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6일 (월) 청주에서 열리는 감리교 농촌목회자 수련회 찾아 가는 길에 농촌선교훈련원과 감리교 생협을 이끄는 음성 차흥도목사네 집을 잠깐 둘러 이른 마늘과 하지 감자를 캤다.

농촌 목회를 그만 둔지 어언 2년 반, 정말 오랜 만에 흙을 만지니 너무 좋았다. 강화 교동섬 난정교회 500 텃밭을 일구고 500여개의 국화 화분을 혼자 기르던 일이 어제 같다.

아닌게 아니라 어제부터 나흘간 지리산을 등반하는 민들레 성경공부 팀에도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적지 아니한데 겨우 2시간 밭일 같지 않은 일에도 쩔쩔매며 비오듯 땀흘리며 허기져 하는 내 모습이 처량하다.

차흥도목사가 슬그머니 권하듯이 어디 텃밭이라도 하나 얻던지 해서 조금씩이라도 농삿일을 계속해야겠다. 평생을 농사지으면서 농촌목회자로 살자던 각오는 어딜 가버렸를까?  

서울 생활 2년 반, 당당뉴스를 운영하며 지내는 일도 보람있긴 하지만 내가 살 곳은 여기 서울이 아닌 농촌임이 확실한데 이제 목회는 영영 저버렸으니 어떻게 농촌에서 살 수 있을까?

오래전부터 계획해 오던 공상은퇴가 이젠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버리는 모양이다. 그래야 어찌하든지 농촌에서 살 수 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