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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상징 남산남산이야말로 서울 시민들의 진정한 친구요 연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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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8월 12일 (금) 00:00:00 [조회수 : 2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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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면 떠오르는 것 1위가 남산이라는 뉴스가 오늘 떴다. 서울마케팅연구센터가 4∼5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백 여 명을 선정해 진행한 서울시 이미지에 관한 분석 연구에서 서울하면 떠오르는 상징물이나 이미지를 묻는 복수 응답에 남산타워, 서울타워, 남산공원, 남산 케이블카 등 남산과 연관된 답변이 213회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2위는 63빌딩, 그 다음은 한강, 남대문, 광화문, 경복궁, 시청, 청와대, 동대문, 지하철 순이라고 한다.
우리처럼 남산 기슭에 초등학교가 깃들어 있었고, 나처럼 남산에 생가가 있던 사람은 남산이야말로 서울, 아니 대한민국의 전부라고 본다. 지금은 남산을 일부만 남겨두고 철망으로 죄인처럼 가두어 버렸다. 우리가 살던 60~70년 대에는 남산은 우리 모두의 놀이터요 사냥터였다. 그만큼 사람들 발에 밟히고, 오물을 방치하여 똥산이란 오명으로도 한때 불렸지만, 이젠 그 속에서 누구도 뛰어 놀 수 없게 된 금남의 산이 되어 버린 게 아쉽다. 그 때는 남산이야말로 서울 시민들의 진정한 친구요 연인이었다.
산이라면 사람과 철저히 격리 되어서는 진정한 산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찾아 주거나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산이라면 산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있을까? 마치 순결한 동정녀가 귀하고 아름답고 그 정절을 기릴만 하겠지만, 영원히 그 상태로만 놓아둔다면 별 볼 일없이 늙고 만다. 신성 불가침의 산은 이 땅에 존재할 필요가 없다. 산은 적당히 사람이 밟아도 주고 길도 내 주어야 성숙해지고 잘 자란다고 생각한다. 몇 십년간 남산이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했어도, 그토록 그립고 고맙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된 까닭은, 과거에 몇 십년 간 행정당국의 간섭 없이 남산이 전면 개방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산은 나같은 사내와 더불어 지지고 볶으며 살아 온 아내와 같은 존재여야 한다. 남산이 애국가 속에서만 존재하지 않고 사람들이 발로 딛고 서도록 입산을 포용해 왔기 때문에 이제도 그 남산이 사람들 뇌리에 잊히지 않은 증거라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남산의 아담한 숲과 골짜기와 구비구비 돌아가는 오솔길, 그 속에 깊이 숨어 쉽게 그 맑은 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옹달샘, 골마다 차가운 샘물 등 남산의 속살에 뒤섞여 살던 동심의 그 아련한 추억 때문에, 천명을 아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스럼없이 그 속에 다시 나뒹굴고 싶은 연인의 가슴 같은 곳이 남산이다. 씩씩한 기상의 남산 소나무 밑에 수북히 쌓인 깔끄럽고 습습한 낙엽에 누워, 설편 흩날리던 바람의 울음, 그 솔바람 소리를 눈감고 들어 보았던가? 태풍에 몸져 누워 버린 아카시 등걸에 올라 발구르며 널도 뛰어 보았던가? 아카시꽃 주루룩 훑어 그 향기에 흠뻑 취해 보았는가? 오리나무에 스윽스윽 기어올라 그 부드럽고 간지러운 가지에 걸터 앉아 온몸을 마구 흔들며 노래도 불렀던가? 삭정이에 매달려 뚜두둑 쿵! 땅에 곤두박혀도 보았던가? 철마다 보리똥, 산딸기, 도토리, 싸리버섯 등을 따거나 캐 오던 풍성한 남산의 품, 그 깊은 숲속 개울에 가재 잡고 놀다 옷 젖는 줄 모르던 그 시절, 더우면 깨벗고 얼음 같은 계곡 물에 첨벙거리며 놀았었지! 철용이와 매미 잡으러 싸돌아 다니던 남산 골엔 지금도 매미울음 소리 가득 메우겠지. 서울 한복판에서도 소녀들이 빨래도 하고, 나무도 했으니, 우린 정년 꿈이 아닌 낙원에서 살았던 것만 같다. 아직까지 남산은 남산에서 자란 나같은 복많은 소수의 세대에게만 아니라, 우리 겨레의 명산이요, 서울의 이미지라고 불리는 데 손색이 없다.
