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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작은 게 더 아름다워 보이는데요이승칠님 답글에 답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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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08월 09일 (화) 00:00:00 [조회수 : 2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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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칠 형님, 러시아에 우리 장미도 수출하시는군요. 어느 나라 사람인들 장미를 싫어할까마는 흉포하고 삭막해 보이는 러시아인들이 그토록 장미를 사랑하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그들이 우리 국산 장미 꽃봉이 작다고 거들떠도 안 보다니 너무 안타깝네요. 꽃봉오리를 가지고도 가장 소중한 사람의 물건과 비유하시다니 정말 재밌는 발상입니다. 경건한 일을 하면서도 세속의 유머를 즐기실 줄 아는 형님의 발랄함이 눈에 선합니다.
형님의 글을 읽다 보니 취향이 저와는 약간 다른 것 같네요. 저도 동물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동물보다는 식물을 더 좋아합니다. 동물들이 꺼려지는 것이 어려서부터 동물을 가까이 할 기회가 적어서였을 것 같아요.
어릴 적에 저희 집 식구는 언제나 14명이 넘는 대가족이었기에 동물들을 집에서 기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무엇을 보고 자극을 받았는지 중학교 입학 시험을 준비할 때, 저는 찢어지게 가난한 아버지에게 소원을 한 가지를 빌었답니다. 합격하면 꼭 포인터를 사 달라고 철없이 졸랐어요. 거뜬히 대광중에 합격은 했지만, 너무나 가당치 않은 주문이었기에 그 꿈은 결국 이루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한번 개를 기르고 싶은 꿈이 실현된 것은 송파구에서 병아리 교사 시절 때입니다. 중국집을 하던 제자 송주식 군 집에서 똥강아지 한 마리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당시 신촌에서 선교회원들과 자취방에서 살면서 잠시 그 강아지를 길렀는데 그것을 싫어하는 사람들 때문에 성남시 매형 집에 주고 말았습니다. 몇 개월 후에 가 보니 제법 중개가 되어 옛 주인인 저에게 꼬리를 흔들어 주더군요. 이름도 못 지어 주었는데 어찌나 미안하고 감격스럽던지... 그 놈은 얼마 후 보신탕이 되고 말았답니다. 나중에 하늘에서 그 놈을 만나볼 수 있을런지요?
가만 보니 저도 동물들을 꽤나 많이 길러 보았습니다. 제자들이 잡아 온 때까치와 비둘기하며, 집오리, 청둥오리, 문조, 토끼, 꿩(허둥이와 지둥이), 꽃닭, 열대어, 칠면조, 메추라기까지 단층집이나 아파트에서 길러 보았습니다. 식구들이 토끼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요새도 다시 기르자고 딸내미가 조르지만 냉정하게 거절합니다. 그 녀석이 전선을 끊어 놓거나 베란다 문지방 턱까지 갉아 버렸기 때문에 귀엽기는 해도 질렸거든요.
동물들은 정이 너무 많이 들어서 가능한 집에 들여 놓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시골에 내려간다면, 거위도 기르고 싶고, 포인터 비슷한 사냥개도 키워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삼척에서 원앙새를 기르는 분을 만나보고 나서는 그것도 분양 받아 기르고 싶습니다.
하지만 식물이 더 좋은 이유는 그것들은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피하거나 엉겨 붙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식물도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기르는 사람의 손을 타야 잘 자라는 것도 깨닫습니다.
요새 우리 한국 사람들은 애완견에게 책임지지 못할 일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저께도 아파트 입구에서 두 명의 여중생이 외국산 강아지를 안고 있다가, "아저씨, 이 개 참 순해요. 기르지 않으실래요?" 라고 해요. 소녀의 손에는 열린 참치 캔도 들려 있더군요. 방학 전에도 으스름에 텃밭을 가꾸고 있었는데 어느 할어버지가 같은 부탁을 하는 걸 들었거든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경제난으로 주인이 개들을 몰래 버리는 바람에 불쌍한 것들이 주인을 못 만나면 안락사를 당한다는 소식입니다. 식물도 이 땅에서 뿌리내리고 안 좋은 환경 속에서 사는 게 고통은 느끼겠지만, 짐승들보다는 안쓰럽지 않아 좋습니다.
러시아에 조국의 장미를 수출하셨다니 애국자이십니다. 국산 장미가 큰것을 좋아하는 러시아에서는 경쟁이 안 되나 봅니다. 우리 나라 땅이 자이언트를 생산하지 못하는 땅인 게 오히려 맘에 들지 않나요? 언젠가 저주가 모두 풀리는 날에는 우리 땅힘도 달라지겠죠.
우리 집 베란다 화단의 자잘한 식물은 대부분 제가 직접 사서 심거나 번식시킨 것입니다. 주인이 잠깐 물주기를 잊고 있어도 자신들을 아끼고 사랑해 주는 주인의 맘을 아는지 신통하게 잘 자라 줍니다. 고맙지요.
실내 공기를 정화해 준다는 산세비에리어는 길을 넘게 자랍니다. 제주도산 덩굴식물인 산호스도 잔뜩 머리를 풀어 헤치고 있습니다. 내가 은근히 아끼는 동백은 올초에 가지를 쳐 주었더니 겨우 꽃봉 하나만 밀어 올립니다. 저희 가족이 된지 5년이 넘는 문주란님도 분갈이를 못해 주었더니 시들하다, 다시 잎을 자르고 다듬어 준 후로 힘차게 팔을 펼치고 있네요. 그것이 하얀 꽃봉을 올릴 때는 왕비가 관을 쓴 듯이 우아한 자태를 자아 냅니다. 올초에 헐값에 사서 심은 춘란들도 각자 싱싱하게 얼굴을 드밉니다. 최근에 담양에서 시집 온 상우란도 적응을 잘하고 있습니다.
사랑을 줄수록 밝고 힘차게 자르는 것이 어디 식물들 뿐이겠습니까? 모든 피조물들이 고대하는 해방, 즉 하나님의 아들들이 머잖아 등장하는 날에는, 만물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꽃처럼 피어날 것입니다. 그 날을 고대하면서 오염된 하늘 아래 지상의 하루하루를 살아 갑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2005-08-09
이일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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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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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큰 선물 |
제가 동족 전쟁 중에 눈치 없이 태어났기에 형님이라 불러 주시니 너무나 감사하여 큰 기침을 해 봅니다. 선생님은 저와 많이 닮았는데, 차분한 님의 분위기와는 달리 저는 임꺽정 주필님의 분위기 입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아하! 내가 당당뉴스를 위해 비장의 보따리를 풀어야 겠구나.”하는 착상이 떠 올랐기에 내일 <우리 주인집> 이란 글이 선을 보일 것 같습니다. 방학도 얼마남지 않았으니 저수지 밤낚시를 가서 찌의 멋진 허리를 구경하고 오세요.
기독 인터넷을 유람해 보았더니 목사님 천국이더군요. 저와 선생님이 분발을 하여야 평신도들이 기 죽지 않고 클릭을 할 것 같습니다. 하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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