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무한사랑에 선을 그어야 합니다
요이 4~11

우리들이 갖고 있는 일반상식에 비추어 볼 때 하나님은 인간을 위해 아무런 조건없이 귀한 사랑을 무한정 쏟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중 10절과 11절의 내용은 얼핏 이해가 안됩니다. ‘그를 집에 들이지도 말고’ 라고 말씀하기 때문입니다. 이거 좀 매정하고 냉혹한 말씀이 아닐까요? 심지어는 “인사도 하지 말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말씀은 거의 ‘잔인함’의 수준이네요. 세상을 향해 주의 사랑을 베풀라고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왜 이런 말씀이 있는 걸까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무한사랑이지만 사람을 향한 사람의 사랑은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뜻일까요?

오늘은 이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면서 교회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무한사랑에 대해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길 소망합니다.

1. 사랑은 방향성을 갖습니다.

‘널 사랑해’ 라는 말은 일차적으로 ‘너를 향하여’라는 방향을 갖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몇 사람이 이야기하는 중에 ‘난.....사랑해’ 라고 말했을 경우 듣는 쪽에서 “누구를?”이라고 묻게 되지요. 그 때 일차적으로 지시되는 것이 바로 ‘방향성’입니다. 이 방향성이 잘못되었을 때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사랑, 또는 이단으로 직행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무한 ‘개사랑’에 선을 그어야 하는 이유

어떤 분이 ‘개사랑(?)’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분은 개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얼마나 좋아했던지 운전할 때도 꼭 옆자리에 앉혔습니다. 식사할 때에도 개를 옆에 끼고 앉아 먹여 주면서 같이 먹었습니다.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인데 개를 사랑하면 ‘눈에 깍지가 껴서’ 아무 것도 안보인다네요. 그래서 하나의 숟가락으로 개랑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른다고 합니다. 물론 개와 똑같은 방식으로 혀로 뽀뽀까지... 으휴.... 당사자들에게는 그것이 정상일지 모르지만 글쎄요... 오바된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어쨋든... 그 분 말로는 그랬답니다. 세수할 때나 양치질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대요. 그 개와 잠시도 떨어져 있는 때가 없었다는군요. 얼마나 개를 끔찍하게 좋아했는지 잠잘 때에는 침대에까지 데리고 올라와 같이 잤답니다.

그러다 결국 부부간에 한 판 벌어졌답니다. 그 ‘개사랑 때문에...’. 그 집 남편도 ‘개사랑’에 관한 한 부인한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데 잠잘 때 개를 무슨 인형처럼 옆에 갖다 놓고 자는 것은 더 이상 용납이 안됐던 거죠.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말입니다. 마침내 집천정까지 성질이 솓구쳐버린 남편, 성질난 김에 앞뒤 안가리고 그-- 냥 내뱉었답니다. “야--, 이 C... 그 똥개 아예 수컷으로 바꿔서 같이 살어...” “크--, 심했따아--....” 그렇지만 ‘개사랑’에도 정도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 일이 있은 후 내외는 합의하여 아주 예쁜 개집을 사다가 햇빛 잘 드는 곳에 설치해 놓고는 아주 자알-- 길렀답니다. 비록 개사랑과 남편사랑은 질적으로 틀리다고 변명할지라도 이런 경우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본문의 10절과 11절을 4절과 연계하여 생각해 보면 이렇게 ‘사랑은 방향성을 갖는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아버지께 받은 계명대로 진리에 행하는 자’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사랑을 주고 받는 방향성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10절과 11절은 7절과 연결시켜 보면 하나님과의 사랑의 방향성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이단을 경계하라는 강력한 말씀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이단쪽으로 방향이 바뀌지 않도록 하라는 경계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에 아무 이상이 생기지 않도록

따라서 이 말씀은 사람을 골라가며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신앙교제를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예수님에 대한 사랑의 방향을 딴 곳으로 돌리려는 이단자들의 유혹이나 시도에 말려들지 말라는 말씀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향한 사랑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모든 시도들을 싸--악 잘라내는 선을 확실하게 그어야 한다는 말씀이죠. 하나님의 무한사랑이 악용되지 않기 위함입니다.

우리에게 아무런 조건도 걸지 않으시고 무한사랑을 쏟아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안에서 “심히 기뻐함”을 누리는 신앙생활이 될 수 있도록 하나님을 사랑하는 믿음의 사랑에 아무런 이상이 없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2. 사랑은 열매로 나타납니다.

5절의 “서로 사랑하자”는 말씀은 사랑이 없어서 사랑을 권면하는 말씀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우리가 가진 것’이라는 표현을 볼 때, 여태까지 늘상 갖고 있던 믿음안에서의 서로 사랑이 열매가 맺히도록 하자는 말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6절에서 “사랑은 이것이니”라고 말씀하는데 이것은 “예수 안에서 행하자”라는 교훈임을 알게 해 줍니다.

본문에서 말하는 사랑이란?

본문은 ‘사랑’이란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의해 줍니다. [사랑은 계명을 좇아 행하는 것]이고 [계명은 ...그 가운데서 행하라...]는 것인데 ‘그 가운데서 행하라’는 말씀은 7절의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임하심”이라는 말씀에 연결됩니다. 따라서 본문이 말씀하는 사랑이란, “육체로 오셔서 행하셨던 예수님의 사랑을 생활속에서 그대로 나타내는 것”을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10절의 ‘누구든지 이 교훈을 가지지 않고’라는 말씀은 “예수님이 육체로 오셨음을 부인하는 이단자들”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서로 사랑하자”라는 말씀의 밑바탕에 있는 뜻은 이단자들을 경계하여 한치라도 믿음의 열매가 썩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강경한 권면의 말씀이 됩니다.

