보수적인 기독교의 반발은 우리 사회를 또 다시 갈등을 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이 문제를 기독인의 입장에서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해 보고 싶다.

그들의 요구는 정당한가?
    보수 기독교계가 차별금지법에 “성적지향”의 항목을 포함하면 사회의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가? 그들은 한 사회의 문화가 만들어내는 차별로 인해 고통 받는 소수자를 법적으로 보호하자는 것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건강한 사회로 가고자 하는 시도를 그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으로 소수자의 권리를 제한하려고 하는 것이다. 문제는 소수자들이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와 있지 않은 사람들이다.

물론 그들이 주장하는 바가 적어도 그들만의 리그(ligue)에서 통용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다시 거론해야겠지만, 특정한 종교의 가치가 한 사회의 윤리와 도덕의 가치를 제공하며, 그것이 규범적인 형태로 나타났던 모습은 근대사회를 지나면서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는 가치가 되어버렸다. 기독교 국가였던 유럽에서는 기독교라는 종교의 가치가 윤리와 도덕의 가치를 넘어서 법률적 규범과 모든 문화적 양식으로 적용될 수 있었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종교개혁 이후, 종교적 가치는 세속문화를 지배할 수 없는, 그래서 문화와 역설적인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사회의 구조가 분화되면서, 더 이상 하나의 종교적 가치로 결속될 수 있는 결속관계를 형성하고 거기 기독교조차도 하나의 단일한 가치체계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대사회는 이러한 종교를 통한 결속관계의 해체를 대신하는 사회적 합의구조를 통해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권리를 확장해 나아감으로서 사회적 통합을 추구하였다. 소위 정치의 영역에서 종교가 분리되었던 시기가 근대였다. 그런 합의구조는 합리성을 추구하는 서구사회에서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낳는 문화마저 거부하게 하는 사회로 성숙하게 하였다.

우리 사회는 문화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종교가 기독교도 아닐뿐더러, 기독교가 들어와 이 땅에 뿌리내리게 된 것은 300년도 채 되지 않는다. 다양한 종교들이 우리 사회에는 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기독교적인 가치체계가 우리 사회 전체를 통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서구사회가 기독교라는 종교에 의해 정교분리의 원칙을 획득할 만한 여건조차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가치체계를 공유하지 않은 “성적지향이 다른 소수자”를 향해 자신들만의 윤리와 도덕적 판단기준을 가지고 규범적 형태의 권리를 제한하려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자, 소수자를 배제하려 하고 그로 인해 사 전체 합의구조를 흔들어 놓는 반사회적(反社會的) 집단들임을 스스로가 외치는 것이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하나의 특정한 종교는 건강한 사회로 가기 위한 보편적 가치들을 제시하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적어도 지난 10월에 예고되었던 차별금지법(안)은 사회적 합의를 통한 최소한의 노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수 기독교계는 사회 갈등의 원인제공자가 되어 버렸다.

그들만의 리그(ligue)
    그렇다면, 그들만의 리그(ligue)에서 “성적지향”이 다른 소수자를 배제해야 할 근거가 있는가? 하긴 나조차도 기독교라는 가치체계를 공유하는 공동체 안에 있다면 그들을 포함하는 우리들의 리그(ligue)에서 그들의 윤리 도덕이 통용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특수성은 각 문화가 체험하는 특수한 경험을 통해 공동체를 이루고, 그렇게 형성된 공동체는 자신들의 경험을 확장해 가면서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게 된다. 그러한 종교들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를 공동체의 유산으로 남김으로써 타문화를 넘어서 보편종교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차별이라는 테제를 놓고 보편적인 명제는 적어도 “신 앞에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 사실 기독교가 보편종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위대한 공헌을 했던 명제가 평등이라는 주제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 밖에도 자유, 해방, 자비, 사랑 등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은 “동성애차별금지법안저지의회선교연합”이라는 리그(ligue)를 만들면서까지 보편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 대해 그들은 신의 계시가 담겨진 성서의 경구를 인용할 것이다. 모세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전해준 규례와 바울이 교회에 보냈던 편지에서 “성적지향”이 다른 이들에 대하여 그들 공동체 안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했던 것을 가지고 그들만의 리그(ligue)를 넘어서까지 자신들의 가치를 적용하려한다.

    “너는 여자와 교합하듯 남자와 교합하면 안 된다.” 레위기 18:22
    “…여자들은 남자와의 바른 관계를 바르지 못한 관계로 바꾸고, 또한 남자들도 이와 같이, 여자와의 바른 관계를 버리고 서로 욕정에 불탔으며,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짓을 하게 되었습니다.….” 로마서 1:26~27

    성서 안에는 기독교가 보편성과 특수성의 가치를 갖고 있다. 보편성의 가치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가치로서 자유와 평등, 해방, 그리고 자비, 사랑 등을 기독교의 경전인 성서 안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특수한 가치는 특수한 경험을 통해 해석되고 특수한 상황에 적용을 되었다.

