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로 새로운 비정규법이 시행됐다. 그러나 비정규직을 보호하려는 법안이 오히려 비정규직 뿐만아니라 정규직도 거리로 내모는 법안이 되고 있다.

새로운 비정규법 법안은 2년이상 고용시 무기계약으로 전환,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불합리한 차별 금지 등을 주요법안으로 구성되어있다. 또한 비정규직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법적인 기준을 두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무차별적 해고와 외주화를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비정규직법 법안이 시행된 사실상 첫날 2일에는 전국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는 등 오히려 고용불안을 초래, 분규의 원인이 되고 있으면서 예견된 많은 우려들이 현실화되면서 악법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랜드 그룹 소속 홈에버 매장 비정규직 노동자 5백여 명은 지난 6월 29일부터 서울 상암동 홈에버 매장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까지 300명이 넘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해고됐다"며, 즉각적인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사측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무기한 점거 농성을 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형 마트 홈에버의 소유주인 이랜드 그룹 측은 지난주 비정규직 노조위원장 등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고, 현재 경찰은 이들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한 상태이다.

롯데호텔에서도 식기세척 담당부서인 '팬트리' 비정규직 근로자 43명을 용역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농협중앙회는 비정규직 근로계약이 기존 5년에서 2년으로 축소와 유통부문의 경우 외주용역화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공공부문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모범을 보이겠다며 7만 명의 비정규직을 10월 1일자로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해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송파구청은 지난 6월초 11년간 계약서 없이 재무과에서 사무보조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했으며, 민원안내도우미 업무와 전화민원 안내 업무에 종사하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도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민원안내도우미 노동자는 비정규법 시행에 따른 해고에 항의하며 근무복을 입고 출근투쟁을 벌였고 노조에서는 기자회견 등 공식적인 대응을 준비하자 송파구청은 "당분간 계약해지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공노조는 송파구청 외 마포구, 구로구청 등에서도 비정규직들의 계약해지에 따른 출근투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일 서울 남대문로 우리은행 종로지점에서 비정규직법 시행 기념떡을 자르는 등 자체 기념식을 가졌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기념식에서 "비정규직이 새롭게 고용안정을 찾고 차별을 해소받는 신기원 이루는 시간을 기대"한다면서 자축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새로운 비정규법의 문제점을 보안하지 않고 홍보에만 매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