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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애인이 아닌 진정한 행위예술가"모노드라마 <여행> 공연하는 퍼포머 강성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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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06월 24일 (일) 22:18:28 [조회수 :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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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위드뉴스(http://www.withnews.com/)에 실린 임동현 기자의 기사입니다. 위드뉴스와 당당뉴스는 제휴하였습니다. 

모노드라마 <여행>을 공연하는 퍼포머 강성국씨. ⓒ위드뉴스

그저 움직인다는 것이 좋았다. 2003년 공연 워크샵에서 처음으로 치료사의 도움을 받으며, '퍼포먼스'라는 것을 했을 때, 그는 자기도 '예술'이란 것을 한다는 희열을 느끼기 시작했다.

뇌병변장애를 겪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의 꿈을 접을 위기에 빠졌던 한 청년은 이 날의 경험을 통해 '무대인'으로 거듭났다. 지금 그는 자신의 꿈을 조금씩 이루고 있기에 늘 행복하다고 한다.

6월 26일부터 대학로 소극장에서 모노드라마 <여행>을 공연하는 퍼포머 강성국(28) 씨. 지금 만난 사람은 장애인이 아니라, 열정으로 똘똘 뭉친 밝은 성격의 '무대인'이다.

장애인에 대한 동정의 시선 바꾸고 싶어

"동정어린 시선으로 저를 보는 게 싫었어요. 저를 예술하는 사람으로 보지 않고, '아, 장애를 가진 사람이 저렇게까지... 애쓴다'하는 식으로 저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죠".

강성국 씨는 '자신에 대한 동정어린 시선'이 가장 힘든 점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의 작품, 자신의 행위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장애인'의 모습만 보고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그 땐 참 마음이 안 좋았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그 사람들의 생각도 이해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목표가 생겼죠. 나는 '예술가'라는 것을 알려야겠다고. 나를 알려야겠다고. 그래서 '퍼포머'의 길을 계속 가기로 망설임없이 결정한 거죠."

"제 모습을 보고 많은 관객들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죠. 제가 연기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건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입니다."

장애는 나의 무기,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연기

그의 본래 꿈은 연극배우였다. 하지만 대사를 제대로 구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연극을 포기해야했다. 그런 그에게 '행위예술'은 구원이었다.

"몸으로 표현하는 거잖아요. 대사가 없이도 몸으로 상황을 전달하는.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저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장애'란 무엇일까? "제가 가지고 있는 무기에요. 장애가 있기 때문에 지금의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연기,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흉내낼 수 없어요(웃음). 오직 저만이 할 수 있는 연기죠. 그래서 장애는 제겐 비장의 무기인 셈이에요."

공연에서 '저 배우 장애인 연기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던, 관객들이 무대 뒤로 들어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 '진짜 장애인이잖아!'하고 놀라던 모습도 자주 보았다고 그는 말한다.

자신의 경험이 담겨진 모노드라마 <여행>

 

"열정이 넘치는 배우예요. 잠도 서너 시간을 넘게 잔 적이 없을 정도죠. 꾸준히 연습하고 아이디어를 많이 내죠." <여행>을 연출하는 이태호 씨의 인물평이다.

이태호 씨와는 작년 춘천마임축제 때 <미몽>이란 작품에서 스탭과 배우로 처음 만났다. 강성국 씨의 열정에 반해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이번에 서로의 아이디어를 모아 <여행>을 만들어냈다.

스무 살이 되도록 여행을 가지 못한 뇌성마비 장애인. 그런 그가 자신이 짝사랑하던 누나에게 여행을 가자는 제안을 받는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행복감에 젖는 주인공. 하지만 같이 가기로 한 사람들이 여행을 취소하면서 그의 꿈은 어그러진다.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예를 들어 좋아하는 사람이 '오늘 얼굴이나 보자'라고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 약속이 깨질까봐 조마조마하는 그런 심정이 포함되어 있는 거죠."

그럼, 실제 강성국씨는 어땠을까? "스물 여섯 살 때 혼자 부산에 간 게 첫 여행이에요. (털털하게 웃음) 저도 26년간 여행을 못 갔죠."

"여행은 혼자 가야 맛이 있어요. 남들과 같이 가면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볼 수 있거든요. 혼자 여행 한 번 떠나보세요.(웃음) 그 때 참 즐거웠는데 지금은 일정 때문에 여행을 못 가네요"

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대사 연기에 도전한다. 이루지 못한 연극배우의 꿈을 조금이나마 이루는 것이다. "보여주는 것은 몸으로 다 보여주기 때문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비록 몇 마디지만 이번엔 대사를 소화합니다."

그는 틈나는 대로 친구인 무용가와 체력단련을 한다고 한다. 무대에 서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체력이기 때문이다. 쉬는 시간에도 무대 생각 뿐인 그는 천상 배우다.

나는 예술인, 예술이 곧 활동이다

이번 공연은 6월 26일부터 7월 1일까지 열린다. 일종의 '미리 보기' 성격으로 반응이 좋으면 계속해서 공연을 진행할 것이라는 게 연출가 이태호 씨의 설명이다. 지방 공연 여부를 묻자 강성국 씨는 "정말 그랬음 좋겠어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9월에 그는 공연을 위해 영국에 간다. 그리고 10월 달에도 공연을 하나 준비할 예정이다. 요즘에는 강의와 각종 장애인 관련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지만 그는 예술가로 불리기를 더 원한다.

"저까지 굳이 앞에 나서서 목소리를 높일 필요는 없다고 봐요. 누구나 다 자신의 분야가 있고 그 분야에서 열심히 자기 일하는 게 가장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비록 앞에 나서지는 않지만 예술을 통해서 장애인 인식 개선을 알리고 있잖아요. 제가 할 일은 예술이에요. 거기에 모든 것이 있어요."

임동현 기자 lovewi19@withnews.com        임동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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