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이승규 기자의 기사입니다.

시민사회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종교는 천주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이 천주교(본당주임신부)와 개신교(담임목사), 불교(사찰주지스님) 등 종교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3.7%(151명)가 이렇게 답했다. 개신교는 37.0%(107명), 불교는 13.0%(36명)로 각각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종교계 내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25.0%(73명)가 '성장주의'(건물 교세 확장 등)를 꼽았다. 또 17.8%(52명)가 '배타성'을, 12.3%(36명)는 '종교단체의 부정부패'를, 11.6%(34명)가 '지도자의 도덕성'을 종교계 내의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라고 말했다.

또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0년 간 가장 중요한 사회문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33.4%가 '양극화 문제'라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남북 관계'(13.9%), '외환위기 극복'(13.2%), '한미 FTA'(8.7%), '황우석 사태'(8.0%)의 순이었다.

종교별로 보면, 불교는 '황우석 사태'(14.0%)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매우 중요한 사회문제라고 답한 반면, 다른 종교는 그리 비중 있게 응답하지 않았다. 종자연은 거대한 촛불시위를 유발한 '미군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등 친미-반미 논쟁을 중요한 사회 문제라고 응답한 사람은 0.3%에 불과했다며, 이 논쟁은 이미 사회에서 중요한 의제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불교(67.2%)와 개신교(60.4%)의 경우 1987년 민주화 운동 이후 성직자들은 교단 내에서 권력화 되었다고 평가했다. 종자연은 민주화 이후 불교와 개신교 교단 안에서 민주화 운동 세력의 제도 교단 진입 등이 활성화 된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들은 종교간 갈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배타적인 전도 방법'(32.1%)을 지목했다. 그러나 종교별로 교차 분석을 해보면, 불교는 '배타적인 전도 방법'이 50.0%로 1위를 차지한 반면, 개신교는 '교리 차이'(25.8%)를, 천주교는 '타종교 이해 부족'(32.0%)을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정치권력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 47.0%는 개신교를 꼽았고, 다음으로는 천주교(30.9%), 불교(20.4%)의 순으로 나타났다. 선거 시 실질 득표력에서도 54.1%가 개신교가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 불교는 28.6%, 천주교는 13.9%가 답했다.

종자연은 개신교의 경우 시민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천주교보다 낮게 나타났으나 정치권력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득표 영향력 면에서는 높은 비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어, 개신교에 대한 응답자들의 인식성향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5월 7일부터 6월 16일까지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 등 종교인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우편과 이메일·팩스로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