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이승균 기자의 기사입니다.

무료성경신학원으로 유명한 신천지(교주 이만희)라는 이단 종파에 심취해 있다가 최근 빠져 나온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이만희 교주 바로 밑의 직급인 7명의 교육장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20년 동안이나 신천지에 있으면서 한 번도 신천지 교리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만희 교주가 주장하는 육체가 영원히 영생한다는 이른바 ‘영생불사’ 교리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고민을 시작하게 된 것은 요한계시록 20장 4절에 대한 해석때문이었습니다. 본문은 신천지의 ‘영생불사’ 교리의 핵심입니다. <개역성경>에 기록된 이 구절의 내용은 우상에게 경배하지 않고 이마와 손에 짐승의 표를 받지도 않은 사람들과 ‘순교자’들이 함께 살아서 그리스도와 더불어 1000년 동안 왕 노릇한다는 것입니다.

<개역성경>의 표현대로라면 이 구절은 ‘순교자’와 ‘짐승의 표를 받지 않은 자’들이 서로 다른 존재들입니다. 신천지는 이 개역성경 본문을 근거로 순교자의 영혼과 표 받지 아니한 사람들의 육체가 하나 되어(靈肉一體, 神人合一), 육체로 '죽지 않고 1000살을 산다'는 ‘육체 영생교리’를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개역성경>의 우리말 번역이 정확하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 분은 어느 날 다른 성경역본을 보다가 “순교자의 영혼과 표 받지 아니한 자들이”라는 구절이 “순교자의 영혼 곧 그들은 누구냐? 표 받지 아니한 자들이다”'라고 표현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즉 다른 역본은 순교자와 짐승의 표를 받지 않은 사람들을 같은 존재로 묘사한 것입니다.

그는 이 구절을 발견하고 심각한 혼란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가 본 역본이 정확하다면 신천지에서 말하는 살아서 육체가 영생한다는 교리는 틀린 것이며, 이만희 교주 역시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 분이 보았던 역본은 헬라어 원문을 직역한 성경 같습니다. 헬라어 성경뿐만 아니라 <표준새번역>이나 웬만한 영어성경에도 순교자와 표 받지 않은 자들을 구분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분의 성경을 보는 시각이 조금만 더 유연하였다면 신천지의 그늘에 머물렀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개역성경> 요한계시록 20장 4절은 잘못된 번역입니다. 이 번역상의 오류로 인해서 신천지에 미혹된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해괴한 교리를 진리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처럼 인간의 언어로 표현된 성경은 군데군데 오류를 지닐 수 있습니다. 

가령 일부 신학자들은 예수님의 행적에 대하여 4대 복음서가 서로 시간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이나, 홍해의 애초 명칭이 ‘갈대바다((Reed Sea)’에서 후에 '홍해(Red Sea)'로 바뀐 부분 등을 성경에 나타난 대표적인 오류라고 지적합니다.      

저는 “성경에 오류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답할 때, 그 질문자가 생각하는 ‘성경’이 인간의 언어로 기록된 ‘성경책’-가령 <개역성경>-을 의미한다면 ‘예’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들은 문자로 기록된 ‘성경’과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합니다.

혹시 하나님의 살아 있는 말씀을 의미하는 ‘성경’에 “오류가 있습니까?”라고 물을 때는 “아니오” 라고 대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