모세가 이스라엘에게 전해준 율법은 히브리인들은 Torah라고 말한다. Torah는 율법이라는 의미보다 관습이라는 의미가 더 많이 통용되는 되었다. 그러나 관습은 어떤 특수한 상황에서 규범적 성질로 바뀌게 된다. Torah의 의미가 관습에서 율법의 의미로 강화되는 계기는 “이스라엘과 유다”라는 국가가 멸망하고 디아스포라(흩어진 유대인)들로 남게 되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관습을 규범화하게 된다.

여기에 외부의 박해가 가해졌던 신구약중간기에는 율법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다. 바울이 교회에 편지를 하던 시기도 마찬가지이다. 당시의 문화를 지배하고 있었던 헬라인들에게 통용되던 관습이었던 성적지향의 자유를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를 고민했을 때, 공동체를 지켜내기 위해, 윤리적 도덕적 판단기준으로서 특수성을 채택했던 것이다.

    보편 종교가 특수성을 획득하는 과정은 지배문화에서 소수자였을 때, 자신들을 지켜내기 위한 수단으로써 특수한 가치규범을 강화했던 것이다. 문화의 지배자가 보편성을 버리고 특수성을 강화했을 때, 그 종교는 사회의 억압을 정당화 하고, 차별과 배제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왔다. 기독교 공동체라는 우리들의 리그(ligue)가 보편종교로 남기 위해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보편적 가치가 어떻게 남을 것인가를 끊임없이 반성하며, 자기 갱신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들만의 리그(ligue)를 주장하는 이들은 근대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는 반사회적(反社會的)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우리들의 리그(ligue)에서 조차 혐오종교인들로 비춰지고 있다.
    
보편타당한 도덕과 윤리
    보편타당한 윤리와 도덕이 가능할까? 보편이란 말의 정확한 규정이 필요하다. 보편이란 개념은 때와 장소를 초월하여 대상의 모든 것에 예외 없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적용하는 기준을 자신에게도 적용할 수 있어야 할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타인의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보편이다. 여기에 덕이란 기준이 무엇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덕의 개념은 인류역사에서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특히, 합리성을 추구했던 서구사회에서조차 보편이란 개념이 성립되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서구 고대사회에서 덕이란 개념은 영웅들의 신화에서 볼 수 있듯이, 신체적 탁월함이 덕이었다. 고대사회의 덕은 영웅들의 자아가 속한 공동체에서 영웅들의 책임을 요구하는 특수성이었다. 그것이 아리스토텔레스에 의 시대에서는 아테네인들에게 비춰진 형제간의 우애로 나타났다.

신약성서에서는 덕의 개념이 믿음, 소망, 사랑으로 이야기 되었고, 어거스틴은 덕의 개념을 우애, 용기, 절제, 지혜, 정의라는 아테네적 개념을 추가했다. 이것이 실현되는 곳은 다름 아닌 폴리스의 영역, 즉 귀족들의 영역이라는 특수한 곳이었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덕에 개념은 라틴어 [Moralis]가 가진 ‘분별있는’, ‘이기적인’, ‘종교적인’, ‘합법의’의 뜻이 축소되면서 16~17세기에는 도덕이라는 개념으로 좁혀졌다. 이것이 계몽주의 시대에서 다양한 의미로 적용되었다.

키에르 케고로는 도덕이란 절대적 권위에 관한 전통의 개념으로, 칸트에게서는 최고의 선이란 개인의 도덕의 완성이고 그 정점은 행복이라고 말한다. 현대의 인물인 제인 오스틴은 자신의 소설에서 덕의 개념을 지조와 편안함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벤자민 플랭클린은 정결, 정숙, 근면을 추가하고 있다. 보편타당한 윤리와 도덕이 존재할까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면, 결코 성립할 수 없는 가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중세시대의 지배종교였던 기독교는 자신들의 특수성을 보편화하려고 했던 시도가 정교의 분리를 초래하게 했던 역사적 산물을 목격할 수 있다.

보편이라는 개념이 각 사람의 구체적인 삶의 자리를 규정하는 규범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오랜 세월의 대화를 통해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편의 가치가 특수한 시간과 장소에 의해 규정되어 버린다면, 그 즉시 보편의 가치가 소멸되어버리는 특수성으로 나타나, 자신의 존재기반을 다질 특수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시도가 아니라, 소수자를 억압하려고 하는 의도로 변질 될 때는 소수자에 대한 폭력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만의 리그(ligue)를 외치는 이들이 가진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다.