육체로 오신 주님을 부인하면 주의 사랑은 사기친 가짜사랑

그러면 왜 육체로 오신 주님을 부인하는 이단자들을 경계해야 할까요? 육체로 오신 주님을 부인하면 육신을 입고 생활하시며 보여 주셨던 모든 모습들이 전부 가짜가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죄인들의 아픔을 나누셨던 예수님, 질병의 고통가운데서 신음하던 이들과 함께 어우러져서 그들을 치료하셨던 예수님, 비록 삭개오처럼 경제적으로는 넉넉했지만 외로움에 사랑의 갈증을 느끼며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방황하는 인생을 사는 이들과 같이 부대끼며 식사하시면서 교제를 나누셨던 예수님, 그러다가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시고 부활하신 예수님... 이 모든 것들이 전부 허상이 되버리고 가짜사랑이 되버리기 때문에 육체로 오신 주님을 부인하게 되면 예수님의 참사랑을 상상의 사랑으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가 되고 맙니다.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무한사랑은 인간의 아픔에 참여하고 인간의 괴로움에 동참하여 부활소망가운데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게 하시는 은혜인데 육체로 오신 주님을 부인하게 되면 하나님의 이같은 무한사랑은 [사기친 가짜사랑]이 되는 것이지요.

인사도 말라는 매정함의 속뜻

이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무한사랑이 악용되지 않도록 선을 그어야 하는데 그런 입장에서 본다면 냉혹하고도 매정하게 보이는 10절과 11절의 말씀은 옹졸한 그리스도교인들의 [밴뎅이 속알딱지]식의 사랑을 말하는 교훈이 아니라 열매없는 예수사랑, 이단에 빠진 결실없는 신앙생활이 되지 않도록 이단의 유혹을 주의라는 말씀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단에게 미혹당하지 않도록 이단의 침범을 용납하지 않는 방어선, 믿음의 경계선을 분명하게 그을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를 위해 육신을 입고 세상에 오셔서 갖은 고통 다 당하셨으나 그 모든 것들을 십자가에 못박아 버리시고 부활의 희망을 주신 주님과 함께 풍성한 복의 열매를 맺도록 해야겠습니다.

3.사랑은 반응으로서의 행함입니다.

본문은 행함에 대해 많이 말씀하고 있습니다. 4절만 보더라도 아버지이신 하나님을 향한 반응으로 ‘계명대로의 행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5절의 ‘서로 사랑하자’는 말씀 역시 행함과 관련됩니다. 6절도 끝에 행함에 연관된 말씀이 나오고 있고 8절 역시 이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9절의 ‘거하지 아니하는 자마다’라는 말도 행함관련 표현이며 10절, 11절 역시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들이 이단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를 말씀하는 행함관련 내용입니다. 이렇게 사랑은 행함과 관련됩니다. 그러므로 행함이 없는 사랑은 결코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믿노라 하면서도 그에 따른 행함을 보이지 않는 ‘죽은 믿음’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행함’이 동반되어 나타나지 않으면 그것은 말로만의 사랑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사랑은 행함으로 증명된다!

마21;28~32의 “두 아들 비유”에 의하면 큰 아들은 아버지가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고 했을 때에 시원스럽게 그러겠다고 선뜻 대답했습니다. 그러고는 행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둘째 아들에게도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싫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뉘우치고는 포도원에 가서 일했습니다.

이 비유를 말씀하신 예수님께서 질문하셨습니다. ‘누가 아버지의 뜻대로 하였느냐’. 그 때 사람들은 둘째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습니다. ‘누가 아버지를 더 사랑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입으로는 그러겠다고 해놓고 행함이 없었던 큰 놈일까요, 아니면 입으로 거절한 것을 곧 뉘우치고 바로 몸으로 행동한 둘째 녀석일까요?

아버지 하나님을 무한정 사랑하셨던 독생자 예수님의 결단

사랑은 반응입니다. 그 반응은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고민고민하시다가 몸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능하면 십자가를 지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마26:39에서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26:39)” 그리고 잠시 후에는 한 번 더 굳게 결심하셨습니다. “내가 마시지 않고는 이 잔이 내게서 지나갈 수 없거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마26:42)” 이렇게 아버지 하나님을 사랑하시는 독생자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뜻을 따라 행하겠다고 결심하는 장면을 통해 ‘사랑은 반응으로서의 행함’이라는 교훈을 분명히 보게 됩니다.

이래서 몇 년 연애해 봐야 되는 거야. 몇 년...

죽기보다도 싫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은 사랑함에 비례하여 나타나는 반응으로서의 행함이지요. 그러므로 이 행함이 없으면 그 사랑, 당연히 의심받습니다.

집사람이 큰 아이 갖고 힘들어 할 때 어느날 느닷없이 딸기가 먹고 싶다고 했었습니다. 그 때 제가 용수철처럼 탁 튕기듯이 바로 튀어 나가서 딸기를 사왔을까요, 안사왔을까요?...

집사람은 그 사건을 입에 올릴 때마다 이렇게 말합니다. “이래서 몇 년 연애해 봐야 하는 거야. 몇 년...” 저는 이 대목에 이르면 한없이 쭈그러든답니다. 크흐~~.....

하나님과의 사랑의 방향성, 하나님의 은혜속에서 결실되어야 하는 믿음의 열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행함이 왜곡되거나 변질되지 않도록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허울좋은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방향을 잃어버리면 안되기 때문이고 맺어야 할 믿음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며 우리의 믿음의 행함이 세상 것을 향한 행함이 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위해 무한사랑을 쏟으시는 하나님, 이 하나님의 무한사랑의 은혜안에서 다가오는 한 주간에도 심히 기쁜 큰 믿음의 열매를 거두실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