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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잠이 깨었습니다. 일어 날까요?"
"네 몸이다. 네 맘대로 해라."
"더 누워 있을까요?"
"맘대로
하라니까!"
"잠을 깼으면 벌떡 일어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누워있거라."
"예?"
"이러면 저래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연습이다.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은 아래로 흘러야하기 때문이 아니라, 아래로 흐르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참을 만큼 참다가 마지 못해서 해라. 안 떨어질려고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똥을 누어도 마려울 때까지 참았다가 누구. 말을
해도 목구멍에 찰 때까지 기다렸다가 해라."
"그러고 보니, 사십년 가까이 글을 쓰면서, 쓸 때마다 마감일에 쫒기고 있습니다."
그거
괜찮은 버릇이다. 글쓰는 일에만 그러지 말고 만사에 그랬다면 좋았을 것을!"
"......"
내 말은 지난 날을 후회하라는게 아니라
남은 세월이라도 그렇게 하라는 얘기다. 마지 못해서 하는 일에는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법이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으로 가는 광야 길 사십년에
무엇을 배웠겠느냐? 길을 떠나고 싶어도 구름기둥이 움직이기까지는 계속 머물러 있고, 멈추고 싶어도 불기둥이 멎기까지는 계속 걸어가는 것을 몸에
익혀야 했다. 그렇게하여, 제가 만든 인습과 틀에서 벗어나 지유롭고 자연스런 하늘사람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바로 '출애급'인 것이다. 잊지
말아라. 네 하루하루 순간순간이 연습 또 연습이라는 사실을."
"선생님, 오줌이 마려워서 일어나야겠습니다."
"누가 말리느냐?"
* 이현주목사의 허락을 얻어 연재합니다. [지금도 쓸쓸하냐] 이아무개 지음, 2003.10.20 샨티 발행 / 이
책은 거창의 백용현목사가 제공하였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