예수가 추구했던 보편적 가치
    적어도 그들만의 리그(ligue)를 외치는 이들은 내용을 잘 모른다고 할지라도 예수가 추구했던 하느님 나라의 비전을 갈구할 것이다. 만약, 이 시대에 예수가 나타난다면 그분은 차별을 정당화하는 특수한 기독교적 가치를 용인할까? 지금으로부터 2,000년 예수는 이 땅에 오셔서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죄인을 만들어 자신들의 공동체에서 배제해버렸던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그들의 죄의식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유대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을 향해 죄인이라고 말할 때, 예수는 그들을 향해 “사람들이 말하는 당신들의 죄는 죄가 아닙니다.”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2,000년 전 예수가 이 땅에 왔을 때, 특수성을 외쳤던 수많은 종교지도자들.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한센병 환자들을 향해, 저주받은 죄인들이라고 말하며, 그들을 자신들의 공동체에서 차별과 배제하는 것을 정당화하였다. 그러나 2,00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 사회는 한센병 환자들을 더 이상 죄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을 격리시켰던 차별에 대하여 사회적 편견을 반성하게 한다.

2,000년이 지난 오늘 예수가 다시 이 땅에 온다면, 성적지향이 다른 이들을 향해 예수는 어떻게 말할까? 오늘날에도 수많은 종교인들이 2,000년 전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자신들의 문화 안에 들어오지 못한 이들을 향해 죄인으로 규정할 때, 오늘날 예수는 성적지향이 다른 소수자들을 향해 “사람들이 말하는 당신들의 죄는 더 이상 죄가 아닙니다.”라고 말씀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예수는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차별의 폭력에 저항하며, 오히려 소수자들과 함께 먹기와 마시기를 즐기던 모습을 우리들에게 보여주었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기독교가 그렇게 집착하는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성서해석의 특수성은 그것이 보편적 가치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게 한다. 죄의 문제를 놓고 기독교는 특수한 경험을 가지고 선과 악의 기준을 나눈다. 에덴동산의 이야기는 최초의 죄(Original sin)가 어떻게 하느님의 완전한 창조세계에 들어왔는지를 소개한다. 대부분의 교회 공동체는 창세기 3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열매를 먹지 말라.”는 특수한 상황에 관심하며, 하느님의 명령에 대한 불순종이 죄의 기원이었다고 말한다.

여기에 또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열고자 한다. 하느님이 죄로 여겼던 것은 다름 아닌, 선과 악을 구분하는 가치판단을 했다는 것이 근원적인 죄(Original sin)라는 것이다. 선과 악, 좋음과 나쁨을 구분하는 가치판단은 다름에 대한 가치는 각 시대와 문화에서 차별과 배제하고자 하는 특수한 경험으로 일반화되어왔다. 하느님이 경고했던 것은 자기의 명령에 저항 했던 불손한 인간에 대한 분노보다도 그 어느 것도 차별할 수 없는 대상을 자신들의 기준으로 차별하고자 했던 인간의 가치판단에 대한 폭력성에 대한 경고였다.

이러한 폭력성은 창세기 4장에서 타자의 생명을 죽이기까지 한다. 인류의 원역사를 다루는 창세기 3~11장의 이야기들은 선과 악을 알도록 해준 열매가 개인에 대한 폭력성이 타자의 삶의 자리를 파괴하고, 그것이 결국은 바벨탑을 쌓고 도시의 문명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어버리는 거대한 폭력성으로 하느님의 지으신 피조물들이 고통 받고 있음을 증언하고 있다.

2007년 교회의 날
    2007년은 그 어느 때보다 교회가 우리 사회에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것 같다. 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싼 불란, 기독교 기업을 표방하는 이랜드가 자행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삶의 자리를 박탈한 것,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와 관련하여 기독교인들의 선교관에 대한 비난과 같이, 기독교 공동체 밖에서 기독교를 비판하는 소리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 반사회적 갈등요소를 제공하고 있으며, 비기독인들에게 혐오종교로 비춰지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더구나 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입법화하자는 것에 대하여 기독교 단체가 강하게 반대하는 것은 교회가 사회와 소통하기를 거부하는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 듯하다. 교회는 언젠가부터 교세가 줄어드는 것을 걱정한다. 교회가 보편성을 추구하지 못하고 특수성에 함몰되어 자신들만의 리그(ligue) 안에 갇혀 사회와 소통하지 못하다면, 인류의 역사에서 사라졌던 수많은 종교들의 하나가 되어버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차별금지법(안)에 기독교단체가 나서서 소수자차별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것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하며, 기독인으로써 성적지향이 다른 소수자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을 향해 어떻게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야 할지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난 10월 22일부터 28일까지 연세대학교 신학대와 향린교회에서 이웃과 소통이라는 주제로 “교회의 날”이란 행사가 진행되었다.

토요일 오후에는 소수자들과의 만남의 자리가 있었다. 거기에 왔던 한 소수자는 5대 째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장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아버린 순간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녀는 성적지향의 자연스러움을 가진 개인들에게 죄인 취급하는 것이 교회가 성적 소수자를 향한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차별이라는 문제 앞에서, 더 이상 교회는 소수자들을 향한 차별을 정당화하려는 특수성의 논리를 접어야 할 시기가 되지 않을까? 씁쓸한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