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필리핀 고광태선교사가 당당뉴스 기사제보란을 통해 보내준 한나프레스 고정칼럼에 실은  글이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29세에 재벌 총수가 된 기업인이다. 그런 그가 50대 중반의 나이에 빗나간(?) 자식사랑으로 ‘보복폭행’이라는 씻을 수 없는 범죄행위가 드러나고 있다. 세상에 자식이 매 맞고 들어올 때 어느 부모인들 참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부모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통해 자식의 인격에 영향을 주는 가정교육의 선생 같은 존재이다.

이번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은 정말 상식이하의 행위이며, 법적으로든 윤리적으로든 어느 모로 보나 용납될 수 없는 범죄이다. 아직 수사 중이라지만 만일 조폭을 동원했거나 흉기를 사용하여 폭행을 했다면 더 더욱 용납될 수 없으며 사회적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이번 사건이 왜 많은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는지 그는 알 것이다. 그 이유 중에 무엇보다도 그가 재벌회장이라는 점이다. 일반 서민이 그렇게 해도 문제일진데 명색이 재벌 회장이라는 자가 아무리 자식을 위한다지만 폭력을 썼다는 점에서 이성적이지 못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가진 자의 초법적 행동이다. 그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겠지만 <김 & 장>이라는 법적 자문을 통해 진실을 은폐하거나 피할 길을 찾고자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다. 또한 그를 비호하는 세력들의 비양심적 행위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폭력이 존재한다. 힘으로든 권력으로든 폭력을 휘두르는 자들로 인해 피해와 상처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많기에 반드시 척결되어야 할 범법 행위이다.
필자는 이번 한화 김승연 회장의 폭행사건을 보면서 개인적인 분노를 떠나 공분을 삭히지 못한 ‘선교사폭행’ 사건을 경험 했기에 이런 폭력사건에 대해 더욱 치가 떨리게 느껴지고 있다.

불과 수년 전 필자가 속한 교단의 동료 후배 선교사가 C섬의 한 호텔에서 동료 선교사들에게 끌려가 4시간이 넘도록 린치를 당한 사건이다. 이유를 불문하고 거기에는 우발적이라기보다는 상습적 폭행을 저지른 L모 선교사와 그와 같은 부류들의 집단 폭행 사건이다.

너무도 잘 아는 동료 선교사들이 저지른 이 사건은 지난 2002년 12월 중순경 C섬의 한 호텔에서 일어났다. 당시 한국에 잠깐 출타 중에 있던 필자는 2003년도 1월 2일 그 소식을 듣게 되었다. 정말 있을 수 없는 폭력 사건을 접한 필자는 즉시 해당 관련자들에게 내부적 해결을 요구했다. 목사요 선교하러 온자들이 동료선교사를 호텔에서 감금시키고 4시간동안 벌거벗기고 폭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필자의 이런 요구를 L모 선교사는 또 다시 도끼를 들고 위협하며 필자를 감금 살인 폭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증거 자료 및 사진 있음) 즉 잘못된 폭력에 대하여 공사를 분별하고 상습적 폭력을 추방하고자 했던 필자도 ‘보복폭행(?)’을 당한 것이다.

문제는 성직을 가진 목사가 상습적 폭행을 저질렀음에도 지금도 그들은 필리핀을 활보하며 선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성년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학교 선후배도 아닌, 더구나 40대 가장으로서 가정을 가진 목사 가정에 이보다 더 큰 상처와 고통이 어디 있는가? 필자의 아내는 그로인해 6개월 임신 중에 유산까지 경험했다. 지금도 생각만 하면 소름이 끼치며 정신적 충격을 견뎌 내기가 힘들다.

사실 필자는 그동안 필리핀 선교지의 크고 작은 부정적 요소 때문에 이 엄청난 사건을 피디수첩에서 다루고자 했을 때도 스스로 거부했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지만 그래도 일말의 양심을 통해 고해성사하고 자정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리핀 선교사들을 싸잡아 또 다시 도마에 오르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미 알만한 분들은 다 아는 사건이다.

게다가 이런 일을 처리해야 할 자들이 오직 그들을 비호하며 교권남용으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너무도 부끄러운 치부이다.

필자에겐 아직도 이 사건은 진행형이다. 폭력을 저지른 자들이 여전히 활보하는 한 끝날 수 없는 사건이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혹 많은 분들이 또 공분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치부를 드러내며 글로 쓰는 것은 ‘폭력’이 주는 사필귀정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 크고 작은 싸움과 폭력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폭력이라는 수단이 인격적 행위에 반하는 범죄 행위일 뿐 아니라, 너무도 깊고 큰 상처와 고통을 안겨 준다는데 있다. 동네 싸움도 한 때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나이를 먹어 가면서 인격이라는 성숙한 행동을 해야 할 자들이 비인격적 폭력을 사용할 때는 법을 통한 징벌은 당연한 것이다.

인간이 짐승과 다른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감정만으로 사는 동물적 본능을 초월한 인격체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목회를 하면서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값진 용서를 싸구려 용서로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용서’를 목 놓아 외치면서 타인의 고통과 아픔과 상처를 생각하지 않는 용서는 용서 받을 수 있는 용서가 아니라는 말이다.

김승연 회장, 그에게 용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누가 그를 용서할 수 있는가? 설령 그가 용서를 구하는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해도 그로부터 당한 집단 ‘보복폭행’의 상처와 고통은 과연 누가 씻겨 줄 것인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편법으로부터 더 많은 고통을 당하는 약자의 아픔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 지난 2006년 9월26일 당당뉴스사무실에서 고광태목사를 인터뷰했다. 필리핀선교사 폭력사태는 아직 미완이다. 당당뉴스의 고광태목사 인터뷰 기사화도 무기한 미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