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살아 계시고 당신도 아직 살아 있다. 그러니 당신에게는 절망할 근거가 없다.

  그런데도 절망한다면, 그것은 본인의 선택이므로 하느님께서도 어쩔 수 없으시다.

  사람의 짧은 안목으로 하느님이 하시는 일을 예단(豫斷)하는 것은, 촛불로 태양을 밝히려는 것만큼이나 턱없는 짓이다.

  무엇을 기다리거나 견디려면 끝까지 기다리고 끝까지 견뎌야 한다. 그게 하느님을 믿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끝까지'란, '숨을 거두는 바로 그 순간까지'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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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 : 주님, 사람에 대하여, 그 사람이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간에, 미리 절망하고 포기하는 불신(不信)에 빠지지 않도록 저를 붙잡아주십시오. 당신이 온몸으로 사랑하시는 그 사람을, 미리 포기하거나 정죄하는 것은, 그 사람보다 저 자신을 위하여 불행한 일이겠지요. 당신의 약속 굳게 믿고, 마지막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 사람에 대하여, 역사에 대하여, 세상에 대하여 참고 견디며 기다릴 수 있도록, 주님, 저의 마음과 몸을 붙잡아주십시오.