비록 배가 고픈 시절이었지만 그 속에서 눕고 자고 뛰어다닐 적엔 그 너그러운 남산의 품은 모든 아픔을 잊게 해 주었지. 가을엔 풀 썰매 타고 겨울엔 대나무 스키를 타고 쏜살 같이 신나게 내달려오던 정든 그 남산 길, 봄이면 만발하던 벚꽃에다 진달래 개나리 울긋불긋 범벅 되던 나의 살던 고향이여! 해방촌이란 슬픈 전쟁이 빚은 그 이름이 더 친숙한 서울 용산구 용산동 산 2가 8번지.. 거기서 반장집 염소도 키우고 재롱이, 메롱이 축 늘어진 그 산양의 젓가슴 쓸어 내리며 놀았지. 찔레꽃덤불에 아지트를 만들고 학교도 빼 먹고 놀 수 있었던 것은 다 남산 덕이다. 한여름 밤엔 여기저기 옹기종기 돗자리 깔고 누워, 별 하나 별 둘, 저 별은 내 별, 저 별은 니 별... 별밤 헤아리며 이야기꽃 피우던 그 하늘도 넉넉한 남산의 혜택이다.
박가 목수집 딸내미 옥경이는 어디로 갔을까? 떡집 김가 멧돼지 같은 아들들은 잘 살고 있을까? 해방촌교회 집사네 최성화는 어느 이국에서 그 집 앞마당 채송화처럼 피고 있는 걸까? 창근이와 빠식이, 경상도 문둥이네 이남기, 박병술씨 아들들도 잘 살까? 이젠 그 이름마저 흐려지고 가뭇해진 옛 친구들, 하지만 아직도 눈에 선한 해방촌 성당의 김유복 형, 그는 어디서 신부로 사는 것일까? 말이 없던 친구 원가, 신흥 시장 집 진씨네.. 그들도 남산 이웃들을 잊지 못할까?
올 들어 가재도 되살아오고 남산 제비꽃도 다시 피었다는 소식도 참 좋았는데... 남산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인상적이란 상징물이란 소식에 또다시 반갑고 기쁘다. 먼 발치로 공해 속에 뿌연 남산타워를 바라보며, 언제나 다시 그 속에 들어가 보나 헤아리곤 했다. 남산이 웬만큼 살아나면 모든 철망을 걷어 내고, 토끼나 노루, 꿩이나 다람쥐, 사람마저 풀어놓고 맘껏 헤집고 다니게 한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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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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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두산 기슭에서 남산 기슭에서 |
서로 각각 유년의 꿈을 키웠네요.
주님의 왕국이 오면 다들 벗고 살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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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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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상징 용두산 |
신기 하네요!! 저도 용두산의 품에서 자란 사람입니다. 용의 머리라는 뜻의 용두산이 이승만 대통령의 호인 우남공원으로 바뀌었다가 군사혁명 이후로 다시 자신의 이름을 찾은 산입니다.
피난민들이 모여 살다 화재를 만난 곳, (남산과 분위기가 조금 다른) 옛날에는 용두산에서 낚시질을 했다는 기록이 있는 바다가 코 앞에 보이는 곳, 용두산 기슭의 중앙 성당, 중앙 교회, 동광국민학교, 영이와 철수의 놀이터와 꿈의 요람…..
5.16 군사혁명 후, 군인들이 2~3년간 용두산에 시민들의 출입을 전면 통제한 적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분노 했지만 개방 후의 용두산의 모습은 에덴동산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전 아직도 군사정권의 업적은 칭찬을 하는 보수주의자 입니다.
아마 민주세력이 남산을 에덴동산으로 바꾸어 원죄를 지닌 인간의 출입을 허용할 때가 오리라 봅니다. 팬츠만 입고 중앙선을 달리는 젊은이에게 분노를 한 아우님과 용두산 개방일에 노란 팬츠만 입고 거닐던 철없는 초등학생이 남산 개방일에 팬츠만 입고 함께 걸어 봅시다. 제발 여름이어야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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