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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을 붉게 물들인 지난 주말에는 하늘이 키워준 벼를 비롯해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씨알들을 품어 내고 있는 현장을 들러 강원도 화천에 다녀왔다. 가을은 조용히 찾아와 하늘이 씨앗으로 밥을 지어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있는 것들에게 값없이 피와 살을 만드는 만큼 여느 계절보다도 풍성하다. 특별히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가려는 뜻으로 가림다 한글마을을 짓고 여는 김명식님을 위하여 작은 축제를 위한 잔치에 미약하나마 힘과 마음을 나누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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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림다 한글마을 열림 잔치 한마당이 펼쳐졌던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로동1리 안흙이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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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림다 한글마을은 전국적으로 신선한 충격을 줄 지방자치단체의 바람직한 지역문화운동이라 할수 있겠다. 일회성 관광이나 이벤트를 벗어나 도시와 농촌,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이 단절되었던 마음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시발점이 될 것이며, 새로운 문화의 전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자연환경이 잘 보전된 청정지역에 한글마을을 만들어 우리문화의 꽃인 한글과 가림다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터전을 마련하고 그 활동의 첫 출발을 알리는 잔치 한마당을 펼치고자하는 것이기에 더욱 뜻깊은 일이다.
이 행사를 위하여 서울에서 150Km 거리에 있는 화천을 여러 번의 오가면서 가림다 한글을 공부하고자 하는 분들과 논의를 하고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화천군청 문화예술담당자와 논의를 한 끝에 날짜를 정하고는 작은 키에 순수한 미소가 잘 어울리는 정갑철 화천군수님을 만났다. 우선 날로 오염되고 변형되고 있는 우리말과 우리글의 순수성을 지켜나가기 위한 한글의 역사, 얼과 뜻, 향토 고유의 말을 보전하고 바르게 전승하는 운동의 일환으로 가림다 한글마을 열림 잔치 한마당을 펼치는 의의에 대하여 논의를 한 후 순수한 마음으로 민⋅관⋅학이 마음을 모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군수님은 전에 가비오따스를 방문하여 실망한 이야기 등을 소상하게 전해주시는 열정으로 보아 화천의 생태적인 유토피아를 만들기 위하여 애쓰시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꾸밈과 권위적인 모습대신 이웃집 아저씨같이 소탈하게 대하는 성격과 일행에게 일일이 포장된 연꽃 술을 내어주시는 정까지 지니고 계시니 좋았다. 이 자리에는 가림다 한글마을 길잡이 김명식님과 역사문화연구가 이병화님, 화천문화예술담당 김성용님, 화천군 전의원 최광선님 그리고 하늘 그리운 사람이 함께 했다.
그 후 여러 우여곡절 끝에 예산은 반으로 줄고, 날짜도 10월초 정확히 3주를 남겨 두고 행사개최 결정이 이루어졌다. 이때부터 기본계획을 새로이 잡고 군과 문화원, 가림다 마을을 중심으로 행사의 업무분장과 예산의 집행계획 등을 만들고 섭외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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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림다 한글마을의 표싯돌이 제막을 기다리며, 한글마을의 열림을 축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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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잔치이지만 하나하나 다듬고 만들어가는 일은 늘 긴장되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설래는 매력이 있다. 처음과 끝을 생각하며 차근차근 사람과 사람, 사람과 마을, 마을과 관청을 하나로 엮어 진정한 축제되기 위한 노력을 여러 날 해오면서 주요행사로 전주시림국악단의 맵버들로 이루어진 방중지악 이민주 악장이 이끄는 전통국악공연과 허시명 전통 술 품평가가 중심이 되는 화천 전통가양주 품평회로 로 정했다.
그리고 전체적인 행사를 이끄시는 이병화님께서 미리 24일부터 서울에서 화천으로 내려가시어 행사를 돕고 있는 현지의 여러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준비했다. 필자는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팜플릿 제작과 공연자 섭외 등으로 부득이 행사전날인 26일 되어서야 화천군에 도착했다.
행사장소인 상서면 로동1리 명재상회 앞에는 예상 밖으로 잔치 한마당을 준비하기 위하여 모인 군청과 면사무소 직원들, 가림다 마을을 여는 길잡이와 자원봉사를 위해 오신 분들 그리고 마을주민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수고를 아끼지 않고 표싯돌과 행사장 주위를 정돈하고 계시어 보기 좋았다. 일행은 문화원으로 돌아와 막바지 준비 작업을 마치고는 잘 익은 홍어와 막걸리로 조촐한 저녁식사를 대신하고는 깨끗한 모텔방을 잡아 고단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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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전날 화천군 상서면 로동1리 명재상회 앞에는 가림다 한글마을 열림 잔치 한마당을 준비하기 위한 몸짓으로 부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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