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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현 체험 당사자가 직접 쓴 글-어떤 체험주님은 술 때문에 무너져 가며 자신을 간절히 찾는 나를 극적인 순간에 찾아와 주신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이용섭  |  lys979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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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06월 09일 (토) 00:00:00 [조회수 :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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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기린

내가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부터였다. 아마 내 인생의 3분의 1은 술집에서 보내지 않았나 싶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는 사람들 중에는 선술집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주로 단골로 정한 잘 꾸며진 까페나 스텐드 빠를 선호했었다. 술집에 앉아 있으면 세상의 어느 곳 보다 가장 편하고 안락함을 느꼈었다. 그렇게 술을 마신 것이 젊었을 때는 거의 날마다였고 최근 까지도 이틀에 한번씩은 밤 늦게 까지 주량을 셀수 없을 정도로 술을 마셨고 만약 기분이 상하는 일이라도 생기면 그 날이 이 세상이 마지막 날인양 주체없이 술을 마셔댔고 그 다음날은 왼 종일 침대에 누어 주독을 풀어야만 하였다. 오후 그림 수업이 있는 날은 신경안정제로 견디며 억지로 시간을 때우기 일쑤였다.

그러나 몇 년전부터 술이 많이 취하면 필름이 끊기고 주사가 심해지기 시작하였다. 술을 마시면 난폭해지고 이성을 잃고 물건들을 던지며 주변 사람들과 싸움을 걸다가 파출소에 끌려 간 적도 몇 번 있을 정도가 되었다. 다음날 새벽에 깨어보면 그 전날 술 마시던 기억도, 어떻게 집에 돌아 왔는지도 까맣게 잊어 버리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무서운 불안감과 격한 우울증과 회한으로 괴로워서 견딜수가 없었다. 의사가 처방한 항 불안제와 안정제를 먹고 겨우 견딜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 마다 나는 기도 하였다. '그리스도여, 저는 술 마시기가 싫습니다. 저의 힘으로는 불가능 하오니 주께서 도와 주십시오' 그리고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결심과 자신만의 맹세를 셀수도 없이 많이 하였다.

그러나 다음 날 저녁이 되면 다시 오늘은 조금만 취하지 않을 정도로만 마시자는 결심과 함께 술집에 들어서는 것이었다. 그러나 어느정도 술이 취해지면 고갯길을 힘들게 넘어가던 수레가 언덕의 정상에서 아래로 거침없이 달려 내려 가듯이 나도 모르게 한없이 술을 마시게 되고 마는 일들이 몇 년이고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지난 5월 8일새벽에 일어난 일이다. 그 전날밤도 나는 여느 때처럼 단골 술집을 여기 저기를 돌아 다니며 술을 많이 마셨다. (뒷날에 들은 얘기로는 그 날도 역시 술집에서 주정과 추태를 보였다고 하였다.) 아마 새벽 한시가 넘어서 술집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동네 까페에 불빛이 켜져있는 것을 보고 택시를 세우고 그 곳에 들어 간 것과, 친절한 주인 마담과 한두병 맥주를 마시며 얘기를 한 것 까지는 기억이 난다.

그 다음날 그러니까 5월8일 새벽 다섯시 반 쯤 되었을까. 나는 소파에 앉아있었고, 내 왼쪽 옆에는 흰옷을 입은 한 남자가 않아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는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고 말하지도 않았지만 내 마음에는 예수님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는 내 바로 옆에 앉아있는 그 분의 체취와 인기척을 분명히 느꼈으며, 그분은 나에게 많은 위로의 말씀을 해 주고 계셨으나 지금 생각하면 그 말들은 인간의 말이 아니라 방언이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 내 마음은 한없는 위안과 평안에 넘쳐있었다. 그리고 그 분의 얼굴을 돌아 보았으나 이상하게도 그 분의 얼굴은 뿌옇게 흐려져 보이지가 않았다. 다만 평범한(눈 부시지않은) 흰옷과 육신만 보였을 뿐이었다.

그러던중 다시 왼쪽에 고개를 돌려 보았을 때 그 분은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아무도 없는 것이었다. 나는 놀라 방문과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찾아 보았으나 그 분은 보이지 않았다. 잠시 뒤에 나는 놀라서 마음속으로 어제 마지막에 들렸던 동네 술집에서 아는 동네 사람을 만나 우리집으로 데려와서 밤새 얘기를 했나..? 라고도 생각해 보고 아니면 새벽에 날 찾아온 사람이었나 라고도 생각해 보았었다.

그러나 그 분이 사라지고 난 뒤에 나는 여느 때와는 다르게 불안이나 우울감은 느끼지 못하였고 가슴 속에 넘치는 이상한 환희를 주체하지 못하여 지갑만 들고 집을 나서서 마침 아파트 앞을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젊은 기사에게 아무데나 드라이브를 가자고 말했다. 시내를 여기 저기 다니던 나는 시외에서 호스피스를 하고 있는 후배 목사의 집으로 가자고 했다. 새벽 여섯시쯤 도착하자 원장목사와 사모는 갑자기 방문한 나를 놀라워 했고 그 집에서 아침을 먹고 같이 나와 오후 수업을 하였다.

내가 만난 예수님이라고 느낀 그분은 무엇으로 보나 특별한 분이 아니었고 평범하고 인자한 이웃 아저씨 같은 분이었다. 한없는 자비와 안타까움 으로 내게 많은 권면을 해 주셨다.

나는 신비주의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신비체험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내가 수십년전에 내가 절실히 구하지도 않았던 방언의 은사를 받았을 때도 나는 크게 감격하거나 놀라워 하지 않았었다. 유아세례자이며 미션스쿨을 다녔던 나는 그 은사를 당연하고 평범하게 받아들였을 뿐이다. 나는 신비주의적 신앙보다는 이성적인 신앙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예수님의 사건 역시 나는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였고 또한 주변의 몇 사람에게만 이 체험을 이야기 하였을 뿐이다. 주님은 술 때문에 무너져 가며 자신을 간절히 찾는 나를 극적인 순간에 찾아와 주신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리고 그 체험이 꿈이던 취중의 환상이던 확실한 것은 오늘이 그 체험의 한달 째되는 날이지만 나는 그동안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것과, 평생동안 나는 결코 술에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는 것이다.

(2007-06-08/저녁)
www.iwi.pe.kr/오늘생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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